태은이 엉덩이를 심하게 때렸다 

맨손으로 맨살을 

내 마음이 너무 아프다 

그 동안은 태은이가 아끼는 장난감을 버리겠다고 협박같은 으름장만 놓아도 말을 들었는데 이제 말을 듣지 않는다. 

원인은 양치질을 엄마랑만 하고 아빠랑은 안하겠단다. 

목욕도 아직은 아빠가 시켜주는데 엄마랑만 하겠단다. 

모든 걸 엄마랑만 하고 픈 태은. 

자꾸 그러면 아빠는 상황을 오해한다. 내가 일부러 그렇게 만든다고. 

아이가 엄마랑 하고 파 하는게 무슨 죄겟냐만 

아빠 엄마 사이도 좋아야 하고 아빠랑도 유대감이 계속 생겨야 하니 달래기도 하고 혼내기도 하고 

그러다 엉덩이를 찰싹 

옷을 입힌채로 샤워기를 뿌리니 대성통곡한다. 

원망의 눈빛 

드디어 화가난 아빠 

도대체 양치질 하고 목욕시켜준다는데 왜 그러냐고 엄청 무섭게 혼내고 아빠한테도 맞은 듯 

이내 목욕탕 안은 조용하다 

아마도 말을 잘 들은 모양이지만 그건 잘 들은게 아니라 얼어버린거다. 

태은이는 목욕할때 노래도 하고 재잘거리는데 찍소리 없이 한 목욕 

나왔을때 울먹한 태은이를 

나는 태은이에게 엄마가 엉덩이 맴매 해서 정말 미안해 많이 아팠지, 하지만 또 아빠랑 안한다 하면 또 엄마는 맴매 할거야 

아빠는 태은이 예뻐서 목욕시켜준다하시는데 태은이 자꾸 그러면 아빠는 섭섭하고 속상해. 

태은이가 엄마 좋아하는데 엄마가 태은이랑 목욕안해 하면 섭섭할테니까 말이야. 

아이가 이 상황을 어찌 알까 

하지만 아빠가 많이 미안하다 하고 달래주었는지 아빠한테 꼭 붙어 책 열몇권을 읽고 잠이 들었다. 

그런데 내맘은 참 아프다. 

태은아 엄마가 참 미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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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ylontea 2010-06-19 00: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들은 딱 누구랑 하겠다고 고집을 부려요.
전 그냥 아이가 하겠다고 하는 사람과 하게해요. 그 고집을 꺽을 수도 없지만.. 아이는 나름의 이유로 고집하는 거라서.. ^^
제일 심할 때가 밤에 잠 잘 때인데, 우진이는 엄마랑만 잔다고 평소에는 아빠 엄청 좋아하면서도 '나는 엄마가 좋아. 아빠 싫어. 아빠 가버려.' 이렇게 말해요. 정말 밤에 잠 잘 때만 몇번을 물어도 저렇게 말해서 처음엔 아빠가 서운해 했는데.. 이젠 그 상황이 웃겨서 저랑 남편이랑 그냥 웃어요.
아침에 일어나면 아빠 좋아.. 그러면서 밤에 잘 때는 아빠 싫어.. ㅋㅋ
그냥 아이의 마음이 그런가봐요...
예민하게 받아들이지 말고.. 넘 힘들지 않으면 그냥 아이가 해달라는 사람이 해주는 것이 좋을 것 같구요.
아빠랑은 아빠랑만 할 수 있는 무언가를 만드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
집마다 아이마다 상황이 다 다르니 이게 좋다 저게 좋다 말하긴 좀 그렇지만.. ^^
여튼 태은이 자기 주장도 확실하게 아주 잘 크고 있네요.

하늘바람 2010-06-21 10:05   좋아요 0 | URL
저도 그렇게 하고 싶지만 그게 좀 그렇네요
교육이 엄마 맘대로만 할 수 있는 건 아니어서요.

라로 2010-06-19 01: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ㅠ ㅠ

하늘바람 2010-06-21 10:05   좋아요 0 | URL
ㅠㅠ

세실 2010-06-19 06: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끔은 아이가 부모의 의도를 몰라주어 서운할때가 많죠.
아빠가 바쁘셔서 많이 못놀아 주어 그런가요?
님이 힘드시겠지만 그냥 태은이가 원하는대로 해주시는 것도 좋을듯.
이제 조금 더 크면 혼자 한다고 할꺼예요.
님 많이 속상하시겠다.....

하늘바람 2010-06-21 10:06   좋아요 0 | URL
제가 힘들어서 아빠랑 하라는게 아니었어요.
아빠랑 하다가도 저라 한번 하고 나면 그담부턴 저하고만 하려고 해서
아빠가 서운해한답니다

마녀고양이 2010-06-19 13: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희 딸아이도 엄마랑 하고 싶어했어요. 11살인 지금도 제게만 찰싹 붙어있어요.
아빠가 남자라는걸 깨닫는 시기라 그런거 같아요.
아마도... 지금 아빠랑 억지로 목욕하게 만들어도, 엄마랑 하려고 계속 그럴걸요.

맘 아프시죠,, 저두 딸 팬더 엉덩이 때려준게 몇년이고 맘에 남아있어요.

하늘바람 2010-06-21 10:06   좋아요 0 | URL
11살인데 그러면 점점 더 그럴텐데 걱정이네요

같은하늘 2010-06-22 01: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울 작은넘 무엇이든 엄마랑만 하려고해요. 특히 밤에 잠잘때는 꼭 엄마를 찾지요.
사실 아빠가 큰 아이를 더 이뻐하긴해요. 그래서 저는 더욱 아빠옆에 붙이려고 하지요.
하지만 남자 아이들이라 언젠가는 저 보다 아빠를 더 찾는 날이 올거란 생각을 하면 서운해져요.

하늘바람 2010-06-22 09:33   좋아요 0 | URL
아빠가 서운해 하지 않으시나요?

같은하늘 2010-06-23 00:27   좋아요 0 | URL
아빠는 사실 큰 아이를 더 이뻐라해서...^^
이 기회에 하늘바람님도 태은이 동생을 낳아 사랑을 나누심이 어떨지?

하늘바람 2010-06-23 10: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태은이 동생 낳고 픈데 안 생기네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