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
어젯밤이라하니 속상하다. 벌써 새벽 다섯시
어젯밤 아이재우고 일할 요량이었는데 그만 잠들어 버리고
(그럴 수밖에 없는게 잠자기 직전까지 넘 힘들었다. 환절기 호흡기 감기가 청소 때문인듯해서 아침에 하고도 다시 저녁에 청소와 벽과 문 옷장까지 걸레로 닦았다. 걸레의 시커먼 색이 더 우울하게 만들었다)
새벽 3시에 일어났는데
이래저래 못자던 옆지기
옆지기도 감기
쌍화탕 데워주고 참외깎아 주고 커피타서 옥탑방으로 올라가려는데 태은이가 깼다
우유 먹이고 모기 물렸다기에 약발라주고 물 한모금 메기고 노래 불러주고 온몸 마사지 해주고 기저귀도 갈아주고 안아주고 토닥여주고 이제 좀 자겠다 싶어 다시 컴앞에 앉으니 새벽 다섯시다
심란하다
아이는 8시에는 일어날텐데
심란하다.
할일은 산더미.
커피는 싸늘하게 식어있다.
온몸에 힘이 없고
머릿속에 일이 잡히지 않고
그렇다고 잠도 달아난 새벽
곧 창문이 훤해지겠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