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카구치 교헤의 <나만의 독립국가 만들기>(이음, 2013)란 책이 출간됐다. 제목만으로도 흥미를 갖게 하는데, 내막은 이렇다.

 

자칭 '건축물을 짓지 않는' 건축가이자, 작가, 화가, 뮤지션, 만담가이기도 한 사카구치 교헤. 그는 3.11 사태가 발생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2011년 5월 신정부의 수립을 선포하고 스스로를 총리로 추대한다. 그리고 구마모토 현에 '제로센터'라는 신정부 청사를 개설하여 후쿠시마에서 피난 온 사람들에게 무료 피난처로 제공한다. 그는 이 새로운 국가를 헌법에서 말하는 생존권이 정말로 지켜지는 장소, 돈이 없어도 살 수 있고 따라서 돈을 벌기 위한 노동이 필요 없는 장소로 만들고자 한다. 그는 일본 전역에 '방치되어 있는 땅'들을 영토로 삼기로 한다. 그리고 노숙자들의 집에서 영감을 얻어 누구든 쉽게 지을 수 있고 어디든 이동하며 살 수 있는 '움직이는 집'을 신정부의 주택으로 제안하고, 주민들끼리 재능과 아이디어를 교역하며 사는 새로운 의미의 공동체를 구상해낸다. 예술가적 태도와 사회운동가적 실천이 결합된 그의 행동은 많은 사람들의 참여를 이끌어내 실질적인 변화를 불어옴으로써 일본 사회에 큰 이슈가 되었으며, 여러 지식인들이 그에게 지지를 표하기도 했다.
유사한 발상과 문제의식을 담고 있는 책들이 몇권 연상돼 같이 묶어놓는다. 히로세 준의 <봉기와 함께 사랑이 시작된다>(바다출판사, 2013), 모리 요시타카의 <스트리트의 사상>(그린비, 2013), 그리고 이탈리아의 자율주의 철학자 프랑코 베라르디의 <봉기>(갈무리, 2012)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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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독립국가 만들기
사카구치 교헤 지음, 고주영 옮김 / 이음 / 2013년 2월
13,000원 → 11,700원(10%할인) / 마일리지 65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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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형 수렵채집생활- ZERO에서 시작하는
사카구치 교헤 지음, 서승철 옮김 / 쿠폰북 / 2011년 7월
12,000원 → 10,800원(10%할인) / 마일리지 60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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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기와 함께 사랑이 시작된다- 세계를 전복하는 사상 입문
히로세 준 지음, 김경원 옮김 / 바다출판사 / 2013년 2월
13,800원 → 12,420원(10%할인) / 마일리지 69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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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스트리트의 사상- 거리를 되찾아라!
모리 요시타카 지음, 심정명 옮김 / 그린비 / 2013년 1월
16,000원 → 14,400원(10%할인) / 마일리지 80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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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병희 선생이 옮긴 플라톤의 <국가>(도서출판숲, 2013)이 출간됐다. 새해 들어 나온 가장 묵직한 고전. 박종현 선생 번역의 <국가>(서광사, 2005)를 읽으면서 좀 아쉬운 대목과 의문나는 구절들이 있었기 때문에 믿을 만한 원전 번역본이 하나 더 있었으면 했다. 젊은 세대의 번역본은 후일을 기약하기로 하고 일단은 새 번역서을 일독해봐야겠다. 플라톤의 <국가> 혹은 <국가론>에 대해서는 청소년판이 많이 읽히는 듯한데, 가급적이면 완역본도 같이 구비해서 부분적으로라도 읽어보기를 권하고 싶다. 해설서들과 함께 <국가> 읽기 리스트를 만들어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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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톤전집 4- 국가
플라톤 지음, 천병희 옮김 / 도서출판 숲 / 2013년 2월
38,000원 → 34,200원(10%할인) / 마일리지 1,90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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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톤의 국가·정체(政體)- 개정 증보판
플라톤 지음, 박종현 옮김 / 서광사 / 2005년 4월
35,000원 → 31,500원(10%할인) / 마일리지 1,75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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숀 세이어즈의 플라톤 국가 해설
숀 세이어즈 지음, 김요한 옮김 / 서광사 / 2008년 5월
22,000원 → 20,900원(5%할인) / 마일리지 1,10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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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훌륭한 삶에 대한 근원적인 성찰
김영균 지음 / 살림 / 2008년 7월
14,000원 → 12,600원(10%할인) / 마일리지 70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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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에 <아주 사적인 독서>(웅진지식하우스, 2013)에 대한 리뷰기사가 몇 편 올라왔다. 일부를 간추려놓는다. 거울을 봐야 자기 얼굴을 볼 수 있듯이, 다른 이들의 반응을 보아야 내가 어떤 책을 쓴 것인지 알 수 있다. 글쓰기의 피드백 과정이다...

 

 

요즘 책 읽기에는 나름의 방식과 요령이 필요하다고 한다. 텍스트 선정부터 책의 구성 파악, 그리고 그 속에서 건져낼 교훈까지 제대로 읽어 내는 데 적지 않은 공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바쁜 생활에 쫓겨 사는 이들에게 촘촘한 책 읽기란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많은 이들이 독서의 이유로 ‘남들과 견주기 위해’, ‘교양을 쌓기 위해’, ‘시험 준비를 위해’ 같은 것들을 들지만, 이 명분들은 독서의 원래 의미에서 비켜난, ‘공적인 독서’에 불과하다.

‘아주 사적인 독서’(이현우 지음, 웅진지식하우스 펴냄)는 바로 독자에게 도움이 되는 바른 독서법을 제시한 길라잡이 성격의 책이다. 저자는 2000년부터 ‘로쟈의 저공비행’이란 타이틀의 블로그를 운영해 온 인터넷 서평가다. ‘아주’는 그동안 저자가 대학 강단과 독서클럽에서 책 읽기와 관련해 강의한 내용을 추린 강의록인 셈이다. 텍스트는 근현대 서양문학 고전 7편. ‘마담 보바리’ ‘주홍글자’ ‘채털리 부인의 연인’ ‘돈키호테’ ‘햄릿’ ‘파우스트’ ‘석상 손님’ 등이다.

7편의 서평 겸 고전 읽기를 통해 저자가 제시하는 독서법은 철저하게 ‘사적인 감상’이다. 남들처럼 천편일률적 따라잡기를 할 게 아니라 나만의 관심과 열망, 성찰을 위한 독서에 빠져들라는 것이다. 제 방식으로, 자기 색깔로 책 읽는 방법을 배워 독서의 진정한 효용을 건져내라는 메시지가 신선하다. 그 방식은 다름 아닌 독자와 텍스트 저자, 그리고 등장인물과의 긴밀한 대화와 교감 만들기다.(서울신문)

 

욕망에 관한 고전 일곱편의 진면목을 고스란히 살린 길라잡이다. 로쟈 이현우라는 이름으로 일단 신뢰가 간다. 로쟈의 저공비행이라는 블로그를 10년 넘게 운영하며 인터넷 서적 비평가로 활동하고 있는 그는 그간 <로쟈의 인문학 서재> 등 7권의 책을 펴내고 다양한 매체에 서평을 기고하고 있는 알아주는 책벌레다. <아주 사적인 독서>는 저자가 고전 애독자 독서모임에서 강의한 것을 책으로 엮은 것이라 구성이 재미있고 쉽게 읽힌다.

다루고 있는 책은 <햄릿>부터 <돈키호테> <파우스트> <석상손님> <마담 보바리> <주홍글자> <채털리 부인의 연인>까지로 남성과 여성의 관점으로 나뉜다. 일곱 개의 챕터 중 정해진 순서 없이 흥미로운 부분부터 골라 읽으면 된다. 주변 배경과 당시 시대상황, 세밀한 감정선을 면밀히 포착하고 있는 이 책은 제목처럼 철저하게 자기 자신을 위한 독서를 가능하게 하면서도 보편적인 관점을 아우르고 있다.

예컨대 <마담 보바리>는 권태라는 프랑스 부르주아 소설 특유의 정서를 기본 모티프로 했다. 남편에게 만족하지 못한 부인이 다른 남자들과 어울리며 일탈을 한다는 단순한 줄거리에는 그러나 숨은 곡절과 내밀한 심리 변화가 동반된다. 남편 샤를르는 특별히 악인은 아니나 야망이 없고 특별히 할 줄 아는 것도 없는 몰취미하고 심심한 인사다. 엠마는 실제 결혼 생활은 꿈꾸던 것과 너무 다른 것에 절망한다. 비록 시골에 있으나 책을 읽는 여인으로 지식과 상상력이 풍부한데다 파리 이야기를 익히 들어온 터라 남편은 따분하기만 하고 엠마는 계속 헛된 것을 욕망한다. 리얼리즘 작가인 플로베르는 사랑 때문이 아닌 재정파탄으로 인해 자살한다는 결말로 냉혹하게 엠마를 취급하지만 욕망을 풀어나가는 과정은 복잡다단하다. 그 과정을 이 책은 제대로 포착해 일깨워준다.(한국일보)

 

“<마담 보바리>에서 권태의 원산지는 프랑스라고 했었죠. 덧붙이자면 우울증은 영국산, 광기는 러시아산이라고 하고요, 이런 감정들도 일종의 문화 상품들로, 장신구를 수입하듯이 수입해오는 겁니다.” 소문난 서평가 ‘로쟈’ 이현우씨의 <아주 사적인 독서>를 집어들면, 잔치국수처럼 글을 ‘흡입’하게 된다. 독서모임의 서양 문학고전 강의를 옮긴 이 책은 사유와 재기가 맛깔나게 배합된 ‘지극히 사적인’ 고전 소설 읽기다.

서양 근대 소설의 시대를 수놓은 7편의 고전 <마담 보바리> <주홍글자> <채털리 부인의 연인> <햄릿> <돈키호테> <파우스트> <석상 손님>이 차림표다. 욕망과 죄, 정신과 육체 등에 얽힌 소설 속 스캔들을 요모조모 뜯어보고, 인물들의 감정과 성격, 행동들이 현재 우리 삶에서 어떻게 되풀이되는지 일러준다. 책은 고전의 유익함을 강박하지 않는다. <마담 보바리> 주인공 엠마의 인생 탐구에서 지은이가 일러주는 것은 너무 진지한 독서의 위험성이다. 상류층 소설 읽기에 빠져 책 속 욕망에 끌려다니다가 인생까지 내던진 엠마의 교훈은, 책을 ‘읽는 것’과 ‘읽어버리는 것’의 차이를 잘 알아야 한다는 것. 쫄깃쫄깃한 식감에 재미진 비유와 함축으로 가득한 글들이지만, <주홍글자> 작가 너새니얼 호손을 20세기 사람으로 둔갑시킨 연대 오기는 당혹스럽다.(한겨레)

한겨레 리뷰에서 "<주홍글자> 작가 너새니얼 호손을 20세기 사람으로 둔갑시킨 연대 오기는 당혹스럽다"고 지적한 것은 51쪽의 연대 오기를 꼬집은 것이다. 여러 번 원고를 읽으면서도 감쪽같이 모르고 지나쳤는데, 어이없는 착오다. 책을 구입하신 분들은 20세기 연도들을 19세기 연도로 고쳐주시면 감사하겠다(세 개의 연도에서 19XX를 18XX로 고치시면 된다). 일곱번째 책을 냈지만 오자에서 벗어나는 건 정말 어렵다!..

 

13. 02.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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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나온 책들 가운데 말리노프스키의 <서태평양의 항해자들>(전남대출판부, 2013)이 가장 놀라운 책이라고 어제 적었는데, 그 다음으로 꼽을 만한 책은 한나 아렌트의 <사랑 개념과 성 아우구스티누스>(텍스트, 2013)다.

 

 

아렌트가 야스퍼스의 지도 하에 쓴 박사학위논문 '아우구스티누스의 사랑 개념'을 영어판 단행본으로 펴낸 게 원저다. 아렌트의 책이 대부분 번역되었기에(유고들도 번역되고 있다) 이 초기 저작이 소개된 게 크게 놀랍진 않지만, 여하튼 '여기까지 왔구나'란 생각은 갖게 한다. 난이도의 문제를 제쳐놓는다면 아렌트의 거의 모든 책을 한국어로 읽을 수 있게 되는 셈. <어두운 시대의 사람들>(문학과지성사, 1983) 이후로 치면 30년만이다.

 

 

<사랑 개념과 성 아우구스티누스>는 아렌트 입문서로도, 그리고 어쩌면 아우구스티누스 입문서로 읽을 수 있을 듯싶은데, 안 그래도 작년에 피터 브라운의 평전 <아우구스티누스>(새물결, 2012)가 출간돼 아우그스티누스 읽기도 좀 평탄해진 터이다. 에티엔느 질송의 <아우구스티누스 사상의 이해>(성균관대출판부, 2010)와 이석우의 <아우구스티누스>(민음사, 1995/2005)까지 길잡이로 삼는다면 최소한 중급 이상은 되지 않을까 싶다. 아직 엄두는 못 내고 있지만 목표치는 그 정도이다.

 

 

지난주에 같이 나온 책은 아렌트 전공자인 홍원표 교수의 <한나 아렌트 정치철학>(인간사랑, 2013)인데, 입문서인 <아렌트>(한길사, 2011)에 이어서 읽는 게 좋겠다(아렌트의 입장을 고려하면 '反정치철학'이 더 어울리는 제목이다). 국내 연구자들의 논문모음집 <한나 아렌트와 세계사랑>(인간사랑, 2009)는 아렌트 수용의 시각과 수준을 일별하게 해준다.

 

 

돌이켜보니 본격적으로 아렌트를 읽게 된 건 역시나 아렌트 전공자인 김선욱 교수의 <정치와 진리>(책세상, 2001)을 읽으면서부터다(김비환, 서유경 교수 등도 아렌트 전공자다). '본격적'이라고 해서 머리띠를 둘러매고 읽었다는 게 아니라 모든 관련서를 사들이고 종종 원서도 같이 읽어보고 했다는 뜻이다. <인간의 조건> 같은 책은 러시아어판으로도 갖고 있으니까 나름대로 애독자라고 할 수 있다. 여전히 관심사 중의 하나는 하이데거와 아렌트의 관계, 사적인 관계가 아니라 철학적 대응관계인데, 이에 관한 책들도 여럿 모은 적이 있어서 여건이 된다면 한번 검토해보고 싶다.

 

 

 

아렌트의 전기로는 영 브륄의 <한나 아렌트 전기>(인간사랑, 2007)이 결정본 역할을 하기에 충분하고, 거기에 버금갈 만한 하이데거의 전기도 다시 찾아봐야겠다. 내가 가진 걸로는 뤼디거 자프란스키의 전기(영역본)가 가장 최근판이었다. 자프란스키는 니체와 하이데거, 그리고 쇼펜하우어에 대한 전기를 갖고 있는데, 그중 니체만이 우리말로 번역돼 있다...

 

 

 

13. 02.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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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캉주의 정신분석 저널 엄브라(Umbra)가 또 한 권 번역돼 나왔다. <검은 신>(인간사랑, 2013)으로 연간지인 이 잡지의 2005년호를 옮긴 책이다. 앞서 2003년호 <법은 아무것도 모른다>(인간사랑, 2008)와 2004년호 <전쟁은 없다>(인간사랑, 2011)가 번역됐기에 이번이 세번째 책이다(조금 속도를 내면 번역본도 연간지가 될 듯하다). 4호가 나온다면 2006년호 <불치(Incurable)>가 번역될 차례다. 한국어본의 특징은 1인 번역으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1인 번역 잡지라고 할까.

 

 

Umbr(a)란 잡지는 조운 콥젝의 편집으로 1996년에 창간호를 냈고 2012년호로 '테크놀로지', 2013년호로 '대상, 외부, 타자'가 근간 예정이다. 마저 나오면 18호까지 나오는 셈이 된다. 엄브라 홈피(http://www.umbrajournal.org/)에서는 기간호에 대해서 원문 서비스를 제공한다. 번역본 가운데는 <전쟁은 없다>만 유료 서비스다. 각호의 표지는 아래와 같다.

 

<법은 아무것도 모른다>

 

 

<전쟁은 없다>

 

 

<검은 신>

 

 

<검은 신>의 주제와 관련해서는 옮긴이와 편집자(앤드류 스콤라)의 글을 참조할 수 있는데, 이렇게 소개된다.

프로이트는 어떤 행위가 종교적이려면 인간 존재의 덧없음을 해결하려고 노력하는 것이라고 했다. 절대적인 종교적 행위나 믿음이란 없다. 신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어떤 것이 있다면 정신분석에서는 대문자 타자이며 그것의 욕망이다. 라깡은 이를 “검은 신”이라고 부른다. 이번 호의 제목은 라깡에서 빌려 온 것이다. “법은 아무것도 모른다”라는 선언에서처럼 대타자는 아무것도 모른다. 모든 것의 기원은 결여이다. 인간은 신의 기원과 욕망을 알고 따르려 하지만 신이 인간에게 내리신 계명들의 언어 뒤에는 아무것도 없다.
정신분석은 실증주의적 과학과는 달리, 종교적 문제, 즉 기원과, 신, 창조의 문제를 사유한다. 특히 근대 주체구성의 과정에 개입해있는 일신교에 천착한다. 종교를 비판하는 일이 아무리 정당할지라도 실증주의처럼 종교를 허상으로만 치부하는 것은 제대로 된 비판이 될 수 없다. 창조, 주체의 기원, 믿음, 소외, 희생과 봉사, 예외, 신성성, 사랑 등 종교가 전유하고 있는 것들은 우리에게 중요한 개념이며 철학적 사유에서 피해갈 수 없다. 기왕의 종교비판이나 분석이 혐오와 경외 양극단의 대립을 상정했다면 정신분석은 신이 부재한 자리를 사유한다.

편집자 외 7명의 필자 가운데 국내에도 소개된 저자는 로렌죠 키에자 정도다. 로렌초 키에자란 이름으로 <주체성과 타자성>(난장, 2012)이 번역된 바 있다.

 

 

기독교 신에 대한 라캉주의적 접근과 관련해서는 지젝의 <죽은 신을 위하여>(길, 2007)도 참고할 수 있다. 번역되지 않은 책으로는 지젝이 공저한 <고통받는 신>(2012)도 있다. 앞으로 관련서들이 더 소개될 것으로 안다...

 

13. 02.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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