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 책을 골라놓는다. 일정이 있는 날이어서 평소보다 늦어졌다. 타이틀은 경제학자와 역사학자가 합작해서 쓴 <성, 전쟁 그리고 핵폭탄>(황소자리, 2013)에서 가져왔다. '경제학으로 보는 전쟁의 역사'가 부제. "왜 사람들은 성을 짓고, 전투를 벌이고, 핵무기를 만드는가?'란 질문을 던지고 답한다. 요즘 시국과 딱 들어맞는 책이어서 첫머리에 올릴 수밖에 없다.

 

 

두번째 책도 역사서다. 이번엔 전쟁이 아니라 환경의 시각에서 바라본 세계사로 앤터니 페나의 <인류의 발자국>(삼천리, 2013). 부제는 '지구 환경과 문명의 역사'. "지구의 역사를 고스란히 드러내는 이 책은 인류의 생명을 비롯하여 모든 생명을 지속 가능하게 만든 지구의 진화를 살펴보는 것으로 시작한다. 비교 방법론으로 인류의 과거를 탐사하면서 지질학과 기후학, 인구학, 고고학, 진화생물학, 인류학, 역사학 등 다양한 분과학문의 최신 연구를 종합하는 융합적 접근을 시도하고 있다."

 

 

세번째 책은 스위스의 경제학자 질베르 리스트의 <발전은 영원할 것이라는 환상>(봄날의책, 2013). 저자는 "발전과 성장이라는 개념이 고대 그리스 시대 이후 어떤 변화를 거쳐 왔는지를 살펴보고, 근대에 이르러 발전 개념이 어떻게 식민주의·근대화를 거치며 비서구 사회에 간섭과 침략을 정당화하는 논리가 되었는지 보여준다." 이 역시 우리에게도 많은 시사를 던져줄 만하다. 거기에 얹어서 네번째 책은 필립 맥마이클의 <거대한 역설>(교양인, 2013). 원제는 '발전과 사회변화'이며 이 분야의 교과서적인 책이라고. 번역본의 부제는 '왜 개발할수록 불평등해지는가'라고 붙여졌다. 끝으로 다섯번째 책은 한국철학사상연구회에서 펴낸 <다시 쓰는 맑스주의 사상사>(오월의봄, 2013). <다시 쓰는 서양 근대철학사>(오월의봄, 2012)에 이어지는 작업으로 '맑스에서 지젝까지, 오늘의 관점으로 다시 읽는 맑스주의'를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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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전쟁 그리고 핵폭탄- 경제학으로 보는 전쟁의 역사
유르겐 브라우어.후버트 판 투일 지음, 채인택 옮김 / 황소자리 / 2013년 4월
37,000원 → 33,300원(10%할인) / 마일리지 1,85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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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의 발자국- 지구 환경과 문명의 역사
앤터니 페나 지음, 황보영조 옮김 / 삼천리 / 2013년 4월
26,000원 → 23,400원(10%할인) / 마일리지 1,30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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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전은 영원할 것이라는 환상- 우리시대의 신앙이 되어버린 '발전'에 관한 인문학적 성찰
질베르 리스트 지음, 신해경 옮김 / 봄날의책 / 2013년 4월
20,000원 → 18,000원(10%할인) / 마일리지 1,00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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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역설- 왜 개발할수록 불평등해지는가
필립 맥마이클 지음, 조효제 옮김 / 교양인 / 2013년 3월
23,000원 → 20,700원(10%할인) / 마일리지 1,15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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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 공지다. 푸른역사 아카데미에서 고전 강좌를 계속해오고 있는데, 5월에는 플라톤의 <국가>를 읽기로 했다. 재작년에 박종현 선생의 번역본 <국가>(서광사, 2005)를 교재로 읽은 적이 있고, 이번에는 천병희 선생의 번역본 <국가>(숲, 2013)으로 읽으려고 한다. 강의 소개와 일정은 아래와 같다(http://cafe.daum.net/purunacademy/8Bko/91).  

 

 

국가와 권력을 만들어온 인간사회는 그에 대한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었고, 그에 대한 고민은 여전히 진행형입니다. ‘정치란 무엇인가’라고 묻는 책들의 원조이자 ‘이상국가’ 문헌의 원조인 플라톤의 <국가>를 로쟈 선생님 강의를 들으며 함께 읽습니다. 이 책은 주로 ‘정의’의 문제를 다루고 있기에 ‘정의에 관하여’란 부제가 붙여지기도 합니다. 또 우리가 알고 있는 이 세상이 동굴에 비친 그림자에 불과하다는 ‘동굴의 비유’와 <반지의 제왕>이 영감을 얻은 ‘귀게스의 반지’ 이야기는 아주 유명하기도 하죠. 플라톤의 국가론은 이상적이고 바람직한 정치체제가 어떤 것인지에 대한 논의를 끊임없이 생산해내는 시원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번 강의에 많은 신청 부탁드립니다.

5월 3일 ~ 5월 31일 (4주) 매주 금요일 저녁 7시 30분 ~ 9시 30분(17일은 공휴일)
교재: 플라톤 <국가>, 천병희 옮김, 숲, 2013.

 

13. 04.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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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롤스의 <정의론>에 관한 입문서로 F. 러벳의 <롤스의 '정의론' 입문>(서광사, 2013)이 출간됐다. 영국 컨티뉴엄 출판사의 '리더스 가이드' 시리즈의 한 권을 옮긴 것으로 이미 국내에 몇 권이 소개돼 있다. 철학고전 입문서로는 유용하기에 구입해놓고 있는데, 이번이 다섯 권째이기에 리스트로 만들어놓는다(출간 예정도서는 아직 많다). 시리즈가 따로 분류돼 있지 않아 찾기가 번거롭고 책값이 좀 비싼 게 흠이다(독자가 그만큼 없다는 얘기이기도 하지만, 이 시리즈의 원서도 비싼 편이다). 게다가 각 권의 제목도 제각각이고 장정도 하드카바와 소프트카바를 왔다갔다 하는 걸로 보아 출판사에서도 '시리즈'의 개념을 애초에 안 갖고 있었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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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스의 <정의론> 입문
F. 러벳 지음, 김요한 옮김 / 서광사 / 2013년 4월
23,000원 → 20,700원(10%할인) / 마일리지 230원(1% 적립)
*지금 주문하면 "6월 5일 출고" 예상(출고후 1~2일 이내 수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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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데거의 <존재와 시간> 입문
W. 블라트너 지음, 한상연 옮김 / 서광사 / 2012년 12월
26,000원 → 23,400원(10%할인) / 마일리지 1,30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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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겐슈타인의 논리철학론 이렇게 읽어야 한다
R. M. 화이트 지음, 곽강제 옮김 / 서광사 / 2011년 12월
28,000원 → 25,200원(10%할인) / 마일리지 1,40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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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스토텔레스의 <니코마코스 윤리학> 입문
크리스토퍼 원 지음, 김요한 옮김 / 서광사 / 2011년 6월
22,000원 → 19,800원(10%할인) / 마일리지 220원(1%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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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달 책&(417호)에 실은 '로쟈의 주제별 도서소개'를 옮겨놓는다. 주제는 인권이다. 관련서가 상당히 많기 때문에 비교적 최근에 나온 책들에 한정했다. 물론 그래도 다 카바할 수는 없지만(안경환 교수의 <좌우지간 인권이다>(살림터, 2013)도 언급했지만 분량상 지면에서는 빠졌다)... 

 

 

 

책&(13년 4월호) 인권, 인간이 인간답게

 

“인간으로서 당연히 누려야 할 권리”, 초등학교 교과서에 나오는 인권에 대한 정의다. 당연한 권리이기에 인권만큼 자명한 것도 없는 듯싶지만, ‘인간’과 ‘권리’의 결합은 그리 오랜 역사를 갖고 있지 않다. 인간이라면 누구에게나 주어진 권리라곤 하지만 인권은 저절로 획득된 것이 아니라 의식적인 자각과 오랜 투쟁의 산물이다. 인권에 관한 책들이 지속적으로 출간되는 것도 그와 무관하지 않겠다. 이달에는 적잖은 인권 관련서들 가운데 주로 최근에 나온 책들을 일람해보도록 한다. 인권에 관한 책 읽기가 인권지수를 바로 올려주는 건 아니더라도 최소한 인권문제에 대한 인지수준은 높여줄 것이다.


먼저 인권에 관한 이론서로는 벨덴 필즈의 <인권, 인간이기 때문에 누려야 할 권리>(모티브북, 2013)를 손에 들 만하다. 정치학자이면서 노동자와 가난한 사람들의 이익 보호를 위해 적극적으로 투쟁해온 저자가 인권 관념의 탄생 과정과 그 다양한 쟁점, 그리고 미래의 인권에 이르기까지 인권에 관한 이모저모를 짚었다. 그에 따르면 인권이라는 관념은 17-18세기 서양에서 최초로 다듬어졌고, 이 관념에 철학적 형태를 부여한 최초의 철학자는 <리바이어던>의 저자 토머스 홉스였다. 홉스는 모든 인간이 자기 생명에 대해 절대적이면서 양도 불가능한 권리를 갖는다고 보았다. 그는 인간의 삶이 “불쾌하고 잔혹하며 짧다”는 말을 남기기도 했지만, 따지고 보면 인권의 역사도 아주 짧다.


벨덴 필즈의 인권론에서 독특한 것은 인권에 대한 전체론적 접근을 제안한다는 점인데, 대전제는 모든 인간이 발전의 잠재력을 가진다는 것이다. 이 잠재력은 사회적, 경제적, 문화적 구조 안에서 촉진되기도 하고 억제되기도 한다. 각자가 갖고 있는 잠재력을 억제하는 사회는 나쁜 사회다. 그런 경우 억압적인 지배에 맞서는 저항 또는 반란은 필연적이며 이는 새로운 구조와 제도, 관행을 지향하는 투쟁의 형태를 띠게 된다. 인권의 핵심 가치는 그래서 투쟁 자체에서 나온다. 자유, 평등, 박애라는 프랑스혁명의 구호를 떠올려 봐도 알 수 있다. 인권을 위한 투쟁은 사회적 인정을 요구하는 권리투쟁이며, 이 권리의 주체는 개인일 수도 있지만 집단이나 기구일 수도 있다. 저자는 인권이론의 윤곽이 문화간 차이를 넘어서, 심지어는 ‘인권’이란 말을 사용하지 않는 문화권에서도 받아들여질 수 있을 거라고 말한다.


인권에 대한 이론학습에 이어서 읽어볼 만한 책은 독일의 르포기자 귄터 발라프의 잠입 취재기 <가장 낮은 곳에서 가장 보잘것없이>(알마, 2012)다. 그는 사십대 나이에 아주 짙은 색상의 콘택트렌즈를 끼고 검은색 부분 가발을 쓰고서 서른 살 가량의 터키 노동자로 변장하고서 이주 노동자의 용역노동 현장에 잠입한다. 간단한 변장만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그를 알아보지 못했으며 그는 단번에 ‘소외되고 천대받는 소수자’의 삶이 어떤 것인지 체험한다. 그가 겪은 멸시와 적대감, 그리고 증오는 그의 예상을 훨씬 뛰어넘었다. 저자의 르포는 출간되자마자 독일사회에 커다란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인신매매나 다름없는 용역노동의 실상이 폭로되자 수천 건의 형사소송이 진행되었고 현장의 노동조건은 대대적으로 개선되었다. 더불어 독일인과 터키인들 사이에서 서로를 이해해보려는 다양한 접촉이 시도되었다. 한권의 책이 어떻게 사회를 바꿀 수 있는지 보여준 대표적 사례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국내서로는 국가인권위원회에서 기획한 책들이 눈에 띈다. ‘영화 속 인권 이야기’를 다룬 <별별차별>(씨네21북스, 2012)은 지난 10년간 국가인권위원회의 후원으로 제작된 인권영화들을 같이 보고 나눈 이야기들을 담았다. 아홉 가지의 인권주제가 토론감이 됐는데, 소수자 인권, 이주노동자와 비정규직 문제, 장애인 인권, 인종차별, 여성 인권, 탈북자 인권, 어린이 인권 등 다양한 주제를 망라한다. 일례로 <신비한 영어나라>에서는 영어유치원에 다니는 여섯 살짜리 종우가 영어 발음을 좋게 한다는 명목으로 부모의 강요에 따라 혀 밑을 절개하는 수술을 받는다. 종우는 부모에게 수술이 싫다고 말하지 못하지만 아이의 의사에 반한 성형수술은 인권 침해다. 이 영화를 보고 난 아이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토론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레 인권 감수성이 키워질 수 있겠다.

 

 

 

물론 영화만 인권 감수성 신장에 도움이 되는 건 아니다. 만화가 10인의 인권만화 <어깨동무>(창비, 2013)도 국가인권위원회에서 기획한 책인데, 인권의 개념과 역사, 세계인권선언의 탄생과정을 그린 만화부터 노동 현장과 학교 안팎의 인권문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인권 이슈들을 만화가 각자의 개성이 묻어나는 그림에 담았다.  


덧붙여, 인권기구에서 일한 분들의 경험담도 인권 문제의 현황을 이해하는데 유익한 참고가 되겠다. 초대 인권대사와 국가인권위원회 상임위원을 지낸 박경서의 <그들도 나처럼 소중하다>(북로그컴퍼니, 2012)는 수양딸과의 대화 형식을 통해서 세계 각지의 인권 현실과 우리가 인권 선진국으로 가기 위해 필요한 노력 등을 이야기한다. 

 

13. 04.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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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회 전주국제영화제(4.25-5.3)에서 소피 파인즈 감독의 <지젝의 기묘한 이데올로기 강의>(2012)를 상영한다. 세 차례 상영일정이 잡혀 있는데(http://www.jiff.or.kr/f00_movie/f20_screen_detail.asp?idx=2856&nowpage=1&objpage=0&order_by=&sec_code1=&sec_code2=&sec_search=&sec_search_str=지젝&menu_gubun=&menu_head=), 4월 27일(토) 20:00 영화 상영 이후 진행되는 '토크 클래스'에 게스트로 참여하게 됐다(30분 정도의 소개와 질의응답이 이루어질 예정이다).

 

 

<지젝의 기묘한 영화 강의>(2006)와 마찬가지로 지젝이 직접 출연하여 여러 영화들에서 우리가 읽을 수 있는 이데올로기, 우리의 일상 속에 배여 있는 이데올로기를 설명한다. 간략한 소개는 이렇다.

전작 영화 강의에 이어 이번에는 지젝이 등장하여 이데올로기 문제를 중점적으로 다룬다. 그가 다루는 핵심은, 우리가 믿는 것과 행동 하는 것 사이의 간극과 시차이다. 그의 책을 통해 잘 알려진 내용들이지만 <풀 메탈 자켓>, <택시 드라이버>를 인용하며 해설을 전하고 있다. 시청각 지젝 개론서라 부를 만 하다.

지젝의 기묘한 이데올로기 강의

 

지난해에 이어서 흥미로운 행사에 참여하게 돼 기쁘다. 관심 있으신 분들은 참고하시길. 아래 사진은 <지젝의 기묘한 이데올로기 강의>를 들고서 작년 토론토영화제를 찾은 지젝과 감독 소피 파인즈.

 

 

13. 04. 09.

 

참고로 덧붙이자면, 이번 영화제에서는 카프카 탄생 130주년을 맞아 '카프카 특별전'도 진행한다(http://www.jiff.or.kr/f00_movie/f10_section.asp?order_by=&sec_code1=1067&sec_code2=1120&menu_gubun=8). 미하엘 하네케의 <성>(1997) 등이 상영작인데, 내려간 김에 한 편은 보려고 한다... 

 

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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