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관련 뉴스가 매일 빠지지 않듯이 중국 관련서도 매주 출간된다. 최근에 나온 유력한 책은 원톄쥔의 <여덟 번의 위기>(돌베개, 2016)이다.'현대 중국의 경험과 도전, 1949-2009'가 부제. 49년 건국 이후 60년의 중국 현대사를 다룬 책. 그런데 그렇게만 소개하기에는 저자가 너무 거물급이다.

 

 

책은 전작 <백년의 급진>(돌베개, 2013)에 이어서 두번째로 소개되지만, 중국 런민대(인민대) 교수인 저자는 현재 중국에서 가장 주목받는 지식인의 한 명이라고 한다.

"<여덟 번의 위기>의 저자 원톄쥔은 중국의 지식계에서 매우 중요한 위상을 차지하는 인물이다. 대학 졸업 이후 현장의 정책 연구에 20년 이상 종사했는데, 이를 통해 이론과 현장을 결합하는 실사구시의 실천적 태도를 견지할 수 있었으며, 이데올로기적 선입관 없이 중국 경제의 실상과 발전 경로를 통찰할 수 있게 되었다. 2003년 CCTV(중국중앙텔레비전)가 선정하는 경제부문 올해의 인물로서 조명받았다. 중국 경제와 발전 방향에 대하여 혁신적인 논의를 펼치면서도 농민과 민중의 삶에 뿌리내린 성찰의 결과를 내놓고 있다."

 

추천사에 인용된 대담에서 유시민은 원톄쥔에 대해서 이렇게 말했다. "경제사의 시각으로 중국 현대사를 설명하는 독법은 놀랍고 충격적이다. 하지만 그의 의견에 수궁하지 않을 수 없었다. 원톄쥔은 근래 최고의 지적 긴장감을 안겨주었다." 곧 중국 현대경제사에 관한 책으로는 단연 '이 한권'에 해당하는 책(유시민 전 장관과의 인터뷰 기사는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310202223105&code=210100). 찾아보니 안희경의 석학 인터뷰집 <문명, 그 길을 묻다>(이야기가있는집, 2015)에도 인터뷰가 수록돼 있다(지면 기사는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406092151435&code=210100 참고). 두 편의 인터뷰를 미리 참고하여 일독해보아도 좋겠다...

 

16. 07. 12.

 

 

 

P.S. 덧붙이자면, 김명호의 <중국인 이야기5>(한길사, 2016)도 출간되었다. 1년에 한권 페이스를 꾸준히 유지하고 있는데, 몇 권까지는 가는지 모르겠지만 이 또한 '장정'에 값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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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전(자서전) 류의 책으로 지난주에 나온 관심도서는 로런스 프리드먼의 <에리히 프롬 평전>(글항아리, 2016)과 뇌과학자 마이클 가자니가의 자서전 <뇌, 인간의 지도>(추수밭, 2016)다. 원서도 주문해놓은 책들인데, 떡 본 김에 제사 지낸다고, 책이 나오니까 또 다른 책들에게까지 손이 간다.

 

 

가령 프롬에 대해서는 가이드북 형식의 책으로 김태형의 <싸우는 심리학>(서해문집, 2014), 박찬국의 <에리히 프롬 읽기>(세창출판사, 2013) 등이 나와 있다.

 

 

더 거슬러 올라가면 프롬 탄생 100주년(2000년) 기념으로 나왔던 <에리히 프롬의 현대성>(영림카디널, 2004) 외에 박홍규의 <우리는 사랑하는가>(필맥, 2004),박찬국의 <에리히 프로과의 대화>(철학과현실사, 2001) 등이 프롬의 사상 전반을 조명하고 있는 책들이다.

 

 

그리고 국내에서 가장 널리 읽히는 프롬의 대표 저서 세 권은 <사랑의 기술>, <소유냐 존재냐>, <자유로부터의 도피>다. 내가 프롬이란 이름을 처음 접했던 지난 80년대만큼은 유명하지도, 또 많이 읽히지도 않는 듯싶지만, 이번에 나온 평전이 그에 대한 관심을 다시금 환기시켜줄지 모르겠다. 적어도 나 같은 독자들에게는.

 

 

뇌과학을 다룬 책들은 자주 구입하는 편이어서 내게 가자니가란 이름은 익숙한데(흔한 이름이 아니기도 하고) 그럼에도 완독한 책은 <윤리적 뇌>(바다출판사, 2009)밖에 없는 듯하다(<뇌는 윤리적인가>(바다출판사, 2015)란 제목으로 다시 나왔다). 그래도 <왜 인간인가?>(추수밭, 2009), <뇌로부터의 자유>(추수밭, 2012)까지 모두 손에 들었던 책들이다. 이번에 나온 자서전의 부제는 좀 긴데, '좌뇌와 우뇌를 발견한 인지신경과학의 창시자 마이클 S. 가자니가의 자서전'이다. 아무래도 방점은 그의 개인사보다 인지신경과학의 발전사에 놓인다. 그 자신이 중추적인 역할을 했으므로.

"인지신경과학의 창시자 마이클 가자니가는 인공지능에 대한 막연하고 과장된 논의를 ‘과학적으로’ 비판한다. 좌뇌와 우뇌가 서로 마주보고 협력한다는 사실을 밝혀낸 그는 뇌도, 인간도 단순한 ‘기계’가 아니라고 말한다. 인간은 ‘뇌’라는 중앙통제장치가 조종하는 기계가 아니며,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 속에서 복합적인 상호 작용을 거치면서 발전하는 동물이라는 것이다."

 

안 그래도 올리버 색스의 책들을 읽고 있어서 자연스레 병행 독서를 하게 될 듯싶다. 지난해 세상을 떠난 색스가 1933년생이고 가자니가는 1938년생이다. 관련 분야에 종사했던 만큼 그들의 자서전에 서로에 대한 언급이 나올 것도 같은데, 한번 찾아봐야겠다...

 

16. 07. 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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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의 발견'으로 데이비드 프리스틀랜드의 <왜 상인이 지배하는가>(원더박스, 2016)를 고른다. '권력의 역사를 이해하는 새로운 시선'이 부제. 원제는 '상인, 군인, 현인'이다(원저는 펭귄복으로 나왔다. 아래 표지는 미국판과 영국판).

 

"막강한 힘을 지닌 '상인형 자본주의 체제'가 어떻게 오늘과 같은 지위를 누리게 되었는지를 중심으로 역사를 재구성한다. 지금의 위기가 어떤 뿌리에서 뻗어 나왔는지를 파악하기 위해서다. 옥스퍼드에서 근대사를 가르치는 저자는 '카스트'라는 고대의 틀을 소환해 역사의 동력을 이해하는 전혀 새로운 관점을 제안한다. 오늘의 역사를 제대로 이해하려면 상인, 군인, 현인이라는 세 카스트의 역할과 가치를 파악해야 한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상업적이며 경쟁적인 동기를 앞세운 상인, 귀족적이며 군국주의적 동기를 앞세운 군인(전사), 그리고 관료제적 또는 사제적 성향의 현인. 세 집단은 서로 대립하거나 협력하면서 노동자 집단을 억누르거나 구슬리며 권력을 쟁취하고 지배 질서를 형성해 왔다."

번역본 제목은 '상인'만을 부각시킨 면이 있지만, 여하튼 흥미를 끄는 책이다. 특별히 이 주제에 관심을 갖게 된 건 며칠 전에 발견한 책 때문인데, 제이컵 솔의 <회계는 어떻게 역사를 지배해왔는가>(메멘토, 2016)가 그것이다.

 

 

회계 분야의 책을 읽을 일은 없지만, '회계의 역사'라고 하니까 또 흥미를 느끼게 되는데, 이전에 낸 책들을 보건대(국내에는 소개되지 않았다) 저자도 꽤 신뢰할 만한 역사학자다. 게다가 이 책도원저는 펭귄에서 나왔다(우연만은 아닐 듯). 그만큼 대중성이 보장된다는 뜻. 물론 교양독자를 염두에 둔 대중성이다. 부제는 '르네상스부터 리먼사태까지 회계로 본 번영과 몰락의 세계사'다.

"역사학자이자 맥아더 ‘지니어스’ 상 수상자인 제이컵 솔의 책. 저자는 수천 년에 걸친 인류 역사에서 회계가 어떻게 왕국과 제국과 전체 문명을 형성해왔는지를 연구해왔다. 로마 시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그가 촘촘하게 엮어내는 역사 이야기 속에는 누구도 주목하지 않았던 인물과 사건이 손에 잡힐듯 생생하게 되살아나고, 그들이 회계의 역사와 어떻게 얽혀 있는지 흥미진진한 드라마로 펼쳐진다."

'상인'과 '회계'가 밀접한 연관성을 가진 만큼 나란히 읽어도 좋을 만하다. '돈 냄새' 나는 역사서 두 권이다...

 

16. 06.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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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의 발견'으로 정영환의 <누구를 위한 화해인가>(푸른역사, 2016)를 고른다. 저자가 한국인의 이름을 갖고 있지만 일본어 책을 번역한 것이다. 저자 소개가 따로 없지만 재일 조선인으로 보인다. 부제는 '<제국의 위안부>의 반역사성'이다. 곧 꽤 오래 논란이 되고 있는 박유하의 <제국의 위안부>(뿌리와이파리, 2013/2015)를 정면 비판하고 있는 책이다.

 

"박유하(세종대 교수)의 <제국의 위안부: 식민지지배와 기억의 투쟁>(2013)과 그를 둘러싼 사태에 대한 전면적이고 종합적인 비판서다. 저자 정영환의 <제국의 위안부> 비판은, 단순히 박유하의 입장에 대한 표면적인 반박에 머무르지 않고 한일 양국에서 벌어진 '<제국의 위안부> 사태'의 본질과 이 사태의 역사적.사상적.정치적 기원에 대한 총체적 분석의 형태를 띤다. 정영환은 이 저서에서 엄격한 실증적 방식으로 <제국의 위안부>의 문제점과 그 배경을 검증하여, <제국의 위안부>가 일본군 '위안부' 제도에 대한 일본의 국가책임을 최소화하고, 피해자들의 '목소리'를 자의적으로 왜곡, 전유하고 악용했을 뿐만 아니라 일본의 '전후보상'의 진실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과대평가하는 등 치명적인 문제점을 안고 있다는 것을 구체적으로 밝힌다."

알다사피 박유하 교수의 책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명예훼손 죄로 기소되어 현재 재판이 진행중이다(최근 재판 관련 기사는 http://news1.kr/articles/?2692037). 그러한 사법적 판단과는 별개로 학문적으로 저자의 주장이 갖는 문제점에 대한 비판도 공론화될 필요가 있는데, 앞서 <제국의 변호인 박유하에게 묻다>(도서출판 말, 2016)이란 공저가 출간된 바 있고, 이번에 단독 저작으로 <누구를 위한 화해인가>가 번역돼 나온 것.

 

특히 <제국의 위안부>가 일본 언론과 우익들에게 환영받는 현실을 고려하면 일본의 수용에 대해서도 비판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점이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돌아오는 광복절까지는 숙제로라도 삼아 읽어봄직하다. 책의 해제는 박노자 교수가 썼다...

 

16. 06.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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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스퍼드대 출판부에서 나오는 '아주 짧은 입문서' 시리즈가 연이어 번역되고 있다. 적당한(?) 분량과 난이도 때문으로 보이는데, 이번에 나온 건 '그리스도교를 만든 3인의 사상가'로, (의당 예상할 수 있지만) 사도 바오로와 교부 아우구스티누스, 그리고 마르틴 루터가 그 3인에 해당한다. 시리즈의 소개는 이렇다.

 

“그리스도교를 만든 3인의 사상가”는 그리스도교를 교양이자 학문으로 접근하려는 인문/역사 독자들이 이 3권만 읽더라도 그리스도교의 핵심 교리와 역사적 변천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구성한 기획이다. 옥스퍼드 대학의 ‘Very Short Introduction’ 시리즈에서 바오로, 아우구스티누스, 루터 세 명의 일대기와 사상의 형성 과정을 다룬 책을 가려 뽑았다.

물론 세 사람을 더 자세하게 다룬 책들이 따로 있지만, 이 시리즈의 강점은 '짧다'는 데 있다(그래도 번역서 분량은 200쪽 가량). 천천히 읽어도 3-4시간이면 독파할 수 있는 분량. 맘먹고 읽으면 이 세 권을 하루에 읽을 수도 있겠다. 그렇게 해서 '그리스도교의 핵심 교리와 역사적 변천'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면 훌륭한 '가성비' 아닌가.

 

이미 다룬 적이 있지만 다른 출판사에서 펴내는 걸로는 '연암서가 인문교실', '교유서가 첫단추' 등도 '아주 짧은 입문서' 시리즈에서 선별한 것이다. 옥스퍼드대학의 이 시리즈는 수백 권이 출간돼 있다고 하므로 앞으로도 상당수 책이 더 번역되지 않을까 싶다. 교양입문서의 공백을 어느 정도 채우기까지는 말이다. 한데, 브렉시트가 가시화되면 이 '영국산 교양'의 출판도 영향을 받는 것일까?..

 

16. 06. 26.

 

 

P.S. 덧붙여, 기독교의 역사에 대해서는 최근에 주목할 만한 책이 몇 권 나왔다. 정기문 교수의 <그리스도교의 탄생>(길, 2016), 로드니 스타크의 <기독교의 발흥>(좋은씨앗, 2016), 알리스터 맥그라스의 <기독교의 역사>(포이에마, 2016)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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