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부터 해가 진 지금까지
하루 종일 책상 앞에 앉아 있다.

그리고...
하루 종~일 워밍업을 하고 있다.

왜 이렇게 글을 쓰기가 싫지?
아니... 보다 정확하게 표현하면
시작하기가 두렵다.

파일을 열고 일단 시작을 하면
어떻게든 쓸 수 있을텐데
여태까지 파일을 안 열고 있다.

이거 뭐... 시험 전날
방청소를 하거나 앨범 정리를 하는 애들처럼
해야할 일 앞에서 미적미적 딴청을 부리고 있다.

오피스텔에 TV도 없다.
낮잠을 자지도 않았다.
만화책을 보지도 않았고,
게임을 하지도 않았다.

말 그대로 하루 종~일 책상 앞에 앉아 있었다.
그리고... 한 줄, 한 단어는 커녕 아직 파일을 열지도 않았다.
왜 이러지?

하루 종~일 워밍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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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늘빵 2007-07-22 09: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시작하기 힘들어서 하루종일 노트북 켜놓고 앉아있던 적 많아요. 시작하면 여세를 몰아서 쓰는데 말이죠. 책 나오면 꼭 사인 받을거에요.

kleinsusun 2007-07-22 12: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프님, 결국.....어제 시작 못하고 자서 지금 일어났어요. ㅠㅠ
오늘은 꼭 여세를 몰아서 써야 겠어요. 홧팅!^^
 

"쓰레기 분리 수거"

2달 전 까지만 해도 나랑 별 상관 없는 말이었다.
지금은? 쓰레기를 버리는 게 중요한 일과가 되었다.

오피스텔은 창문이 하나만 있다 보니 환기가 잘 안된다.
아파트처럼 다용도실이 따로 있지도 않고,
워낙 작다 보니 쓰레기를 자주 버리지 않으면 공기 전체가 나빠진다.

쓰레기 봉투 10리터 짜리 하나가 170원.
채 반도 못 채우고 버리면....물론 돈 아깝다!

하지만... 버리는 쓰레기가 많지도 않은데
꽉 찰때 까지 기다릴 수가 없다.

오피스텔의 다른 싱글들도 다들 비슷한지
반도 안 찼거나, 헐렁헐렁한 쓰레기 봉투가
쓰레기 수거함에 가득하다.

며칠 전, 쓰레기를 버리러 갔다가
놀라운 현장을 목격했다.

동네 주민으로 보이는 뚱뚱한 아줌마가
까만 비닐 봉다리를 몇개씩 주렁주렁 들고
쓰레기 수거함으로 다가왔다.

때는 캄캄한 밤이었다.

쓰레기 불법 투기를 하려나?
불법 투기를 하려면 그냥 골목에 몰래 버리지
왜 쓰레기 수거함에 까만 봉다리를 들고 나타났지?

난 의혹에 가득 찬 눈길로 그 아줌마를 쳐다 봤다.
나의 빈약한 추리력은 그 아줌마의 태연한 행동에
즉각 KO패를 당하고 말했다.

글쎄...그 아줌마는....
헐렁헐렁한, 널널한 쓰레기 봉투들에
까만 봉다리를 쑤셔 넣는 것이었다!

용의주도하게도 까만 봉다리들의 크기는
딱 10리터 쓰레기 봉투의 1/3 정도였다.

그 아줌마는 나의 시선을 아랑곳하지 않고
까만 봉다리들을 하나씩 (여유 있게!)
헐렁한 쓰레기 봉투들에 쑤셔 넣었다.

난 너무 놀라 잠시 입을 벌리고 쳐다 보다가
오피스텔 입구로 행했다.

그러다..아줌마가 작업을 다 마치셨는지 궁금해서
뒤를 돌아 봤을 때...
내가 버린 쓰레기 봉투에 까만 봉다리를 쑤셔 넣는
아줌마와 눈이 마주쳤다. 헉!

아끼는 것도 좋지만 그렇게 까지 해야할까?
뭐...긍정적으로 생각하면
싱글들이 낭비하는 쓰레기 봉투를 활용해 주셔서 다행(?)이다.

5리터 짜리 쓰레기 봉투는 없나?
싱글들을 위한 5리터 짜리 봉투가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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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07-07-19 02: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우! 대단한 아줌마. 전 괜찮아보이는데요. 무단투기도 아니고 어차피 빈 쓰레기 봉투를 활용하는 거니까요. 쓰레기 봉투 버리실때 냄새나는것 있을때는 다른 봉투 그니까 저 아줌마처럼 까만 비닐봉투같은거 작은걸로 꽉 채워서 완전히 밀봉되게 꽉 묶어보시죠. 뭐 그러면 왠만한건 냄새 안나고 꽤 버틸것 같은데요. 저희는 4식구가 버리는거다 보니 20리터도 금방 찬다는... ^^;;

2007-07-19 08: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조선인 2007-07-19 08: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단투기보다야 낫네요. ㅋㅋ

BRINY 2007-07-20 15: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뜰하신 분이시네요, 그 아줌마. 교실에서 100리터짜리 쓰레기봉투를 쓰는데, 학교에서는 2주에 1장 쓰라고 성화지만, 여름철에는 애들이 빙과니 음료수를 많이 먹기도 하고해서 쓰레기량도 그렇지만, 쌓이면 냄새나잖아요. 저는 그냥 학급비로 쓰레기봉투 더 사서 1주일에 한번씩 쓰레기봉투 갈아버려요. 그런데, 매점에서 그걸 주워서 다시 채워 버리는 모양입니다. 알뜰하다고 하면 알뜰한 거죠, 그것도. 아마, 그 매점 아줌마는 '요즘 젊은 것들은 아까운 걸 몰라~'이러시면서 쓰레기봉투를 채워넣고 있으실걸요.

다락방 2007-07-19 14: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게요. 무단투기보다는 낫네요. 하하.
쓰레기 분리수거, 제게는 아직도 별 상관 없는 말이긴 하지만, 언젠가 친숙한 단어가 되겠지요. :)

마늘빵 2007-07-19 18: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줌마 짱. :) 저도 쓰레기분리수거 잘해요. 아직 혼자살지 않아서 집에선 안하지만 직장에선 제가 제일 잘해요. 근데 분리 해놓으면 누가 다 망쳐놔요 또 섞여서. -_-

세실 2007-07-21 23: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름은 쓰레기의 적~ 음식물 쓰레기도 매일 버려야지 하루 묵히면 에휴 냄새...
그나저나 아줌마 참 용감하시네요. 전 아직 진정한 아줌마가 아닌가 보아요~~ㅎㅎ
 

오피스텔을 얻어 독립한지 이제 2달이 다 되어 간다.
20일까지 관리비도 내야 한다. 에어컨도 별로 안 틀었는데 왜 그렇게 많이 나왔는지!

퇴근하는 길에, 쓰레기 버리러 가다, 편의점에 생수 사러 가다
엘리베이터에서 마주치는 사람들은 거의 20~30대 싱글들이다.

퇴근하는 길에 마주 치는 사람들은 손에 달랑달랑 비닐 봉지를 들고 있는 경우가 많다.
짜파게티, 신라면 같은 라면 1~2개,
양파링 같은 스낵,
오피스텔 입주자 전체가 마시는 것 같은 삼다수 2리터 병.

혼자 살다 보니 시켜 먹는 사람들도 많은 것 같다.
엘리베이터에서 피자나 중국집 배달원들을 자주 본다.
한 번은 배고플 때 짬뽕 냄새 맡고 다이어트 실패할 뻔 했다.
어찌나 냄새가 진동을 하는지!

이 동네 중국집은 그릇이 많아서 빈 그릇 회수율이 낮은 건지,
게을러서 그런 건지, 장사가 안 되는 건지,
며칠씩 빈 그릇을 안 가져가는 경우도 있다.
옆 집 앞에 있던 신문지를 덮은 짜장면 그릇 하나가 며칠씩 외롭게 복도를 지켰다.

오피스텔로 이사오고 나서 한 번도 라면, 3분 카레 같은 인스턴트 식품을 먹지 않았다.
피자, 그 흔한 짜장면도 한 번도 안 시켜 먹었다.
아..... 내가 생각해도 장하다!

5월 1일부터 지금까지 한 번도 과자, 아이스크림, 청량음료, 햄버거, 초콜릿도 먹지 않았다.
동생이 말했다. "넘 독한 거 아니야? 징그럽다."

그래도....술은 마셨다. ㅋㅋ
퇴근하고 오피스텔에 들어와서 샤워를 한 후
에어컨을 틀고 책상에 앉아 책을 읽으며 맥주를 한 캔!
아.....지상낙원!

갈수록 살림이 많아지고 있다.
처음엔 뭘 해먹을 생각이 없어서 양념이나 소스가 아무 것도 없었는데
이젠... 발사믹 식초까지 있다.
유기농 샐러드를 제대로 한 번 (호텔 수준으로!) 만들어 보려고 야심 차게 샀는데,
몇 번이나 해 먹을 지는 미지수다. 썩지는 않겠지?

8월말까지 완성된 원고를 출판사에 넘겨야 하는데
오늘까지 60꼭지 중 24꼭지를 썼다. 40% 달성!
이런 저런 약속 잡지 말고, 있는 것도 잘라내고
오피스텔에 틀어 박혀 부지런히 써야 한다.
달리자, 달려!

뭐... 데이트할 남자도 없는데 잘 됐다.
집필을 핑계로 주말에 당당하게 방콕을 하자!

내일 오전에 그룹 방송 책 소개 프로 녹화가 있다.
뽀송송한 피부, 화면빨 제대로 받기 위해 일찍 자야지.

Day by day, in everyway, I'm getting better & bet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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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07-07-17 23: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전히 열심히 사시네요. 책을 쓰고 계신가봐요. 무지 기대되네요. 더운 여름 건강 해치지 마시고 힘내세요. ^^

마늘빵 2007-07-18 00: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야. 제가 꿈꾸는 생활을 하고 계십니다. (남친이 없는거 빼고는)
무슨 책 쓰시는거에요?
녹화 프로그램두 좀 알려주세요 어디가면 볼 수 있는지. :)

moonnight 2007-07-18 01: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왓. 잘 지내시는군요. 수선님이야 심지가 굳으시니 당연 홀로서기도 잘 해내실 거라 믿었어요. 책도 잘 진행되신다니 또 더 기쁘구요. 저도 수선님 나오시는 프로그램 보고 싶은데, 여기서도 볼 수 있는 건가요? +_+;

2007-07-18 08: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조선인 2007-07-18 08: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출판되면 공개하는 거 잊지 마세요.

마태우스 2007-07-18 08: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 40% 하셨다구요. 책은 초반 30%가 어렵지 그 후부턴 고속도로죠. 근데 회사일 하시랴 책 쓰시랴, 바쁘시겠어요!! 힘내시고 화이팅.

2007-07-18 12: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kleinsusun 2007-07-18 12: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람돌이님, 감사합니다. 즐거운 방학 보내세요!^^

아프님, 그룹 방송이라 외부에서는 볼 수가 없어요. 책은... 해외영업 실무 에세이예요.^^

달밤님, 오랜만이예용^^ 그룹 방송이라 외부에서는 볼 수가 없어요. 빨리 지상파로 진출해야 될텐데..ㅋㅋ

조선인님, 부끄럽지만 공개할께요.^^

마태님, 초반 30% 이후에는 가속이 붙나요? 말만 들어도 힘이 나네요. 쭈~욱 달려야 겠어요. 홧팅!^^

드팀전 2007-07-18 17: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해외영업 실무에세이...제가 볼 일은 정말 없겠군요.^^ 그래도 나오면 찾아는 볼께요/
그나저나 아직도 남자친구가 없소? .. 휴.. 휴..

kleinsusun 2007-07-18 17: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드팀전님, 쭈~욱 없었던 건 아니고 있다 없다 하다가 지금 없는 거예요. 음하하

BRINY 2007-07-18 19: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진짜 바쁘시겠어요! 전 정말 반성해야합니다. 에잇!

프레이야 2007-07-18 19: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선님, 책 성공적으로 나오기 바랍니다.
내일 오전 티비에 나오시는 거에요? 보면 좋겠는데 안 알려주시는 거에요?
시간이랑 채널이랑..

kleinsusun 2007-07-18 21: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BRINY님, BRINY님이 더 바쁘잖아요! 대학원도 다니시고... ^^

혜경님, 지상파가 아니라 그룹 방송이예요.^^ 지상파 빨리 진출해야 겠어요.ㅋㅋ

다락방 2007-07-19 14: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옷. 완전 화이팅이예요, 수선님!!!
 

오늘로 다이어트 60일.

60일 동안 초콜릿, 사탕, 아이스크림, 탄산음료, 피자, 햄버거, 삼겹살....
한 번도 먹지 않았다.

그래서? 5kg 감량했다. 하하하.

쉽지 만은 않았다.
욕구불만에 시달리기도 했고,
신경이 날카로워서 사소한 일에 짜증을 내기도 했다.
지난주까지 거의 매일, 저녁으로 닮 가슴살 샐러드를 먹었는데(소스도 없이!)
지난주 목요일에는 뻑뻑한 닭 가슴살을 잘못 삼켜 요란을 떨기도 했다.
그 때는 정말...이게 뭐 하는 짓인지, 우스꽝스럽기도 했고 화가 나기도 했다.

내가 매일 닭 가슴살 샐러드를 먹는다는 말에
"그 맛 없고 뻑뻑한 걸 매일?" 하며 경악했던
거래선 사장님은 신문을 읽다가 내 생각이 났다며
참치 광고 같은 신문기사를 메일로 보내 주시기도 했다.
(조중동 중 하나였는데,
기름을 뺀 참치 캔을 최고의 다이어트 식품으로 찬양하는 기사였다.)

처음 몇 주간은 초콜릿, 아이스크림이 무진장 땡겼는데
이상하게 시간이 지나면서 그런 것들이 싫어졌다.
누가 근무시간에 아이스크림을 돌려도,
출장 갔다 온 사람이 초콜릿을 돌려도,
먹고 싶은데 참는 게 아니라 먹기 싫어서 먹지 않았다.

며칠 전, 퇴근 길에 지하철역 앞 포장마차를 지나가다가
바짝 튀겨 놓은 핫도그와 김말이, 각종 튀김들을 보니 나도 모르게 화가 났다.
왜 저렇게 몸에 나쁜 걸 파는 거지?
고개를 확 돌리고 잰 걸음을 걸어 지나쳤다.

지하철을 타고 생각했다.
혹시...내가 음식에 대한 강박을 느끼나?
아니면... "저까짓 신 포도를 누가 먹겠어?" 하며 돌아서는 여우랑 같은 증상일까?

궁금하기도 하고, 걱정이 되기도 해서
친한 의사 샘에게 물어 봤다가 이런 대답을 들었다.
"수선씨는 어쩜 그렇게 잘 알아요?"
다이어트하는 사람들에게 흔히 나타나는 심리적 현상이라고 했다.

60일 동안 과일, 야채를 의식적으로 많이 먹으려고 노력했다.
출근할 때 방울 토마토를 싸가서 공복이 느껴질 때 먹었다.
싫어하는 저지방 우유도 하나씩 마셔 줬다.

단백질 위주로 먹어서 그런지,
평소에 비해 운동량을 늘려서 그런지,
5kg 감량하면서 근육은 거의 잃지 않았다.

오늘 퇴근할 때, J대리가 말했다.
"과장님, 요즘 자꾸 예뻐지네요. 결혼하실 때가 됐나 봐요."

예뻐졌다는 말에 업 됐다가,
"결혼"이란 말에 쿵!
주말마다 한참 어린 후배들 결혼식 가느라 바쁜데...
오늘도 축의금을 냈다. ㅠㅠ

60일간의 다이어트가 성공해서 기쁘다.
4월에 한참 힘들었을 때,
울고 불고 콧물을 흘리다가 결심했다.
아름다운 모습으로 다시 태어나자!

여름이다.
과감한 노출 패션을 즐기자. 호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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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샘 2007-06-29 08: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성공을 축하드립니다.^^
과감한 노출 패션... 이라 하심은...

시비돌이 2007-06-29 09: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60일 성공하신거 축하드리구요. 앞으로도 하실건가요? ^^ 근데 이건 왜 물어보는거야?
글샘/ No出 나가지 않는다, 이런 뜻 아닐까요? ㅋㅋ

세실 2007-06-29 09: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호 드디어 성공하셨군요~ 축하드립니다~
음식에 대한 강박관념 저도 느꼈어요.
그 좋아하던 던킨도너츠 한 입 물고는 '아우 달어, 느끼해, 트렌스지방 덩어리, 이런 걸 왜 먹지?' 했답니다. ㅎㅎ
히 전 9킬로가 목표랍니다. 5킬로는 성공했어요~~

BRINY 2007-06-29 10: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5kg이라니...고기가 몇근입니까...성공 축하드립니다.

moonnight 2007-06-29 11: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아. 축하드려요. 정말 수고 많으셨어요. 대단한 의지예요. 부럽네요. ^^

icaru 2007-06-29 15: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오...자그마치 5킬로그램..!
예뻐진 모습 보고 싶어요~
사진 어케 안 되나요?

마늘빵 2007-06-29 15: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저는 과감한 노출(?)패션 올여름 힘들거 같습니다. -_-
 

 
 
"어제 만난 선배 P가 신나서 떠드는 나를 보며
라디오 패널 같은 거 하면 잘하겠다...고 말했다.
술 먹다가 한 지나가는 말이었지만, 가슴이 막 설레였다. 촌스럽게.

난 사실....라디오 책 소개 프로 패널이 되고 싶다는 바람이 있었다.
누구한테 말해 본 적은 없지만.

내가 무슨 문학평론가도 아니고,
이주향처럼 교수는 아니더라도 시간강사도 아니고,
하루하루 헉헉거리는 회사원 주제에 그런 기회가 있겠어? 하며
혼자 생각하고 혼자 꼬리를 내렸다."

- 06년 6월 10일 에세이 <6시간 동안의 수다의 향연> 中

작년 6월 10일, 그러니까 딱 1년 전에 쓴 글이다.
1년이 지난 지금,
난 SBC(삼성 그룹 방송)의 책 소개 코너 <즐거운 책 읽기>의 진행자다.
오늘 아침, 두 번째 방송이 나갔다.

공중파 방송은 아니지만....
꿈은 이루어진다. 비스무리 하게라도!

한 달에 한 번, 주제별 책 소개를 하고 있다.
주제 선정부터 주제에 맞는 책 선정, 책 소개까지 완결형으로!

지난 달, 첫번 째 방송은 너무 긴장을 해서인지
목소리 톤도 너무 높고 안정감이 없었다.

오늘 두 번째 방송은 한결 안정감이 느껴졌다.
사무실에 앉아 내가 나오는 방송을 보고 있자니
디따 뻘쭘하면서도 매우...행복했다.
내가 상상했던 곳에 내가 있음에.

기회가 된다면
회사원들이 출근길에 듣는 라디오 아침방송(그러니까...FM 대행진 같은) 패널이 되어
회사원들의 감성과 눈높이에서 소설을 소개해 보고 싶다.
코너 제목은.... 회사원들이여, 소설을 읽자! or 회사원 감성 충전소?

사실...회사원들이, 특히 30대 이상의 남자 회사원들이
소설에서 멀어지는 데는 일간지 기자들과 문학평론가들도 크게 한 몫하고 있다.

일간지 북섹션을 보면 한숨이 나온다.
매주 기자들이 모여 사전회의를 하나?
무슨 짜고 치는 고스톱도 아니고 신문 마다 똑 같은 신작소설을 소개한다.
붕어빵처럼 똑같이 박혀 있는 표지 사진들!

기사들은 또 어찌나 두리뭉실하게 쓰는지...
그런 기사들을 읽으면 예전에 택시를 타면 자주 볼 수 있던 문구가 생각난다.
아빠, 오늘도 무사히!

회사원들이 간만에 소설 한 번 읽어보려 해도
뭘 읽어야 할지...도대체 알 수가 없다.

입사 10년, 나날이 "드라이" 해지는 자신의 감성에 덜컥 겁이 나
해외여행이라도 가듯 큰 맘 먹고 간만에 소설 한 번 읽어보려는 30대 후반 남자.
그런데...그는 알 수 없다. 뭘 읽어야 할지.

문학평론가가 말하는 "좋은" 소설이 누구에게나 좋은 소설은 아니다.
한 페이지 넘는 "묘사"가 가득한,
특별한 줄거리 없이 심리 묘사로만 가득한,
"서사 없는" 소설을 간만에 소설을 잡은 회사원이 읽는다면?
빙고! 다시는 소설 안 읽는다.

평론가들은 그런 소설에서 새로운 문제의식과 미학을 발견하지만
회사원들은 그런 소설에서 민방위 훈련 보다 참을 수 없는 "지루함"을 느낀다.

언젠가... 금요일 아침방송 코너를 맡아
주말에 배 깔고 누워,
우울한 퇴근 길 지하철에서,
회사생활이 너무 힘들어 외계인한테 납치라도 당하고 싶을 때,
읽을 수 있는 소설들을 소개하고 싶다.

꿈은 이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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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덕화 2007-06-21 21: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합니다. 지금 이 글을 다시 내년 쯤, 더 큰 꿈을 이룬 후에 만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좋은 인연도 만나시기를......^^

비로그인 2007-06-21 22: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멋진 수선님...
제꿈도 그렇게 이뤄지면 좋겠어요 :)

마늘빵 2007-06-22 00: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우와 축하해요. 나도 이런거 하고 싶다아. 라디오 방송 듣지는 않아도 하고는 싶던데. 잠시 라디오PD를 꿈꿔본 적이 있어요. :)

드팀전 2007-06-22 09: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곧 섭외 들어오겠군요.^^ ...이런 게스트를 찾을 때가 있을 겁니다.
갑자기 생각이나서 S그룹 있는 친구에게"야 너 혹시 화학 쪽에 있는 성과장 아냐?"물어더니..
그친구가 그러네요.."어..책 좀 읽는 성과장...직접은 모르고 그냥 알아" 이러네요.^^

이게다예요 2007-06-22 09: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근데 그게 생각보다 쉬운 일은 아니더라고요. 나중엔 책 고르느라 스트레스도 좀 받고. 하긴 저는 너무 정신없는 틈에 맡겨진 일이라 더 그랬기도 했지만요.
아무튼 꿈이셨다니, 멋지게 해 내세요! 정말 적성에 딱 맞게, 잘 하실거 같아요. ^^

stella.K 2007-06-22 10: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꿈은 이루어지죠. 축하해요. 정말 수선님은 방송 진행 잘 하실거 같아요. 기회 있으면 방송 내용 좀 올려 주세요. 수선님 목소리 좀 들어 보게.^^

BRINY 2007-06-22 10: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행복하셨다니 좋으네요. 축하드려요~

2007-06-22 15: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kleinsusun 2007-06-22 21: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혜덕화님, 감사합니다.^^ <밀양>에서 교회 주차 안내하면서 싱글벙글거리는 종찬 같은 남자 만나고 싶어요. 꿈은 이루어진다! 호홋

체셔고양이님, 님의 꿈이 꼬~옥 이루어질꺼예요. 홧팅^^

아프님, 저도 대학4학년 때...라디오 PD 시험쳤다 떨어진 적 있어요. ㅋㅋ

드팀전님, 친구분이 저를 안다구요? 쑥스럽네요.^^

이게 다예요님, 벌써...다음달 주제를 뭘로 할지, 어떤 책을 고를지 걱정이 되요.
많은 지도편달을 부탁드려요.^^

stella님, 감사합니다.^^ 동영상을 어떻게 올리는지 몰라서...ㅋㅋ

BRINY님, 감사합니당^^

속삭이신님, 저는 그런 소설을 소개하는 것만으로 만족을...^^
암튼....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