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을 내요, Mr.Kim!]
내가 좋아하는 롤러코스트의 노래.
오늘은 이 노래를 Ms.Sung에게 들려줘야 겠다.
왜냐면 Ms.Sung이 지금 넘 축 쳐져 있어서....
어제 병원에 가는 날이라 회사에서 일찍 나왔다.
아침에는 "야~오늘 일찍 나간다!" 하며,
다른데도 아니고 병원가는건데
그래도 좋다고 히죽거리고 있었는데,
막상 봄날 같이 햇살 좋은 오후의 태평로를
터벅터벅 걸어 지하철역으로 가는데
이상하게 우울했다.
피곤해서 그런가....
많이 졸리고 피곤하고....그랬다.
H 종합병원의 정형외과.
참...기부스한 사람들이 많이 모여 있었다.
실밥을 풀었다.
따끔따끔...아팠다.
엄살 심한 나는 몇번 아~~소리를 질렀다.
"선생님, 기부스는 언제 푸나요?"
"2주 후에 엑스레이 찍어 보고요. 뼈가 아물어야 하니까요."
앞으로 또 2주....
의사 샘의 말을 들으니 한숨이 나왔다.
사실....2주란 시간 보다,
실밥을 뜯을 때 손가락을 보니 마음이 아팠다.
손톱은 멍들어 있고,
실밥을 뜯은 자국은 흉터가 될 것 같고,
2주간 기부스를 해서 그런지 이쁘던 손가락이 눌려져 있었다.
수선 : 흉터 남는건가요?
의사샘 : 예...좀 남을 것 같네요. 얼굴도 아닌데 뭘 그렇게 신경쓰세요?
난...
"제가 원래 손은 정말 이쁘거든요."
이런 허접한 대답을 하려다 참고 말했다.
"감사합니다.안녕히 계세요."
병원을 터벅터벅 걸어나오는데...우울했다.
영화나 하나 볼까? 하다가
피곤해서 집에 들어왔다.
저녁을 먹고 좀 쉬려고 하는데,
항상 투덜 투덜 거리는 독일병사 같은 바이어한테 전화가 왔다.
선적이 늦었다고 10분 넘게 광분해서 투덜거렸다.
흥분해서 말까지 막 꼬여가지고.... 대단했다.
영어 조차 알아 듣기가 힘들었다.
그저...피곤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단....좀 자자...
자고 나면 기분이 좋아질꺼야.
그리고....
눈을 뜨니...아침이었다.ㅎㅎ
김포공항에 도착,
check in을 하고 통유리로 된 snack bar에서
비행기들을 바라보면서 야채 샌드위치를 먹었다.
비행기 시간이 어중간해서
회사에 잠깐 들렸다 올까 망설이다가
그냥 왔더니 1시간 정도의 시간이 생겼다.
인터넷 라운지로 가서 홈피에 접속했다.
언제나....홈피 문을 열 때 마다
뭔가...반가운 소식이 없나 두근거린다.
그런 설레임과 기다림으로
남 부럽지 않은 귀차니스트인 내가
홈피를 유지할 수 있는 것 같다.
옆에 서있는 독수리 아저씨는 두손가락으로 열심히 이메일을 보내고,
그 옆에 서있는 아저씨는 만화를 심각하게 보고
다를 그렇게 뭔가를 하고 있다.
나도 홈피에 또 하나의 에세이를 끄적끄적 쓰며 생각한다.
힘내자! 힘!
스스로에게 노래를 불러준다.
힘을 내요, Ms.S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