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회사에서 내내 힘들었다.
가슴이 팔딱팔딱 뛰었다.
친한 사람 몇명에게 중계방송을 했는데,
그 때 마다 진정을 찾아가던 가슴이 다시 소용돌이를 쳤다.

우울한 기분으로 퇴근을 했다.
오늘 따라 날씨는 왜 그리 추운지...
집에 막바로 가서 쉬고 싶었지만 가볍게 술을 한잔 하고 싶었다.
친구에게 전화를 걸었다.

" 바빠? 지금 나올 수 있어? "
고마운 친구는
힘들 때만 전화하는 얄미운 내게
아무런 싫은 소리하지 않고,
그 흔한 한마디 생색도 없이,
바람을 휘날리며 나타났다.

단골집 "일로"에서
좋아하는 맥주 삿뽀르 실버를 마셨다.
내 좋은 친구는 "무슨 일"이냐고 묻지도 않았다.

위로도, 다독거리는 것에도 관심없는 사람들,
훌쩍거리는 동료의 아픔에 무표정한 사람들이
"왜?"는 집요하게 물어본다.

국민학교 때,
누가 울면 애들이 우는 애 주위로 우우 모여든다.
"왜 울어? 왜 울어? 왜 그러는데?"
대부분의 경우 애들은 왜 우는지를 궁금해 한다.
같이 속상해하는 애들도 물론 있지만,
많은 경우 아이들의 솔직함 또는 잔인함은 "호기심"을 채우기에 바쁘다.

친구랑 맥주를 마시면서 좋은 노래들을 듣다 보니
갑자기 노래가 하고 싶어졌다.

"노래방 갈래?"

나의 갑작스런 제안에
친구는 오늘은 너에게 봉사하는 날이라는 표정으로
흔쾌히 "가자!" 그랬다.

맥주 한캔 밖에 안 마신 나는
아주 또릿또릿한 맨정신으로 마이크를 삼켜버릴 듯 노래를 불렀다.
타카피의 "사랑의 이름표"
봄여름가을겨울의 "Bravo, My Life"
황규영의 그 옛날 노래 "나는 문제 없어" 를 악을 쓰며 불렀다.

다른 사람이 봤으면 나의 그 쑈쑈쑈에,
그 어설픈 춤과 우스꽝스런 표정에
뒤집어지며 웃었을텐데 친구는 나를 안스럽게 쳐다봤다.

친구의 표정.
"저게 얼마나 속이 상하면 저럴까...쯧쯧..."

내 쑈를 지켜보던 친구가 마이크를 들더니 노래를 했다.

널위해 할 수 있는게 참 없잖니 사랑을 얻는 일도 하는 일도
그게 나를 또 얼마나 미치게 하는 건지 니가 알까
끝내 몰라도 돼 부탁 하나만 할게 널 웃게 만드는 일만 허락해줘
우는건 아픈건 내가 할게 넌 웃어줘


친구의 노래를 듣는데 눈물이 핑 돌았다.
친구가 말했다.
" 넌 웃을 때가 젤 이쁜거 알지?"

고마워.고마워.정말 고마워.
내일은 하루 종일 웃을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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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져 2005-01-20 23: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마워, 친구야!!!!
친구가 있어 아름다운 세상입니다. 훌쩍.

로드무비 2005-01-20 23: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황규영의 '나는 문제없어' 갑자기 악을 쓰며 불러보고 싶어요.
수선님은 마음아픈 일도 참 상큼하게 쓰시네요.
능력입니다.^^
(오늘 일 다 잊어버리고 푹 주무세요.^^)

날개 2005-01-20 23: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친구분을 가지셨군요.. 속상한 일은 좀 풀리셨나요? 기운내시고 친구분 말씀대로 내일은 웃으시기 바래요..^^*

바람돌이 2005-01-21 01: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흔히 친구를 보면 그 사람을 알수 있다 그러잖아요. 속상할 때 그런 친구가 있다니 수선님은 행복한 분이세요. 그리고 그런 친구를 가졌다는 것도 수선님의 마음됨을 보여주는거구요. 아마 내일은 수선님의 직장 내공 수치도 좀 더 올라 있을거예요. 인간의 적응력은 놀라우니까요. 화이팅!!!

kleinsusun 2005-01-21 09: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친구가 있어 아름다운 세상입니다. 친구가 있다는건, 항상 내 옆에서 나를 지지해주고 믿어주는 누군가가 있다는건 참 든든한 빽이예요. 친구에게 다시 한번 감사하며.친구야,고마워, 고마워, 정말 고마워!

kleinsusun 2005-01-21 09: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플레져님,로드무비님,날개님, 바람돌이님 모두 격려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덕분에 오늘 아침은 한결 기분이 나아졌어요. 씩씩하게 오늘 아침과 정면승부합니다.ㅋㅋ 환하게 웃으시며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nemuko 2005-01-21 10: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젠 기분 좋아지셨죠^^ 그런 좋은 친구를 가진 수선님도 부럽구요, 저도 누군가에게 그런 친구가 되고 싶네요......

야클 2005-01-21 11: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친구분에게 잘하십시오. 결혼한 후에도 변치말고... 검은 머리 파뿌리가 되도록...^^

kleinsusun 2005-01-21 12: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nemuko님도 그런 친구가 되어 주세요. 정말 든든한 힘이 된답니다.
야클님, 맞아요 맞아.그 친구한테 잘해야죠. 야클님 글 읽고 지금 막 그 친구한테 전화했어요. " 지금 내 홈피에 들어가봐. 주인공으로 등판시켰어." 친구가 좋아하네요. 네...저도 잘할꺼예요.힘들 때만 전화하는 얌생이 안될꼬예요.ㅋㅋ

moonnight 2005-01-21 16: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유령처럼 들락거리다가 이제야 흔적남깁니다. 안녕하세요. 수선님 처음 뵈어요.^^ 님의 서재에 새글이 올라오면 살짝 들어와 읽기만 하던 소심쟁이입니다. 마음을 나누는 친구가 있어 행복하시겠어요. 다 수선님께서 따뜻한 마음을 가지셨기 때문 아니겠어요. 친구를 보면 그 사람을 알 수 있다잖아요. 부럽습니다. 님. ^^ 이젠 몸도 맘도 아프지 마세요. ^^

kleinsusun 2005-01-21 17: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감사합니다. 어제 많이 아파한거 후회했어요. 어제 에너지 소모가 너무 커서 오늘 몸이 힘들더라구요. 닉이 참 이쁘네요. moonnight. 앞으론 그냥 가지 마시고 글 남겨주세요. 행복한 주말 보내세요!

파란여우 2005-01-23 12: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짠한 글을 왜 이제서야 보게 되었나 몰라요. 가슴깊이 팍팍 와 닿습니다. 사실, 제가 요새 낮에는 사무실에서 서재질을 도통 못해요. 윗분과 아주 근접한 거리에 위치가 있는 까닭으로 서재 마실에 중대한 차질을 초래받고 있다는 것이 변명입니다만. 아, 그래서 전 님의 이 글을 이제서야 읽으며 다시한번 슬퍼집니다. 그나저나 수선님! 마음이 참으로 따듯하신 친구분이십니다.^^

kleinsusun 2005-01-23 15: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정말 고마운 친구예요.저도 그 친구한테 잘해야 되는데...
파란여우님, 일하면서 서재 생각나시겠네요?ㅋㅋ
 

오늘 아침에, 거의 출근한지 30분이 채 안되어서 박살이 났다.

뭐가?
컴퓨터가? mp3가? 핸드폰이?
아니다. 다 아니다.
뭐가 박살이 났냐면...

바로 내가 박살이 났다.

콩글리시로 표현을 하자면,
" I was attacked by my big boss."

"박살"과 필이 통하는 영어단어를 여러 개 생각해 보았으나,
"attack" 정도 밖에 적당한 게 없다. "strike"는 너무 심하고...

1월 예상실적을 검토하다가
대노(大怒)하신 상무님께서 성대리를 호출,소리를 지르셨다.
사무실이 떠나가게.
밀림의 타잔 보다 더 큰 소리로.
작게 말씀하셔도 들리는데....

이른 아침에(출근 시간 : 8시) 예상치 못한 충격을 받았더니
하루 종일 힘들다.
멍하다. 모니터 앞의 유령이라고나 할까?
답장을 기다리는 세계 각국의 고객들이 보낸 메일들이 가득한데
나는 멍하니 모니터를 쳐다 보고 있다.

아침부터 부대껴서 좀 혼자 있고 싶었다.
학교 선배와 점심약속이 있었는데,
약속을 연기하려고 11시쯤 전화를 했다.

수선 : 오빠! 우리 담 주에 보자.
선배 : 나 오늘 아니면 계속 바쁜데. 그냥 지금 갈께.
수선 : 그럼 오늘 저녁도 안 돼?
선배 : 응.그냥 지금 갈께.
수선 : 알았어.

이렇게 해서 회사 지하 아케이드에 있는 식당가에서 선배를 만났다. 서로 이런 저런 안부를 챙기다가 선배에게 물었다.

수선 : 여자 친구는 생겼어?
선배 : (씩 웃으며) 참....말하기 창피한데....
나 결혼해.
수선 : 정말? 언제?
선배 : 모레.
전화로 말할까 하다가, 오랜만에 얼굴도 볼겸 왔어.
청첩장도 안 찍었거든.

선배는 2년 전에 이혼을 했다. 결혼 생각이 없었는데 좋은 사람을 만났다고 한다.
난 진심으로 축하해 주었다.
그래도 속으로는 좀... 쓸쓸했다.
도대체 내 짝은 어디에 있는 걸까?

처음하는 결혼이 아니라 쑥스럽기도 하고 해서
소수 정예 100명만 초대했다고 한다.
아주 친한 사람만...
친척도 아주 가까운 친척들만....
100명 중에 나를 끼워 줘서 고맙다.
그런데....왜 이런 좋은 소식을 하필 오늘 전해주는 걸까?

아침의 여파가 크다.
아까 외근 나간 Bruce 대리가 들어와서,
아침에 있었던 일을 중계방송 했더니
진정을 찾아가던 가슴이 다시 마구마구 뛴다.
우황청심환이 생각날 정도로...

회사원들은 "내공"이라는 말을 자주 쓴다.

상사가 막 소리를 지르고 마구 화를 낼 때,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는
미동하지 않는 자세, 평정(平靜)을 지속할 수 있는 능력.
금방 싹 잊어버리고는 미소를 짓는 능력.
더 나아가 "나 바보예요." 하는,
마구 깨져도 그게 기분 나쁜지도 모르겠다는 표정을 짓는
가공할 능력.

이런 능력이 있는 자들에게 회사원들은 말한다.
"내공이 대단하시네요."

나의 내공은 거의 빵점이다.
어찌 이리 세월이 흘러도 달라지는게 없는지...

아직도....가슴이 뛴다.
이렇게 좌충우돌 성대리의 하루가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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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ji 2005-01-20 19: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하루가 이제 저물어 갑니다. 그렇지요, 그런 날이 있더군요. 또, 어떤 날을 아침부터활짝 웃는 날이 있듯이 말이지요. 내공은 시간과 비례한 듯 하면서도, 또한 개인차가 많아 길들여지기 힘든 부분이기도 할테고요. 그냥, 마음이 안쓰러워서 토닥토닥, 하고 싶었습니다. 힘 내세요. 그래도 내일은 또 태양이 뜬다잖아요. 저녁 식사 든든히 하시길요-

kleinsusun 2005-01-20 19: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감사합니다. 근데...정곡을 찌르셨어요.
정말 길들여지기 어려운 부분이예요. 제게 조직생활에서의 "내공"이란...
어쩜 이렇게 물렁물렁한지...
이를 악물고 무거운 헬스기계를 들어올려 근육을 만들 듯,
내공을 쌓아야 하는 걸까요?

mannerist 2005-01-20 19: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제 학생. 소리 들을 날도 딱 열흘 남은 매너입니다. 이제 정말 남의 일 같지가 않네요. 뭐 전공 그대로 살리는 회사생활이고 제 일만 잘하면 욕은 안먹는다지만 이제 수선누나가 이악물고 버티시는 일을 저도 겪고, 또 속으로 가라앉혀야겠죠. 누나의 what happen today를 다시 읽으며, 미리 내공단련을 해야겠어요. 누나의 글, 괜찮은 아령 맞죠?

넋두리_흠. 이런 콩글리쉬는 어떨까요?
가장 먼저 생각난 건 "I was grinded ~"흠. 이건 뒷담화 당하는 거에 가까운 거 같고... "I was beated ~"나 "I got a fatal blow~ (너무 살벌한가요? ㅋㅋ)" 정도면 '박살'에 나름대로 가깝지 않을까요?

kleinsusun 2005-01-20 19: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하하하. I was beated. 웃기기도 하고....막 슬프기도 하네.
매너!10일 후부터 일하는거야? 일단 축하를!
즐겁고 행복하게 시작하길 바래! 매너,홧팅!

2005-01-20 20: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야클 2005-01-20 20: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강하다는 것은 이를 악물고 세상을 이긴다는 것이 아니라 세상과 상관없이 어떤 경우에도 행복하다는 것이다." (전경린/내 생애 꼭 하루뿐인 특별한 날 中)

직장 내공은 낮을지 몰라도 서재질 내공은 이미 최고수의 반열에 오르신 수선님,어떤 경우에도 씩씩하고 행복하시길. 화이티잉~~~ ↖^^↗

플레져 2005-01-20 22: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야클님의 요 이모티콘 너무 이뻐서 복사했습니다 ^^
수선님, 제가 수선님께 뵈드릴 수 있는 최대한의 포즈에요.
수선님, 그래도 홧팅~!

kleinsusun 2005-01-20 22: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산이신님, "홧팅" 외쳐주셔서 감사합니다.
위로가 되신다면 잔뜩 받아 가세용!
야클님, <내 생애 꼭 하루뿐인 특별한 날> 읽었는데, 이런 멋진 말이 있었는지 몰랐네요. 맞아요. 상무 아저씨와 상관 없이 행복하기!칭찬해 줄 때도 넘 좋아하지 말 것이며, 소리지를 때도 넘 신경쓰지 말기! 홧팅 홧팅!
플레져님, 감사합니다.큰소리로 "홧팅!"

로드무비 2005-01-20 23: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경린 씨 책 중에 저 말이 제일 인상적이었는데......
아무튼 오늘 무지 마음고생하신 수선님.
저도 파이팅 외쳐드립니다.
(전 부끄러워서 '홧팅'이라고 못 써요.^^;;;)

kleinsusun 2005-01-21 08: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제 다 까먹으려고 했는데, 오늘 아침 출근길에도 자꾸 생각이 나더라구요. ㅋㅋ 어제 일에 대해 "기억상실"을 하려 합니다. 로드무비님, 걱정해 주셔서 감사합니당.
 

새해의 첫번째 일주일을 보냈다.

새로운 해가 시작되면 사람들은 늘상 부지런을 떤다.
담배를 끊는다고 호들갑을 떨고,
헬스클럽은 새로 운동을 시작한 사람들도 터져나갈 것 같고,
외국어 공부를 한다고 출근길에 이어폰을 낀 사람들이 눈에 띄게 많아진다.

그런데 난....
이상하게 피곤하고 무기력했다.
오히려 평소 때 보다 더 처져있었다.

어제 아침에 난 좀 쉬어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휴가를 냈다.
1월 10일 월요일.
여름휴가를 빼고 별도의 휴가를 낸건 처음 있는 일이다.


요즘엔 휴가도 근태시스템에 입력하고 전자결재를 받아야 한다.
가끔 헛갈린다. 이게 디지털 세상인지 귀찮은 세상인지...

근태시스템에 들어가면 일단 휴가 날짜를 지정해야 한다.
1월 10일 월요일 클릭.

그 다음 휴가 종류를 지정해야 한다.
참...일년에 휴가 며칠 되지도 않으면서 휴가 종류는 디따 많다.
"연차" 클릭.

사실 보건휴가(생리휴가)를 선택할 수도 있었지만 연차를 선택했다. 사업부 전체에서 여자는 나 하나 밖에 없다. 한번 써본 적도 없는 보건휴가 한번 냈다가 " 여자들은...." 이런 말 듣고 싶지 않다.

그 다음 휴가 사유를 입력해야 한다.
난 잠시 망설였다. 뭐라고 쓰지?
"가사"라고 쓸까?
근데 "가사"라고 쓰면 팀장이 뭔 일이냐고 또 꼬치꼬치 묻는다.

참...자기 연차 자기가 쓴다는데
뭔 일이냐고 묻는 팀장도 그렇지만
이런 질문에 자세히 대답하는 사람들이 더 이상하다.

얼마전 울팀 대리 하나가 연차를 냈었는데
팀장이 뭔 일이냐고 물으니까
옆에서 듣는 사람이 짜증이 날 정도로 자세하게 설명했다.

그래서....난 "몸살"이라고 썼다.
채울 칸을 다 채우고 "상신" 클릭.

한 10분 쯤 지났을까?
팀장이 자지러지게 웃는 소리가 들렸다.
난 일하면서 생각했다.
'아침 부터 뭐가 저렇게 웃길까? 쩝'

팀장은 자지러지게 웃다가
여전히 껄껄거리며 누군가를 불렀다.
나를 부르는 소리였다.

난 "네" 대답하고 팀장 자리로 갔다.
팀장은 여전히 킥킥거리며 말했다.

"넌 몸살도 예약하냐?"

난 순간 당황했다.
잠시 침묵....

팀장 : 넌 몸살도 예약하냐?
주말에 푹 쉬면 되지 월요일에 몸살이야? 우하하.
수선 : 그게....몸살이 좀 심해서요.
팀장 : 아프긴 정말 아프냐? 얼굴은 멀쩡한데...
수선 : 참고 있는거예요.
팀장 : 마음이 아픈거 아니야? 으허허.
수선 : (강경하게) 아니라니까요.


이렇게 해서 결재가 완료되었다.
참.... 휴가 하루 내는게 이렇게 힘들어서야...

생각해 보니 나도 참 미련하다.
그냥 가사라고 쓰고 무슨 일이냐고 물어보면 외할머니 팔순 이런 모범답안을 말하면 되는데...

어쨌든 3일을 쉬게 되었다.
내일 아빠가 등산을 가신다고 같이 가자고 한다.
일기예보를 보니 오늘 내일은 가장 추운 날이라고 한다.
영하 10도라나...
등산 갔다가 정말로 몸살 나는거 아닐까?
그래서 황금같은 휴가에 정말 몸살로 누워 있는거 아닐까?

몸살예약.우하하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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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클 2005-01-08 11: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우~~ 3일 연휴라... 부럽네요. 전 이제 회사 나가야되는데. -_-; 수선님의 남은 생애중 오늘이 가장 젊은 날이란거 아시죠? 등산이든 책이든(몸살은 말고 ^^) 3일 멋지게 보내시길. 화이티잉~~~ ^^V

chaire 2005-01-08 11: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 정말 재밌고 눈물나는 글인 걸요...^^ 몸살을 예약하면 뭐 어때서요.. 그쵸? 디지털이 더 복잡할 때가 정말, 간혹 있어요... 암튼 맘/몸 편한 휴가 되시길...

icaru 2005-01-08 12: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짜 몸살은 사양하시고요~ 지금 금쪽같은 나날을 유유자작자작...하시겠네용^^

릴케 현상 2005-01-08 13: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 깐깐한 회사군요. 울회사는 난닝구라 아무때나 나와서 일하고 아무때나 쉬는데^^

kleinsusun 2005-01-09 01: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금쪽같은 3일의 휴가 중 하루를 보냈어요.그래도 널널하게 보낼 일요일 밤을 생각하면 잔잔한 행복이 밀려오네용.ㅋㅋ 모두 행복한 일요일 보내세요!
 

어제 한 종합병원의 영안실로 조의를 다녀왔다.
상무님의 장모님이 돌아가셨다.
오랫동안 투병생활을 하셔서 그런지 가족들은 침착해 보였다.

영안실 앞에는 자녀들의 이름이 쭉 써 있었다.
아들1명, 딸 4명, 그리고 그들의 배우자 5명.
울 상무님은 막내사위다.

그런데 참 이상한건
영정 앞에 서서 조문객들과 인사를 하고 절을 하는 사람들은
아들 1명과 사위 4명, 다섯 명의 남자였다.
어머니가 돌아가신 슬픔은 딸들이 가장 클 텐데
50~60세인 딸들은 음식을 나르고 손님들을 챙기느라 정신이 없었다.

상무님을 찾아온 문상객들이 제일 많았다.
상무님 앞으로 온 수많은 弔花들,
수많은 조문객들...
삼성그룹의 임원이라는 타이틀에 맞게 엄청나게 많은 조문객들이 찾아왔다.

팀에서는 시간표를 만들어서 오전/오후/저녁/야간 반을 만들었다.
나는 오후반이었다.
오후반 3명은 차 한대로 같이 이동, 병원에 도착했다.
식사를 하고 손님들과 인사를 하고 약간의 시간이 흘렀다.

같은 오후반이었던 김 과장님이 말했다.
" 우리 교대해 주자. "

오전반이었던 강 과장과 김 대리가
영안실 안 데스크(조의금 내고 이름 쓰는 곳)에 앉아 있었는데,
그 사람들과 교대해 주자는 말이었다.

같이 있던 Bruce 대리는 흔쾌히 "예,그러죠" 대답했다.
그런데 나는....그렇게 흔쾌히 대답할 수가 없었다. 왜냐구?

조문을 수도 없이 많이 가 보았지만,
그 데스크에 여자가 앉아 있는 것을 한번도 보지 못했다.
내가 거기에 앉으려 하면,
누군가가 나에게
"여자는 앉는 거 아니예요."
이런 말을 할까 봐,
이런 말을 들을까 봐 두려웠다.


세상에서 제일 듣기 싫은 말이
" 여자는 안 된다." "여자라서 안 된다." "여자가 어디서..." 이런 말이다.
여태까지 영안실 안의 데스크에
남자들만 앉았는지 여자들도 앉았는지
그런 문제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내가 거기에 앉을 일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데....막상 닥치고 보니
" 내가 앉아도 되는 것인가? " 이런 생각이 든 것이다.
정말 별의 별 고민을 다한다.쩝...

나는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잠깐 자리를 비웠다.
다행히 강 과장과 김 대리가 그냥 자기들이 계속 하겠다고 해서
나랑 같이 간 일행들은 교대를 하지 않고 식당에 있었다.

다른 사람들은 밤 늦게까지 있었는데,
약속이 있었던 Bruce 대리와 나는 6시가 조금 넘어서 같이 나왔다.
우리는 서울로 나오기 위해 좌석 버스를 탔다.
일산에서 당산역까지 나란히 앉아서 얘기를 했다.
( Bruce 대리는 내가 회사에서 가장 좋아하고 친한 사람 중 한 명이다.)

수선 : 있쟎아요... 영안실 안에 조의금 내는 데스크 있쟎아요...
거기에 여자가 앉은 거 본 적 있어요?
Bruce : (갸우뚱 갸우뚱 하다가) 없는 거 같은데.. 본 적 없어요.
근데...왜 그래요?
수선 : 아까 김과장님이 교대하자 그럴 때요, 같이 들어갔다가
누가 "여자는 앉으면 안돼요." 그럴까 봐 걱정했어요.
Bruce : ( 좀 놀란 표정으로 ) 그랬겠다.... 정말 그랬겠다.... 그런 생각은 한번도 못해봤네.
수선 : 이런 "헛갈림"을 하루에도 몇 번씩 느껴요.
Bruce : Susan이 생각이 많겠구나. 남자들한테는 너무나도 당연한 일이, Susan한테는 그렇지 않구나.
Susan이 말하지 않았으면 생각도 못해봤겠네. 이런 문제는....


그렇다.
너무도 당연하고, 너무도 일상적이고, 아무 생각 없이 할 수 있는 일들이
내게는 그렇지 않는 경우가 많다.

어떻게 해야 되지? 헛갈릴 때가 많다.
답은 없다. 왜? 전례가 없으니까...

이런 일도 있다.
가끔씩 국내 거래선이나 공장에서 누가 방문했을 때,
우리 팀의 모든 사람들과 악수를 하면서 내겐 악수를 청하지 않을 때가 있다.
여자랑 악수를 하기가 뭐한가 보다.
요즘에도 그런 사람이 있냐고 웃을 수도 있겠지만,
이런 아저씨들 진짜 있다. 한두번 겪어 본 거 아니다.
심지어 내가 전화 받으면 말을 어정쩡하게 내려서 하는 사람도 있다.
예를 들어

수선 : 감사합니다. OOOOOO 성수선입니다.
전화 한 아저씨 : 영업 담당자 좀 바꿔요.
수선 : 어떤 제품 문의하시게요?
전화 한 아저씨 : OOO (제품 이름만 툭 말한다.)
수선 : 말씀하십시오. 제가 담당자입니다.
전화 한 아저씨 : 거....대리 쯤 되는 사람 좀 바꿔요.
수선 : 말씀하십시오. 성수선 대리입니다.
전화 한 아저씨 : ( 당황하며 ) 어.......영업에.....여자 분도 계시네요.
( 태도가 확 바뀌며 ) 저는 OOOO 누구라고 하는데요.


이런 일 정말 한두번이 아니다.
아직도 여자가 전화 받으면 갓 여상 졸업한 사무보조직 여직원인지 아는 사람이
유감스럽게도 한두명이 아니다.
그리고.... 자기 보다 나이가 많은 사람이 전화를 받건, 채 10살도 안 된 어린이가 받건
전화를 걸었으면 "존댓말"로 얘기하고,
자신이 누구인지를 먼저 말해야 한다는 "상식"을 모르는 사람이 한두명이 아니다.

으윽....쓰다 보니 하소연이 되었다. 쩝.
이런걸 쓰려던게 아니었는데....

나를 제외한 팀원 모두에게 너무도 당연하고 아무 생각 없이 할 수 있는 일이
내겐 고민이 될 때가 있다.
그런데 내가 고민한다는 걸 주위에선 모른다.

그래서....가끔은....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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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져 2005-01-07 13: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친구의 아버님이 돌아가셨을 때, 자매뿐이라 큰 집 오빠가 대신 조문객을 맞고 있더군요. 친구는 왔다 갔다 서성이고. 아비 잃은 슬픔을 멀리 떨어진 곳에서 적실 수 밖에요... 부당한 것들이 이제는 이상한 것들로만 취급되요. 정말 이상하지 않아요? 결혼해보시면 그 부당함이 여자들로 부터 파생된 것처럼, 오히려 여자들에게 더 만연해 있다는 걸 몸소 느끼실 겁니다. 얼마나 이상했는지 몰라요... ㅎㅎㅎ

야클 2005-01-07 14: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자분이 조위금 접수받는것 본적있어요. 딸이 조문객 맞이하고 절하는것도 본적 있구요. 여자분이 주례 하시는 것도 본적 있습니다. 저도 결혼할 때 주례는 친한 여자교수님께 부탁드릴겁니다.(그게 언제가 될지... ^^*)

아직 그런일이 드물고 신기해 보일뿐이죠. 어차피 애 하나 낳는 사람이 많은데 이런 일이 앞으로 대세가 아닐까 싶네요. 수선님이 앞장서시길! ^^*

icaru 2005-01-07 14: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얼마전에 감기가 심해, 약을 지으러 집근처 약국에 갔었더래요...희긋희긋 센머리가 보이는 50대쯤으로 보이는 아저씨가 약사로 있었어요.....

근데...이 아저씨가 증상을 물어보면서.. 은근히 말을 놓더라구요...정황상...이 아저씨...내가 여자라고....그러는 듯... 블쾌했지만 참았는데...점점 노골적으로 말을 놓는 것 같아, 저도 지지않고




약사 아저씨 : 기침은 언제부터?

나 : 오늘 아침부터.



했네요...ㅋㅋ 아저씨 뜨금하는 게 역력...^^

야클 2005-01-07 14: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복순이 언니님, 브라보! ^^V

그런데 꼭 여자라고 그런게 아니라 그런 사람은 남자한테도 자기보다 어려 보이면 반말할걸요? 전 많이 당해봤습니다.-_-;

kleinsusun 2005-01-07 14: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플레져님, 제 기분을 이해하시는군요. 엄마 잃은 슬픔이 가장 큰 존재는 딸들인데, 딸들은 음식 나르느라 정신 없고 사위들이 절을 하고... 번듯한 弔花가 누구 앞으로 왔는지, 누구에게 조문객이 젤 많이 찾아왔는지 은근히 경쟁하고.... 근데 결혼하면 이상한 일들이 더 많다구요? 그것도 여자들에게 더 만연해 있다구요? 헉...

kleinsusun 2005-01-07 14: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시 cool한 야클님! 팬클럽 하나 만들까 보다.ㅋㅋ

제 친한 친구도 결혼할 때 우리과 여자교수님(그것도 독일사람)이 주례 보셨어요.

야클님, 결혼할 때 꼭 초대해 주세요!

kleinsusun 2005-01-07 14: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복순이 언니 홧팅!

생각만 해도 기분 좋아요. 우하하하하하하하.

드팀전 2005-01-08 08: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근데 상무 장모 장례식장도 가야됩니까? 상무 아버지도 상무 와이프도 아니구..상무 장모장례식까지 가서 상부상조의 정신을 보여줘야되는군요. 뭐 저희 회사도 높은 사람들은 그런것까지 챙기는 것 같긴 하던데...귀찮은 일이군요.결국 다들 장례식장에 가도 처삼촌묘 벌초 하는 심정으로 건성건성 눈도장만 찍고 오는 건데...하여간 님이 계신 그곳도 복잡한 곳이군요.(아....당연히 힘들겠고 주변으로부터 따도 좀 당하겠지만 '심플라이프' 하고 싶다.)
 

"투명인간"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한 수선.
오전에 태업을 하는 바람에 오후에 허겁지겁 일을 하고
혼자서 늦게 퇴근했다.

동기들 모임이 Finance Center에서 있었는데
다들 일찍 나가고 혼자 8시에 터덜 터덜 걸어갔다.
갑자기 추워진 날씨에 목도리를 칭칭 두르고....

서울신문사 앞이었나?
어떤 할머니가 이 추운 날씨에 길 한복판에 쭈그리고 앉아
빨래장갑을 팔고 있었다.

머리는 더 이상 허열 수 없는 백발이었고,
허리는 완전히 휘어 있었다.
이 추운 날씨에 옷은 다 낡아빠진 스웨터를 입고 있었다.
내 놓은 물건이라고는 달랑 빨래 장갑 두개.
난 핸펀으로 친구랑 수다를 떨며 걸어가고 있었는데,
그 할머니를 보는 순간 걸음이 멎었다.

도저히 그냥 지나갈 수가 없었다.
젊은 내가 털옷을 입고 목도리를 칭칭 감고 걸어가도 추운데
그 연로하신 할머니가 낡아빠진 스웨터를 입고
길 한복판에 앉아 있으면- 그것도 몇시간 째- 얼마나 추울까?

하필 그 때 주머니에 5천원 밖에 없었다.
(현금이 없어서 Finance Center 1층에서 돈을 찾으려고 했었다.)
난 없는대로 할머니께 5천원을 드렸다.
할머니가 허리를 굽혀 인사를 하며 빨래장갑을 내밀었다.
난 빨래장갑은 받지 않고 답답한 마음에 할머니께 말했다.

" 할머니, 제발 들어가세요! 오늘 날씨 너무 추워요.네?"

할머니는 고개를 끄덕끄덕 하셨는데,
가다가 뒤돌아 보니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빨래장갑을 내밀며
계속 앉아계셨다.

도대체 얼마나 추울까?
난 눈물이 핑돌았다.

동기들 모임이 뭄바에서 있었는데
그 할머니를 보고 나서
한병에 6만원씩 하는 와인을 마시고 앉아 있자니(그것도 부가세 별도)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

나오면서 친한 동기 두명에게 말했다.
그 할머니 얘기를....
내 자신이 너무 부끄럽다고,
내 고민이 너무 사치스럽다고,
아침에 늦잠 자서 택시 타고 왔는데 그 할머니에게 너무 미안하다고...

그 때 K가 말했다.

"요정일지도 몰라."

우리는 한참을 웃었다.
" 이제 성대리 소원 세개 들어 주는거 아니야?"

<미녀와 야수>에서 요정은 노파로 변신해서 왕자를 찾아간다.
왕자가 노파를 매몰차게 내쫓자
요정은 왕자에게 저주를 내리고 야수로 변하게 한다.
진정 사랑하는 여자가 나타날 때 까지 저주가 풀리지 않게 한다.
그것도 장미꽃이 시들기 전까지...

이 추운 날에 빨래장갑을 팔고있던 그 할머니가
정말로 요정이었으면 좋겠다.
그냥 잠시, 지나가는 사람들의 인심을 시험해 보려고
변신한 요정이었으면 좋겠다.

그래서...
제발....
내일은 춥지 않았으면 좋겠다.
제발 그 할머니가 춥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 할머니가 진짜 요정이면 얼마나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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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무비 2004-12-30 09: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상 구석구석을 살펴보면 밥이 목구멍으로 안 넘어갑니다.

양심의 가책을 덜 수 있는 최소한의 일도 별로 위로가 안되지요.

그런데 달랑 고무장갑 두 켤레를 가지고 그 추운 거리에 앉아계셨다니

프레스센터 근처의 정경을 상상하니 비현실적으로 여겨지네요.

옷이나 좀 뜨시게 입고 나오시지. 그 할머니......


kleinsusun 2004-12-30 12: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죠? 프레스센터, 그 옆에 파이넨스 센터 다 삐까뻔쩍한데,

그 길 한복판에서 달랑 빨래장갑 두개를 내놓고 이 추운 겨울에 앉아계신 할머니.

진.정. 그 할머니가 요정이었으면 좋겠어요.

어항에사는고래 2004-12-30 18: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짜 요정이 있어 할머니의 겨울이 따뜻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그리고 그 할머니 앞을 지나가다 오천원을 건네는 수선님의 마음처럼 제게도 한번은 그런 따뜻한 마음 가질 수 있는 겨울이 되었으면 하고 바래봅니다.

kleinsusun 2004-12-30 19: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그 할머니가 요정이었으면 좋겠어요.

이 추운 겨울에 제발 길에 앉아 있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어항에 사는 고래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야클 2004-12-31 12: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호... 착한 일 하셨군요. 내년엔 必.승.진. 하실겁니다. 하하 ^^

kleinsusun 2004-12-31 19: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내년에 대상이 아니예요. ㅋㅋ

야클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