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2/18)에 인터뷰 기사가 떴다.
" 인기 잡지도 아니고,
그룹 사보에 나오는거니깐 별로 보는 사람 없겠지."
생각했다.
또.... 제발 사람들이 보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인터뷰 기사가 뜨기 하루 전,
홍보팀에서 기사를 보여주었다.
난 기사를 보고 기분이 좋지 않았다.
기분이 좋지 않아 그날 저녁에 술까지 마셨다.
인터뷰 기사는 특이하게도 "일인칭"이었다.
평소 인터뷰 기사를 자주 읽는건 아니지만
일간지나 잡지에서 보아 온 그 많은 인터뷰 기사 중
"일인칭"은 정말 처음 봤다.
하루 먼저 보내준 인터뷰 기사.
그 기사는 인터뷰 기사 같지가 않고,
나 아닌 사람이 "나"를 대신해서 쓴 "어설픈 일기" 같았다.
인터뷰 기사를 동료 몇명한테 보여 줬더니,
모두 내가 우려했던 반응을 보였다.
" 이게....인터뷰 기사야?
모르고 읽으면....성대리가 썼는지 알겠다..."
심지어 이렇게 묻는 사람도 있었다.
S 과장 : 원고료는 받았어요?
수선 : 네? 그거 인터뷰 기사예요.제가 쓴게 아니라...
S 과장 : (놀라며) 그래요? 난 성대리가 쓴건지 알았네...
후배 하나는 이렇게 말했다.
"차라리 언니가 써서 주지 그랬어?"
난 화가 났다.
내 "짝퉁" 일기가 돌아 다니는 느낌이었다.
인터뷰 기사를 쓴 기자에게 전화를 해서
각주를 달아 달라고 말했다.
기사를 읽는 사람들이 내가 쓴 글로 오해를 하니,
"인터뷰 내용을 일인칭으로 재구성했다" 는 각주를 달아 달라고...
* 위 기사는 <삼성월드>에서 성수선 대리와의
인터뷰를 1인칭 시점으로 재구성한 것입니다.
결국... 인터뷰 기사 끝에 이런 각주가 달렸다.
이 글을 여기까지 읽다보면 짜증이 날지도 모른다.
" 도대체 어떤 기사냐? 무슨 불만이 그렇게 많냐?
기사도 보여주지 않고 그렇게 횡설수설하면 어쩌냐?"
이런 고객불만사항이 예상되는 바,
진정 부끄럽지만 기사전문을 공개한다.
좌충우돌 성대리의 비밀일기
( 인터뷰 제목 "좌충우돌 성대리의 비밀일기"를 클릭하면 인터뷰 기사로 링크됩니다.)
인터뷰 기사를 읽고 많은 사람들에게 전화가 왔다.
모두 "최초의 인터뷰"를 축하해 주었다.
한 장애인 복지 관련 협회에서 "후원"을 해 달라는 전화가 오기도 했다.
인터뷰 기사를 보고 이런 생각을 했다.
인터뷰 기사는 기자의 개별적인 작품이다.
소설가가 영화 제작사에 저작권을 팔았으면 거기서 끝이다.
영화가 원작에 충실하지 않다고 불평을 해서는 안된다.
영화는 "독립적"인 창작물이니까...
인터뷰도 마찬 가지다.
물론 기사에 왜곡된 사실이 있어서는 안된다.
하지만 인터뷰 기사의 스타일이나 표현 방식은 인터뷰 기자의 권한인 것이다.
그러니 기사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해서
투덜투덜하는건 성숙하지 못한 태도라 할 수 있다.
인터뷰 기자는 내 홈페이지에 있는 수많은 글들을 읽으며
"30대 싱글의 일기"라는 컨셉을 잡았고, "브리짓 존스"를 떠올렸으며
"브리짓 존스의 일기"처럼 "일인칭" 시점으로 인터뷰 기사를 쓴거다.
기자 또한 "일인칭 시점"으로 기사를 쓰기가 쉽지 않았을 테고,
상당한 시간을 기울여 내가 쓴 글들을 읽었을 꺼다.
비록 내 맘에 꼭 들진 않지만,
인터뷰 기사에서 취재기자의 성의와 고민을 느낄 수 있다.
(세라님! 고맙습니다. 술 한잔 해요!)
내 좋은 후배 은영이 말했다.
"언니...최초의 인터뷰 자체를 축하하자구요. 아무나 인터뷰 하나요?"
그렇다.
선물처럼 주어진 이벤트를 즐기자.
기왕 한국의 "브리짓 존스"가 된 김에 이런 바람을 가져본다.
휴 그랜트, 콜린 퍼스 이런 쿨한 남자들이랑 연애 한번 멋있게 해 보자! 브리짓 존스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