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 살벌한 연인>에서 서른 넘게 연애는커녕 여자랑 키스도 한 번 못해본
주인공 남자는 신경 정신과를 찾는다.

" 선생님, 도와 주세요. 정말 너무 외로워요.
누가 좀 만져 주기만 해도 좋겠어요."

그렇게 하소연을 해 봐도,
의사에게 받은 건 약봉지 가득 든 "항우울제"(antidepressants) 뿐이다.

남자는 신경질적으로 중얼거린다.
" 누가 도와 달랬지 우울증 치료제를 달래? "
그리곤 약봉지를 쓰레기통에 던져 버린다.

뭐....서른 넘게 연애 한 번 못해 봤다는 건
누군가를 믿지 못하고, 마음을 열지도 못하고, 매사에 의심이 많은
강박신경증(?)의 일환일 수도 있겠다.

외로워 죽겠다고 아무리 절규해 봐도
의사가 몸소 여친이 되어 주거나, 우렁이 각시를 만들어 줄 수 없다면
도와줄 수 있는 건 약물처방 뿐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그렇게 외로움에 죽어가던 남자가
같은 오피스텔에 사는 여자, 그러니까 "달콤 살벌한 연인"과 사랑에 빠진다.
그리고...태어나서 처음으로 키스를 한다.

키스한 다음 날, 남자는 친구한테 전화를 해서 자랑을 한다.
" 너도 키스할 때 혀 넣고 그러니? "

남자는 "달콤 살벌한 연인"을 사랑한다.
상대방이 사람을 네 명이나 죽인 살인자라는 걸 알면서도 미련을 버리지 못한다.

왜 신고하지 않았느냐는 여자의 질문에 남자는 황당하다는 듯이 말한다.
" 어떻게 사랑하는 사람을 신고해요? "

그런데....그런데....
그 남자의 감정은 "사랑" 맞을까?
영화를 보고 나서 한참, 정말 한참 동안 그 생각을 했다.

외로움에 질식해 가던 남자 앞에 나타나,
키스해 주고, 섹스도 해 준 여자에 대한 감정적 애착, 또는 집착이 사랑일까?
그건 사랑이 아니라,
물에 빠져 죽을 뻔 했던 사람이
자신을 건져 주고 인공호흡을 해준 상대방에게 느끼는 고마움 같은 게 아닐까?

배 고플 때 슈퍼에 가면,
보는 것 마다, 손에 집히는 것 마다 다 산다.

외로울 때는,
외로워서 죽을 것 같을 때는,
싫지 않을 정도의 아무하고나 사랑에 빠지기 쉽다.
아니, 사랑이라 착각되는 감정에 빠지기 쉽다.

처음에는 마냥 좋다.
구원이라도 받은 듯 하다.
그러다가....
그 관계가 고통스러워지면,
그 관계의 허접함을 자각하기 시작하면,
그 관계에 책임 및 의무까지 하나 둘씩 생겨나면,
상대방이 싫어진다. 그것도 갑자기.

시인 신현림은 말했다.
에라 모르겠다, 하는 심정으로 결혼했다고.
외로움의 극단에서 결혼을 선택했다고.

그 글을 읽으며 "잔인하다"는 생각을 했다.
아무리 땅을 칠만큼 후회한다 해도,
그래도 결혼까지 했던 사람인데
적어도 "그 당시에는 눈이 멀었다." 거나
" 그 당시에는 눈에 콩깍지가 쒸었다." 라고 말하는 게 "예의" 아닐까?

외로워서 만났다,
너무 외로워서 만났다라고 말하는 건,
사람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얼마 전, 내게 막연한 호감을 표시하는 남자를 만났다.
그 남자에게서 절절한 외로움이 느껴졌다.
그 남자는 당장 출구가 보이지 않는 깜깜한 현실 속에서
손 내밀어 줄 "누군가"를 찾고 있는 것 같았다.
그 남자의 호감은 나를 향한 것이 아니었다.
그저...친절한 그 누구.
너무 못생기지도, 매력 없지도 않으면서 친절한 그 누구.

토끼는 외로우면 죽는다고 한다.
그런데...사람은 왠만해서 죽지 않는다.
죽지 않아, 죽지 않아~ 유재석이 부르는 노래처럼.

그러니...당신이 외롭다는 이유만으로 다른 사람을 헛갈리게 하지 말자.
당신이 외롭다는 이유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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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06-05-09 00: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간의 감정이란게 참 묘해서 그 외로움이란 것과 사랑이란 것의 경계가 늘 불분명하다는게 문제겠죠.
외롭다는 이유만으로 결혼은 안되지만 연애는 괜찮다는게 제 생각이예요. 어차피 해보지 않으면 진짜가 뭔지 알 수 없는거고.... 또 결혼은 물리기 무지하게 힘들지만 연애는 그에 비하면 쉽잖아요. ^^

kleinsusun 2006-05-09 00: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람돌이님, 네....그 "불분명함"...그게 항상 문제죠.
근데 또 연애와 결혼의 경계가 불분명하다는게 문제죠. 쿨하지 못한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저 포함^^

다락방 2006-05-09 08: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캬~
정말 아주 멋진 문장이네요. 가슴을 파고드는. 외롭다는 이유만으로 다른 사람을 헛갈리게 하지말자. 아자!

2006-05-09 08: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드팀전 2006-05-09 17: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뭐..살다보면 다 그런거지... 외로움을 전면에 내세운 사람에게 당하셨네(?) ㅋㅋ
그거이...연애를 도로에 비유하면...그렇습니다.도로에는 교통법규를 잘 지키는 사람도 있고 마구 어기는 사람도 있고...또 간간히 어기기도 하고 또 그럭저럭 지키기도 하고 ..남이 막운전하는 것 보면 난리치고 내가 할 때는 모르고..뭐 이런 저런 다단한 케이스가 많잖아요.연애를 하려면 이것 저것 다 감당해야죠.스스로 운전도 잘하고 방어운전도 잘하고....외롭다고 헛갈리게 하지 말자는...ㅋㅋ 연애 도로 위의 사람들이 말 잘들었으면 좋겠네요...어이 그 사이에 또 끼어드는 저 차는 뭐란 말인가? 빵빵..확...쥑.... 거 수선님이 그러잖아.외롭다고 헷갈리게 하지 말라고...악...거기서 급제동을 하면 뒷차는 어쩌라고...저걸.... ... ... ...
좀 다른 이야기인데..최근에 이현주 목사의 <대학중용읽기>를 읽고 있어요.
그 안에 나오는 어떤 신부의 말이 기억나는군요.
"진정으로 남의 사랑을 얻는 것은 기술을 연마해서 되는 것이 아니라,어떠한 인격의 사람이라는 그 사실로써 가능해지는 것입니다........문제는 당신이 무엇이며 무엇이 될 것인가입니다.".... 도로 위의 자동차를 탓한다고 세상의 자동차가 없어지진 않습니다.안전운전 해보삼...그대가 원하고 가능하다면..내 차는 거의 고물이네..투덜투덜

2006-05-09 10: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늘빵 2006-05-09 10: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수선님 글 넘 좋아요. 근데 그 남자도 모를거에요. 자신이 수선님을 사랑하는건지, 아니면 외로워서 누군가가 필요한건지. 음. 저도 그런 적 있습니다. 근데 제 자신도 그게 어떤건지는 잘 몰라요. 그냥 막연히 상황종료된 이후에 아 그런거 아니었을까 생각해보는 것일 뿐.

nada 2006-05-09 10: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짜 공감 천 배...사람은 외로움 때문에 많은 실수를 하는 거 같아요. 하지만 또 외로움이란 게 있어서 나 아닌 다른 사람들을 돌아보게 되는 거 같기도 하고요. 혹시 그분이 절박한 외로움을 온몸으로 표출하고 있다 해도 (그건 상당히 매력적이지 못한 부분이긴 하지만) 감정적으로 세련되지 못해서일 수도 있지 않을까요.. 그만큼 순수하다는..? 조금은 지켜보심이 어떨지.. (잘 알지도 못하면서 참견한다고 생각진 않으실지...^^;;;)

2006-05-09 14: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혜덕화 2006-05-09 15: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곷은 그냥 향기를 맡고 그 아름다움을 감상하면 그만이라고 생각합니다. 꽃의 성분을 분석하고 따지기 시작하면 꽃의 아름다움은 멀어져버리죠. 사랑도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외로움때문이든, 고독때문이든, 결혼때문이든, 사랑이 올 때 그냥 받아들이는 것, 사랑이 갈 때 집착하지 않는 것. 그것이 사랑에 대해 취할 수 있는 일이 아닌가 싶습니다. 결혼은 사랑으로 인한 결실일 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랍니다. 목적을 가진 사랑, 목적을 가진 결혼이라고 해도 어느날 정말 사랑하게 되고 목적은 사라지고 사람만 보게 되는 때도 있으니까요. 외로움때문에 남을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외로우니까 사랑하고 싶어지는 것, 그게 사람 아닐까요?
너무 분석하면 사랑할 수 없답니다. _()_

코마개 2006-05-09 15: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냥 놀아줄 누구나가 필요해서 그런겁니다. 그 심정 이해하는데...
나도 그랬으니까.
그리고 그냥 외로워서 결혼했다는 말 별로 잔인하지 않은데요.
저는 신랑에게 "내 인생의 가장 큰 오점은 지금 이렇게 결혼해서 살고 있다는 사실이야. 더군다가 그게 너라는 사실."이라고 그냥 말해요. 그냥 말하는게 덜 잔인합니다. 같이 살면 말 안해도 다 아는데 말 안하고 강한 포스를 주는게 더 괴롭습니다.

2006-05-09 17: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kleinsusun 2006-05-09 21: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멋진 문장이라굽쇼? 감사합니당.ㅎㅎㅎ

드팀전님, "남이 막운전하는 것 보면 난리치고 내가 할 때는 모르고.."
아...정말 그래요. 어쩜 이렇게 적절한 비유를...정말 드팀전님은 감각있다니깐...ㅎㅎ 팍팍 찔려요.
이현주 목사가 이아무개 목사 맞죠? 읽어보진 않았지만, 집에 몇권 있어요. 음...<파니핑크>랑 비슷한 내용이군요. 아무리 헤매어도 안 보이던 사랑이 자신을 찾아가니까 23번 등판의 난닝구가 나타난다....ㅎㅎㅎ
저도 오늘부터 벽을 바라보며 명상을...^^


kleinsusun 2006-05-09 21: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프락사스님, 음....님도 그런 적이 있으시군요. 아프락사스님처럼 멋진 남자에겐 언제 불쑥 사랑이 찾아올까요?^^

꽃양배추님, 음....저도 외로워서 헤맨 적 많아요. 아주 외롭다고 절규를 하고 다녔죠. 근데...외로움이 스스로에게 다가가는 시간을 주기도 하는 것 같아요.
연애는...연애 안하고도 잘 사는 사람이 잘한다고 하쟎아요. 저도 그래 보려고...ㅎㅎㅎ

kleinsusun 2006-05-09 21: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혜덕화님, 부끄러워요.
맞지도 않으면서 분석하고, 따지고, 의심하고....
자연스럽게....정말 자연스럽게...밥 먹고, 숨 쉬고, 잠 자듯이 사랑을 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강쥐님, 음...말 안해도 알 수 있는게 부부군요.
근데...강쥐님은 정말 후회해요? 어쩔 땐 강쥐님이 자랑하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하는데...ㅎㅎㅎ

2006-05-10 01: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6-05-10 09: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6-05-10 12: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비행기를 타면 섹스가 하고 싶어져요."

2년 전 우연히 만나 가끔 연락하고 지내는 3살 연하 친구 P가 말했다.
여행을 떠날 때면 항상 이상하게 설레고, 일탈에 대한 욕구가 뭉개뭉개 피어난단다.

"누나는 어때요?"

난 솔직히 대답했다.
"난 비행기 타는 게 그냥 지하철 타는 것 같아."

B는 황당한 듯 말했다.
"출장 말구요. 여행 갈 때 말이예요."

"글쎄....난 비행기를 너무 자주 타나 봐.
비행기에서 여행가이드 읽으면서 어디 갈까 생각하고 그런 게 아니라,
전자계산기 두드리면서 징그러운 숫자들로 가득 찬 보고서를 쓰는 게 내 일상이야.
비행기를 타면 설레이고 그런 게 없어. 아쉽게도."

말하다 보니 정말이지 귀를 틀어막고 싶었던, 몇년 전 호주 출장길이 생각났다.
그 날은 서울 시내 모든 예식장이 터져나가는 "길일"이었다.
일요일 저녁 비행기는 머리를 100개가 넘을 것 같은 실핀으로 틀어 올리고
커플 티를 입은 신혼부부들로 가득 찼다.
공항에 늦게 온 신혼부부들은 옆자리에 앉지 못해 복도를 사이에 두고 앉거나 앞뒤에 앉아
크게 떠들고, 옆자리에 앉은 신랑은 신부 실핀을 뽑아 주고, 손을 꼭 잡고 앉아 끊임 없이
재잘거리고....비행기는 거대한 돗대기 시장 같았다.

그날 비행기는 3,5,3이었는데,
난 재수 없게도 최악의 자리인 5명이 앉는 좌석 가운데 앉았다.
그러니까 두 신혼부부 사이에 10시간 동안 앉아 있어야 했다.
그 닭살 돋고 시끄러운 상황에서 난 말 없이 전자계산기를 두드렸다.

아무리 집중하려 해도,
옆자리 신혼부부의 대화는 계속 귀에 들어 왔다.
그들은 누구누구 선물을 사야 하는지에 대해 얘기하고 있었다.

일부러 귀엽게 말하려는 건지, 원래 혀가 짧은 건지
옆에 앉은 여자는 "실땅님, 실땅님"하는 최지우 같은 발음으로
친척들 이름을 하나하나 말하고 있었다.

" 아버님, 어머님, 우리 아빠, 우리 엄마, 큰 고모님, 작은 고모님,누구누구......."
이러다가 음료수를 든 스튜어디스가 한 번 지나가거나, 기내 면세품 판매를 하면
다시 처음부터 "아버님, 어머님,우리 아빠, 우리 엄마...." 를 계속했다.

대여섯번 들으니까 짜증이 나서 난 이렇게 말하고 싶었다.
"저기요, 아까 이모님까지는 하셨거든요.
노트 한장 찢어 드릴까요? 쓰시는게 좋지 않을까요?"

신혼부부들 가운데서 10시간을 앉아 있는 건 참으로 괴롭고 쓸쓸한 일이다.
그 속에서 전자계산기까지 두드리는 건 굉장한 인내심과 고도의 집중력을 요구한다.
이런 상황도 몇 번 겪고 나면 익숙해진다.
익숙해지면 익숙해 질수록 비행기를 타는 건 지하철을 타는 것처럼 일상이 되어간다.
설레이거나 괜시리 가슴이 뛰고 하는 현상은 자연소멸된다.

어쩌면....나도 "신혼여행"이란 걸 간다면 그 때는 설레일지도 모르겠다.
대한민국 법으로 합법적으로 내 남자가 된 남자 옆에 앉아 몰디브로 날아간다면 어떤 기분일까?
설레이기도 하겠지만, 서울의 한 거대한 예식장에서 "쌩쇼"에 가까운 결혼식을 하고 나면
피곤해서 곯아 떨어질지도 모르겠다.

어제 친구 결혼식에 갔다가 피식 웃음이 나왔다.
피로연장에서 칼질을 하고 있는데,
무도회처럼 커다란 융단이 깔리면서 신랑,신부가 손을 잡고 들어왔다.
마이크를 잡은 사회자가 말했다.
"신랑,신부 인사가 있겠습니다."

무대에 올라선 신랑,신부는 제일 먼저 커다란 촛대에 점화를 하고,
꽃게처럼 옆으로 걸어서 그 옆에 있는 <헨젤과 그레텔>에서나 나올 것 같은 커다란 케이크를 자르고,
또 꽃게처럼 옆으로 걸어서 피라미드처럼 쌓여 있는 글라스들에 샴페인을 따랐다.

속으로 생각은 해도 말은 못하고 있는데, 옆에 앉은 대학생이 웃음을 터뜨리며 말했다.
"뭐 하는 거야? 하나만 하지. 멍청해 보여."
하하, 더 "럭셔리"한 결혼식에 가면 마술 쇼처럼 퍼포먼스를 할지도 모르겠다.

결혼식장에 가면 뭔가 자극을 받거나,
"아....나도 저런 드레스를 입고 싶어." 그런 생각이 들어야 결혼을 한다는데,
난 계속 삐딱한 생각만 들었다.

도대체 이런 엄청난 예식장에서 결혼 비용만 얼마일까?
기본으로 5~6천은 가볍게 넘을 것 같은데
내 연봉도 넘는 돈을,
그러니까 일년 동안 가끔은 증발해 버리고 싶을 정도로 스트레스를 받아 가며
버는 돈 보다 훨씬 많은 돈을 하루에,아니 한두 시간에 다 써 버린다니....

그리고....그런 요란한 드레스도 입고 싶지 않다.
그렇게 요란하고 뭐가 많이 달린 꽉 조이는 드레스를 입고 있으려면
얼마나 배에 힘을 줘야 할까?
폐백까지 끝나고 옷을 갈아 입으면 아마 쓰러질 것 같을 거다.

내가 원하는 결혼식은 가족들과 친한 친구 몇 명만 초대한 조용하고 조촐한 결혼식이다.
얼마 전, 감우성이 호주에서 그런 조용한 결혼식을 했다고 한다.
나도 그런 결혼식을 하고 싶다.
한편으로는 수많은 결혼식에 천문학적인 부주를 쏟아 부은 부모님께 미안한 마음이 들긴 하지만....
그래도 원하는 결혼식을 하려면 "본전 의식"을 버려야 한다.

내일 또 결혼식에 가야 한다.그것도 양평에.
연휴 마지막 날 양평에서 올라 오려면
오징어를 세 마리는 먹어야 서울에 도착할 것 같아 기차를 타고 가기로 했다.
학교 다닐 때 MT 가본 이후 처음으로 청량리역에 간다. 거 참...

두 번의 결혼식 나들이로 황금같은 연휴가 간다.
난 절대 연휴에 결혼 안 해야지.

나도....설레이는 여행을 가고 싶다.
혼자 가도 좋고, 편안한 남자 어깨에 기대서 가면 더 좋겠다.
여행,여행, 여행이 가고 싶다.
언젠가, 불쑥, 조용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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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인 2006-05-06 19: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불쑥. 5월에 결혼하면 안 좋아요.
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 날, 한 마디로 죽음의 달인데, 결혼기념일까지 챙기려면 스트레스 받아요.

플레져 2006-05-06 19: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선님의 이 글, 정말 좋아요.
표현도 좋고 문장도 좋고 내용도 좋고~ 옆자리 신혼부부에게 노트 찢어주는 상상하니, 넘 웃겨요 ㅋㅋ (얼마전 여행할 때 저는 한 아주머니께 강한 충동을 느꼈음-.-)
연휴와 크리스마스... 이런날은 제발 그 날의 의미만 기념하도록 합시다!

2006-05-06 19: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겨울 2006-05-06 19: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용하고 조촐한 결혼식의 문제는 본전의식? 그렇군요. ^^
좋아요, 멋진 글입니다.

파란여우 2006-05-06 20: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용하고 아주아주 따뜻한 결혼식을 치룰 수선님 결혼식에 꼭 가고 싶어요^^

비연 2006-05-06 21: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낼 결혼식 가야 하는데...웅~
안 해본 저로서는...좀 경건하고 조용하고 그렇게 했으면 좋겠는데 말이죠..
하게 되면 다 비슷해지는 걸까요? ^^;;;;

BRINY 2006-05-06 21: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결혼식 당일 비용만 5,6천만? 그냥 현금으로 저한테 다 준다면 결혼을 진지하게 생각해보겠습니다^^ 요즘은 오히려 고2들로부터 왜 결혼을 안하는지, 독신주의인지 진지하게 질문을 당하고 있는지라, [내가 눈이 높아서~~]하고 마는데 이것도 좋은 핑게거리가 될 듯.

nada 2006-05-06 21: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런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하는 남자 후배가 있으시단 말씀이지요...ㅎㅎ 저도 아직까지 결혼을 생각하면 머리부터 아프다는.. 내 맘대로 정갈한 결혼식을 계획하고 싶어도 부모님들이 가만 안 계시겠죠. 부모님을 어찌 어찌 설득한다 쳐도 친척들 사이엔 하자 있는 애로 찍힐 거고 시부모님께는 결혼하기 전부터 드세다고 욕 먹겠죠. 아유, 머리 아파라..

2006-05-06 22: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kleinsusun 2006-05-07 03: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선인님, 네....5월에 기념일이 하나 더 있으면 힘들 것 같아요.ㅎㅎㅎ

플레져님, 와.....칭찬을 받으니 기분 좋아요.^^ 오늘 커피빈에 노트북 들고 가서 쓴거예요. 친구는 책 읽고, 전 글 쓰고.... 플레져님은 도서관이나 카페 자주 가세요?

속삭이신님, 맞아요. 혼자 생각만 너무 많아요.ㅎㅎㅎ

kleinsusun 2006-05-07 03: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울과 몽상님, 감사합니다.^^ "본전 의식"이라는 거...참 버리기 쉬운건 아닌 것 같아요.ㅎㅎㅎ

파란여우님,그런 날이......오겠죠?^^

비연님, 그럴 수도 있겠네요. 생각은 그렇게 안해도 하게 되면 다 비슷해지는...그래도 전 꽃게 걸음을 걸으면서 촛대에 점화하고, 케익 자르고, 샴페인 따르고 싶지는 않아요.ㅎㅎㅎ

Briny님, "독신주의"라는 질문을 들을 때(저도 가끔 듣는데) 황당하더라구요.
결혼을 안하는게 아직도 그렇게 "특이한" 일일까요? 왜 다들 결혼을 꼭 해야 하는 일이라고 생각할까요? ㅠㅠ

꽃양배추님, 맞아요. 고집 부리다 말썽 일으키기 싫어서 "좋게 좋게" 하다 보면 결국은 남들 하는 결혼식을 하게 되겠죠. 딜.레.마!



mannerist 2006-05-07 10: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여 그런 결혼식 같이 치를 의지가 굳건한 man을 만나세요. ㅎㅎ 그리고... 조촐한 결혼식, 매너놈까지 가면 번잡할 듯 하니, 저는 그냥 결혼 축하 엽서나 한 통 예쁘게 만들어서 부칠께요. 행복하셈~ 이라 써서 ㅎㅎㅎ

kleinsusun 2006-05-07 10: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이 매너, 맞아..."man"을 만나는게 우선이지.ㅎㅎㅎ
독일어 시험은 잘 봤어? 궁금하네...

2006-05-07 21: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kleinsusun 2006-05-07 21: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삭이신님, 어제......비가 왔었죠?^^

클리오 2006-05-07 23: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결혼식은 진행해보면, 제 행사가 아니더이다. 부모님께 키워주신 은혜 때문에 거절하기가 쉽지 않아서리.. 부모님은 당연 자신들 행사라고 생각하시구요... --;

kleinsusun 2006-05-07 23: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하.......결혼식은 부모님의 행사군요.
내일이 어버이 날인데 약간은 미안한 마음이 스멀스멀.....ㅠㅠ

2006-05-08 11: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코마개 2006-05-09 15: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푸하하. 비행기를 타면 섹스가 하고 싶은건 영화를 넘 많이 봐서 아닐까..흠흠.
그 허니문 플라이가 걸리면 정말.. 어쩜 그 신부화장한 귀신 같은 몰골에 부담스런 머리를 하고 뱅기들을 타 주시는지. 그러고선 몇시간을 꼿꼿하게 가더군요.신기해라.
제 신혼여행이 궁금하다 하셨죠? 조금만 말하면 예식 끝나자 마자 집에 와서 세수 박박하고 머리감고 뱅기타서는 둘다 내릴때 까지 내리 잤습니다. 뱅기표만 사서 둘이 훌렁 떠난 거라...

kleinsusun 2006-05-09 21: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하, 어떻게 알았지? 그 친구 영화사에서 일하고 있어요.^^
역시...강쥐님은 세수를 하고, 머리를 감고 비행기를 타셨군요.
항상...실핀 100개를 머리에 꽂고 비행기를 탄 여자들을 볼 때 마다 신기했어요.ㅎㅎㅎ
 

2년 전 여름, 소개팅을 했던 남자가 있다.

그 남자는 Y대 법대를 나와 사법고시를 오래 준비하다 포기하고
적성에 맞지 않는(스스로 그렇게 말함) 빡센 조직생활을 하고 있었다.

그 남자는 스스로를 '일상에 무능한 남자'라고 했다.
무슨 말이냐고 했더니,
자기는 책 읽고 생각하고 글 쓰고 여행하는 걸 좋아하고,
일상, 그러니까 운전하고 파킹하고 이동통신 적립카드에 포인트를 적립하고,
마음에 없는 말 하고,여자를 꼬시는데 철저하게 무능하다고 했다.

그 남자는 후면 주차만 할 수 있고(전면 주차와 병렬 주차는 못한단다),
길 눈은 너무 어두워 아는 길만 겨우 운전하고,
지도에 약하기 때문에 네비게이터도 별 도움이 안 된다고 했다.

이 말을 들었을 때, 헉~하고 한숨이 나왔다.
서로 기분 좋은 공통점을 갖고 있다면 "빙고!"하고 소리 치며
"저도 그래요!" 할 텐데,
길눈이 어둡고 운전을 잘 못하고 파킹은 후면 주차만 할 수 있다니 기가 막혔다.

내 최대 컴플렉스가 바로 "운전"이다.

2003년에 차를 팔고 한 번도 운전을 하지 않았다.
얼마 전, 회사 차를 운전할 일이 있었는데 망설이다가 못하겠다고 했다.
3년 동안 한 번도 핸들을 잡지 않다가, 내 차도 아닌 회사차를 운전할 자신이 없었다.

난 대학 1학년 때 운전면허를 땄다.(시험 운은 있어서 한 번에 합격했다.)
한 동안 장롱면허로 지내다가, 대학 4학년 때 노란 차로 연수를 받았다.
그 때, 연수 선생님이 했던 말이 잊혀지지 않는다.
" 어떻게 아줌마들 보다 더 못해요? 보통 학생들은 금방 하는데..."

엄마,아빠의 반협박 및 강요로 난 운전연수를 "40시간"이나 받았다.
동네 50대 아줌마들 보다 내가 더 오래 연수를 받았다.

40시간 연수를 마치고, 혼자 긴장하며 차를 몰고 나간 첫날 접촉사고를 냈다.
4차선에서 천천히 차를 몰다 앞에 비상등을 켜고 정차한 쏘나타가 한 대 있기에
이 정도면 되겠지 하고 살짝 핸들을 틀었는데,
내 차 사이드 미러가 정차하고 있던 쏘나타 싸이드 미러에 부딪히면서
쏘나타 싸이드 미러가 깨져 유리가 막 날렸다.
별거 아닌 사고였는데도, 유리가 막 날리니까
난 대형사고가 났는지 알고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어찌나 무서웠던지....

그 후 한 동안 운전을 안 하다가
2001년, "더 이상 운전을 컴플렉스로 안고 살 수 없다."는 생각에
'카 레이싱'을 배웠다.
경험으로 볼 때, 노란 차 연수는 거의 도움이 되지 않았고,
몸 속 깊이 입력된 두려움을 떨치려면 '카 레이싱' 정도는 해야 될 것 같았다.

비싼 수업료를 내고 레이싱을 배운 덕분에
난 두려움을 떨치고 중고차를 한 대 사서 폼 나게 잘 몰고 다녔다.

하지만...파킹은 하지 못했다.
내가 원래 '공간 지각 능력'이 빵점이다.
어렸을 때부터 IQ 검사를 하면 언어능력은 뛰어 났는데,
공간 지각 능력은 형편 없었다.
학교 다닐 때도 국어랑 영어는 항상 만점이었는데,
수학은 반타작을 겨우 했다.

아무리 파킹 연습을 해도 제대로 되지 않았다.
각고의 노력 끝에..... 전면주차만 겨우 할 수 있었다.
병렬주차랑 후면주차, 좁은 자리에 아슬아슬하게 세우는 주차는 포기했다.
약속이 있으면 발릿 파킹해주는 카페로 정하고,
회사나 아파트 주차장에서는 경비 아저씨의 도움을 받았다.

길눈도 믿어지지 않게 어두워서,
모르는 길을 갈 때면 택시 아저씨들한테 하도 물어 봐서
집에 오면 목이 쉬곤 했다.

중고차가 '돈 먹는 귀신'으로 전락하고 차를 판지 3년이 된 지금
필요에 의해 차를 다시 산다면 워밍업을 한 후 운전을 하겠지만,
지금은 운전을 할 필요성도, 하고 싶은 욕구도 없다.
솔직히....다시 운전하기가 무섭고 두렵다.

이런 걸 심리학 용어로 "투사"라고 하나?
난 운전 못하고 길눈 어두운 남자가 싫다.

여성잡지를 보면 "남자가 섹시하게 느껴질 때?" 이런 설문이 자주 있다.
난 내가 호감을 가진 남자가 기분 좋은 음악을 들으며 와이셔츠를 약간 걷은 채로
능숙하게 운전할 때, 섹시함을 느낀다. 또 '보호받고 있다'는 느낌도 든다.
운전하는 남자 옆에 앉아 함께 음악을 들을 때 기분이 좋다.

반면, 길눈이 어두운 남자 옆에 앉아 있을 때는 정말이지 답답하다.
나도 헛갈리는 길을 자꾸 물어 보는데, 정말 그냥 내려서 버스 타고 가고 싶다.
끊임 없이 길을 물어 보다 내가 자꾸 헛갈려 하면,
" 집에 가는 길인데 잘 몰라요? " 하면 당장 내려 버리고 싶다.

이런 얘길 친구들한테 하면,
" 뭘 그런걸 갖고 그래? 나중에 기사 두면 되쟎아. 하하" 하는데,
내게 운전은 가벼운 컴플렉스를 넘어 트라우마에 가깝다.

난 지도를 못 읽는 건 기본이고,
청첩장에 있는 약도도 제대로 못 본다.
이 말을 하면 "설마?" 하며 안 믿는 사람들이 많은데 사실이다.

내가 이렇게 길치인 건 유전적 영향도 크다.
울 아빠는 정말 엄청난 길치다.
그래서 가족들끼리 어디를 갈 때는
옆에 앉은 엄마가 끊임 없이 길을 알려 줘야 한다.
여러 번 가본 길이라 엄마가 말을 안하고 있으면, 당장 삼천포로 빠진다.

평생 남편 옆에서 길 안내 하느라
우아하게 드라이브를 즐기기는커녕
졸려도 잘 수도 없었던 엄마는 항상 이렇게 말한다.
" 다른 건 몰라도 길눈 어두운 남자하고는 절대 결혼하지 마라."

이러니....
남자가 길눈이 어둡고 파킹을 못한다는
남들에겐 정말이지 사소한 일이 내겐 너무도...치명적이다.

그 '일상에 무능한 남자'는 썩 괜찮은 남자였음에도 불구하고
나와의 엄청난 '공통점' 때문에 다시 만나지 않았다.

회사 후배 W는 소개팅남과 "무협지"를 좋아한다는 공통점으로 친해져서
지금 예쁜 연애를 하고 있다.

'공통점'이란 건.... 연애를 돕기도 하고 망치기도 하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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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늘빵 2006-05-02 00: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꾹. 저도 길치에요. ^^V
전 여친이 그걸 가지고 머라 할 땐 정말 화나. 짜증나. 헤어졌지만.

kleinsusun 2006-05-02 07: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프락사스님, 이게 정말인지는 모르겠는데......어렸을 때 부터 책 좋아하고 읽는걸 좋아하는 사람들 중에 길치가 많은 것 같아요. 제 주변 사람들을 보면....ㅎㅎㅎ

비로그인 2006-05-02 07: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난 잘할 수 있으련지...걱정되네요 ^-^

kleinsusun 2006-05-02 07: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를 찾아서님, 좋은 아침!^^ 저 지금 신현림의 <싱글맘> 읽고 있는데, 정말 마음에 톡톡 와닿네요. 님 덕택에 좋은 책 읽고 있어요.감사합니다.

드팀전 2006-05-02 08: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난 후면 주차의 왕인데.... 사사삭... 예전에 살던 원룸 지하주차장이 엄청나게 고난이도의 주차를 요했거든요.거기서 벽에 긁고 박고 뭐 이러다 보니 엄청 훈련한셈이죠....후면 주차의 왕도 다 -돈 안날리려는 -피나는 노력과 노심초사가 있었답니다.훈련만이 최강의 후면주차 왕을 만든다. 선 그어놓은 것보다 양 옆이 벽으로 막혀있는 후면주차 연습을 하면 오히려 편할거에요.물론 잘못했을 경우 꿍..이지만.

kleinsusun 2006-05-02 09: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드팀전님, 해도 해도 안되는 사람들이 있답니다. ㅠㅠ
제가 그 지하주차장에 한달간 차를 세웠다면 차가 스크래치 투성일꺼예요.줄무니 차처럼....음하하하.

마늘빵 2006-05-02 11: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장롱면허. 이제 운전 못할거 같아요. 연수해야될텐데. 차도 엄꼬 머.

kleinsusun 2006-05-02 12: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프락사스님, 미녀 카렌서를 만나세용.ㅎㅎㅎ

프레이야 2006-05-02 12: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카레이스를 배우셨다니 그래도 대단하셔요^^

kleinsusun 2006-05-02 12: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혜경님,두려움을 깨뜨리기 위한 안깐힘이었어요.ㅎㅎㅎ
3년 동안 안했더니 다시 두려움이 장막을 쳤답니다.^^

다락방 2006-05-02 13: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면허만 따놓고 아예 운전할 생각은 하질 않는답니다. 운전할 생각만 해도 앞이 깜깜해져요. 앞으로도 하지 않을래요. 저 역시 방향치거든요. 대학4학년때는 학교 도서관에서 친구에게 전화해서 "나좀 찾아가!" 했을 정도였어요. ㅋㅋ

외로운 발바닥 2006-05-02 13: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헐...레이싱까지 배우시다니...길눈이 밝지 않은 남자로서 여행가면서 여친에게 지도 계속 보라고 강요한 것이 무척 찔립니다. -0-;;

2006-05-02 13: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moonnight 2006-05-02 14: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흑흑. 수선님 반가와요. (꼬옥. 껴안으며 ;;) 제가 워낙 길치에 운전을 잘 못 해서 저역시 운전에 능숙한 사람이 멋져보이더라구요. 지금 직장과 집을 오가는 정도로 운전을 하고 있긴 하지만 모르는 길 가라 하면 그냥 택시 타요. -_-; 전 남자가 아니니, 치명적인 공통점을 갖고 있어도 좋아해주실 거죠? 헤헤 ^^

kleinsusun 2006-05-02 15: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음하하하, 님도 만만치 않으시군요. 도서관에서 길을 잃으시다니....
저도 건물 안에서 길 잃어 버린 적 있어요. 아무리 헤매도 출구를 찾을 수 없었던...ㅎㅎㅎ

외로운 발바닥님, 여친이 지도를 잘 읽으면 상관없죠.^^
전...워낙 트라우마에 가까운 컴플렉스라....ㅎㅎㅎ

kleinsusun 2006-05-02 15: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삭이신님, ㅎㅎㅎ 님은 운전해 줄 든든한 옆지기가 있쟎아요. 그냥 우아한 사모님이 되세용!^^

달밤님, 아.....님도 운전을 잘하는 , 그래서 옆에 앉아 맘 편하게 얘기하고 음악 들을 수 있는 그런 남자를 좋아하시는군요.^^ 그럼요, 당근 님은 좋아하죠. 이 얘긴 단지 제가 느끼는 "남자로서의 매력"얘기랍니다.ㅎㅎㅎ

바람돌이 2006-05-03 01: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저는 수선님 기준으로 보면 멋진사람이네요. 저요. 운전한지 한달만에 운전의 두려움을 떨쳤고, 6개월만에 주차의 두려움도 완전히 극복! 지금은 생전 처음가보는 도시도 주소만 가르쳐주면 지도보고 대충 근처까지는 찾아가는데요. (얼마전 인천 큰댁데 주소하나만 듣고 지도보고 찾아갔음) 이거 약올리기용 댓글이예요. ^^;;
아! 도망가기전에 하나. 운전 역시 하면 무조건 늘게 돼있어요. 사람에 따라서 걸리는 시간의 차이가 있을 뿐.... 안된다는 생각을 버리면 돼요. 그럼 저는 도망갑니다. 3=3=3===

kleinsusun 2006-05-03 07: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람돌이님, 이거 자랑 페이퍼예욤?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와.....멋지다, 주소 하나 달랑 들고 지도 보고 운전을 하시다니..... 지도도 자꾸 보면 읽어질까요?^^
 

어제 저녁, 네덜란드 거래선 담당자 Robert와 저녁을 먹었다.

Robert는 180cm가 약간 넘는 큰 키에 곱슬머리 금발, 40대 후반의 네덜란드 남자.
대학 졸업 후 쭈~욱 chemical sales를 해 온 이 바닥의 베테랑이다.
1년에 3개월 이상은 중국 출장을 다닌다.

저녁을 먹으면서 이 얘기 저 얘기를 하다가
암스테르담에 처음 갔을 때 내가 겪은 "정신적 충격"을 말했다.

그 얘기를 했더니 Robert가 고개를 크게 끄덕끄덕하면서 말했다.
" I can understand your feeling. I fully understand you."

어렸을 때, <안네의 일기>를 읽고 안네가 불쌍해서 막 울었다.
아....가엾은 안네! 얼마나 무서웠을까....

많은 어린이들이 울었겠지.나처럼.
지금도 이 세상의 수많은 어린이들이
여러 나라의 언어로 번역된 <안네의 일기>를 읽으면서 눈물을 흘리고 있겠지.

그런데....
내가 처음 암스테르담에 갔던 1995년.
"Anne Frank House"를 방문한 나는 너무너무 놀랐다.

어렸을 때, <안네의 일기>를 읽으며 아주아주 비참한 환경을 상상했었다.
전쟁 통에, 그것도 숨어 살았으니 얼마나 열악한 환경이었을까....생각했다.

그런데...안네가 살았던 집은....너무 좋았다.
건물 외부도, 내부도....훌륭했다.
고풍스런 가구들, 아기자기하게 꾸며진 방.
수세식 화장실도 있었다.(소리 때문에 물을 내릴 수 있었는지는 모르겠다.)

안네가 그 집에 살았던 시기는 1942년 6월부터 1945년 3월.
생각 보다 너무 "럭셔리"한 Anne Frank House에서 쌩뚱 맞게 이런 생각을 했다.

1942년에,
일본 식민지였던 그 암담하고 가난하고 서러웠던 시기에,
도대체 우리 할머니는 어떤 집에 살았을까?

그 생각을 하니...
<안네의 일기>를 읽었을 때 보다 가슴이 더 아팠다. 마구마구 아팠다.
도대체 우리 할머니는 얼마나 고단한 삶을 살았을까?

Robert가 말했다.
70년대 초에 중국 출장을 처음 갔는데, 너무 가난해서 놀랐다고...
특히 화장실에 갈 수가 없어서 계속 꾹꾹 참으면서
미팅 내내 "나는 화장실에 가고 싶지 않아!"를 속으로 외치고 있었다고....

Robert가 11년 전의 내 기분을 이해한다며 말했다.
Anne Frank House는 솔직히... 요즘 중국 시골에 있는 집들 보다도 좋다고...

11년 전, 학생이었을 때 느꼈던 굉장한 "쇼크"를
이젠 편하게 술안주 삼아 말하게 되었다.

11년 전, 난 노가리 안주를 사치로 생각하는 학생이었고,
11년이 흐른 지금, 난 고급 한정식집이나 일식집에서
바이어들이랑 저녁을 먹으며 농담 따먹기를 하는 회사원이 되었다.

정말....많은 것이 변했다.
너무 큰 충격이었고, 또 누구에게도 쉽게 말하지 못했던 감정을
이젠 편하게 얘기한다.

어제 11년만에 Anne Frank House에 다녀온 소감을 얘기했다.
11년 전 말하지 못했던 솔직한 견문록.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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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06-04-25 23: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네의 가족들은 다락방에서 살았다고 알고 있는데 저런 집이었단 말이죠.
저도 처음 알았네요.
가끔은 저도 그런 생각해요. 예전에는 맥주는 생각도 할 수 없는 사치여서 늘 소주만 먹었는데.... 학교앞 자장면도 어쩌다가 먹어보는 사치였고....근데 지금 너무 잘사는게 아닌가 괜시리 세상에 미안해지기도 합니다.

프레이야 2006-04-26 00: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군요. 저도 안네의 방을 나름대로 상상해보곤 했는데.. 충격적이네요. 문화의 차이랄까요 사는 방식의 차이랄까요..

moonnight 2006-04-26 00: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그래요? 저도 몰랐어요. 책 읽을 때는 아주 좁고 불편한 곳이 아닐까 하고 생각했었는데.. 역시 차이가 크네요. ㅠㅠ;;

비로그인 2006-04-26 00: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그럴 줄 알고 첨부터 안네의 일기를 읽지 않았습니다
ㅡ,.ㅡ 힝

kleinsusun 2006-04-26 07: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람돌이님, 그죠? 님도 안네가 다락방에서 살았는지 알았죠?
11년 전, Anne Frank House에 갔을 때, 전 정말 집이 너무 럭셔리해서 깜짝 놀랐어요.
그런 생각을 했었어요. 침략군에게 죽음을 당한 한 가난한 나라의 시골 소녀가 쓴 일기가 발견됐다면, 과연 그 일기는 <안네의 일기> 처럼 될 수 있었을까?

혜경님, 월요일 밤, 술 한잔 하면서 이 얘기 저 얘기하다,
11년 전 Anne Frank House가 생각났답니다.
Anne 가족들은 원래 부유했어요. 부자고 아니고에 관계 없이, 나찌의 만행과 숨어 사는 공포가 본질적인 거지만, 그래도 상상을 통째로 깨는 Anne Frank House를 처음 봤을 때, 전 큰 충격을 받았답니다.

달밤님, 아....저만 그렇게 상상한 게 아니라 다행이네요.
책에 그림도 없었는데 혼자 그렇게 상상했구나...하는 생각도 했었거든요.
담에 네덜란드 여행 가시면 한번 가 보세요! 아....여행가고 싶다.^^

나를 찾아서님, 제가 어렸을 땐 독후감 숙제 때문에 모두가 읽었답니다.ㅎㅎㅎ

BRINY 2006-04-26 10: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침략군에게 죽음을 당한 한 가난한 나라의 시골 소녀가 쓴 일기가 발견됐다면, 과연 그 일기는 <안네의 일기> 처럼 될 수 있었을까? -->동감입니다.

2006-04-26 11: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kleinsusun 2006-04-26 11: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Briny님도 그렇게 생각하시는군요. 그런 생각하면....씁쓸해요. ㅠㅠ

stella.K 2006-04-26 11: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저도 몰랐어요. 너무 나 좋을 대로만 생각하는 버릇은 여전하군요.

kleinsusun 2006-04-26 12: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stella님, "나 좋을 대로만 생각하는 버릇"이 아닌 것 같아요.이 경우엔....
식민지 시대, 6 25 , 베트남전 다큐멘터리를 보고 자란 우리들에게
전쟁 통에 숨어 사는 집이란 당연히 아주 황폐하고 피폐한 환경이라고 상상할 수 밖에 없었죠. 그렇지 않을까요?^^

플레져 2006-04-26 13: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떤 영화에서도 방공호가 더 멋있더라구요 ㅎㅎ
환경이 사람의 상상력까지 지배한다는거... 당연한건데 괜히 오싹해요.

kleinsusun 2006-04-26 14: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플레져님, 저도 오싹해요. 우리의 상상력이라는게.....공간적, 시간적 환경의 제약 속에 정형화 된다는게.... 다들 비슷한 상상을 한다는게....
 



어제 상하이에서 돌아왔다.

거의 항상 그랬듯이
비행기에서 부터 가슴이...답답했다.
차라리 비행시간이 좀 더 길었으면 좋겠다....이런 생각을 했다.

출장보고서며,
다음주에 해야 할 크고 작은 일들,
해야 되는데 미루고 미루다 아직 안한 일들,
손대면 툭하고 터질 것만 같다는 봉숭화 연정처럼
한마디 툭뱉는 말에 스트레스로 감전될 것 같은 팀장의 얼굴,
이런 저런 별로 "happy"하지 않은 일들이 잔뜩 떠올랐다.

외국에 갈 때 마다 이런 생각을 한다.
무슨 나라건 상관 없이 그냥 이런 생각을 한다.
"여기서 살았으면 좋겠다."

"아....내가 전생에 이 나라에서 태어났나 보다."하는 찌릿찌릿한 필이 오는 것도 아니고,
무슨 특별한 이유가 있는 것도 아니고,
그저...."일상으로의 복귀"가 두려워서.

아까 한 친구에게 오랜만에 전화를 했다.
친구가 반가운 목소리로 물었다.
" 잘 지냈어?"

난 잠시 망설이다 대답했다.
" 어, 잘 지내. 남들 보기엔..."

친구가 껄껄 웃으며 말했다.
" 야, 그건 전혀 중요한게 아니쟎아.
회사 사람들한테 보이는 대외용이지. 넌 참...."

친구의 말을 들으며 생각했다.
도대체 중요한건 뭘까?

상하이 시내를 걸으며 생각했다.
도대체 내가 살고 싶은 삶은 어떤걸까?

항상 사춘기 같다.
이리 저리 헛갈리는 생각이 많고, 쉽게 불안해 한다.

" When will I accept where I am?"

내가 지금 어디에 있는지를,
내 현실을 있는 그대로 덤덤하게 받아들일 수 있을 때,
내 자신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사랑하고 인정할 수 있을 때,

그 때는 세상 어느나라에서 돌아오더라도,
우주 끝까지 날라갔다가 다시 변한 것 없는 일상으로 돌아오더라도,
편안할 수 있지 않을까?

자꾸만 두리번 두리번 거리지 말고,
가지 않은 길을 뒤돌아 보며 후회하지 말고,
겉으로만 센 척하고 속으로는 주눅들어 움추리지 말고,
그저 묵묵히, 앞으로 앞으로 나가야지.

온갖 쓸데 없는 생각을 하며 쭈그리고 있기에
봄날은 너무도 아름답고
그리고 나도...여전히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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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6-04-23 19: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갑자기
앞으로 살 날이 걱정스러워지네요
수선님 홧팅~

혜덕화 2006-04-23 20: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종범 스님께서 그러시더군요. 지금 행복하다고 느낄 때 그 기분에 속지 말라고. 조건이 사라지면 따라서 사라지는 행복은 진짜 행복이 아니라구요. 그 후로 가끔 묻곤합니다. 지금의 조건들이 사라져도 행복할까? 자신이 없더군요. 그말에 예스라고 하기가...... 우울함에 속지 마세요. 행복함에도 속지말구요. 대외용 나 속에 숨어있는 진짜 수선님을 찾으세요. 씩씩하게 보이는 수선님이 아니라, 정말로 씩씩하고 아름다운 수선님을......제 눈엔 보이는데요. 그렇게 찾으려고 하는 그 속에 바로 수선님의 모습이 있다는 것이. 너무 가까워서 안보이시나요?_()_

BRINY 2006-04-23 20: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춘기만 우울한가요 뭐.
어제 고2학생 하나가 그러더라구요. [요즘 이런 저런 안좋은 일이 많아 심적으로 우울했어요. 제 나이엔 고민이 많은 게 정상이죠?] 저는 순간 [어른이 되면 고민이 줄어들 거 같냐. 고민만 하면 뭐하냐. 답이 나와야지~]그러려다가 다시 맘을 고쳐먹고 [그럼, 그 나이땐 고민 많은 게 정상이야]하고 그냥 위로해주고 말았어요.
투덜투덜거리면서도 또 다 잘해내실거잖아요~~ 다 그런거죠 뭐~

kleinsusun 2006-04-23 20: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를 찾아서님, 어....제가 괜한 글을 썼나봐요. 왜 갑자기 걱정을...???
어쨌든....같이 홧팅해요!^^

혜덕화님,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마음이 누그러지네요.^^
맞아요, 너무 행복해서 가슴이 터져 버릴 것 같을 때도 있어요.
그럴 때, 저도 생각해요. 지금 나를 행복하게 해주는 조건이 없어져도 이렇게 행복할 수 있을까? 그럴 때, Yes라고 대답하지 못해요. 그런 것처럼 순간순간의 우울함에도 같이 춤을 추면 안되겠죠? 감정의 장난에 속지 말기!!! 네, 오늘의 우울함에 안 속을께요, 감사합니다.^^

Briny님, 깜짝 놀랐어요."어른이 되면 고민이 줄어들 거 같냐?" 라고 말씀하셨는지 알고...ㅎㅎㅎ 그런데....대부분의 고민들이 답이 없쟎아요. 그냥 시간이 흐르다 보니 자연스럽게 해결되는게 대부분의 경우....
맞아요, Briny님 , 다 그런거죠 뭐~ 내일 부터 또 다른 한주를 즐겁게 시작하자구요!^^

moonnight 2006-04-23 20: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수선님은 여전히 아름다우세요. 내 자리가 어디일까. 항상 고민하고 찾으려 노력하는 그 모습도 무척 아름답구요. ^^ 일요일이 가고 있어서 너무 슬퍼요. 흑흑. 또 월요병 시작이에요. ㅠㅠ;;

kleinsusun 2006-04-23 21: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저도 일요일이 가는게, 출근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게 슬퍼요.
시간이 째각째각...잘~도 가네요.그래도...곧 5월 1일 연휴가 오쟎아요? ㅎㅎㅎ
혹시...병원은 5월 1일에도 하나요?
우리 같이 홧팅하구요, 저랑...술 한잔 하셔야죠? ^^

플레져 2006-04-23 21: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항상 사춘기라고 느끼는 수선님의 일상이야말로
시들 염려가 없는 가장 아름다운 꽃이어요. 깨어있는 꽃! ^^

로드무비 2006-04-23 23: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그림 인상적이었는데......
잘 다녀오셨어요?
여행 후의 우울 모드 알 것 같아요.
수선님과는 상관이 별로 없는지 모르지만 제 방에 재밌는 글 하나 퍼놨으니
읽으시고요, 잠깐 낄낄거리세요.^^

마늘빵 2006-04-23 23: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kleinsusun 2006-04-24 12: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플레져님, 여독은 다 푸셨어요? 전 오늘 쫌 피곤하네요. 그래서 초콜릿을 마구 먹었어요.아침부터...ㅎㅎ 우리 행복한 한주 시작해요!^^

로드무비님, 낄낄거리려고 페이퍼를 읽었는데 웃기지가 않고 "감정이입"이 느껴지는데요. ㅎㅎㅎ

아프락사스님. ^^

2006-04-24 14: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드팀전 2006-04-24 16: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이 상하이 간 사이 저는 서울로 출장을 다녀왔습니다.저녁때 시간이 나서 친구들에게 전화를 하려다가 말았습니다.너무 뻔한 이야기들이 오고 갈 것을 미리 우려하여.혼자 다니던 학교를 찾았습니다.저녁 시간이어서 학교 안까지는 들어가지 않았습니다.중간고사 기간이어서 거리가 썰렁하더군요.... 그냥 여기 저기 걸어다니다 집으로 갔습니다.수선님이 서울에 계셨으면 제가 전화라도 한 번 드렸을텐데....ㅆㅆ
전 최근에 '굿바이 솔로'마지막 장면 보고 발리 같은데서 살고 싶어져서 큰일이에요.따뜻한 나라..여름에는 무척 덥겠지.

kleinsusun 2006-04-25 00: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드팀전님의 마음 백배 공감해요.오랜만에 친구들에게 전화를 하려다 너무 뻔한 얘기가 오고 갈 것이 생각나 슬쩍 핸드폰 폴더를 다시 덮는 그 심정.....
오랜만에 만나서 "넌 요즘 뭐하니? 누군 뭐 했데, 누군 뭐 했데..." 하는 그 일상적인 대화에서 느끼는 허탈함이라고나 할까?
아....제가 있었으면 "처음처럼"이라도 한잔 사드렸을텐데...ㅎㅎㅎ
<굿바이 솔로>에 발리가 나오나요? 한번도 본 적이 없어서...
저도 어디 외국에서 살고 싶어요.훌~쩍.

2006-04-25 06: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드팀전 2006-04-25 09: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처음 처럼"이 뭐에요????? 새로 나온 술이름이에요????

kleinsusun 2006-04-25 12: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처음 처럼" 안 마셔 보셨어요? ㅎㅎㅎ
저희 동네는 참이슬 → 처음처럼 으로 싸~악 바꼈어요. 훨 순해요. Please try!^^

드팀전 2006-04-25 15: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그렇군요.그래도 소주는 부산 '시원' 소주가 최고!!!
제가 부산 내려와서 첨에는 이걸 먹고 "에고 맛이 뭐이래" 이랫는데 한 6개월쯤 지나고 나니까..역쉬 소주는 시원.......
진짜라니까요.예전에는 서울에 한 두병 가지고 가서 애덜 먹인적도 있답니다.ㅋㅋ
부산에서는 거의 90%이상이 시원소주 먹어요.진짜 진로보다 나은데...입맛이 적응돼서 라고 하데요.그래도 시원이 더 좋아요.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