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도둑의 최후는 교수형뿐이라네 - 애서가들의 장서표 이야기
쯔안 지음, 김영문 옮김 / 알마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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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서표는 책의 속표지에 붙여 소유자의 이름을 나타내는 표시다. 책의 소유자를 알리는 장서표는 책을 사랑하고 아끼는 마음의 징표이기도 하다. 장서표의 크기는 일반적으로 우표만 한 크기지만, 규모가 매우 다양하다. 장서표에는 ‘Ex Libris’라는 라틴어가 들어가는 게 불문율로 돼 있다. 영어권에서는 ‘Bookplate’라고도 쓴다. 또 장서가의 이름이나 연대를 쓰기도 하고 책의 내용과 관련이 있는 시, 격언들을 넣어 장서표의 무게를 더해주기도 한다. 문자와 그림이 한데 어우러진 장서표는 판화로 제작되는 게 보통이다. 판화로 만든 것이 예술작품으로 사랑을 받는 것은 미적 가치를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더 이상 책이 그리 귀하지 않은 지금 장서표는 하나의 예술작품이 됐다. 장서표 문화가 일찌감치 자리 잡아 수집 문화의 하나로 성장해온 유럽, 미국, 중국, 일본과는 달리 우리나라에서는 이에 대한 인식이 전무한 실정이다.

 

 

 

 

장서표를 소개한 책 제목이 살벌하다. 책 도둑의 최후는 교수형뿐이라네. 평생 책 읽기와 장서표 수집에 탐닉해온 한 중국 애서가의 반어적 욕망이다. 저자는 책에 대한 탐닉이 장서표에 어떤 형식으로 나타나는지를 진지하게 전달함으로써 자신과 같은 독서광의 공감을 사고 평균적 독자에게 독서의 즐거움을 새삼 강조한다. 저자의 장서표 사랑은 장서표를 모으는 데 그치지 않는다. 장서표 안에 새겨진 상징을 해독한다. 장서표의 내용은 장서가의 직업, 취미, 세계관 등이 압축되어 있다. 장서표에 자주 등장하는 사물은 당연히 책이다. 현재는 발전된 제지술과 인쇄술 덕분에 누구나 접할 수 있는 흔한 물건이 책이지만, 과거엔 특별한 사람이나 소장할 수 있는 귀중품이었다. 그래서 장서표에는 그 귀한 책에 소유와 애정의 표시를 남기고자 하는 인간의 욕구가 새겨져 있다.

 

세상은 남자에 의해 움직이고, 그들은 여자의 보호자로서 소유권을 주장했다. 남성 애서가들은 책과 여자가 없다면 이 세상을 살아갈 가치가 없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래서 고독과 결핍을 느끼는 남성 애서가들을 위해 벌거벗은 여성이 그려진 장서표가 제작되었다. 극소수의 여자들만이 자신의 의지에 따라 책을 읽었고, 자신만의 장서표를 이용했다.

 

 

 

 

미국의 판화가 록웰 켄트는 부부애를 기념하기 위한 장서표를 제작했다. 장서표에는 켄트와 아내 샐리(Sally)가 맞잡은 손동작이 그려져 있고, 부부의 이름이 새겨져 있다. 샐리가 독서를 좋아하는 여성인지 알 수 없다. 다만 그녀가 책과 거리가 먼 전통적 여성이었다면, 장서표에 이름이 새겨진 사실이 특별할 수밖에 없다. 전통적 여성은 자신의 이름이 사라지고 누구의 아내, 누구의 어머니로서 존재하기 때문이다. 장서표를 찬찬히 살펴보면 샐리를 향한 켄트의 각별한 애정을 느낄 수 있다. 장서표에 자신의 아내를 록웰 켄트의 아내 샐리가 아닌 샐리 켄트, 자신의 이름보다 먼저 나온 형태로 새겼다. 이 장서표에 책은 중요하지 않다. 장서표의 진정한 주인공은 샐리다.

 

장서표 수집가가 소개한 다양한 장서표를 보면 저마다 장서표 주인들의 삶의 지향점이 다르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장서표는 단순히 문자와 그림이 조화를 이룬 예술 작품이 아니라 인류의 삶 전체를 문자와 그림으로 형상화한 기념비다. 책 속에 있는 작은 기념비. 자신의 물건에 자신만의 흔적을 남기고 싶은 건 자연스럽다. 장서표는 애서가를 위해, 책에 의해 존재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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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2-13 17: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16-12-13 18:15   좋아요 1 | URL
장서표, 장서인조차 없습니다.. ㅎㅎㅎ

국내에 남궁 산님의 장서표가 유명합니다. 저는 장서인을 갖고 싶습니다. ^^

겨울호랑이 2016-12-13 19: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장서표는 소장용책에만 사용해야할 것 같네요. 그렇지 않으면 중고서점에 팔 때 제 값 못 받을 거 같네요^^

cyrus 2016-12-14 08:11   좋아요 1 | URL
정말 운이 좋으면 중고서점, 헌책방에 유명인의 이름이 있는 장서표가 붙은 책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이건 정말 로또에 당첨될 확률에 가깝습니다. ^^

transient-guest 2016-12-15 05: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장서표 참 멋지네요. 저런 것을 만들어서 가진 책마다 하나씩 넣어두는 것인가요?? 가끔 보면 비슷하게 책에 그냥 쓴 건 봅니다만, 디자인해서 따로 만든건 못 봤어요..저는 책제목이 참 맘에 듭니다.ㅎㅎ

cyrus 2016-12-15 07:46   좋아요 0 | URL
네. 책 속표지 안에 붙입니다. 그래서 이 책의 소유임을 알리는 것입니다. 책 제목이 장서표에 새겨진 문구입니다. ^^
 
세상 모든 비밀을 푸는 수학 - 재난 예측에서 온라인 광고까지 미래 수학의 신세계 카이스트 명강 3
이창옥.한상근.엄상일 지음 / 사이언스북스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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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에는 과학이 전문가들의 지적 관심의 대상으로 여겨지는 경우가 많았다. 현대로 오면서 급격한 발전과 함께 과학이 세분되고, 인간의 삶의 양식을 바꾸는 데 기여하는 정도가 확대되었다. 이러한 변화의 와중에서 추상적이고 사변적 성향이 강했던 수학도 이제는 일상의 한가운데에 들어와 있다. 수학은 과학기술의 발전, 더 크게는 문명의 발전에 기여하는 바가 더욱 크다. 존 폰 노이만이나 앨런 튜링 같은 수학자들이 과학기술의 진보에 지대한 영향을 주었기 때문이다. 

튜링이 생각해낸 최초의 컴퓨터 개념인 ‘튜링 머신’은 컴퓨터의 실행과 저장에 관한 추상적인 모델이다. 이것은 알고리즘에 대한 엄밀한 수학적 정의를 위해 도입한 개념이다. 이 개념은 컴퓨터 과학 이론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는데 특히 계산 복잡도 이론과 계산이론에서 아직도 널리 사용되고 있다. 튜링은 최초의 컴퓨터로 공인된 에니악(ENIAC)보다 몇 년 앞서 암호를 해독하는 최초의 전자계산기를 만들었으며 오늘날 컴퓨터 프로그램 알고리즘 등의 창시자가 되는 셈이다.
 
알고리즘이란 어떤 일을 하는 방법 및 절차를 말한다. 즉 컴퓨터가 계산할 수 있도록 알고리즘이 효율적으로 지시한다. 컴퓨터는 순전히 사람의 지시(프로그램)에 의해서만 일을 하므로 어떤 알고리즘을 사용하는가는 무척 중요한 문제이다. 그래서 컴퓨터 알고리즘은 많이 연구되어있고 중요한 연구 분야이다. 기존의 알고리즘은 ‘과거에 무슨 일이 일어났나?’에 대한 답을 찾았다면, 이제는 ‘미래에 무슨 일이 일어날까?'에 대한 답을 찾아내야 한다. 알고리즘은 데이터의 홍수 속에서 옥석을 가려내는 역할을 한다. 그래서 오늘날의 수학자들은 논리적 분석을 통해 미래를 예측하는 알고리즘을 개발하기 위해 연구에 힘 쏟고 있다.
 
사회가 발전함에 따라 수학은 계속 새로운 과제를 찾아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디지털 정보통신분야와 계산 수학이다. 전자상거래와 금융결제 등 인터넷 비즈니스에서 정보보안은 사활이 걸린 문제이다. 고객의 정보가 새어나가거나 걸어둔 암호가 해독되면 돌이킬 수 없는 타격을 입기 때문이다. 물론 이 문제가 경제 영역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니다. 때로는 국가안보와 직결되기도 한다. 이 때문에 암호를 만들고, 해독하는 문제는 지식정보사회의 발전과 함께 새로운 연구 분야로 주목받고 있다. 즉 암호 기술은 수학 그 자체이다. 기상학자들은 계산 수학을 동원하여 변덕스러운 날씨를 정확하게 예보하는 일에 도전한다. 이런 시도는 슈퍼컴퓨터를 이용한 ‘수치예보 모델’이 있어서 가능하다. 슈퍼컴퓨터는 복잡한 유체역학방정식(나비에-스토크스 방정식)을 이용해 과거에 축적된 대기 상태(온도, 습도, 기압)에 대한 정보를 입력해 가까운 미래의 대기 상태를 계산해낸다. 그렇지만 이런 방식이 있다고 해서 예보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날씨의 불확실성이 날로 커지면서 기상 예측 방식의 재검토가 불가피하다. 변화무쌍한 대기의 흐름을 극히 제한된 방정식으로 모두 해결할 수는 없다. 유체역학 방정식은 초기 조건에 극도로 민감한 비선형(非線型)의 특성이 있다. 따라서 나비의 날갯짓(나비 효과)과 같은 사소한 이유로 날씨가 완전히 달라질 수도 있다. 
 
요즘 세상에서 가장 예측하기 힘든 것이 세 가지가 있다. 인간의 진화와 주식시장 그리고 일기예보. 그래서 고등 수학 이론과 첨단 슈퍼컴퓨터를 동원해도 일기예보가 자주 빗나간다. 100% 정확한 예보는 현재로썬 불가능하다. 하지만 미래의 날씨를 정확히 예측해 내는 것은 인류, 아니 기상학자들의 꿈이기도 하다. 이는 어쩌면 자연을 정복하고 싶은 인간의 욕망일지도 모른다. 우리의 환경은 기술로 인해 변하고 있다. 그러므로 이렇게 엄청나게 정보가 가득 찬 환경을 항해해 성공하기 위해 우리가 필요한 능력도 변한다. 우리가 각자의 환경에서 적응하고 잘살 수 있도록 갖추어야 할 것이 바로 계산하고, 추론하는 수리적 능력이다. 결국, 수학도 인문학과 마찬가지로 학문이라는 큰 범주로 이해해야 한다. 우리는 ‘왜 수학을 공부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해야 한다. 이에 대한 명쾌한 답을 하기는 쉽지 않다. 불확실성의 시대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 즉 무지는 이러한 불편함의 중요한 예이다. 이러한 무지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노력을 수학을 공부하는 목적으로 본다면, 하나의 답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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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reka01 2016-12-13 00: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고 보니 오늘 수학의 힘이란 책을 주문했는데 리뷰가 어쩐지 공감대 형성이 딱 들어 맞았네요..ㅎㅎㅎ

cyrus 2016-12-13 13:17   좋아요 1 | URL
《수학의 힘》이라는 책을 처음 알았습니다. 수학이 실생활에 어떻게 이용되는지 이 정도쯤 알아두면 수학이 어렵게 느껴지지 않습니다. ^^

단발머리 2016-12-13 07: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기상예측에 계산수학이 동원되는군요.
일기예보가 틀리는 경우가 너무 많으니깐 그러려니 하고 살았는데, 정확한 예측을 위해 기상학자들이 애쓰고 있군요. ㅎㅎ

cyrus 2016-12-13 13:19   좋아요 0 | URL
외국에서는 슈퍼컴퓨터에 의존하지 않고 날씨 및 자연재해 예측하는 방식을 발견하기 위해 연구하고 있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여전히 슈퍼컴퓨터에 의존하는 단계의 수준에 머무르고 있습니다. 그래서 올해에 일기예보가 틀리는 일이 많았죠. ^^;;

transient-guest 2016-12-15 05:2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다치바나 다카시가 자연과학은 과거 고전의 위치처럼 현대의 교양이라고 하죠. 수학/과학을 조금 더 재미있게 배웠더라면 어땠을까 궁금합니다. 저는 수학/과학이 너무 싫었는데, 막상 나이들어서 보니 흥미있는 학문이더라구요. 어학/역사와 함께 수학/과학은 언젠가 천천히 다시 기초부터 공부해보고 싶은 분야입니다. 글에 완전공감..ㅎ

cyrus 2016-12-15 07:47   좋아요 0 | URL
저는 문과 출신이라서 수학, 과학을 좀 어렵게 느껴졌어요. 이제는 시험의 압박이 없으니까 기초지식부터 차근차근 공부한다면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이뭐병병맛에 가까운 상황에 많이 쓰인 인터넷 축약어다. 이걸로 상대방을 비난하거나 조롱할 때도 사용한다. 요즘 병신소리 들을 만한 사람들이 많다. 자신이 지금까지 했던 일들에 대해 거듭 모릅니다라고 일관하는 사람, 박근혜를 사랑하면서 내일을 살아가는 어르신들. 일일이 열거하면 끝이 없다. 그들의 이름만 잔뜩 모아 놓으면 친박계 블랙리스트’를 만들 수 있다.

 

 

 

 

 

 

 

 

 

 

 

 

 

 

 

 

 

 

 

 

이뭐병짤방은 마스다 코스케의 개그만화 보기 좋은 날(약칭 개그만화’)에 발췌된 것이다.명탐정 우사미시리즈에 나오는 캐릭터이며 토끼가 우사미, 곰은 쿠마키치다. 개그만화 보기 좋은 날은 옴니버스 형식이라서 에피소드 한 편 분량이 짧다. 그 짧은 분량 속에 당황스럽고 터무니없는 사건들이 전개되는 것이 이 만화의 특징. 정말 병맛스러운 이야기가 있다. 그렇다 보니 만화의 개그 코드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이 크게 엇갈리는 편이다. 그래도 명탐정 우사미시리즈는 개그만화를 논할 때 절대로 빠져선 안 되는 최고의 에피소드다. 유치하고 단순하기 짝이 없는 내러티브, 동심을 파괴하는 설정은 보는 이의 정신 건강에 유익하다. 그리고 동물을 의인화해 인간 세상을 해학적으로 풀어내기도 한다.

 

 

 

 

 

 

우사미는 자칭 초등학생 명탐정이다. 동물 친구들은 우사미를 최고의 명탐정으로 인정하고 있으나 명쾌한 추리로 사건을 해결하는 일이 드물다. 쿠마키치는 우사미의 절친한 친구이다. 우사미와 쿠마치키의 조합은 흡사 셜록 홈스와 왓슨 콤비를 떠오르게 하지만, 그것만 살짝 영향을 받았을 뿐 전혀 연관성이 없다. 쿠마키치는 사건의 범인으로 등장한다. 그가 저지른 사건은 다양한데, 물건 훔치기는 기본이며 코끼리 여학생(이름은 파오미)이 목욕하는 것을 훔쳐보거나 냥미(고양이 여학생, 대부분 에피소드에서 쿠마키치가 저지른 범죄의 피해자로 등장한다)에게 스토커 행각을 벌였다.

 

 

 

 

 

우사미가 추리하기 시작하면 눈 모양이 달라진다. 일명 탐정안(探偵眼). 쿠마키치는 우사미가 자신을 범죄자로 지목할까 봐 두려워서인지 우사미가 탐정안을 발동하면, 혼잣말하면서 흥분한다.

 

 

 

 

 

쿠마키치는 어이없고 병신 같은 결정적인(?) 행동을 저지르는 바람에 범죄가 들통난다. 그가 경찰에 체포되는 장면은 인기 짤방 중의 하나이다. 이 짤방의 포인트는 심각한 상황 속에서도 순진한 표정을 짓는 동물 캐릭터.

 

 

 

 

 

 

 

 

명탐정 우사미시리즈는 추리물로 500% 볼 수 없는 개그물이지만, 전통적인 부조리 개그에 급작스러운 전개가 더해지고 궤변을 늘어놓는 캐릭터가 등장하면서 재미를 준다. 개그만화21화에 쿠마키치는 자신을 변태가 아니라고 말하면서도 변태라는 이름의 신사라는 희대의 궤변을 남긴다. 쿠마키치가 우사미에 변명하는 모습은 교묘한 궤변으로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하는 인간의 심정을 보여준다. 우리는 비정상적 성욕자를 변태라고 부른다. 과거의 변태는 음지에 돌아다니는 비정상적인 소수자를 의미했다. 그렇지만 오늘날의 변태의 의미는 신사인 척 가장하는 위선적인 사람도 포함된다.

 

 

 

 

 

 

요즘 뉴스에 회자하는 성범죄자들을 보면 대부분 평소에 경제활동을 착실히 하며 정상적인 가정생활을 하고 있다. 사람은 누구나 다양한 성적 취향을 갖고 있다. 하지만 일반적인 생활의 범주를 넘어서 타인에게 피해를 줄 정도로 성적 욕구를 조절하지 못하면 변태소리 듣게 되고, 이는 정신질환에 해당한다. 최악의 변태는 자기 자신의 성적 욕구 분출에 대한 죄의식을 느끼지 못한다. 이런 사람은 양지에 가면 정상적인 인간의 가면을 쓰고 있다.

 

 

 

 

 

혼이 비정상인데도 인간의 기운을 잘 받아서 그런지 인간 행세를 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의 언행은 세상을 썩게 만드는 원인이다. 혼이 정상인 사람을 비정상으로 만들어놓는 것이 비정상 혼을 가진 사람들의 장기이다. 오늘도 그들은 자신이 정상이라고 우기면서 애처롭게 살아가고 있다. 우사미가 말한 대로 정말 이 세상이 썩을 대로 썩어서 그런지 드라마에 일어날 법한 신기한 일들이 벌어진다. 우사미의 대사 한 마디가 그저 웃고 넘길 일이 아니다. 세상이 썩으면 사람들의 정신마저 썩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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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2-12 19: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16-12-12 22:00   좋아요 1 | URL
엉덩이 스캔들이 났을 때 확실히 조졌어야 했습니다. 수사 결말이 흐지부지되는 바람에 불미스러운 사건이 잊혀졌어요. 이 사람을 청와대의 입으로 등용한 박근혜 수준이 병맛입니다.

북프리쿠키 2016-12-12 20:5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우사미를 특검에 합류시켜 탐정안을
발동시켰음 합니다. 기자 노려보던 글마보다
더 큰 눈으로ㅎ

cyrus 2016-12-12 22:02   좋아요 0 | URL
우사미의 매력이 친구도 범죄자라면 신고하는 패기입니다. 권력 앞에서 굴종하지 않는 검찰, 경찰은 요원해 보입니다. ^^;;

transient-guest 2016-12-15 05:2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언론에 알려져 있지 않던 박근혜의 진짜 수준을 이때 조금 구경할 수 있었죠. 윤창중이는 진짜 똥맛입니다. 옆에 있으면 두들겨 패주고 싶습니다. 어디서 낯짝을 들고 다시 기어나오는건지..벌레 같아요..

cyrus 2016-12-15 07:50   좋아요 0 | URL
박근혜가 탄핵되어 쫓겨나도 야당을 집요하게 공격할 겁니다. 내년이 여야 모두 중대한 기로에 서는 입장이라서 여당 정권 유지를 위해서라면 온갖 수단 동원해서 활동할 것입니다.
 

 

 

한 달 전에 새로운 헌책방의 위치를 발견했습니다. 책방 이름이 ‘책가방’입니다. 이곳에 대해 더 자세히 알고 싶어서 인터넷 검색을 계속해봤습니다. ‘책가방’은 대구시 달서구 본동에 있습니다. 이곳을 소개한 지역신문 기사 한 건 있었습니다. 기사 내용에 따르면 부부가 13년째 책방을 운영했다고 합니다.

 

[“헌책엔 추억이 쌓이고 쌓였죠” 13년째 헌책방 운영 황종미씨]

(영남일보 2016년 3월 2일)

http://www.yeongnam.com/mnews/newsview.do?mode=newsView&newskey=20160302.010160753100001

 

 

 

 

 

 

 

 

어제 ‘책가방’을 직접 가봤습니다. 무슨 이유에서인지 책방 이름이 적힌 간판이 없습니다. 그렇지만 책방을 찾는 방법은 아주 간단합니다. 부성빌딩 건물을 찾으면 됩니다. 그 건물 옆에 책방이 있습니다.

 

 

 

 

 

 

 

 

 

‘책가방’은 헌책방이라기보다는 중고책방에 가깝습니다. 제 눈에는 상당히 오래된 책은 많이 보이지 않았거든요. 판타지 소설, 로맨스소설, 만화, 라이트노벨 등 취급하는 중고책방이었습니다. 이 책들 앞표지나 뒤표지에 보면 지금은 사라지고 없는 동네책방 또는 만화 대여점 이름과 바코드가 적힌 라벨이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영화 비디오테이프와 DVD 자료도 있습니다.

 

저처럼 인문 서적, 일반 소설, 사회과학 서적 등을 찾는 분이라면 ‘책가방’에서 원하는 책을 찾기가 ‘아주’ 힘들 것입니다. 저는 3시간 정도 책방 내부를 돌아다니면서 꼼꼼하게 살핀 끝에 제 취향에 맞는 책 세 권을 골랐습니다. 혹시 만화를 구하고 싶은 분은 책방에 방문하는 것보다 책방에 전화를 걸어 문의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전화 혹은 온라인 주문도 가능합니다. 그런데 이 책방 주인이 관리하는 온라인 책방 웹사이트 주소를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다음에 책방에 다시 방문하게 되면 주인장에게 여쭤보도록 하겠습니다.

 

책방에 반려견 한 마리 살고 있습니다. 책방 부부 주인장과 함께 사는 녀석입니다. 반려견은 곱슬곱슬한 갈색 털의 푸들입니다. 이름이 있을 텐데, 이름이 뭔지 주인장에게 여쭤보지 않았습니다. 저는 책을 살피는 중에, 갑자기 푸들 짖는 소리에 깜짝 놀랐습니다. 아무래도 책방에 방문하는 손님이 많지 않아서 푸들이 외부인의 등장에 많이 놀랐던 것 같습니다. 저를 향해 개가 왕왕 짖든 말든 눈으로 책장을 살폈습니다. 푸들은 제가 보일 때마다 짖어댔습니다.

 

 

 

 

 

운 좋게 이곳에서 법정 스님의 책을 만났습니다. 조선 중기의 승려 휴정(서산대사)이 지은 《선가귀감》을 법정 스님이 우리말로 풀어쓴 것입니다. 절판된 법정 스님의 책의 중고가 액수는 정가 금액보다 높습니다. 저는 이 책을 사기 전에 가격이 얼마 나오는지 예상해봤습니다. 책값은 주인 마음입니다. 아주 구하기 힘든 책이라서 중고가 금액을 최대 3만 원까지 생각했습니다. 혹시 이 책을 사지 못할까 봐 기록을 남기는 차원에서 사진 한 장 찍었습니다.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이 책을 계산대에 올려놨습니다. 다행히 중고가가 만 원이었습니다. 의외의 결과였습니다. 책 상태가 비교적 좋아서 최소 2만 원으로 생각하고 있었거든요. 중고가 만 원이면 지갑에 부담 주지 않은 액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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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2-11 13: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16-12-11 15:57   좋아요 1 | URL
그럴 수도 있겠어요. 제가 갔던 책방이 온라인 주문 위주로 운영된다면, 알자배기 책은 거의 다 판매되었을 겁니다. ^^;;

양철나무꾼 2016-12-12 14:0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어떡하죠?
저 슬램덩크 시리즈도 가지고 있고, 그 밑 책꽂이의 책들도 거의 (스위프트 입문이랑 혼자뜨는 달이 빠지네요) 거의 가지고 있네요.
서점도 헌 책방도 아니고, 일반 가정집에서 이래도 된단 말입니까?
누가 저 좀 말려줘요~~~@@

cyrus 2016-12-12 17:16   좋아요 1 | URL
제가 그동안 ‘책 덕후’ 양철나무꾼님을 제대로 못 알아봤군요. 서재가 더 넓은 공간이 되면, 슬램덩크 만화 소장하고 싶습니다. ^^

fledgling 2016-12-12 14:3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우왕 보물을 찾으셨군요. 노력한 보람이 결실을 맺었네요.
<나오미와 가나코>가 눈에 띕니다. ㅎ

cyrus 2016-12-12 17:18   좋아요 1 | URL
이 때 간 건 노력했다기 보다는 운이 정말 좋은 편이었습니다. 만화, 판타지소설이 가득한 곳에서 법정 스님의 책이 나올 줄 전혀 생각하지 못했거든요. ㅎㅎㅎ

제 생각에는 책방에 만화, 판타지소설, 라이트노벨 마니아들이 좋아할 만한 책들이 더 있을 겁니다. ^^
 

 

 

어제저녁 6시부터 서구청 앞에 촛불 집회가 있었습니다. 저는 퇴근하자마자 서구청으로 향했습니다. 서구청에 도착해보니까 6시 35분이었습니다. 기대가 너무 컸던 탓일까요? 사실 집회라고 하기에 민망한 분위기였습니다.

 

촛불이나 피켓을 든 어른들의 수가 많지 않았습니다. 어제 집회를 주최한 서구주민연대단체 회원으로 추정되는 분들이 촛불과 피켓을 들고 있었습니다. 제가 장소에 도착하니까 한창 노래 공연이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인도 위에 스무여 명의 학생들이 모여 있었습니다. 집회 날짜를 알리는 플래카드가 고등학교 앞에서 걸려 있었는데요, 고등학생들이 그 플래카드를 보고 모인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촛불을 든 학생들이 없었습니다. 이 학생들도 TV에서 보던 집회를 생각하고 왔는데 그것과 완전히 다른 분위기에 의기소침했을 겁니다. 학생들 입장에서는 집회가 처음이라서 낯설고 신기하게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학생들이 소규모 집회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했습니다.

 

서구청 앞 인도는 버스정거장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제가 처음에 집회 장소에 대해 걱정한 이유가 바로 그것이었습니다. 인도가 좁은데다가 그곳에 10명 정도의 인원만 모여 있어도 지나갈 틈이 없습니다. 집회 인원을 최대한 많이 모이기 위해서 집회 장소를 서구청 뒤편에 위치한 공원으로 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버스정거장 주변에 아주머니 한 분이 서서 집회를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혼잣말하듯이 집회를 부정적으로 말하고 있었습니다. 제가 보기에는 버스를 기다리는 분은 아닌 것 같았습니다. 일부러 집회 장소에 찾아온 샤이 박근혜 성향의 동네 주민이거나 박사모 소속 회원처럼 보였습니다. 이 아주머니는 10분 내내 계속 박근혜를 옹호하는 말만 했습니다. 촛불 집회를 공산주의 국가에서 나올 법한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집회에 구경하는 학생들을 공부하기 싫어서 집회에 왔다는 식으로 궤변을 늘어놓기도 했습니다. 박근혜를 규탄하는 언론도 못 믿겠다고 합니다. 간혹 이런 어른을 만나곤 합니다. 대구에는 생각이 꽉 막힌 어른들이 많이 있습니다.

 

아주머니의 잔소리(?)가 듣기 싫은 건지 한 여학생이 일침을 가했습니다.

 

"아주머니, 집회가 마음에 안 들면 보지 말고, 그냥 가세요!"

 

일촉즉발의 상황이 벌어질 뻔했으나 주변 학생들과 어른들이 말려서 말다툼으로 번지지 않았습니다.

 

대구가 새누리당과의 인연을 끊는 길은 요원해 보입니다. 집회에 모인 학생들에게 정말 미안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새누리당을 지지한 어른들은 자신들의 선택에 대해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주지 못할망정 집회에 구경하는 학생들을 마치 집회에 선동당한 학생처럼 말하면서 꾸짖느라 바빴습니다. 이 학생들이 왜 집회에 모였을까요? 어른들은 이 상황을 불러일으킨 심각한 원인을 알려고 하지 않은 채 회피할 뿐입니다. 저는 소규모 집회 분위기가 낯설어서 뭘 제대로 하지 못하고,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물론, 저도 어제 잘했다고 볼 수 없습니다. 저 역시 집회를 구경만 하고 떠난 소심한 어른이었으니까요. 어제 일이 부끄러워서 이렇게 솔직하게 털어놓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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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2-09 12: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16-12-09 12:29   좋아요 1 | URL
네, 맞아요. 일부 대구에 거주하는 어른들은 대구가 전국에서 알아주는 도시라고 착각하고 있습니다. 박정희 향수와 박근혜의 고향이라는 이유 때문입니다. 대구도 젊은 사람이 떠나가고, 보수적인 중장년층만 남게 되면 대구는 점점 쇠퇴할 겁니다.

잠자냥 2016-12-09 12: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답답하네요... 대구는 왜 그토록 그 사람을 지지하는 걸까요? 인간의 이성이 작동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cyrus 2016-12-09 12:30   좋아요 0 | URL
저조차도 그렇게 느껴집니다. ㅠㅠ

꼬마요정 2016-12-09 12:5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그래도 바뀌지 않겠습니까. 믿고 자랑스워하던 대상이 쓰러지는 걸 받아들이는 건 힘들지만, 대부분이 아니라고 하면 언젠가는 바뀌리라 생각합니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말이지요. 내가 사는 시대에 꼭 이루어지지 않더라도 내 다음 세대에라도 바뀐다면, 한 걸음 한 걸음 발자국을 남기는 게 의미가 있지 않겠습니까.

cyrus 2016-12-09 16:53   좋아요 2 | URL
좋은 말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꼬마요정님의 말씀을 듣게 되니까 힘이 납니다. 마침 탄핵 가결 소식까지 듣게 돼서 기분이 한결 좋아졌습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6-12-09 13: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강성 반박근혜전선을 구축하는 분들 보면 오히려 대구분들이 많습니다..골통 보수 지역구인 만큼 그만큼 강성 반골 기질인 분들도 많죠. 부끄러워하실 필요 없습니다. 저희 집은 온통 친박근혜계입니다. 제가 부끄럽습니다.

cyrus 2016-12-09 16:58   좋아요 0 | URL
곰발님이 한 달 전부터 박근혜와 새누리당, 최순실을 비판하는 심정을 이제야 이해했습니다. 제 주변에 정신 못 차리는 사람들 만나니까 답답해 미칠 노릇이었습니다. 탄핵 가결 이후에도 여전히 박근혜를 옹호할 겁니다. 오늘 탄핵 가결 소식에 안도감이 듭니다. 광화문과 청와대 앞에 모인 시민들 덕분에 긍정적인 결과가 나올 수 있었습니다.

transient-guest 2016-12-09 13:5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폭력은 나쁘지만 미친 x에겐 매가 약이라는 생각 이럴때 합니다

cyrus 2016-12-09 17:03   좋아요 0 | URL
박사모들도 폭력을 쓰고 싶어할 겁니다. 박근혜를 보호하려고 계엄령하자는 말까지 나왔으니 그들의 수준 안 봐도 압니다.

북프리쿠키 2016-12-09 20: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같은 대구에 살지만
이젠 변해야 될때라고 생각합니다.
대구시민도 이번 사태에 많은 부분에 대해
겸허하게 반성해야한다고 봅니다

cyrus 2016-12-09 21:37   좋아요 0 | URL
헌재가 박근혜 탄핵을 내려도 보수 성향이 강한 대구 시민들은 새누리당을 지지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비록 입지가 줄어들었지만, 대구 경북 시민들은 최경환을 지지할 것입니다. 대구 경북 출신의 친박 새누리당 인사들은 다시 한 번 지지세력 결집을 노력할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