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나온 책들을 체크하다가, 아이고야, 내가 좋아하는 《내가 좋아했던 모든 남자들에게》가 셋트로 예약판매를 시작했다는 걸 알게 됐다. 나는 아직도 가끔 영화속의 자쿠지 씬을 돌려보곤 하는데(라라 진, 피터 너무 좋아!), 그리고 이 책이 다 번역되기를 그렇게나 기다렸는데, 셋트로 나왔다고?



오늘 이 소식을 회사동료에게 전했는데, 이미 원서로 완독한 동료는 내게 '라라 진의 성장일기로 너무 좋다'고 했다. 로맨스는 그저 거들 뿐. 아아, 역시 읽고 싶다. 성장.. 제가 너무 좋아하고요.



















아아, 너무 좋으다. 나오길 기다린 책이라 나와서 너무 좋으다. 그렇지만... 오늘 장바구니 비울 때는 넣을 수 없어. 미안해..조금만 기다려 주겠니? (글썽) 다른 책들이 먼저야. 순서를 기다리렴.




페미니즘 관련 도서가 새로 나오면 우리가 같이 읽는 도서로 어떨까, 생각해보곤 하는데, 오늘 눈에 띈 책은 이것.
















[알라딘 책소개]



나디아 무라드 자서전. 2018년에 99번째 노벨 평화상 수상자가 된 나디아 무라드는, 2014년 말랄라 유사프자이에 이어서 두 번째 최연소 수상자이기도 하다. 전 세계 38개국으로 번역된 이 책에는 IS 성 노예에서 폭력으로 고통받는 모든 여성을 위한 인권 대변인으로 거듭난 나디아의 생생한 증언이 담겨 있다.

이야기는 나디아 무라드가 살았던 이라크 야지디 마을 코초에서 출발한다. 코초 사람들은 가난하지만 공동체 안에서 소박한 즐거움을 누렸으며 늘 함께였다. 그러던 2014년 8월, 수니파 무장 단체 IS가 마을을 포위하면서, 이들의 일상은 산산이 부서졌다. IS는 광기와 폭력을 휘두르는 집단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IS에 포섭되지 않는 이들은 집단 학살되거나 강간당했다.

나디아의 가족과 친척, 친구들의 운명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나디아의 오빠 여섯 명과 어머니는 죽임을 당했고, 나디아는 IS 대원의 성 노예가 되었다. 나디아는 IS가 시장 혹은 페이스북을 통해 팔아넘긴 수천 명의 야지디 여성 중 한 명이었다. IS 대원에서 또다시 IS 대원에게 넘겨지며, 반복된 폭력을 겪었다.

<The Last Girl>에는 나디아 무라드가 맞닥뜨린 끔찍한 사건과 목숨을 건 탈출 과정이 담겨 있다. 담담한 서술을 읽어 내려가다 보면, 나디아가 겪은 고통이 보편성을 띠고 있다는 사실을 자연스레 깨닫게 된다. 그의 목소리는 인권을 유린당한 모든 여성의 목소리이며, 모든 난민의 목소리이다.



오, 송은일의 신간도 나왔네?!


















읽고 싶은 책들이 나와서 너무 좋고 또 너무 싫다... 저걸 언제 다 사서 언제 다 읽는담. 그렇지만 읽을 책이 많다는 것은 또 너무 기쁘지. 그래서 좋고 또 싫다.

아무튼 나는 장바구니 비우러 가겠다.

책 안사고 참아볼라했는데, 스티키 북마크가 떨어져서 어쩔 수 없이 책을 사야한다.


이만 총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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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yo 2019-05-15 10: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뭐라구요? ㅋㅋㅋㅋㅋㅋ 스티키 북마크가 떨어져서 ‘어쩔 수 없이‘ 책을 사야 한다구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자, 제가 눈 가렸으니까 얼른 ‘아웅‘ 해보세요. ㅋㅋㅋ

다락방 2019-05-15 11:01   좋아요 0 | URL
진짜에요, 진짜라니까! 진짜라구욧!
(정말 눈 가린 거 맞아요? ㅋㅋ)

syo 2019-05-15 11:15   좋아요 0 | URL
눈 가려도 다 보여요. 궁예야 궁예.

누구인가? 누가 스티키 북마크 소리를 내었어??

다락방 2019-05-15 12:30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몰라 나 주문했어요. 스티키 북마크. 여섯 권의 책은 그저 거들뿐.... ( ˝)

비연 2019-05-15 16: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아아아. 이러시면 곤란해요..ㅜㅜㅜㅜ

다락방 2019-05-15 17:18   좋아요 0 | URL
저는 일단 오늘의 구매는 마쳤고요, 조만간 내가 사랑했던 모든 남자들에게도 구매할 예정입니다. 으하하하하
 

오늘 오후에 MRI 검사가 있어 금식중인데, 알라딘 들어와 장바구니 정리하다가(뭘 사고 뭘 빼야할까?) 이 책을 봤다.


















아 이 책 보자마자 어찌나 소보로가 먹고싶어지는지 ㅠㅠ 소보로 너무 먹고싶어 ㅠㅠ 소보로야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소보로 내가 무슨 맛인지 너무 잘 아니까, 내가 진짜 잘 아니까..

소보로 정말 맛있잖아요. (글썽)


이따 검사 끝나면 소보로 한바구니 사가지고 들어가서 와구와구 먹어줄테닷!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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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부만두 2019-05-14 10: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먹어봤자 아는 맛이라지만
아는 맛이니까 먹고 싶나봐요.
무서운 아는 맛, 소보로 맛.

다락방 2019-05-14 10:18   좋아요 0 | URL
맞아요. 아는 맛이라 더 간절히 먹고 싶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비연 2019-05-14 10: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소보로. 급먹고 싶어지는.

다락방 2019-05-14 10:51   좋아요 1 | URL
너무 맛있겠죠? ㅠㅠ 너무 먹고싶어요. 저는 몇 시간만 참고난 뒤에 먹을거에요!! >.<

소보로는 우유랑 먹어야 제일 맛있겠죠? 우유는 싫지만... 그래도 우유랑 먹어야겠당 ㅋㅋ

hnine 2019-05-14 10: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금식 중이시라니 어떤 것인들 당기지 않겠어요. 소보로면 소보로, 단팥빵이면 단팥빵, 육포면 육포 ^^
일단 MRI 검사 잘 받으시길 바랍니다. 결과도 잘 나왔으면 좋겠어요.

다락방 2019-05-14 11:06   좋아요 0 | URL
지금으로서는 다른 음식을 떠올리지 않는게 제일 급한 일 같아요. 다 떠오르면 다 사먹어야 되잖아요. 그나마 소보로에 꽂힌 게 다행인 것 같아요. 후훗. 소보로는 몇 개고 사 먹을 수 있습니다!

감사해요, 나인님.

잠자냥 2019-05-14 14: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제는 그래서 먹는 이야기가 별로 없던 것이군요! ㅋㅋㅋㅋ 그나저나 MRI나 CT 찍어보자고 하면 저는 결과 때문에 더럭 겁부터 나던데 다락방 님은 이와중에도 소보로 ㅋㅋㅋㅋ 역시 용자이십니다. ㅋㅋㅋㅋ 결과에 아무 이상 없기를 바랄게요!

다락방 2019-05-15 08:25   좋아요 0 | URL
아, 저는 결과는 이미 아는 거고요 ㅎㅎ 어떤 수술을 해야할지를 보는 거라고 해야하나. 그래서 딱히 겁날 건 없었어요. 다만 배가 고팠을 뿐...

어제 병원에서 나오면서 빵집 다 털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집에 와서 빵과 우유 밥과 김치 동시에 먹는 신공을 보였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런 후에 다시 술상 차려서 찹스테이크,감바스,닭갈비... 로 술안주를 했습니다. 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인생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지나 2019-05-15 10: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검사 잘받으세요. 걱정할 일은 아니지요?

2019-05-15 10: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지나 2019-05-15 19: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수술 잡혔으니까 몸 관리 잘하셔서 수술 잘하시고 빨리 회복 되세요. 수술 하신다니 맘이 아프네요. 그래도 별일 아닌 헤프닝으로 지나갈꺼에요.
 

왜 가방은 늘 무거운걸까, 이걸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하는걸까, 를 요즘 자주 생각했다. 무거운 가방이 나의 팔자인가보다 생각하며 잘 살아 왔지만, 최근에 노화 때문인지(응?) 무거운 가방이 점점 힘들어지기 시작한 것. 화장을 하지 않고 다니기로 결심한 동료는, 화장을 하지 않으니 굳이 가방이 필요없다고 했다. 그래서 핸드폰 하나만 들고 다녀. 아아 세상 부러운 거다. 나도 뭐 굳이 화장품은 안가지고 다녀도 되지만 에코백이어도 책....다이어리....만년필.... 지갑.....빼놓을 수가 없는 것들 때문에 너무 무거워. 게다가 책은 어떤 날에는 굳이 두 권씩을 넣고 다녀. 어깨 뽀샤진다 진짜. 아무튼. 그래서 어떻게 가볍게 다닐까, 고민하다가, 내가 매일을 그럴 순 없고(다이어리와 만년필 없으면 불안초조해짐), 일주일에 하루 이틀 만이라도 가볍게 다녀보자! 결심하고 모든 걸 다 내려놓자!! 오늘은 가진 것 중에 가장 작은 크로스백을 들고 왔다.



가볍게 하기 위해서 일단 책을 넣지 않았다. 출퇴근시간에 책 없이 어째야 할까 난감했지만, 오호라, 영화를 다운 받으면 되지! 나는 [미성년]을 옥수수에서 구매해 핸드폰에 다운 받아 놓았다 .






가벼운 운동화에 가벼운 가방. 세상 좋구먼!!



저 작고 가벼운 가방 안에는 그러니까,



이어폰, 손수건, 립스틱 한 개, 현금 만원, 핸드폰 .. 그리고, 육포 두 개와 쿠키 세 개가 들어있다. (네?)






누구나 가방 안에 육포쯤은 들어있는 거잖아요?






으흐흐흐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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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19-05-10 10: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방에 육포 ㅋㅋㅋㅋㅋㅋㅋㅋ 맥주는 없나요? ㅋㅋㅋㅋㅋ 저 육포는 우리집 고냥님도 좋아하시는 건데...(짜서 잘 주지는 않습니다만 ㅋㅋㅋ)

다락방 2019-05-10 10:29   좋아요 0 | URL
가방에 맥주는 없습니다. 맥주는 무거우니깐요. 아, 생각난김에 육포 하나 먹어야겠어요. 비첸향 육포 맛나요 ♡

유부만두 2019-05-10 10: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가방 안에는 고구마랑 양갱이랑 있다요?! 할머니 같죠? ㅋㅋㅋ

유부만두 2019-05-10 10:37   좋아요 0 | URL
책도 두 권, 충전기에 보조 뱃더리도 있고 수첩이랑 노트도 있고 ..... ㅠ ㅠ

다락방 2019-05-10 10:38   좋아요 2 | URL
뭐가 됐든 살려고 하는 의지가 중요한 거 아니겠습니까! 그런 의미에서 고구마, 양갱, 육포... 다 좋은거죠! ㅎㅎ

일주일에 하루쯤은 책과 다이어리 모두 다 빼고 다니려고요. 제가 제 몸한테 너무 막 하는 것 같아서요 ㅜㅜ

hnine 2019-05-10 11: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에게 오늘은, 가방 속에 육포 가지고 다니는 분을 처음 본 날 ^^

다락방 2019-05-10 11:57   좋아요 0 | URL
다 까먹고 이제 없어요 ㅜㅜ

감은빛 2019-05-14 18: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가방에는 뭐가 들었나 보니,
노트북, 노트북 전원선, 무선 마우스, 각종 토론회 자료집과 잡다한 서류들이 한 가득.
아, 아까 낮에 참석한 워크숍 마치고 남은 간식을 굳이 챙겨주신 상냥한 어떤 분 덕분에 개별 포장된 쿠키가 두 개 있네요.
그런데 함정은 저는 이 가방을 출퇴근 시엔 거의 메고 다니지 않습니다.
예전에는 메고 다녔는데, 노트북이 무거워서 이젠 사무실 출근했다가 회의 나갈 때만 메고 나갑니다.

출퇴근시엔 폰, 지갑, 이어폰만 갖고 맨 몸을 다니는 것이 제일 좋더라구요.

다락방 2019-05-15 08:28   좋아요 0 | URL
폰, 지갑, 이어폰이면 사실 충분한 것 같아요. 더한 것이 뭐 필요하겠습니까.
게다가 노트북이라니... 아이고 너무 무겁잖아요 ㅠㅠ
저는 가볍게 다니다가 오늘 또 두꺼운 책 넣고 무겁게 왔어요. 어휴 진짜 회사 안다니고 살았으면 좋겠어요. 그러면 출퇴근길에 무거운 가방 들고 다니는 일은 없을텐데 ㅠㅠ
 

가끔 죽고싶다는 생각을 할 때가 있다. 이것은 우울에서 오는 게 아닌, 해결방법을 도저히 찾아낼 수 없을 때 드는 생각인데, 어젯밤에 또 그랬다.


어제 내가 사는 아파트에 도착해 엘레베이터에 타 4층 버튼을 눌렀는데 올라가다 말고 쿵- 소리와 함께 4층에 못미처 엘레베이터가 멈추는거다. 그러더니 안내 멘트로 '이상이 생겼습니다' 가 반복되는 게 아닌가. 나는 바깥에 계신 아빠랑 통화중이었는데 갑자기 이런 상황이 발생했고 아빠는 전화기 너머에서 무슨 일이냐 물으셨다. 아빠, 엘레베이터가 멈췄어, 끊어봐 상황 해결하고 전화할게, 하고서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 비상벨을 눌렀다. 비상벨을 통해 물음이 들려오고 또 내가 상황을 설명하면서 내내 무섭고 떨렸다. 이대로 내가 죽을거라고 생각한 건 아니지만 그 순간의 공포는 엄청난 것이었다. 그렇게 상황 설명을 채 마치지도 못하고 뭔가 의사소통도 원활하지 않은 상태에서 갑자기 쿵- 거리더니 엘레베이터가 다시 내려가며 3층에 멈췄다. 3층은 내가 버튼을 누른 곳도 아니었는데 어쨌든 멈추고 문이 열린 게 다행이라 얼른 내렸다. 나를 내려놓은 엘레베이터는 다시 덜컹- 거리더니 빨갛게 <점검중>이라는 불이 들어왔다.


한 층을 계단으로 올라 집에 도착한 뒤 분리수거할 쓰레기를 가지고 얼른 계단으로 다다닥 내려왔다. 그리고 경비실로 뛰어가 엘레베이터 고장에 대해 얘기하려는데 경비아저씨는 누군가와 통화중이셨고, 119 얘기가 나왔다. 아, 내 얘기구나 싶어 통화 끝나자마자 경비아저씨께 '제가 갇혀있다 나왔어요' 했다. 아저씨는 그러면 안에 갇힌 사람 없냐고 물으셨고 나는 그렇다 했다. 그렇게 119에 취소전화를 하고, 그 후에 나는 '엘레베이터 수리 기사님은 불러야 할것 같아요. 고장 안내문도 붙여야 하고요' 말씀드렸다. 아저씨는 불렀다 하셨다. 그리고는 어떻게 빠져나왔냐 물으시더라.


"자기 혼자 덜컹대더니 3층에 가 멈춰서 문이 열렸어요. 그래서 얼른 나왔어요." 했다.



경비아저씨는 안내문을 붙이겠다 하셨고, 그렇게 나는 분리수거를 하러 갔는데, 아빠로부터 전화가 왔다. 아빠 나 나왔고, 경비 아저씨가 119 부르셨는데 그것도 취소했어, 아 너무 무서웠어, 했다. 아빠는 내가 엘레베이터안에 갇혀 비상벨을 누르고 상황을 해결하려고 하는 동안에 우리 이웃집에 전화를 거셨다고 했다. 거기 우리 딸이 갇혀있으니 경비 아저씨한테도 말해달라고. 이웃집 아주머니는 우리 아빠랑 통화하고난 뒤 경비 아저씨께 말하고 119에 신고도 했다 하셨다.


"아빠 상황 다 정리됐어, 끝났어, 나 괜찮아." 라고 말했는데, 아빠는 "너 앞으로도 무슨 일 있으면 바로 아빠한테 전화해!" 하셨다.


응..



잠시후 엘레베이터 수리 기사님들이 오셨고 쿵쾅쿵쾅 뭔가 고치는 듯 큰 소리도 나고 그랬는데, 오늘 아침에 출근할 때 보니


'밤을 새워서라도 원인을 찾으려 했으나 찾지 못했다. 오전 중에 꼭 고쳐놓겠다' 라는 안내문이 다시 붙어있었다.




어제 분리수거도 다 하고 집에 들어가 수박을 먹고 있는데, 잠시 후에 아빠로부터 또 전화가 왔다.




"많이 놀랐지?"

"응 아까는 많이 놀랐는데 지금은 수박 먹고 있어."



나는 엘레베이터 안에 갇혔을 때 비상벨을 눌러 얘기할 수 있었고, 119에 전화를 걸 수도 있었을 것이다. 물론 갇힌 상황에서 오는 공포가 커서 이 방법을 바로 생각해내기 까지는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 그러나 어린 아이들이 갇혔다면 이 상황에 어떡할까 생각하자 너무 무서워졌다. 어린 아기들이야 부모님과 함께 다니지만, 어린 아이들의 경우 간혹 엘레베이터 혼자 타는 일은 있는데, 이 때 핸드폰도 없고 비상벨에 대해서도 알지 못한다면 그 공포를 온전히 견뎌야 하지 않나. 설사 핸드폰이 있다고 해도 그 상황에서 119에 전화를 거는 걸 생각해내지 못했다면, 누군가 엘레베이터 고장을 발견할 때까지 몇 분이든 몇 시간이든 그 안에 혼자 갇혀 있어야 할 것이다. 이 생각을 하자 너무 무서웠고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하나 생각해보는데 나에게는 마땅한 방법이 생각나지 않는 것이다. 기계는 어디서든 언제든 고장날 수 있고, 그것이 나에게 닥칠 수도 있고 다른 사람에게 닥칠 수도 있다. 그러니 아이들에게도 닥칠 수 있는데, 그 아이들이 마주하게 될 공포가 너무 끔찍했다.



그러자 죽고싶다고 생각했다. 이 무서움, 이 걱정, 이 두려움으로 부터 벗어나려면 내가 죽는 것 밖에는 방법이 없다는 생각이 드는 거다. 가끔 이렇게 내가 해결할 수 없는 어떤 문제 앞에 이르면 죽고 싶다고 생각을 하게 되는데, 바로 이럴 때 그렇다. 이건 우울증에서 오는 게 아니고 또 내가 실제로 죽음을 택할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나 '죽는 것만이 이 고통에서 벗어나는 방법이네' 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이다.


일전에도 아동 대상 범죄에 대해 걱정하다가, 내가 해결할 수 있는게 없다는 생각이 들자 고통스러워지면서 '내가 죽어야 이 고통이 사라지겠구나' 라는 생각을 했다. 내가 세상 모든 범죄자를 없앨 수 없고, 모든 아이들의 뒤를 따라다닐 수도 없다. 그러나 아이들에게 어떤 일이 생기는 것은 너무나 끔찍하다. 내가 살아가는한 이 끔찍한 걱정은 나에게 계속 찾아들 터, 이것은 너무 아프고 힘들어서 어떻게든 그만두고 싶어지는 것이다.



어떻게 해야 아이들이 무사하지? 내가 뭘 할 수 있지? 내가 할 수 있는게 없네. 아 그러나 걱정된다. 이 걱정을 어떻게 해야 그만두지? 내가 죽으면 된다.



이렇게 되어버리는 것이다.


하아-



자주 찾아드는 생각은 아니지만 어쩌다 이런 방법으로 결론이 날 때면 내가 나를 다독여야 한다. 이 순간 지나갈거야, 이 걱정 사라질거야.



나는 내가 앞으로 살아갈 길이 막막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게다가 나는 수시로 작은 것에서도 행복을 느낀다. 내 안에는 사랑이 많고 또 나는 내가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건강하다고 믿는다. 어제도 아빠가 나를 진정시키기 위해 전화해줬던 것처럼, 내 주변에는 나에게 사랑과 다정함을 주는 사람들도 많다. 내 앞에 어떤 어려움이 닥쳐도 나는 내 스스로 해결방법을 찾아낼 거라 생각한다. 나는 잘 견딜 수 있고, 이겨낼 수 있고, 막아낼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내가 죽어야 끝날것이다'라는 생각도 어제 내게 찾아와 나를 힘들게 했지만, 오늘은 지나갔다.


그러나 이렇게 내가 보지 않는 곳에서 일어나는 어떤 일, 혹여라도 어린아이들에게 생길지도 모르는 어떤 일에 대해서 생각하면 너무 답답해진다. 보통 깊게 생각하면 방법을 찾을 수 있다고 믿는 편이지만, 이렇게 내가 할 수 있는 게 없다는 무력함이 느껴지면, 그 무력함으로 인해 고통스러워지면 '죽어야 끝날텐데' 라는 생각이 드는 거다.



세상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는걸까. 뭣 때문에 이러는걸까. 나는 내가 실제로 이런 일로 죽음을 실행하게 될 거라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나 스스로 '내가 죽어야 이 고통이 끝날 것이다' 라는 생각을 하는 것을 안하고 싶다.



나는 충분히 건강하지 못한걸까?

뭘 더 어떻게 해야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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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anca 2019-05-09 09: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얼마나 놀라셨을까. 글 읽는 내내 제 심장이 다 두근거렸어요. 그리고 다락방님의 느낌, 저도 요즘 자주 그래요. 특히 애들을 낳고 나서는 더욱 그래요. 모든 변수, 사고를 내가 통제할 수 없는데 덜컥 세상에 생명을 내어놓았던 건 아닌가, 왜 몰랐을까, 아무도 이런 면에 대하여 얘기해주지 않았을까. 무언가 아주 기분 좋은 일이 있으면 결국 끝은 고통당하며 죽는 건데 이게 무슨 의미인가, 이런 생각하기 시작하면 삶 자체가 너무 잔인하고 무의미하게 느껴져요.


토닥토닥. 이젠 우린 또 그런 시기를 지나가는 건가봐요... 슬프지만...나도 그렇다는 말을 덧붙여요. 이건 응원도 위로도 안 될까요...

그런데 틈새 공략. 이웃집 아주머니 너무 믿음직하네요. 저도 그런 이웃이 부모님 주변에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 생기네요.^^비상 상황이 생기면 의외로 가까이 있는 이웃분들의 신고, 도움이 절실하더라고요.

다락방 2019-05-09 09:57   좋아요 1 | URL
블랑카님, 맞아요. 제가 통제할 수 없는게 당연한데도 이 통제할 수 없는 세상에 아이를 내어놓으면 어쩌나, 그 다음을 내가 어찌 감당하나 싶은 마음에 저는 ‘나는 아이 낳아서 키울 수 없겠구나‘라는 생각을 여태 하거든요. 이걸 여동생에게도 말했는데 여동생이 그러더라고요. 본인도 그랬다고. 그런데 아이를 낳고 아이들과 함께 살면서 그 두려움이 극복되는 부분들이 있다, 더 강해졌다 라고요. 그 말이 무슨 말인지도 알겠더라고요. 그래도 이렇게 갑작스런 사건 사고에 맞닥뜨리면 ‘아이들이 이상황에 놓이면 어쩌지‘ 하고 걱정과 무력함에 고통스러워져요.


삶 자체가 이런 식으로 연속되는 걸까요? 제가 정신이나 마음 어딘가가 많이 아픈건지 혹은 이상한건지에 대해서도 또 열심히 생각해보거든요. 일어나지 않은 일에 대해 너무 걱정하고 두려워하는 거 아닌가 싶어서요. 또 ‘내가 아이들을 하나의 인간으로 대하지 않고 너무 약자 취급하는걸까‘ 하는 생각도 해보고요.

블랑카님의 댓글, 위로가 돼요. 아, 나만 이렇게 살고 있는건 아니구나, 나만 힘겨운 시간을 보내는 게 아니라, 이게 다른 사람들의 고민이기도 하구나, 싶어서요.

감사해요.

2019-05-09 10: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9-05-09 11: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syo 2019-05-09 11: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참 철이 없는 것 같아요. 미간에 주름을 잡아가면서 읽다가 ˝응 아까는 많이 놀랐는데 지금은 수박 먹고 있어.˝에서 풉 터지고서부터는 도저히 심각하게 읽지를 못하고.......

되게 귀여운 대사잖아요 저게?? 나만 그런가?? 😣

다락방 2019-05-09 11:06   좋아요 0 | URL
아니야, 제가 생각해도 저 좀 귀여운 것 같아요. 확실히 이 구역의 귀여움은 제가 담당한듯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수박은 자기전에 먹으면 자꾸 화장실 가려고 깨기 땜시롱 안먹어야 하는데... 먹어버리고 말았고, 역시나 자다가 깨고 그랬어요... 에휴.......

레와 2019-05-09 14: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도 그래. 나도.
내가 컨트롤 할 수 없는 문제나 벽에 부딪힌 느낌이 들땐 죽어야 끝날까, 죽으면 이런 걱정 안해도 되지 않나..
한동안은 이 생각이 떠나질 않았어. 지금도 그렇고. 이런 생각이 들면 너무 우울해..

나도 그래...



멜론 먹고 싶다.

다락방 2019-05-09 14:36   좋아요 0 | URL
다음주에 만나서 멜론 먹자!
멜론 먹으면서 우리 살아야할 이유를 더 많이 만들자.

잠자냥 2019-05-09 17: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엘리베이터가 락방 님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ㅋㅋㅋ 농담이고요. 많이 놀라셨겠어요.... 이렇게 읽다가 수박에서 다시 뿜었습니다. 그나저나 락방 님 가족은 참 다정한 것 같아요. 그 가족분들과 이 세상의 맛있는 음식들을 생각하며 ‘내가 죽어야 이 고통이 끝날 것이다‘라는 생각을 물리쳐보세요! (하지만 그런 생각도 건강하기에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락방 2019-05-09 17:48   좋아요 0 | URL
아아... 그래서 엘리베이터 수리 기사분들이 원인을 찾을 수 없었던 걸까요?!!

죽어야 끝날거라는 생각이, 건강하기에 할 수 있는 생각인 걸까요? 제가 아직 충분히 건강하지 못해서 하는 건 아닐까요? 잘 모르겠어요. 어쨌든 하고 싶지 않은 생각인데, 이런 생각을 하게될 때가 오더라고요. 빠져나가자, 빠져나가자 제가 저에게 말해요.

아무튼, 내일이 벌써 금요일이에요. 아오, 너무 좋아요. 주말만 기다리고 있습니다. 뿌링클을 먹을 수 있으니까요. 소떡소떡!! >.<

카알벨루치 2019-05-10 08: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박 먹고있어....그래도 힘을 내야죠 “존버정신” 고생하셨어요...

다락방 2019-05-10 09:31   좋아요 1 | URL
저 때도 몰랐고 쓰면서도 몰랐는데, 저야말로 존버정신.. 을 갖추고 있었네요!!

카알벨루치 2019-05-10 09:41   좋아요 0 | URL
존버의 수박! 🍉 근데 엘리베이터에 갇히면 모두가 두려움과 공포에 몰릴 듯 합니다. 엘리베이터에 안에 갇혀 살인자를 찾아가는 영화가 있던데 그 영화 좀 소름이던데 제목을 모르겠네요 근데 그건 절대 안보시겠어요 ^^ 홧팅요!
 
















아아 이게 무엇이란 말인가, 이게 무엇이야...

요가 에세이 쪽을 내가 건드려보리라, 혼자 속으로 오래 생각해오고 있었는데, 아무튼 시리즈에서 요가 나오면 저는 이제 끝난거지요. 잘가라, 나의 요가 에세이여... 《아무튼, 요가》 가 나왔으니 다락방의 요가 일기여, 이젠 안녕.



서러워~ 이렇게 눈. 물. 만.

그대여, 이제.. 안녕......





사요나라..

굿바이...























어제 트윗을 통해서 '김현진'이 자신의 글을 일주일에 3회 배달해주는 글 구독을 시작하겠다 알렸다. 신청자는 이메일로 접수해달라고. 아직 읽어보지 않았지만 매일 글을 배달해주던 '이슬아' 덕에 이렇게 글 구독을 시작하게 된 작가들이 좀 되는가 보다.

김현진이라면 지명도가 있는 작가이니만큼, 나는 수없이 많은 멘션이 신청하는 댓글을 달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내가 생각한 것보다는 적은 수의 멘션이 달렸다. 어쩌면 아주 많은 사람들이 이메일로 바로 신청했을런지도 모르겠다. 어제 올라온 트윗이니 앞으로 얼마가 더 달릴지는 잘 모르겠지만, 이렇게 돈을 주면 내 글을 배달해줄게, 하는 건 얼마만큼의 돈벌이가 될까?


작가가 책을 써서 글을 버는 건 아주 어마어마한 베스트셀러 작가가 아닌 다음에야 거의 실현불가한 꿈이다. 먹고살 수 있는 다른 직업을 가져야만 글을 써서 책을 내는 것이 가능해진다. 글만 써서 먹고 살기에 작가는 지독하게 가난한 직업군에 속한다. 그렇다면 이렇게 돈을 다오 글을 줄게, 하는 건 먹고 살 수 있는 방법이 될테니 현명하다고 생각되지만, 그러나 과연 신청자는 얼만큼이나 될까? 생각하면 나로서는 도전하지 못할 거란 생각이 들었다.



여기 알라딘만 들어와도 글이 어마어마하게 많고 나의 경우, 예전에는 최신서재글을 싹 다 읽었지만 요즘에는 읽고 싶은 글만 골라 읽는다. 그리고 그렇게 읽고 싶은 글들이라 해도 만약 '돈을 주면 글을 줄게'라고 한다면, 나는 기꺼이 돈을 내고 그 글을 읽을까? 라고 물어보면 나는 '글쎄' 라고 대답할 수밖에 없다.



어제 오늘, 친구와 김현진의 글구독에 대한 얘기를 하면서 '나라면?'을 몇 번이나 생각하게 됐다. 친구는 내게 '너라면 신청자가 열명은 되지 않을까' 했는데, 아니, 아무리 아무리 생각해도 신청자가 세 명..정도밖에 안될 것 같은 거다. 돈을 주고 내 글을 읽지 않아도, 돈 없이 읽을 수 있는 좋은 글들이 여기 알라딘에만 해도 넘치는데, 굳이 내 글을 돈을 주며 읽으려할까? 나는 전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설사 세 명의 신청자가 생긴다고 하면, 그것도 다 내 지인들 아닐까. 아아, 우리 락방이 시도가 갸륵하다, 내가 구독해줄게, 하는 다정한 마음으로 지인찬스... 쓰게 되겠지.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나는 이곳에서 엽서를 만들어 팔았었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의 의도는 엽서로 돈 좀 벌어보자, 였지만, 본의 아니게 지인찬스를 쓰게 되어버리고 말았다. 나는 정말 엽서를 필요로 하는 사람이 마음에 들어 구매하기를 바랐건만, 절반 이상이 이미 나를 알고 지내던 사람이었던거다. 내 친구이거나, 애인이거나, 이곳 알라딘에서의 서재지인들이거나. 아아... 내가 무슨 짓을 한건가. 흑흑 ㅠㅠ 내가 원한 건 이런 게 아니었는데...


만약 내가 돈을 주면 글을 줄게, 라고 시도하게 된다면, 신청자가 몇명이든, 그러니까 세명이든 삼십명이든, 90프로는 지인일 것이다. 내 친구이거나, 서재지인들. 아아.. 그건 내가 원하는 바가 아니야.



이런 이야기를 역시나 글쓰는 친구와 하면서, 그렇다면 너는 누구의 글이라면 돈내고 구독할거야? 에 대해서도 묻고 답하게 됐다. 친구는 내 글이라면 구독하겠다고 했는데, 나는...딱히 떠오르는 사람이 없는 거다. 그러니까 뭐랄까, 책을 사는 것과는 또 다른 거라서... '나는 이 사람의 글이라면 반드시 구독할거야!' 하는게 떠오르질 않아. 어떻게 내가 글을 이렇게나 열심히 쓰는 사람이면서 돈주고 글 읽을 생각 안하지요? ㅜㅜ 내가 대답을 못하니 친구가 그랬다.



'매일 미공개 운동 사진 한장을 첨부한 짧은 글이라면...'



제가 삽니다. 제가 살게요. 제가 냅니다. 제 돈 가져가세요. 아아, 나는 이렇게 애원하게 되어버리고 말았어. 그렇지만 운동 영상이라면 글은.. 안쓰셔도 됩니다. 글은 제가 다른 데에서 충분히 많이 보고 있어요. 오늘 아침 출근길에만 해도 도스또예프스키 읽었는걸요. 글은 안쓰셔도 됩니다. 푸쉬업 영상만 보내주신다면 제가 돈을...



나는 그렇게나 운동하는 영상이 좋다(코르셋 조이며 셀럽 되려고 하는 미모 강조 영상 말고요...그건 딱 싫음). 인스타그램에서도 요가하는 사람들 몇 팔로잉 해놓고 매일 들어가서 아아, 이 근육좀 봐, 이 움직임좀 봐, 어떻게 힘있으면서 가벼울 수 있지, 이러면서 감탄하고 있단 말이다. 이렇게 요가하는 사람들에게 감탄하며 그 움직임 보고 있는데, 웨이트트레이닝은 딱히 팔로잉을 안해뒀어. 감탄하며 웨이트 트레이닝 영상도 보고싶다. 어깨와 등과 전완근과 전완근과 전완근과.............................. 저는 푸쉬업하는 영상을 사랑합니다. 푸쉬업 만만세에요. 그렇지만 만족할만한 푸쉬업영상을 어디서도 보지 못했습니다. 푸쉬업 럽 ♡




그러다가 친구와 나는 글과 운동에 대해서도 얘기하게 됐다. (우리 얘기 정말 잘하지요? 말만 걸었다 하면 수다삼매경..수다폭풍... 누군가 밥먹으러 가기 전까지는 끝나지 않는다) 그러니까 운동영상에 첨부하는 글..이라고 했을 때 좀 낯설다는 생각이 들면서, 그렇다면 글쓰면서 근육뿔룩뿔룩한 사람은 없는가? 하게 된 것. 아마 몰라서 그렇지 어딘가에서는 글 열심히 쓰는 사람이 운동도 열심히 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지금 딱 생각나는 사람은 늘상 규칙적으로 달리기를 하는 '무라카미 하루키'와 외국에도 운동복 가져가 달리는 '가쿠다 미쓰요' 정도밖에 없는 거다.


















더 없나요, 더? 그리고 왜 다 달리기죠? 웨이트 하는 작가는 없나요? 전완근 뽝- 하는 작가는 없는 것인가... 운동하는 작가를 아신다면 제보 부탁드립니다...



그래서!

내가 그런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생각했다. (네?)

요가를 게을리 해, 2년간 요가 해도 여전히 '요가 못하는 나' 이지만, 이제부터 새롭게 태어나(응?) 요가 열심히 해서 매일 글도 쓰고 요가도 하는 그런 사람의 상징이 되어야지. 음.. 잠깐만. 매일은 아니고. 이틀에 한 번. 음. 아니 잠깐. 일주일에 한 세 번? 요렇게 쇼부치자. 지금은 근육 같은 거 1도 없지만... 나도 요가 근육 만들어야지. 내가 보면서 늘 감탄하는 많은 요가인들처럼, 그들이 가진 근육 같은 거 나도 만들어야지. 등에도 팔에도 허벅지에도 뽝- 근육 만들고 그러면서 글도 써야지. 이미 《아무튼, 요가》가 나와버려서 다락방의 요가일기 같은 거, 쓸모없게 되어버렸으니, 새롭게 도전해야겠다. <글쓰면서 요가하기> 라든가, <요가근육으로 글쓰기> 라든가... <당신의 요가가 당신의 글을 만듭니다> 같은 거...



음..다음주부터 요가 열심히 가자. 음...



요가 근육 부지런히 만들어서 요가하면서 글 쓰는 사람의 상징이 되자. 매일 글에 읽은 책 사진 올리는 대신, 요가의 동작을 하나씩 찍어 올리는거지. 아아, 과연 그런 날은 올까, 오기는 올까, 온다면 언제 올까, 그게 가능하기나 할까, 다음 생을 기대해봐야 하는걸까...




동료가 사다준 커피나 마셔야겠다.




+) 2019년 05월 09일 덧붙임.



역시 멘션이 적게 달린것 뿐 엄청 흥행하고 있었다. 인기 있는 필자란 이런것인가...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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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19-05-08 16:3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무튼, 요가>가 나오는 바람에 요가 에세이 책을 포기하면서 에라~ 하는 심정으로 소식도 포기한 것이로군요. ㅋㅋㅋㅋ

<폭식하는 락방이의 요가 라이프> 이런 에세이 나오면 오히려 틈새 시장 공략하는 게 아닐까요? ‘오늘도 그녀는 아침에 폭식을 하고 저녁에는 요가를 하려고 마음 먹었다.... 그러나 퇴근 후에는 오늘도 어제처럼 운동을 가지 않았다....˝ 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19-05-09 07:46   좋아요 0 | URL
잠자냥 님은... 천재입니까?

폭식하는 락방이의 요가 라이프, 좋네요.
어제 저도 틈새 시장에 대해 계속 생각하다가, 최근에 나온 소설에서 영감을 받아 <가슴큰 요기니> 이런건 어떨까 생각해봤어요. 제가 팔로잉하는 요기니들중에는 가슴 큰 사람이 없더라고요. 가슴이 크면 요가 하기가 힘들거라는 생각을 파박- 부숴버리고, 가슴 크면서도 요가를 잘한다는 걸 보여주는 책이라면 어떨까... 하고 말입니다.

으하하하하하하하하

블랙겟타 2019-05-08 16: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말은 이렇게 하면서.. 곧 다락방님의 요가일기 책 나오는거 아니에요?! ㅋㅋㅋㅋㅋ

저같은 경우는 친구의 강권에 못이겨(!) 몇년 간 수영에 매달린 적이 있었거든요.
그래도 억지로라도 배워보니 조금 재미를 느껴 이 흐름을 타서 철인3종에 도전하자! 라고 부푼 꿈을 꿨을 때가 있었는데...
결국 제가 가진건 게으름이고.. 현실은.. 한창 수영할 때 비해서 살만 뒤룩뒤룩 쪄있어서. 언제쯤 도전해볼지..

제가 사놓은 콜... 아아니 블랙티나 마셔야겠네요.

다락방 2019-05-09 07:49   좋아요 1 | URL
ㅎㅎ 사실 뭔가 준비한 건 없었고요, 그냥 해본 말입니다. 요가 2년 했지만 여전히 요가 서투른 저라서 뭘 쓸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ㅋㅋㅋㅋㅋ

이게 뭐든 그런것 같아요. 운동이든 공부든 그게 뭐든. 자기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스스로 원해서 시작해야 중도에 포기하지 않는것 같아요. 누군가의 권유로 시작하거나 혹은 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시작하는 건 금세 멈추게 되더라고요. 저도 그렇게 헬쓰장에 가서 런닝 머신 위에서 멍 때리고 온 시간이 어언... 하아- 돈 아까워요. 요가는 제가 ‘무언가 필요하다‘ 하고 시작해서인지 여태 하게 되더라고요. 뭣보다 쓰지 않던 몸을 쓰는 게 너무 좋아요! 그러니까요 블랙겟타님,

요가..를 시작해보시면 어떨까요? 요즘엔 남자 요기들도 엄청 많아요!!

감은빛 2019-05-09 17: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께 구매했던 사진 엽서 기억나요.
그거 아직도 집안 어딘가에 있을까요? 나중에 시간 나면 찾아봐야겠네요.

운동 열심히하는 작가는 저도 궁금하네요.

다락방 2019-05-09 17:17   좋아요 0 | URL
ㅎㅎ 그때는 샀지만 어딘가에 던져 두셨군요, 감은빛님 ㅋㅋㅋㅋㅋㅋ그럴 줄 알았어 진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러고보니 감은빛님도 운동 열심히하며 글 쓰시는 분이시잖아요?! 요즘에도 근육 운동 열심히 하고 계십니까?

감은빛 2019-05-09 18:15   좋아요 0 | URL
던져 둔 건 아니예요.
그때는 한 장 한 장 음미하며 감상했지만,
여러번 이사를 해서 어디 있을지 모르겠네요.

관절 통증을 핑계로 운동을 오래 쉬었네요.
최근에 다시 운동을 시작했어요.
여름은 몸매 자랑의 계절이니까요! ㅎㅎ
근데 너무 늦게 시작해서 올 여름에 몸매 자랑이 가능할지는 모르겠네요.

다락방 2019-05-09 18:28   좋아요 0 | URL
그렇다면 감은빛님 특유의 운동 페이퍼 하나 써주셔야 하는 거 아닙니까!

감은빛 2019-05-09 21:03   좋아요 0 | URL
다락방님께서 원하신다면 대령해 올리겠습니다. ㅎㅎ

다락방 2019-05-09 21:25   좋아요 0 | URL
ㅎㅎ 빨리요, 빨리!

감은빛 2019-05-10 21:17   좋아요 0 | URL
대령했습니다. 다락방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