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을 말할 때 우리가 이야기하는 것
레이몬드 카버 지음, 정영문 옮김 / 문학동네 / 200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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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말할 때 우리가 이야기하는 것

외국영화에 보면 이동식 놀이동산이 한 번씩 나오곤 한다. 이제 마을에서 올 사람들은 거의 다 온, 오늘을 마지막으로 천막을 걷을 놀이동산이다. 해는 지고 첫 날의 기고만장 대신 해 질 무렵의 쓸쓸함이 밀려오지만, 내일은 또 다른 곳에서 새로운 회전목마가 돌겠지. 하루키의 단편들은 그런 놀이동산 느낌이 난다. 하루키와 참 많이 닮은 레이몬드 카버의 단편들도 놀이동산 느낌이다. 철 지나고 버려져, 그대로 비를 맞아 녹 슬고 삐걱이며 더 이상 돌지 못하는 회전목마의 놀이동산.
하루키의 좀 더 삭막한 버전의 단편을 읽는 느낌이었다. 구체적인 상표의 언급과 묘사가 주는 현실감도 닮았다.
레이먼드 카버.
로버트 알트만 감독의 영화 <숏컷>과 하루키의 글들에서 먼저 안면을 튼 작가다.
<숏컷>은 그 당시 내가 좋아했던 줄리안 무어와 팀 로빈슨이 나온다고 해서 무턱대고 본 영화, 보고 나서는 이게 뭐지? 했던 영화다. 레이먼드 카버의 단편들을 엮어 만든 영화다.
삭막함과 불륜, 어지럽고 독창적인 이야기들이 묘하게 맞물리는 영화였다.
그리고 <사랑을 말할 때 우리가 이야기하는 것>에서 숏컷 영화의 몇 장면을 그 느낌을 찾았다.
<목욕>이란 단편에선 생일을 앞두고 사고를 당한 스코티, 그리고 스코티의 케이크를 주문받은 가게 주인이야기가 나오며, <여자들에게 우리가 간다고 말해줘>에서의 유부남들이 불륜,<너무나 많은 물이 집 가까이에>에선 변사체를 놓고 태연히 캠핑을 즐기는 남자들이야기.

매번 보던 익숙했던 벽의 금이, 벗겨진 페인트칠이 못 견뎌질 때가 있다. 그러려니 참았던 남편의 뒤집어진 양말에, 오늘은 끝장을 보리라 극단적일 때가 있다.
그것은 이미 포화상태, 참을 만큼 참았다는 것.
미끈하고 번지르한 삶보단, 소금기 어린 그리고 쓸쓸함과 의미없음, 지나가 버리고 나면 무상함만 남는 삶의 아픔이 담겨 있다.
낡고 허물어져 가는 집, 구차한 세간들, 그 속의 더 위태로운 삶들이 아픔으로 혹은 불편함이나 불쾌함으로 그리고 소설 속 솔직한 현실 앞에 수치스러움으로 담겨 있다.
삶은 이렇게 구차하고 허무하고 손쉽게 바스라지고 더럽혀지는 걸까.
니체는 위대한 철학자들은 우리가 사는 세상이 덧없는 그림자라는 예감을 갖고 있다고 했다.
덧없는 그림자.
그렇지만 그 그림자들이, 모네가 그린 그림자처럼 제각기 색깔이 다름을, 모양도 크기도 다름을 조금은 희망으로 받아들여도 되지 않을까.

<결국 그들은 하던 일을 계속했고, 텐트를 쳤다. 그들은 불을 피웠고 위스키를 마셨다. 달이 떴을 때 그들은 여자애 얘기를 했다. 누군가 시신이 떠내려가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말을 했다. 그들은 손전등을 들고 다시 강으로 갔다. 그들 중 한 명이 물 속으로 들어가 그녀를 붙잡았다. 그는 그녀의 손목을 잡고 강가로 끌어냈다. 나일론 줄을 찾아 그녀의 손목을 묶은 다음 나무에 걸었다. ~ 너무나 많은 물이 집 가까이에, 126p~>

<그 후로 아버지는 하는 일마다 제대로 되지 않은 듯했다. 더미가 그러했던 것처럼 그는 더 이상 자기 자신이 아니었다. 물 위로 나왔다가 다시 들어간 그 팔은 좋은 시절에 보내는 작별인사이자 나쁜 시절을 맞이하는 인사인 듯 여겨졌다. 더미가 그 어두운 물 속으로 자신의 몸을 던진 이후 모든 일이 그러했다. ~ 우리 아버지를 죽인 세 번째 이유 160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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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미 2021-06-14 19:59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저 <숏컷>도 안봤는데 올려주신 글들 살벌하네요!😳
궁금증 돋게 발췌하심ㅋㅋㅋ
니체는 바그너와 주고받은 말들도 그렇고 좀 어리숙해 보이는데
남긴 철학들은 거의가 날카로운 통찰이 담긴듯해 놀라워요.
하루키 삭막버젼 젤 좋았던거 저는 <반딧불이>였지요ㅋㅋ♪(*´θ`)ノ♡

mini74 2021-06-14 20:23   좋아요 6 | URL
쇼컷 완전 호화 캐스팅입니다.*^^*
재미있어요 ~~ 반딧불이도 좋지요 *^^*

scott 2021-06-14 20:51   좋아요 5 | URL
반딧불!이 ㅎㅎ
저도 좋음요 🐞

scott 2021-06-14 20:32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로버트 알트만 감독의 숏컷은 저에 최애 영화중 하나 !이영화의 압권은 과일과 식물에 악착같이 들러 붙는 파리떼와 벌이는 전쟁 그리고 인간의 삶을 강타한 대지진의 충격! 카버의 소설과 별개로 영화 속 에피소드들이 풍자적이면서도 현실감 넘치죠 !

mini74 2021-06-14 20:34   좋아요 6 | URL
팀 로빈슨 보려고 갔다가 깜짝 놀랐지요. 연출 연기 그리고 이야기들이 연결되는 장치들이며 장면바뀜 등 저도 좋았어요. 스콧님 책뿐 아니라 영화도!!! 엄지 척! 입니다 ㅎㅎ

새파랑 2021-06-14 20:41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제목 보고 읽었던 책인줄 알았는데, 리뷰보니 전혀 읽은책이라는 생각이 안들어요 ㅎㅎ 완전 재미있을듯 합니다^^

mini74 2021-06-14 20:51   좋아요 6 | URL
하루키를 좋아하신다면 아마 이 책도 재미있으실거예요 *^^*

페넬로페 2021-06-14 21:01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정말 이 책의 제목은 제가 잘 알고 있는것 같아요. 레이몬드 카버의 작품이니 읽고 싶네요~~딸아이 어릴 때 우리 동네에 이동식 바이킹이 오곤 했어요, 한번씩 딸아이도 태워주곤 했는데~~
추억 소환되었어요 ㅎㅎ

mini74 2021-06-14 21:04   좋아요 5 | URL
저희는 강변에서 한달에 한 번 정도 장이 서면 왔었어요 *^^*커다란 설탕칼 뽑기도 왔었구요 ㅎㅎ 저도 같이 타고 싶었는데 몸무게 초과로 ㅠㅠㅠ

붕붕툐툐 2021-06-15 00:0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하하~ 읽고 싶은 책장에 쏘옥~ 진짜 넘나 궁금해집니다요~ 레이먼드 카버하면 대성당밖에 생각나는게 없었는데(읽은거 같은데 딱히 생각 안나는 이 상태는 무엇?ㅎㅎ), 이런 책이 있군요! 영화도 보고 싶네용~~

서니데이 2021-06-15 00:2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로버트 알트만 영화 <숏컷>이 레이먼드 카버 단편이었군요. 이 영화는 많이 소개되어서 조금 아는데, 오래되어서 잘 기억 안나지만, 유명한 사람들이 많이 나왔던 것 같긴 합니다.
잘 읽었습니다. mini74님, 좋은 밤 되세요.^^
 
빨강 머리 앤의 정원 - 빨강 머리 앤이 사랑한 꽃, 나무, 열매 그리고 풀들
박미나(미나뜨) 지음, 김잔디 옮김, 루시 모드 몽고메리 원작 / 지금이책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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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식물하곤 인연이 없다.
이사하고 나서 엄마가 주신, 관음죽도 수국도 과다 수분 혹은 과다 영양 등으로 보내야 했다.. 그렇지만 봄만 되면 그렇게 또 꽃이 사고 싶다.
몇 년 전 봄, 또 그렇게 꽃들을 사서는 베란다에 심어 놓고 흐뭇하게 웃곤 했지만, 얼마 안 가서 잎은 시들고 꽃은 지고.....살려보려고 다양한 영양제를 급하게 침투시켰지만 그것은 옳지 못한 결정이었다.
그 때 옆집 할머님이 잠시 다니러 오셨다. 가끔 서로 먹거리를 나누는 사이였는데, 할머니께서 베란다를 보시더니
“아이고 새댁, 새댁이 꽃을 참말로 잘 키웠네. 아이고 예뻐라. 나중에 하나 잘라줘. 나도 한 번 키워보게”
“네?”
이게 무슨 일이?
할머니가 가리키는 손은 베란다 저 안 쪽.
먼지 털어낸다고 꺼내 놓은 화병 속 장미조화 한 다발이었다. 투박한 색의 화병이 내 눈에도 꼭 화분처럼 보였다. 물론 할머니 부탁은 들어드릴 수 없었다.
그 후 나는 그림으로 책으로 꽃을 즐기기로 했다.
이 책 또한 그런 맘으로 고른 책.


앤이 길버트와 결혼해서 아이들을 낳고, 그 아이들이 결혼을 하고 또 전쟁에 참전하고....
친구가 놀란다. 매슈아저씨 돌아가시고 난 후가 끝 아니야?
만화영화가 문제다. 그 뒷이야기들이 만들어졌다면 좋았을 텐데. 아니다, 어쩌면 앤은 우리 맘 속에 여전히 꿈 꾸는 눈빛으로 상상의 친구들과 함께 하는 소녀여야 할지도 모른다. 결혼과 육아와 갈등을 겪는 인물로는 뭔가 어울릴 것 같지 않지만, 생각외로 앤의 결혼생활도 육아도 갈등도 모두 재미있게 읽은 기억이 난다.
고아에 빨간 머리, 사회적 편견 속에 외롭고 힘들었을 앤에게, 다이애나와 같은 친구도 축복이지만, 또 하나 꽃과 나무들을 사랑하며 그들을 친구삼아 상상할 수 있는 힘 또한 도움이 되었을 것이다.

“만약 사람으로 태어나지 않았더라면 꿀벌이 되어서 꽃 속에서 살고 싶어요.”

사랑하는 매슈를 위해, 무덤가에 장미를 심고, 꽃과 나무와 호수에 이름을 붙이고 애정을 쏟으며 외로움을 달래고 의지한 앤, 그래서일까. 앤의 말들은 황금빛 미나리아재비와 전나무 사이에 불어오던 바람을 닮았다.

앤을 좋아하는 이들을 위한 책.

앤이야기 속의 나무와 꽃, 열매 72종이 소개되어 있다. 예쁜 그림들과 책 속의 구절이 담겨 있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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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06-13 15:1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만화 빨강머리 앤으로 팬이 되었다가
토지 만큼 엄청 긴 대하 소설이라는 걸 알고 깜놀 하고
그냥 어린 시절 앤으로만 기억하고 싶은 이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성인이 되서 찬찬히 보면 앤은
좀 민페스러운 구석이 많아서
성실한 매슈가 아깝 ㅎㅎㅎㅎ
미나리아재비 꽃말이 아름다운 인격이네요
매수의 성품 그자체!!

mini74 2021-06-13 15:21   좋아요 3 | URL
좀 정신없죠. ㅎㅎ 사물에 이름붙이고 대화하고 말 많고 그런 모습이 외로워서, 두려워서 였던 거 같기도 해요. 고아에 빨강머리가 겪는 편견에ㅠㅠ 알고보면 슬픈 이야기, 매슈아저씨 정말 진국이지요 *^^*

새파랑 2021-06-13 16:3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와 ㅋ 이런 책도 있군요. 저는 감히 범접할수 없는 책인듯 ㅜㅜ 뭔가 식물 도감 느낌이 나서 책 구절과 함께 찾아보면 좋을거 같아요😊

붕붕툐툐 2021-06-13 20:0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옆집 할머니가 왜 새댁은 나에게 꽃을 주지 않는가 하셨을 듯?ㅎㅎㅎㅎ 굳이 소유하지 않아도 즐길 수 있는 방법은 많으니까요! 이 책 읽어보고 싶네용~~

mini74 2021-06-13 20:21   좋아요 1 | URL
ㅎㅎㅎ 맞네요. 꽃그림이 예쁜 책입니다 ~

서니데이 2021-06-13 21:2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요즘엔 조화도 예쁘게 나와서 사고 싶은 마음 들게해요. 빨강머리앤에 나오는 식물들의 책이라니 새롭습니다.
mini74님 주말 잘 보내셨나요.
좋은밤되세요^^

mini74 2021-06-13 21:22   좋아요 2 | URL
서니데이님도 좋은 밤 보내세요 ~
 
변월룡 예술가의 초상 2
문영대 지음 / 안그라픽스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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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으로 접혀진, 글자가 빼곡한 페이지를 보면 당연히 호기심이 인다.
얼른 접힌 반쪽을 펼치면 되겠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도 있다.
그러면 내게 보이는 반쪼가리의 글귀들로 이리저리 내용을 맞추게 된다. 운이 좋게 맞기도 하겠지만 ,엉뚱한 이야기가 만들어지기도 한다.
우리가 그런 곳, 접혀진 페이지의 한 곳에서 살고 있는건 아닐까
미술가, 작가, 무용가, 음악가, 과학자, 혹은 부모님이거나 아이들이 페이지속에 메섭게 접혀져 있었다.
결코 펼 수 없었던, 날카롭게 접혀 있던 페이지들이 조금씩 드러나는 지금, 변월룡 화가 또한 접힌 페이지 속에서 찾은 소중한 보물이다.


변월룡


1916년 연해주에서 태어난 변월룡화가에 대한 이야기다.
우리가 잘 모르는 북한의 화가들 포함 예술가들이 이야기도 많이 담겨 있다.


제1세대 서양화가들은 대부분이 일본유학파라고 한다. 그들이 일본에 유학 시 이미 후기인상파가 유행을 했고, 그런 후기인상파의 화법을 배워 왔다고 한다. 문제는 그림의 기본이 되는 데생이나 구상에 대한 체계적 공부 없이 인상파 화법부터 배운 것. 결국 기초 없이 허공에 뜬 듯한 미술계의 문제점을 고치려 노력한 분이라고 한다. 북한의 평양미술대학의 기본과 교재, 수업커리큘럼, 교습법과 데생교재 및 기타 교재들 그리고 전시회 방법과 무대조명, 동양화학과신설의 중요성을 강조하신 분이다. 북한 미술계의 기반을 다진 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변월룡 작가가 잊힌 이유?
북에서 활동시 귀화 권유를 받았고, 그것에 대한 거절로 민족 반역자가 된 것, 남한에서 사후 전시회를 하려 했으나 북에서 민족반역자 전시에 대해 유감을 표명 결국 무산된 것.


누구보다 조국을 사랑했고, 무덤에서조차 자신의 이름을 버리지 않았고, 소련에서 소수민족으로 삶이 얼마나 척박한지 알면서도 결코 정체성을 버리지 않은 화가.


그가 그린 고국의 소나무와 풍경등은 절절한 그리움과 따스함이 담겨있다. 그의 동판화에는 휘몰아치는 바람이, 그 바람에도 꺾이지 않을 소나무들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북한 주민들의 모습과 풍경들을 보는 재미도 크다.
또한 초상화를 많이 그렸기에, 그 시대의 북한쪽 예술인사와 소련쪽 인물들을 그림으로 만날 기회도 준다. 특히 보리스 파스테르나크의 초상화가 반가웠다. 어떤 인연인지는 모르지만, 파스테르나크의 아버지가 유명한 화가였고(톨스토이가 좋아한 화가, 그래서 부활의 삽화를 맡았다고 한다.) 그런 인연으로 그려진 것이 아닌가 추측한다.


배운성, 정종여, 근원 김용준, 문학수, 정관철, 선우담, 김주경 등등 북한 화가들과 주고받은 편지와 일화들이 그 시대상을 보여주고 있다.


그의 가족 또한 중앙아시아 강제이주( 일본의 스파이설, 소수민족의 자치주에 대한 주장을 무마시키려, 농업생산량 증대 등 다양한 이유가 있지만, 이유가 무엇이든 이 일로 엄청난 수의 희생자와 이산의 아픔이 있었다. 그렇지만 그 당시엔 많은 이들이 스탈린이 그런 짓을 할리가 없다며, 스탈린에게 처지를 알리는 편지를 쓰기도 했다고 한다. ) 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학교에 다니던 본인외에 모든 가족들이 끌려갔고, 한의사였던 매형은 처형당했다. 이런 민족의 아픔, 그리고 소수민족이기에 겪어야 했던 승진이나 기타등등의 불합리함에도 그는 민족의 정체성을 지키려 했고 이름도 바꾸지 않았으며, 작품마다 한글서명을 남겼다. 어린 시절 아버지 없이 자랐지만, 할아버지의 사랑, 가족들의 희생과 그 끈끈함은 그에게 뿌리였고, 고향이었고 그리움이었다. 그래서 그는 그렇게 북한에서 다양한 활동을 통해 미술쪽의 영역을 높이려 애썼고, 북에서 온 유학생이며 화가들을 도우려 했지만, 정치적 변화와 정세는 그의 편이 되지 못했다.
일년반의 북한에서의 생활을 그리워하며, 마지막까지 그림을 그리고 성실한 삶을 살았던 고려인 화가 변월룡, 그의 그림들을 실물로 접할 날을 기대해 본다.
(아래 그림들은 보리스 파스테르나크, 그가 그린 북한의 인물들~ 김일성, 홍명희, 최승희~ 소나무, 가족들의 모습, 그의 묘, 북한의 풍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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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책읽기 2021-06-11 18:59   좋아요 7 | 댓글달기 | URL
웬일이에요. 1도 모르는 울나라 화가라니요. 감사해요. 미니님 덕에 귀한 분을 알게 되었어요. 찜찜!!!^^

mini74 2021-06-11 19:18   좋아요 6 | URL
레핀미술대 교수님으로 지내셨고 그 분의 아들과 딸도 모두 러시아에서 화가로 살아가고 계신다고 합니다. 동판화 등 그림 정말 좋습니다 *^^*

새파랑 2021-06-11 19:39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접혀진 페이지‘라는 문장 너무 좋네요. 제가 지금 읽고 있는 책에서도 비슷한 표현이 나와 😲 그리고 당시 소수민족으로 살아가기 얼마라 힘들었을까라는 생각이 드네요. 전 미술에 미도 모르지만 미니님은 미술책의 AI 인거 같아요^^

mini74 2021-06-11 19:44   좋아요 6 | URL
그래서 더 대단한거 같아요. 솔직히 그의 삶을 보면 거의 조국에 대한 끝없는 짝사랑이거든요. 읽으면서 미안한 맘도 들었어요 ㅎㅎ 고맙습니다 새파랑님 ~

페넬로페 2021-06-11 19:52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변월룡이란 화가의 이름을 처음 들어봐요~~
너무 모른다는 사실이 부끄럽네요^^
그 시절에 누구나 혁명으로 변하는 희망찬 미래를 그렸지만 결국 반대로 되어버린 현실과 그로인해 많이 고생한 사람들이 넘 안됐어요~~

mini74 2021-06-11 19:54   좋아요 5 | URL
저도 <살아남은 그림들> 이란 책에서 처음 접했어요 ㅠㅠ 저도 부끄럽습니다. 소나무 그림들이 그래서인지 쓸쓸해 보였답니다. *^^*

scott 2021-06-11 20:28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우와 작가 파스테르나크 실물 보고 그린 유화 작품 인가여?
놀랍 다 못해
변월룡이라는 이름을 지워 버리면 일리야 레핀 급 화가인줄 알겠어요
저시대 미술 도구들 재료들 엄청 구하기도 힘들었을 시절이였을텐에
가족들 모두 끌려가고 살해 당하고 ,,,ㅜ.ㅜ
무덤은 러시아어로 표기 된거 보니
국적이 둘!
변월룡 러시아 이름이 ‘펜 바렌‘ 이네요



mini74 2021-06-11 20:31   좋아요 5 | URL
러시아식으로 변월룡을 발음한 거라 하네요. 니콜라이변. 뭐 이렇게 끝까지 바꾸지 않았다고 해요. 이 분 데생실력이 대단해서 초상하 많이 그리셨답니다 *^^* 미술도구 등도 뚝딱 잘 만드셨대요 ㅎㅎ

레삭매냐 2021-06-11 21:59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보리스 파세테르나크
왠지 이름이 마음에 드는
작가입니다.

물론 책은 읽지는 못했지요.

바람돌이 2021-06-12 14:0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와우 또 궁금한 책이 생겼어요. 변월룡은 저도 처음 듣는 화가인데 아 부끄럽네요. ㅠ.ㅠ
저 연필 데생 실력이 정말 대단하네요. 빨리 봐야겠어요.
 
나는 고백한다 3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71
자우메 카브레 지음, 권가람 옮김 / 민음사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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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미 주께 용서를 받았습니다. 하느님과의 대화를 통해 이미 구원받았습니다.>
이런 말들을 영화나 혹은 현실에서 들을 때마다 이해할 수가 없었다. 피해자의 용서는 그렇다치고, 어떻게 신이 있다면 저런 일들을 마음대로 피해자와 상의 없이 용서하고 구원해 줄 수가 있을까?
특히 노덕술을 계보로 이어지는 파렴치한 고문기술들을 연마해 숱은 독립운동가와 어린 학생들을 지옥으로 몰아넣었던 이들.
그들 중 자신이 애국자라며 떠들던 그 악마가 목사가 되었을 때는 더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자신의 고문 끝에 벌벌 떨더라며 피해자의 극단적 공포를 우스개 소리 삼아 목회를 한다는 그 악마를 신은 용서했을까? 정말 ?
이해할 수 없던 물음의 정답을 이 책, 부덴박사(오이겐 뮈스, 아르놀드 뮈스)의 고해성사를 듣던 신부님의 눈물과 답변에서 찾을 수 있었다.
“아무리 악을 바로잡으려 한다해도 천국에 당신을 위한 자리는 없을 듯 하군요.”




< 책 속 중요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스포주의 *^^*>
니콜라이 에이메리크의 마녀 사냥과 루돌프 회스와 보이트 박사 등의 악행 등은 악 그 외엔 없었다. 욕망과 악, 그저 사악함, 그리고 포장하기 위한 길고 긴 진리와 사상이라는 거짓말, 새빨간 거짓말.
니벨룽의 반지같은 비알 바이올린, 결국 그 바이올린은 딸을 사랑했던 장모에게도 그 사위에게도 돌아가지 못했다. 여전히 불한당같은 세상이다.
주인공은 홀로코스트, 돌아오지 못할 길을 가는 이들의 가방을 턴, 그들과 다를 바 없는 아버지의 수집품들 속에서 사라를 진정한 사랑을 잃어간다.
잘 짜여진 이야기는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또한 바이올린을 만든 이와 소유하기 위해 어떤 피를 묻혔는지에 대해 자연스럽게 녹아들며 전개된다.
비알 바이올린, 최고의 목재와 최상의 소리를 가졌으나, 결국 니벨룽의 반지처럼 욕망으로 얼룩지며 결국 주인에겐 돌아가지 못한다. 홀로코스트를 겪고 살아남았다 해도 결코 과거로 돌아갈 수 없는 희생자들처럼 말이다.




“바이올린 판매 금액의 절반을 내 몫으로 챙겼지요. 그런데 당신은 책 전체를 자기 것으로 만들었던데요. 아리드아노 삼촌의 인생 전체를 말입니다”
( 될 수 없는 나를 욕망한다는 건 , 그 욕망에 굴복한다는 건 결국 양심을 버리고 까맣게 타 버리는걸까)



———- —— ———. ———- ——

바니타스.
사라가 좋아한 아브라함 미뇽은 독일 출생이며 39세에 요절한 화가, 특히 바니타스 정물화를 잘 그렸다고 한다. 사라가 그림에서 본 것은 무엇일까. 삶의 덧없음?
사라가 보던 노란 치자꽃의 그림은 찾을 수가 없어 대신 “꽃병에 든 꽃”으로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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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lstaff 2021-06-10 12:1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우와, 다 읽으셨군요!!
난데없이 반갑습니다!!! ㅋㅋㅋ

mini74 2021-06-10 12:19   좋아요 6 | URL
처음엔 누가 어느 시대? 하며 헤맸는데 갈수록 재미있었어요. 재미? 라기 보단 감동 ~ 폴스타프님 추천 타타르인의 사막도 시작했어요 ㅎㅎ

잠자냥 2021-06-10 13:03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역시 재미있죠? ㅎㅎ

미미 2021-06-10 13:05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역시 꼭 읽어야겠어요^^♡ 잔잔한 분위기로 시작하던데 무서운 일들이 뒤에 벌어지는군요!!

잠자냥 2021-06-10 13:09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오우 그런데 여러분 여기 엄청난 스포일러가 있으니 안 읽으신 분들은 이 글 다 읽으면 아니되옵니다!!!!

그레이스 2021-06-10 13:29   좋아요 4 | URL
스포 안당하는 1인!
리뷰 읽고 책 읽을때는 전혀 새롭게 읽어요^^
돌아서서 까먹죠.ㅎㅎ

mini74 2021-06-10 14:11   좋아요 3 | URL
앗 맞네요. 스포주의라고 달아놓겠습니다 *^^*

단발머리 2021-06-10 18:15   좋아요 2 | URL
그래서 담에 미니님 리뷰 읽으려고 패쓰한 사람! ✋

새파랑 2021-06-10 13:50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와 댓글 먼저 읽기를 잘 했네요. 본문은 실눈뜨고 살짝 본 ㅎㅎ 미니님 도 독서 기계시군요. 1권을 오래전에 사놓고 안읽었었는데 후회가 되는군요 ㅋ 완전기대중^^

Falstaff 2021-06-10 14:01   좋아요 4 | URL
이 책 세 권 다 읽고 소감으로 그냥 그랬다, 라는 독자 한 분 봤습니다.
다 읽으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진짜 ˝나름대로 솔직한 감상˝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백퍼 좋다 보다 이렇게 별로라는 소수가 있는 게 바람직 하잖아요. ㅋㅋㅋㅋ

scott 2021-06-10 14:38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미니님 3권 완독 추카!!
스포 안 밞을려고!
선글쓰고 읽음
| * O ᴥ O * |

mini74 2021-06-10 14:41   좋아요 4 | URL
선글 쓴 모습 너무 귀여워요. 스콧님 다 읽으셨잖아요 ㅎㅎㅎ

행복한책읽기 2021-06-10 15:18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아. 이 소설 약간 추리극 같은가봐요. 미니님 완독 축하해요. 읽는 동안 진짜 감동하신 듯요^^

mini74 2021-06-10 16:15   좋아요 4 | URL
고맙습니다. 밑줄이 잔뜩인 책이 되었습니다 ㅎㅎ

페넬로페 2021-06-10 15:58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언젠가 가겠지, 푸르른 이 청춘~~
책 읽다 소멸될 나날들이여^^
mini님, 완독 축하드려요^^

mini74 2021-06-10 16:17   좋아요 5 | URL
순간 따라불렀어요 ㅎㅎ 고맙습니다 ~

붕붕툐툐 2021-06-10 19:3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미니님, 완독 축하드려용! 저도 다행히 댓글부타 봐서 스포는 피했어요~ 열정적으로 즐거운 독서 하셨다는 것만 알고 갑니다~ㅎㅎ

mini74 2021-06-10 20:04   좋아요 3 | URL
툐툐님 고맙습니다. *^^* 이제 머리도 감고 사람다운 모습으로 돌아가야지요 ㅎㅎ

북다이제스터 2021-06-10 21:4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글 제목이 영화 <밀양>을 떠올리게 합니다.

mini74 2021-06-11 19:20   좋아요 2 | URL
맞아요 , 밀양과도 통하는 것 같아요 ~

바람돌이 2021-06-11 15:0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스포주의에서 읽던거 멈춤 ^^;;
저는 타타르인의 사막 먼저 봤는데 책 좋았습니다. 하지만 모든 분들의 반응으로 볼 때 이 책 나는 고백한다가 훨씬 열광적인듯합니다.

mini74 2021-06-11 19:22   좋아요 2 | URL
저 지금 타타르인의 사막도 재미있게 읽고 있습니다. 같이 읽고 같이 공감하고 격려하고. 열광도 실망도 하고. 이게 북플을 애정하는 이유지요.

서니데이 2021-06-12 01:3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검은 배경의 붉은 꽃이 선명한 바니타스 정물화가 인상적입니다.
스페인 카탈루냐의 작가에 대해서도 이번에 이 책의 소개를 읽으면서 알게 되었던 것 같아요.
세 권의 책 완독을 축하합니다.
mini74님, 좋은 주말 보내세요.^^
 
도슨트 정우철의 미술 극장 - 언택트 미술관 여행 EBS CLASS ⓔ
정우철 지음 / EBS BOOKS / 2021년 5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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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좀 아닌 듯 ㅠㅠ
비슷한 화가들의 거의 똑같은 이야기를 각자 다른 책으로 낸다는 건 좀 아닌 거 같다.
최근에 출판된 < 내가 사랑한 화가들> 과 모네빼곤 다 겹친다. 내용과 안에 삽입된 그림들 또한 당연히 유사하며 동일작가이니 이야기를 풀어가는 틀도 유사하다.
< 미술극장 깊이보기> 코너와 < 모네> 가 실린 것 만 다를뿐.
거의 비슷한 시기에 같은 작가들을 별다른 차이점없이 유사하게 서술한 책 두 권을 내는 것은? 물 들어올때 노 젓는 행위일까 아니면 계약에 의해 어쩔 수 없는?
가격도 17000.
(대략 앞장에 나오는 클림트만 해도 이렇게 유사하다)
화가들의 이야기는 별반 다르지 않다. 비슷한 에피소드일 수 밖에 없으며 대표작도 한정적이다. 그렇지만 그 이야기를 서술하고 감상을 이야기하는 이들이 다 다르기에 그림과 화가를 소개하는 작가님에 따라 매력과 깊이도 다르다.
그렇지만 같은 작가가 같은 화가를 이야기하다보면 문체며 감상평이며 같을 수 밖에 없다. 같은 해에 같은 작가가 어떻게 이렇게 쌍둥이같은 책을 낼 생각을 했을지 의문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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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미 2021-06-08 13:32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그림 관련 책도 이런 경우가 있네요! 후기로 폭격좀 맞지 않을까요? 에구구 사진보니 심각합니다. 😳;;

mini74 2021-06-08 13:33   좋아요 5 | URL
읽으면서 계속 뭐지? 뭐지 하며 ㅠㅠ 읽었어요. 저같은 분 계실까봐 글 안 남길려다 남깁니다 ㅠㅠ

새파랑 2021-06-08 13:58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이런것도 유행이 있는거 같아요. 역시 좋은건 한개만 있어야 합니다~!! 🌟 1개라니~!!

mini74 2021-06-08 14:02   좋아요 5 | URL
혹시 작가님 협박받으신거면 점 세 개를 찍어주세오 하고 싶어요 ㅎㅎㅎ

scott 2021-06-08 15:46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우와 이럴 수가
이건 독자들을 우롱??
어린이용
초보자 용
중급자 용
으로 나눠서 출판 한것 도 아니면서 !!
별도 주지 마삼 333

mini74 2021-06-08 15:55   좋아요 5 | URL
진심 궁금해요. 어떤 의도인지 ㅠㅠ 혹시 작가님이 급전을 쓰셨나 싶기도 하고 ㅎㅎㅎ

북다이제스터 2021-06-08 18:16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자신 이전 책을 인용할 때도 인용을 표기해야 한다고 하던데요... 공부없이 짧은 시간에 새 책을 계속 내는 건 쉬운 일이 아닌 것 같습니다. ㅠㅠ

mini74 2021-06-08 18:30   좋아요 6 | URL
첫 책에 몇 문장 더한 정도. 첫 책의 에피들도 거의 동일하게 나오고요 ㅠㅠ 고심끝에 책을 내셨을텐데 저번 책이 좋아서 기대가 컸거든요. 속상한 맘입니다 ㅠㅠ

붕붕툐툐 2021-06-08 22:0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진짜 뭐 이런 경우가 있나요? 미니님 실망이 크셨겠어요~ 토닥토닥~~

초딩 2021-06-09 00:05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이것 정말 댓글 꼭 남겨서 다른 피해자들을 막아야하는 것 같아요
에효 ㅜㅜ 속 많이 상하셨겠어요
가격도 17,000!!!!!

그레이스 2021-06-09 00:1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미술은 그런 책들이 많은 것 같아요..
저도 경험했어요 ㅠ

행복한책읽기 2021-06-09 06:30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에그머니. 미니님 속상함이 전해집니다. 넘하는군요 진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