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으로 맛보는 조선음식사
서민의 술로 대표되는 소주가 과거엔 부유함의 상징이었다고 한다.
이색은 소주를 마시고
“반 잔 술 겨우 넘기자마자 훈기가 뼛속까지 퍼지니, 표범 가죽 보료 위에 앉아 금으로 만든 병품에 기댄 기분이네”라고 시를 읊었다고 한다.
엄마는 김장을 할때 고춧가루도 사용하지만, 고추가 들어오기전 대체제로 쓰였던 산초가루를 잔뜩 넣는것을 좋아한다.
고향의 맛하면 떠올리는 다시다 조미료는 실제론, 일본의 아지노모도에서 시작되었다.
제국주의, 대동아를 꿈꿨던 그들은 맛도 통일되길 바랐다. 조미료를 팔아 얻는 이익도 컸지만 말이다. 조금씩 차이가 났던 장국이며 냉면국물이 획일화되고 각 가정별로 특색있던 술맛도 사라졌다.
이 책은 획일화되기 전의 조선시대 음식문화를 문헌과 그림 등으로 설명해 준다. 음식의 맛이나 종류 뿐만 아니라 고주망태로 비틀거리는 조선시대 주당들의 모습도 볼 수 있다.
이 당시엔 술을 데워 마셨는데, 데우면 술의 향도 깊어지고 몸도 따뜻해졌기 때문이다. 물론 중탕을 하면 쉽게 쉬는 것도 막을 수 있었기 때문이란다.
우리 민족은 오래전부터 야외에서 고기 굽는 것에 진심이었다. 숯불화로, 남바위와 털방석에 기생까지 끼고, 그 찬바람 맞으며 겨울에 고기를 굽는 그림들이 여러 점 이다. 물론 술이 빠질수는 없다.
참조기는 정확하게 시기를 맞춰 일정해역에 떼지어 모인다고 한다. 그래서 약속을 잘 못지키는 사람에겐 “조구만도 못한 놈”이라고 불렀다고.
읽다가 재미있었던 부분은, 의녀도 정규직인 전체아와 비정규직인 반체아로 나뉘며, 반체아는 기녀역할을 겸직해야 했다고 한다. 대장금도 중종에게 의술을 인정받은 후에야 전체아가 되었다고 한다.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지만, 아쉬운 점은 작가님의 전작인 <그림 속의 음식, 음식 속의 역사>와 거의 겹친다는 것.
이상할만큼 중복되는 부분이 많아서 머리말을 봤더니 “<그림 속의 음식 음식 속의 역사>를 저본 삼아 완전히 새롭게 집필한 신판이다.”란 부분이 눈에 들어왔다.
내 불찰인가....
음식, 그리고 음식이 그려진 그림이나 적힌 문헌에 관심이 있다면 아주 즐겁게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단 나라면 <그림 속의 음식, 음식 속의 역사>만 읽을 것 같다. 그 책이 더 자세하고 가격도 저렴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