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나와 관계가 있다고 생각해본 적이 없던 '이달의 당선작'에 처음 선정된 기쁨을 담아 

<당선은 처음이라>라는 글을 작성했었다. ☞https://blog.aladin.co.kr/703039174/12756147

이때도 썼지만, 알라딘과 나의 역사는 길고 깊으니.. 알라딘 가입한지 17년, 서재에 첫 글을 등록한지 13년이 지난 것이다.

물론 그동안 활동을 제대로 안 했기 때문에 서재의 달인 같은 건 생각해 본 적도 없었다.

어제 알라딘에 뜬 알림공지를 보고 얼마나 놀랐는지. 

내 부족한 글들을 읽고 좋아요를 눌러주고 관심을 보여주신 많은 친구분들 덕이 아닌가 싶다. 

SNS를 무엇 하나 열심히 지속해보지 못한 내가 이렇게 일년간 활동을 지속한 것도 친구분들에게서 받은 자극 덕이다. 

감사합니다♡


읽은 책과 읽고 있는 책 몇 권을 소개한다. 


1. 허버트 조지 웰스 <타임머신>


  이번에 <열린책들 창립 35주년 세계문학전집 Midnight> 중 읽은 작품은 허버트 조지 웰스의 <타임머신>이다.  

 지금까지 읽은 작품들은 꽤 정성들여 리뷰를 남겼으나- <도둑맞은 편지>, <이반 일리치의 죽음>, 비곗덩어리>, <죽은 사람들> / Noon의 <자기만의 방>, <백야> - <타임머신>은 딱히 애정이 가지 않아서 이번 페이퍼에 간단히 적어야겠다. 

 일단 시간여행이라는 주제는 좋아하지만, 내가 좋아하는 시간여행은 과거로 가는 것이라는 게 분명해졌다. 과거로 가서 과거를 건드렸을 때 미래가 변하게 되는 '시간여행 패러독스'를 어떻게 해결해 나가느냐를 지켜보는 걸 좋아한다. 그런데 미래로 가는 건, 일단 나의 미래도 보고 싶지 않고, 인류와 지구의 미래까지는 더더욱 보고 싶지 않다. 이것이 거시적 시각을 가진 거장과 한치 앞도 못보는 범인의 차이인가 싶기도 한데, 어쨌든 그렇다. 

 이 <타임머신>은 아주 먼 미래로 가서 인류의 변화를 보고 오는 내용이다. 시간 여행과 미래 세계를 다룬 최초의 소설이라는 의의와 미래 세계의 모습을 통해 현재를 비판하는 통찰력이 인상적이긴 하지만, 내게는 좀 멀게 느껴진다. 




2. 김초엽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김초엽의 이 유명한 소설을, SF라는 이유로, 또 옆동네 북클럽에 있으니 언제든 읽을 수 있다는 이유로, 아님 그냥 어쩐지 손이 안 간다는 이유로 안 읽고 있었는데, 얼마전 <불안한 사람들> 오디오북을 끝내고 새 오디오북을 찾아보다가 이 책을 대여했다. 

 요즘 출근길에는 EBS반디 어플로 영어회화 방송을 듣고, 퇴근길에는 오디오북을 듣는다.

 어제 이 책에 실린 첫 작품 <순례자들은 왜 돌아오지 않는가>를 듣는데, 아 이거 생각보다 재밌다. 어제 아주 궁금한 부분에서 끊어야 했기에 오늘 퇴근길이 더 기대된다.  

 그리고 오디오북 들을 때마다 생각하는 건데, 낭독자들 목소리 참 듣기 좋다. 나도 이런 발성과 목소리, 발음으로 말할 수 있으면 좋겠다. 







3. 비그디스 요르트 <의지와 증거>


 이 책은 다락방님 퀴즈 이벤트를 맞추어 상품으로 받았다! 

 참고로 퀴즈는 "이 책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요?" 였고, 정답은 "사놓고 안 읽은 책"이었다ㅋㅋ 

 다락방님과 잠자냥님의 별다섯 리뷰로 궁금했던 책이다. 

 현재 1/4 정도 읽었는데, 연락을 거의 끊고 살았던 가족들과 다시 대면해야만 하는 상황에 처한 50대 여성의 내면을 섬세하게 그려내고 있다. 가족들과 연을 끊게 만든 이유에 대해 암시만 살짝살짝 던져줄 뿐 아직 정확히 나오지 않았지만, 어느 정도 예측이 가능하다. 나는 위에 두분 리뷰를 봤기 때문에 대략 알지만, 모르고 봐도 느낌이 올 것이다. 

 50이 넘는 나이가 되어도 극복이 힘든 유년의 상처는 대부분 가족으로부터 올 것이다. 이 책이 어떻게 진행되어 갈지 궁금하다. 






4. 전혜은 <퀴어 이론 산책하기>


 아, 이 책! 

 요즘 <퀴어이론 산책> 페이퍼를 쓰지 않고 있지만, 포기한 건 아니고, 정리해가며 읽기에 시간이 부족하기도 했고 중반 넘어가니 굳이 정리해가며 읽지 않아도 잘 넘어갔기 때문이다. 

 현재 총 625쪽 중 421쪽까지 읽었다. 

 내년 2월까지 이 책 마저 다 읽고, 퀴어 관련 책으로 사둔 <몽마르트르 유서>와 <퀴어, 젠더, 트랜스>까지 읽어서 주제독서를 마무리하는 페이퍼를 쓰는 것이 목표다.. 























올해는 그래도 내 기준에서는 책을 꽤 많이 읽은 것 같아, 올해의 책도 꼽아보려고 고민 중이다. 다른 분들이 어떤 책을 고르실지도 궁금하다. 올해가 얼마 남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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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책읽기 2021-12-17 14:24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괭님~~~ 서재의 달인 축하드려요. 책쟁이 괭님께 알라딘 서재가 SNS 지속성을 담보해주었군요. 플친들 덕. 뭣보다 괭님의 바지런함 덕. 내년에도 쭈욱. 꾸준히. 읽고 써보아요~~~^^

독서괭 2021-12-17 14:29   좋아요 4 | URL
감사합니다 행복님~^^ 제가 바지런하다는 소리를 다 들어보고, 참 알라딘이 저에게 많은 ‘처음‘을 선물해주네요 ㅎㅎ 행복님도 내년에도 계속 좋은 시 소개 많이 해주세요~^^

다락방 2021-12-17 14:25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저도 올해의 책 페이퍼를 쓰려고 하는데 자꾸 미루다가 이제 정말 얼마 남지 않았네요. 하하하하. 주말에라도 쓸 수 있으면 좋겠는데.. 독서괭 님의 올해의 책 페이퍼 기다립니다! >.<

독서괭 2021-12-17 14:30   좋아요 3 | URL
ㅎㅎㅎ 다락방님은 너무 목록이 길어서 힘드시겠어요. 작년에 여러분들 올해의 책 페이퍼 보며 부러웠는데, 올해는 저도 한번 참여해보겠습니다. 다락방님 페이퍼 기대할게요>ㅁ<

페넬로페 2021-12-17 14:58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독서괭님, 알라딘의 범접할 수 없는 선배님이셨군요~~
선배님, 몰라 뵈어 죄송해요^^
퀴어에 대한 독서괭님의 꾸준한 관심, 넘 대단해요~~
‘의지와 증거‘,
독서괭님의 올해의 책~~
찜합니다^^

독서괭 2021-12-17 23:20   좋아요 2 | URL
선배님이라니, 민망하네요^^;; 그저 가입시기가 빨랐을 뿐...
원래 주제독서를 3-4개월 단위로 끊어서 쭉쭉 읽어가려고 했습니다만, 중간중간 다른 책으로 빠질 때가 많아서 잘 안 되더라구요^^; 예정보다 엄청 오래 걸리고 있습니다..
<의지와 증거> 절반 정도 봤는데 재밌습니다!

미미 2021-12-17 15:13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아 저도 오디오북 끊을때 재밌는 부분에서 일부러 끊어요ㅋㅋㅋ
시간여행에 관한 괭님 이야기 넘 재밌어요! 저도 과거로 가서 좀 바꿀것도 바꾸고 알라딘도 게시 하자마자 시작하고싶고 할일이 한 두가지가 아닙니다ㅎㅎ좋은 하루 되세요~♡

독서괭 2021-12-17 23:22   좋아요 1 | URL
오 미미님은 일부러 끊으시나요? 전 그건 아니고, 집에 도착하면 끊고 들어가야 해서요 ㅋㅋ
과거로 가서 알라딘 빨리 시작하고 싶으시다니 ㅋㅋㅋㅋㅋ 사실 저도 그 생각 할 때가 있습니다. 아, 진작 시작할 걸. 10년 전에, 아니 5년 전에.. 음... 하지만 과거로 돌아가도 게으름 피울 것 같습니다...^^;

scott 2021-12-17 16:1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괭님의 소박하면서 겸손한 달인 당선 소감 넘 ㅎ 좋습니다
땡투 날릴 책들 몇권 챙겨서
내년 초쯤 ?? ㅎㅎㅎ

오늘 정말 바람이 칼 바람 강추위!!
괭님 따숩게 ^^

독서괭 2021-12-17 23:23   좋아요 2 | URL
제가 막 겸손한 사람은 아닌데, 여기 활동하다 보면 절로 겸손해지더라구요. 하도 많이 읽고 잘 쓰시는 분들이 많아서요^^
진짜 오늘 넘나 추웠습니다. 주말 내내 춥다던데, 스콧님 따숩게 쉬세요^^

mini74 2021-12-17 16:4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순례자 이야기 넘 좋았어요. 이 분 사이보그가 되다란 책도 좋아요. 뭔가 이 분 글쓰기의 주제가 느껴진답니다. 괭님 다시 한번 축하드려요 *^^*

독서괭 2021-12-17 23:24   좋아요 2 | URL
순례자 이야기 오늘 퇴근길에 마저 들었는데, 좋네요!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기도 하고요.
<사이보그가 되다> 좋다고 하는 얘긴 많이 들었는데, 읽어봐야겠네요^^ 미니님 감사해요!

새파랑 2021-12-17 17:16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독서괭님의 역사가 상당히 오래되었네요 ^^ 저도 이달의 당선작 처음되고 놀랬습니다. 제가 될줄은 몰랐거든요ㅋ 그 이후 좀 더 열심히 하게 되더라구요 ^^
열린책들 35주년 세트 부지런히 읽으시는군요. 저도 읽어야 하는데 😅

독서괭 2021-12-17 23:26   좋아요 2 | URL
제가 연식만큼은 꽤나 길더라구요? ㅋㅋㅋ 새파랑님 당선은 뭐, 다들 안 놀라셨을 것 같은데요~ 본인만 놀라셨을 듯요 ㅋㅋ 그 후로 더 열심히 하게 된다는 말씀에 매우 공감합니다!
35주년 세트 거의 다 읽으시지 않았나요? 마저 끝내버리세요^^

새파랑 2021-12-18 00:02   좋아요 2 | URL
미드나잇은 다 읽고 눈세트 5권이 남았는데 다 예전에 읽어서 손이 잘 안가네요 ㅋ 이번주말에는 어린왕자를 읽어보겠습니다 ^^

페크pek0501 2021-12-19 14:2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진심을 담아 축하드립니다. ^^

독서괭 2021-12-19 23:45   좋아요 1 | URL
페크님 감사합니다~^^

공쟝쟝 2021-12-22 11:2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축하드리옵니다. 독서괭님이 오랜 알라디너이실거라고 추측했어요. 막연히. 왜냐면 프사가...이거 기본 프사 아니예요..? (내년에는 프사 바꿔주면 안돼요? ㅋㅋㅋㅋㅋ)? 올 한해 달인 되시느라 고생 많으셨어요~~~!! 내년에도 바지런히 공부하여 달인되자!

건수하 2021-12-22 11:24   좋아요 1 | URL
저 얼마전 독서괭님이랑 다른 분이랑 프사가 같아서 서브계정인가 하고 깜짝 놀랐다는…..

독서괭 2021-12-22 12:00   좋아요 1 | URL
앗 저의 연식이 프사에서 드러나는군요. 전 서재 만든 이후 한번도 프사랑 배경화면을 바꾸지 않았다는... 서재활동 본격적으로 하면서 바꿔볼까 생각도 했으나.. 전 귀차니스트라..
축하 감사합니다 쟝쟝님^^
수하님/ 고양이라디오님이 같다고 알고 있어요 ㅋ 저도 가끔 놀란답니다~

건수하 2021-12-22 12:56   좋아요 1 | URL
/독서괭님 맞아요. 고양이라디오님이요 ㅎㅎ

(사실 저도 가입은 14년 전에 했어요… ^^)

독서괭 2021-12-22 13:16   좋아요 0 | URL
오 수하님도 오래되셨군요! 우리 좀더 일찍 시작할 걸 그랬어요..그쵸?
전 예쁜 고양이가 없어서 프로필사진을 괭이 그림으로 대체한 걸로 ㅠㅠ

건수하 2021-12-22 13:24   좋아요 0 | URL
그르게요. 서재가 그때부터 있었나요? 중간에 생긴 것 같은데, 어쨌든 이렇게 좋은 곳을 왜 지금에야 알았는지 ㅎㅎㅎ
 

올해의 마지막 구매!!(아마도..?)

그동안 많이 자제하다가 이번에 좀 많이 구매해서 사진을 찍어봤다.

뭐, 북플에서 이정도는 한미한 수준이지만. 


위에서부터 

알라딘 커피 <하프카프> : 저번에 한번 주문했었는데, 착오로 원두를 주문해 버린 것이었다... 

                             커피 좋아하시는 시엄니께 선물로 드림ㅋㅋ 

<패싱>: 그동안 많은 분들의 리뷰가 궁금증을 자극했으나 잘 참고 있었는데, 오늘 본 레삭매냐님 리뷰가 결정타.

          얇아서 좋구만 ㅋ 

<등대로>: 버지니아 울프의 다음 작품은 등대로로! 스콧님이 추천하신 역자.

<한국의 그림책 작가들에게 묻다> : <유럽의 그림책 작가들에게 묻다>를 누가 추천했는데, 최근 한국의 그림책 작가가 나왔길래 사봤다. 

<모파상 단편선> : 어, 사실 스누피 독서등을 향한 욕망으로... 대상도서 중 고르다가 골랐다. 지난번에 열린책들 전집으로 <비곗덩어리>를 읽은 후 더 읽어보고 싶긴 했다. 

<헤밍웨이> : 알라딘 직배송 중고가 등록되었길래 삼. 금방 읽을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상'인데도 깨끗해서 만족. 

<조지 오웰>: 알라딘 직배송 중고 2만 원을 넘기기 위해 뭐 있나 구경하다 담은 책. 책이 어마하게 크다..! 


그리고 오늘 주문의 주인공은 바로 스누피 독서등 되시겠다.  엎어져 있는 스누피.. 화이트는 품절인 듯, 선택사항은 블랙 뿐이었다. 작은 상자에 와서 뭐지 했는데 줄기부분(?)이 유연하여 구겨진다ㅋㅋ 맘에 든다 맘에 들어. 

이달의 페이퍼로 3만 원 받아놓고 7만 원 넘게 썼는데, 이건 뭐 알라딘서재의 국룰 아닐런지... 

좋은 구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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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12-15 22:55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괭님 냥이 담요 대신 스누피로 ㅎㅎ
알찬 책 구매 !
12월 책 탑 든든^^

독서괭 2021-12-15 23:24   좋아요 5 | URL
냥이담요는 제가 가지려던 게 아니라 언니 주려던 거라.. 전 이쪽이 더 좋네요 ㅋㅋㅋ 책탑은 참 기분 좋습니다. 꽂을 데가 없는 게 문제지만요^^;

mini74 2021-12-15 22:44   좋아요 7 | 댓글달기 | URL
알라딘이 적립금 주는 데는 이런 큰 그림이 있는 거 아닐까요 ㅎㅎ 저도 독서등 받았어요 독서괭님 *^^*

독서괭 2021-12-15 23:25   좋아요 6 | URL
오오 미니님도 독서등^^ 적립금 주면 그보다 더 쓸 것이 틀림없는 사람들… ㅋㅋㅋ 맘놓고 주는 알라딘!!

미미 2021-12-15 23:28   좋아요 8 | 댓글달기 | URL
이러니 페이퍼 3만원은 알라딘 입장에서 한참 남는장사ㅋㅋㅋㅋㅋ저도 늘 몇배를 책 구매로...😇

독서괭 2021-12-15 23:42   좋아요 6 | URL
알라딘의 영업전략! 윈윈이라고 우겨봅니다…😛 미미님은 출판업계의 빛과 소금!!

페넬로페 2021-12-16 00:03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다양하게 잘 구매하셨네요~~
항상 적립금보다는 더 많이 구매하게 되더라고요^^
패싱, 영화 보고 있어요**

독서괭 2021-12-16 11:28   좋아요 2 | URL
왜 적립금을 남기지를 못하니.. 저야 3만원이니 안 넘기기도 쉽지 않지만 6만원 받는 분들도 매한가지인듯요 ㅋㅋ
영화 재밌게 보셨어요?^^

잠자냥 2021-12-16 00:59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흐흑 그새 독서등 흰색 품절이더라고요. 흰색 하나 더 받고 싶었는데! ㅡㅜㅡ 아쉬운대로 검정으로 하나 더 마련….(아니 뭐야? 올해 그만 산다며?!?! ㅋㅋㅋㅋ)

다락방 2021-12-16 07:33   좋아요 3 | URL
자, 얼른 페이퍼를 내놓으시죠. 새로산 책들의 페이퍼. 후훗.

독서괭 2021-12-16 11:29   좋아요 1 | URL
아니 자냥님 뭐하러 똑같은 걸 두개 합니까. 흑백 깔맞춤으로 가셔야죠!

잠자냥 2021-12-16 11:34   좋아요 1 | URL
괭님/ 방마다 흰색으로 깔맞춤하려고 했죠..ㅠㅠ

독서괭 2021-12-16 11:39   좋아요 1 | URL
노노 포기하고 블랙으로 가시죠! 그김에 책도 얹어 사시고!

새파랑 2021-12-16 06:51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모파상은 사랑입니다 ^^ 많이 사셨네요~!!
저는 스누피 흰색 독서등 있는데 품절날 정도였군요 ㅋ 5천원? 대비 대만족 입니다.
헤밍웨이 저 책이 중고에 있다니 득템하셨네요. 부럽습니다~!!
등대로 평이 기대가 됩니다 😆

독서괭 2021-12-16 11:31   좋아요 2 | URL
비곗덩어리랑 두친구도 들어가있어서 살까말까 망설였는데 사놓고 보니 좋네요 ㅋ 흰색독서등이 인기가 많았나봐요. 색깔보다 스누피가 책 읽고 있어서 더 끌리긴 하더라구요~
헤밍웨이 딱히 안 좋아하지만 저 클라우드 시리즈는 탐나더라구요 ㅎㅎ

다락방 2021-12-16 07:33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아오 다른분들이 책 산거 페이퍼 올려주시면 진짜 짜릿해요. 너무 좋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독서괭 2021-12-16 11:32   좋아요 3 | URL
내 장래희망 다락방님이 좋아하시니 내년에는 더 열심히 사야겠다 다짐해봅니다 ㅋㅋ

잠자냥 2021-12-16 11:35   좋아요 1 | URL
괭님 근데 뒤메질은 배우면 안 돼요;ㅋㅋㅋㅋㅋ

다락방 2021-12-16 11:36   좋아요 2 | URL
이렇게 계속 사시면 곧 뒤메질러가 됩니다. 후훗.

독서괭 2021-12-16 11:38   좋아요 2 | URL
사실 저희집은 이미 뒤메질이예요… 애들 물건이 느무 많아서요 ㅠㅠㅠ

레삭매냐 2021-12-16 10:4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아직 신에게는 보름이라는
낙낙한 시간이 남아 있습니다.

트레버 샘의 <밀회>가 저에게
달려 오고 있다고 하네요.

독서괭 2021-12-16 11:33   좋아요 3 | URL
아직 보름이나 남았네요 진짜😨 과연 더 안 사고 넘어갈 수 있을 것인가..! 저도 밀회를 넣다 뺐다 했는데 다음 기회로 넘겼습니다^^

scott 2021-12-16 15:3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괭님! 2021년 서재의 달인 추카 합니다 ^ㅅ^

그레이스 2021-12-16 15:31   좋아요 3 | URL
독서괭님 저도 축하드려요~

독서괭 2021-12-16 16:50   좋아요 2 | URL
으아 제가 달인이라니?? 언제나 1등으로 축하해주시는 스콧님 감사합니다^^ 그레이스님도 감사합니다!!

쎄인트saint 2021-12-16 15:4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2021 ‘서재의 달인’ 축하드립니다~!!

독서괭 2021-12-16 16:50   좋아요 2 | URL
감사합니다 쎄인트님^^

mini74 2021-12-16 15:46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야용 아용 야오옹 ~ 괭님 언어로 축하드려요 입니다 ㅎㅎ 독서괭님 축하드려요 *^^*

독서괭 2021-12-16 16:50   좋아요 4 | URL
야옹야옹이라니 넘 귀여우신데요ㅋㅋ 감사합니다 미니님!!^^

건수하 2021-12-16 15:5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독서괭님 서재의 달인~ 축하드립니다 ^^

독서괭 2021-12-16 16:50   좋아요 3 | URL
수하님 감사합니다~ 깜짝 놀랐어요^^

이하라 2021-12-16 16:25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서재의 달인 축하드립니다~~

독서괭 2021-12-16 16:51   좋아요 4 | URL
이하라님 감사합니다~~

얄라알라 2021-12-16 17:4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독서괭님!!!

북플 친구분들이 많아지니, 달인 발표하는 날 기분도 몇 배로 더 좋네요.
나 달인, 독서괭님 친구라고! ㅋㅋ축하드려요

독서괭 2021-12-17 10:30   좋아요 3 | URL
북사랑님 감사합니다^^ 저도 올해 본격적으로 서재/북플 활동을 시작하고 친구도 많이 늘어나니, 매달 당선작 발표일에 이어 서재의 달인 발표날도 설레는 날이 되었네요.
저도 달인, 북사랑님 친구라고! 자랑합니다 ㅋㅋ

미미 2021-12-16 17:48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괭님 서재의 달인 축하드려요!! 무럭무럭 자라는 다락방 1기도 내년에 쭉 화이팅ㅋㅋㅋ 🙌

독서괭 2021-12-17 10:34   좋아요 2 | URL
미미님 감사합니다^^ 무럭무럭 자라는 다락방 1기라니 ㅋㅋㅋ 넘 귀여운데요 ㅋㅋㅋ 어린이로 돌아간 느낌? 미미님도 내년에도 화이팅이예요^^

새파랑 2021-12-16 18:1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독서괭님 당선 축하드려요~! 요즘 폭풍독서 모드 이신데 겹경사네요 ^^

독서괭 2021-12-17 10:36   좋아요 3 | URL
새파랑님 감사합니다~ 폭풍..까지는 아니고 다른 달인님들에 비하면 한참 부족한데, 앞으로 더 열심히 하라는 뜻으로 받아들이려구요 ㅎㅎ

책읽는나무 2021-12-16 19:42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서달 축하드려요^^
엠블럼 번쩍번쩍 하네요ㅋㅋ
화이트 피넛 독서등 다 나갔나요??ㅜㅜ
안그래도 북플 친구분도 오늘 제가 산 무릎 담요 구매하려고 했더니 품절이랍니다ㅜㅜ
이러다 알라딘 굿즈로 건물 하나 세우시는 건 아닌지??ㅋㅋㅋ
하프카프~저도 한 번 주문해서 마셔봐야 겠어요.^^
책들이 모두 탐납니다.
즐거운 시간들 되시길요♡

독서괭 2021-12-17 10:39   좋아요 4 | URL
나무님 감사합니다^^
화이트 독서등은 품절인가봐요 ㅠㅠ 선택지 자체가 블랙 뿐이더라구요. 무릎담요도 품절이군요. 역시 좋은 건 얼른얼른 사야.. 지난번 고양이담요의 아픈 기억이 떠오르네요 ㅠㅠ
예전에는 진짜 굿즈 받으려고 책 샀었는데, 요즘은 많이 참고 있습니다 ㅋㅋ
나무님 즐건 하루 보내세요~^^

페넬로페 2021-12-16 20:03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독서괭님, 서재의 달인, 축하드려요.
내년에도 서재를 빛내주시기를 바랍니다^^

독서괭 2021-12-17 10:40   좋아요 4 | URL
페넬로페님, 감사합니다^^ 로페님처럼 저도 내년에는 더 양질의 리뷰를 쓰도록 노력하겠어요!

겨울호랑이 2021-12-17 11:3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독서괭님 서재의 달인 축하드려요. 차별받는 소수자를 생각하시는 독서괭님의 독서여정이 내년에도 계속 되기를 바라봅니다 ^^:)

독서괭 2021-12-17 11:15   좋아요 3 | URL
아니 저의 서재를 이렇게 멋지게 포장해 주시다니..!! ˝차별받는 소수자를 생각하는 독서여정˝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ㅎㅎ 감사합니다^^
 


오디오북으로 듣고 있는 <불안한 사람들>

한 멍청한 은행강도가 현금 없는 은행을 털러 들어갔다가 경찰이 출동하자 도망, 우연히 오픈하우스 진행 중인 아파트에 들어가 집 구경 중이던 사람들을 인질로 잡게 되는 한바탕 소동극을 메인 줄거리로 하고, 이 사건을 수사하는 경찰관 두 명의 이야기와 그들이 인질로 잡혔던 사람들 하나하나를 조사한 참고인진술 내용이 교차로 진행된다. 

프레드릭 배크만은 그의 대표작인 <오베라는 남자>에서 보여주었듯, 비호감 캐릭터를 그려내는 데 일가견이 있다. <불안한 사람들>에서는 비호감 캐릭터가 대거 출동한다. 참고인조사 과정에서의 비협조적인 이들의 태도에 속이 터진다. 그러나 계속 가보자. 배크만은 나를 실망시키지 않았다. 절반쯤 들었을 때 나는 여기 나오는 모든 사람들이 좋아졌다. 


'로게르'는 <오베라는 남자>의 '오베'와 비슷한 캐릭터다. 그는 일견 무뚝뚝하고 부루퉁하고 사랑이라고는 1도 모를 인간 같지만, 그의 부인 안나레나가 계속 강조하듯("당신은 로게르를 몰라서 그래요."), 그 안에 깊은 사랑이 있다. 

 "로게르는 그런 방식으로 안나레나를 사랑했다." 


예전에 썼던 <오베라는 남자> 리뷰(☞https://blog.aladin.co.kr/703039174/9263843)를 찾아봤다. 거기 옮겨 둔 이 부분을 읽으니, 로게르의 사랑 방식을 설명하기에 딱이라는 생각이 든다.


 40년 가까이 함께 살면서, 소냐는 읽기와 쓰기를 배우는 데 어려움을 겪는 수백 명의 학생들을 가르쳤고, 그들에게 셰익스피어 전집을 읽혔다. 같은 기간 동안 그녀는 오베가 셰익스피어 희곡을 한 편이라도 읽도록 하는 데 결코 성공하지 못했다. 하지만 그들이 주택단지로 이사하자마자 그는 몇 주 동안 내내 저녁마다 헛간에서 시간을 보냈다. 마침내 그가 작업을 마쳤을 때, 그녀가 본 것 중 가장 아름다운 책장들이 거실에 놓였다.

"책들을 어디에 보관은 해야 하잖아." 그는 그렇게 중얼거리고는 드라이버 끝으로 엄지손가락에 난 작은 상처를 콕콕 찔렀다.

 그녀는 그의 품에 파고들며 사랑한다고 말했다.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  - <오베라는 남자> 210쪽




그리고 안나레나 또한, 그녀만의 방식으로 로게르를 사랑한다. 

오픈하우스마다 찾아가서 싼값에 그 집을 사고, 함께 집을 멋지게 인테리어하여 값을 올려 파는 '프로젝트'의 수행을 반복하며 철새처럼 사는 그들의 생활- 남들은 이해할 수 없거나 돈 욕심에 그러겠거니 할 테다. 하지만 그것은 그들만의 사랑의 결과였다. 


얼마 전, 자려고 들어가는 나를 붙잡고 남편이 인터넷 검색한 코트들을 보여줬다. 세 개의 후보를 보여주며 골라보라는 남편의 말에 열심히 보는 척 하면서, 고맙기도 하지만(내가 입을 코트였다), 약간 짠한 기분이 되었는데, 그건 그러니까...

옛날부터 나는 내 가방을 스스로 산 적이 거의 없다. 명품백 같은 건 관심도 없고, 들기 편한 것 하나 마음에 들면 주구장창 하나만 들고 다니는데다 물건을 험하게 쓰는 편이라 몇 년 못 가 금세 어딘가 뜯어지거나 닳아버렸다. 그래도 별로 신경 안 쓰는 성격이라 계속 들고 다니면, 엄마나 언니가 보다 못해 하나 사다 안겨주는 식이었다. 그리고 새 가방을 들고 다니기 시작하고, 시간이 지나면 또 같은 일이..... 

이제 남편이 그 역할을 물려받은 것이다.(긁적) 

<불안한 사람들>의 로게르를 생각하다가, 남편의 이런 행동도 나를 사랑하는 그의 방식이구나 싶었다. 


자기 감정을 표현할 줄 모르게 교육받아 자란 많은 남자들이(사실 여자들도 표현법을 잘 배우지 못한 건 마찬가지다) 그걸 진중함으로 포장하면서, 파트너가 "말하지 않아도 알아요"라는 초코파이적 정신으로 이해해주기를 바라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여기고, 그건 부부상담을 통해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생각하지만, 오랜 세월 함께하며 서로의 다름을 잘 알고 겉으로 드러난 것에 숨겨진 진정한 속내까지 알아보는 노부부의 모습에는 마음이 찡해지고 만다. 



 얼마전 끝내서 그런가, 의외로 로맨틱한 사랑 이야기가 들어 있는 게 놀라워서 그런가, <댈러웨이 부인>도 자꾸 함께 떠올랐다. 

<댈러웨이 부인>에 등장하는 피터 월시. 클라리사 댈러웨이의 첫사랑이었던 이 남자는 신념이 확고하고 직설적인 남자인데, 클라리사에게 "안주인"이 될 거라며 비아냥거리는 말을 던져 상처를 주었더랬다. "속물"이라는 말과 거의 동일하게 느껴지는 저 말을 계속 의식하면서도, 클라리사는 파티의 안주인이 되기 위해 준비한다. 오랫동안 떠나 있다가 런던으로 돌아온 피터 월시는, 그런 클라리사의 파티에 나타난다. 비아냥거리거나 비난하지 않고, 그녀가 준비하는 꽃꽂이 속의 꽃이 되어 얌전히 파티의 일원이 되는 피터는, 그런 방식으로 클라리사를 여전히 사랑한다.

 아, <댈러웨이 부인>의 마지막은 너무 로맨틱해. 







그렇게 나름의 방식으로 사랑하고, 불안을 이겨내려는 몸부림. <불안한 사람들>을 통해 프레드릭 배크만이 그려내려는 것은 그것일까. 아직 70% 정도 들은 상태이지만 이미 이 책을 애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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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1-12-07 23:29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분의 책은 안읽어봤어요 ㅜㅜ 왠지 표지가 안끌려서 😅
독서괭님이 애장한다니 관심이 가네요 ㅋ 사랑의 방식은 정말 다양한거 같아요. 남편분 멋지십니다~!!

독서괭 2021-12-07 23:57   좋아요 4 | URL
저는 몇 권 읽었는데, 관심이 가신다면 <오베라는 남자>와 <불안한 사람들> 중 한 권 읽어보시길 추천합니다. 한 권이 취향에 맞으시면 다른 한 권도 좋으실 거고, 아니면 안 읽으셔도 좋을 작가로^^

mini74 2021-12-08 00:08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오베라는 남자는 읽어봤어요. 묘한 매력이 있었어요 ㅎㅎ 불안한 서람들도 관심이 갑니다 *^^*

독서괭 2021-12-08 00:30   좋아요 4 | URL
오디오북으로 들으니 라디오드라마 듣는 느낌으로~ 흥미진진 합니다. 감동도 있고요 ㅎㅎ

다락방 2021-12-08 07:43   좋아요 8 | 댓글달기 | URL
최근 독서괭 님의 구매자평에서도 보긴 했지만 [댈러웨이 부인]이 로맨틱하다니, 아 정말 안타까워요. 저는 이십대 중반에 진짜 지루하게 읽었거든요. 다 읽고 나서도 ‘드디어 다 읽었다!‘만 남아있는 책이었어요. 그래서 버지니아 울프를 멀리 하다가 최근에 자기만의 방, 3기니 읽으면서 너무 좋아가지고 댈러웨이 부인은 그러면 제일 재미없게 쓴 책이었나.. 했는데... 독서괭 님 감상 보니까 제가 제대로 못읽었던것 같아요. 뭘 몰랐을 때 읽은 듯. 좋은 책을 제가 몰라본 것 같아 너무 안타까워요. ㅠㅠ 조만간 저도 댈러웨이 부인을 꼭 다시 읽어보겠어요! 불끈!

잠자냥 2021-12-08 09:28   좋아요 5 | URL
저도 괭님 리뷰 읽고 아아니, 그 지루한 댈러웨이 부인이 로맨틱한가! 내가 역시 잘못 읽은 게 틀림없어! 싶어가지고.... 다시 읽어보기로 했습니다. 괭님 고마워요~

독서괭 2021-12-08 23:39   좋아요 2 | URL
저는 몇년 전에 읽을 때, 안 읽히는 게 번역 문제라고 생각하면서 덮었어요. 그런데 이번에 읽으니 번역은 잘 된 것 같아서, 역자에게 괜히 미안하더라구요^^;; 의식의 흐름 기법이라는 걸 많이 읽어보지 않은 건 그때나 지금이나 마찬가지인데 대체 무슨 차이인지 모르겠어요. 아무튼 지금의 다락방님, 잠자냥님이라면 20대에 읽었을 때와는 전혀 다른 소감을 느끼실 거라 생각합니다. 로맨틱- 무려 첫사랑 얘기잖아요! ㅋㅋ

책읽는나무 2021-12-11 10:5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오베라는 남자>는 집에 있는데 안 읽었고,
<불안한 사람들> 은 빌려 읽을 참였는데 좀 기대 되고..
<댈러웨이 부인>은 구입할까, 중인데 로맨틱 하다니 완전 기대 됩니다~^^
울프 책 사다 놓은 건 어렵다는 평을 읽은 것 같아 의기소침 그러고 있었거든요ㅋㅋㅋ
결국은 다~~읽어야 하는 거로군요?^^
아가 키우신다고 들었는데 열심히 책도 읽으시고 멋져요♡

독서괭 2021-12-13 16:01   좋아요 0 | URL
나무님~ 세권 모두 저는 좋았는데, 나무님은 어떠실지 궁금합니다^^
울프 책 사다 놓으신 건 어떤 책인가요? 대체로 다 어렵다는 것 같습니다 ㅋㅋㅋ 저도 읽은 게 많지 않아 잘 모르지만 읽은 것 중에는 <자기만의 방>- <댈러웨이 부인>-<올랜도> 순으로 어려운 것 같아요. 그런데 다른 작품들은 더 어렵다는 것 같아서 좀 걱정되네요^^;;
멋지다 해주시니 감사합니다♡ 책 읽을 체력이 부족한 게 넘 아쉬워요 ㅠㅠ

책읽는나무 2021-12-13 18:12   좋아요 1 | URL
와~독서괭님 아녔으면 큰일날 뻔 했습니다. 저 <댈러웨이 부인>사다 놨네요????
이런 이런....ㅜㅜ
두 달 전엔가? 샀었는데 기억도 못하고..... <등대로>랑 고이 모셔 놨네요ㅋㅋㅋ
<자기만의 방>은 몇 년 전 읽다가 중간에 책 덮었었거든요.ㅋㅋ
어려웠나 봅니다.ㅋㅋ
<등대로>읽어 보려 했는데 어렵다고 누가 그러시더라구요ㅜㅜ
그럼 <댈러웨이 부인>부터 먼저 읽어 보면 되겠군요?^^
확인하게 해주셔 감사해요ㅋㅋ
즐거운 저녁식사 시간 되시길요♡

독서괭 2021-12-13 21:24   좋아요 1 | URL
으아 댈러웨이 부인 또 살뻔 하셨네요!ㅎㅎ 알아차리셔서 다행입니다.
울프 책은 대체로 어렵다는 평이 많은 것 같고, 의식의 흐름이라는 게... 안 맞는 분은 안 맞을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저는 얼마전에 라디오북클럽에서 최민석작가가 <댈러웨이 부인>을 소개했는데, 그거 듣고 나니 더 흥미도 생기고 읽는 데 도움이 되었어요^^
즐건 밤 보내세요 나무님~!

2021-12-13 10: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12-13 16: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12-13 17: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독서괭 2021-12-13 17:38   좋아요 0 | URL
아하 귀찮다는 느낌을 부러워하시는 거라면 제대로 찾아오셨습니다 ㅋㅋㅋ 귀차니즘 대마왕입니다. 전 부지런한 분들이 젤 존경스러워요.
인터넷 쇼핑 들여다보는 것도 넘 싫어해서 필요한 게 있으면 지인들에게 물어 추천하는 물건을 사는 걸 선호합니다. 책쇼핑만 예외로…
언짢을 포인트가 1도 없는데요?? 단발님도 맛있는 저녁 드시고 푹 쉬세요~~^^
 

알라딘사은품, <고양이서재 망토담요>를 보셨나요? 정말 예쁩니다. 

이거 받아서 언니한테 줘야지! 라는 핑계로 나는 책을 사야지! 

하고 엊그제 룰루랄라 주문을 했다. 

고심 끝에 5만 원을 맞춰서 주문했고, 밤늦게 받은 포장을 뜯으며 즐거웠다. 책들 아름다워.. 

자다가 새벽에 설핏 잠이 깼는데, 갑자기 '고양이서재 망토담요'가 떠올랐다.

뭐야 그거 안 왔잖아!! 분명히 상자에 안 들어있었는데?? 

주문내역을 봤는데 망토담요가 아예 없다. 그리고 이벤트페이지에 들어가니 고양이서재 망토담요는 품절되었다고 적혀 있었다.

품절되어서 안 온건가?? 그렇다고 주문내역 자체에 없지는 않을텐데?? 

1대1 문의를 남겼다. 다음 날 답변을 보고 깨달았다.

사은품 선택하면서 맨 위에 있는 '고양이서재 망토담요'를 클릭해놓고, 

아래쪽에 있는 '2022 가계부'를 또 클릭한 것이다. 두개 다 주는 걸로 착각을 ㅜㅜㅜㅜ 

그렇게 고양이서재 망토담요는 날아갔다. 안녕.. 

가계부는 예뻐서 택했는데 막상 보니 너무, 너무... 너무, 가계부다. (??) 

내가 이렇게까지 가계부를 열심히 쓸 것 같지는 않은데 ㅋㅋ 뭐 다이어리 겸사겸사 써봐야겠다.


암튼 본래 목적이었던 망토담요는 빠졌지만 구매한 책들.

<왼손잡이 여인>은 폴스타프님의 리뷰 보고 담아뒀었는데, 마침 가격 맞추기에 딱 좋아서 ㅋㅋ 땡투! 

<의지와 증거>는 다락방님의 퀴즈이벤트를 맞춰서 받았다 ㅋㅋ 다락방님 만만세! 

<버지니아 울프 북클럽>은 단발머리님께 땡투하고 구매. 올랜도, 자기만의 방에 이어 읽고 있는 <댈러웨이 부인>의 이해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 

<여성과 광기>는 계속 북플에 올라와 보고는 싶었는데, 공쟝쟝님이 올린 사진이 결정타였음(땡투). 받아보니 역시나 책이 참 예쁘다 히히 근데 두꺼워..

<바디>는 빌 브라이슨이라 계속 담아는 뒀었다. 최근 몸에 대해 많이 물어보는 첫째에게 척척 대답해주는 멋진 엄마가 되고 싶은 희망에 구매ㅋㅋ 조금 읽어봤는데 빌 브라이슨 답게 유쾌하게 풀어낸 것 같아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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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1-11-25 12:36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에이 뭐가 걱정이에요~ 담요를 선택해서 다시 한 번 구매하면 되지요~ 라고 하고 싶은데 품절이라니... 흑 ㅜㅡ

독서괭 2021-11-25 12:44   좋아요 3 | URL
앗 방금 다락방님 페이퍼에 댓글 달고 왔는데요 ㅋ
저도 다시 구매하려고 했으나 품절이더라구요 흑흑흑 ㅜㅜㅜ 역시 좋은 건 빨리 사야합니다..

scott 2021-11-25 12:54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아! 🖐만원 가격 딱 맞춤 주문 했는데
냥이 망토 품절이라니!
모두들 추워진 날씨에 무릎 담요 용으로 주문 한 것 같습니다!

역시
좋은것 예쁜 것들은
빛의 속도로 순!삭 ㅜ.ㅜ

독서괭 2021-11-25 13:19   좋아요 4 | URL
제가 가계부를 선택하지 않고 제대로 주문했다면 품절 전에 받을 수 있지 않았을까 싶어 더욱 아쉽습니다 ㅜㅜ
좋은 거 예쁜 거 미루지 말고 사야.. 휴.. 알라딘 굿즈 많이 자제하다가 택한 건데 말이예요 ㅜㅜ

scott 2021-11-25 16:00   좋아요 4 | URL
괭님 냥이 담요 12월에 👆번 더 해 달라고
요청 문의 넣었습니다!

12월에 꼬옥 괭님 집에 냥이 망토 담요가 ^^
ฅ(≈ȏ ﻌ ȏ≈)ฅ

독서괭 2021-11-26 13:21   좋아요 1 | URL
헉 스콧님 행동력!!!! 요청을 직접 할 생각은 못했는데, 감사합니다.
이렇게 된 이상 12월에 다시 한다면 반드시 사야겠네요 ㅋㅋ
사게 되면 사진 올릴게요^^

잠자냥 2021-11-25 12:55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헉 고양이 담요 그런 사연이! 저도 그거 예뻤지만 고민하는 사이에 품절...... 괭이 담요야 안녕;;;;
역시 알라딘은 괭이 사랑님들 참 많으신가 봅니다. ㅠㅠ

와 저 <바디> 사놓은지 한 2년째.... 사놓기만..;; ㅋㅋㅋ

독서괭 2021-11-25 13:21   좋아요 3 | URL
그러게요. 괭이 굿즈는 고민하면 안 되나 봅니다. 서재+고양이라니 정말 환상의 조합이죠 ㅜㅜ 언니네 고양이들 거기 앉은 모습을 보고 싶었는데요.. 흑흑. 잠자냥님네 삼형제(!)가 앉은 모습도 보면 참 좋았을텐데 말예요.
자냥님도 사놓고 안 읽으신 책이 있군요. 왠지 없을 것 같았는데 ㅎㅎ

잠자냥 2021-11-25 14:15   좋아요 3 | URL
사놓고 쌓인 책이 을매나 많은데요;;; 읽는 속도가 사는 속도 못 따라감;;;;

독서괭 2021-11-25 14:48   좋아요 2 | URL
다행입니다 ㅋㅋㅋ

건수하 2021-11-25 13:10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아악 서재와 고양이라니... ;ㅁ; 몰랐지만, 품절됐다니 넘 아쉬워요.
저런 게 있었다는 걸 집에 철저히 숨겨야겠어요.
안 그러면 딸내미한테 원망들을판...

바디 밑에 뭔가 한 권 더 있는거 같은데.. 아닌가요? ㅎㅎ

<여성과 광기> 참 두껍네요. 필리스 체슬러 <여자의 적은 여자다> 읽었는데 글쓰는 스타일이 제 취향이 아니었는데... 사야하나 말아야하나.. 북펀드할 때부터 고민입니다 :)

독서괭 2021-11-25 13:23   좋아요 4 | URL
서재와 고양이라니, 환상의 조합이죠? 특히 반려냥이 있으신 서친분들은 하나 장만하심 좋았을텐데. 빨리도 품절되었습니다 ㅜㅜ
수하님 매의 눈이시네요. 바디 밑에 한권 더 있는 것 맞습니다ㅋㅋ <복잡계 세상에서의 투자>인데 이미 읽은 책이라 받침의 역할만.
<여성과 광기> 저자의 스타일이 취향에 안 맞으셨군요. 제 취향에는 어떨지 궁금해요! 일단 표지 재질은 참 맘에 듭니다 ㅋㅋ

새파랑 2021-11-25 13:22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22년은 가계부를 쓰시는 알뜰한 독서괭님이 되실거 같아요~!! 역시 좋은건 서둘러야 합니다 ^^

독서괭 2021-11-25 13:24   좋아요 4 | URL
ㅎㅎㅎ 사실 핸드폰으로도 가계부 정리할 수 있는데 말이죠.. 잘 안 하게 되더라구요. 그렇다고 종이로는 할런지^^;; 좋은 건 서두르자. 오늘의 교훈입니다 ㅎ

공쟝쟝 2021-11-25 13:5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아우 이뻐 이쁜 책탑 (고양이 담요 있었으면 얼마나 이뻤을까?) 저는 재작년에 득템한 마가렛 미첼이 검은 고영님 안고 있는 핑크 알라딘 무릎담요 있어요. 지금 그거 덮고 책읽는 중 ㅋㅋ 프히히ㅣ

독서괭 2021-11-25 14:48   좋아요 3 | URL
그러니까요! 제가 딱 고양이담요 펼쳐놓고 그 위에 책탑 쌓아 사진 찍으려고 구상해 놨었는데 ㅜㅜㅜㅜ
재작년에 득템하신 냥담요 갖고 계시군요. 저는 제가 가지려던 건 아니지만.. 아쉽.. ㅠㅠ

미미 2021-11-25 14:04   좋아요 7 | 댓글달기 | URL
냥이 담요 예쁘던데 맙소사ㅠ.ㅠ 게다가 벌써 품절되었군요?! 다 탐나는 책들입니다♡♡(두 권 있음요) 저 다락방님 이벤트 정답 쓰려고하니 괭님이 답을 벌써 쓰셨더라구요. 아쉽,부럽ㅋㅋㅋㅋㅋ

잠자냥 2021-11-25 14:15   좋아요 5 | URL
맙소사에서 진심 느껴짐 ㅋㅋㅋㅋㅋㅋ

독서괭 2021-11-25 14:50   좋아요 5 | URL
맙소사 ㅋㅋㅋ 품절입니다 품절.. 흑흑
두권 가지고 계시군요. <여성과 광기>랑 <의지와 증거>? (찍어봄)
미미님도 다락방님 퀴즈 정답을 맞추셨군요! 제가 빨라서 많은 분들께 기회가 안 갔네요 ㅋㅋ 죄송합니다(하지만 즐겁다 ㅋㅋ)

잠자냥 2021-11-25 14:16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알라딘아! 보고 있느냐, 고양이 담요 다시 풀어다오!
그럼 책 5만원어치 냉큼 살 테니!

미미 2021-11-25 14:20   좋아요 4 | URL
아 젭알!!!!ㅋㅋㅋㅋㅋ

독서괭 2021-11-25 14:51   좋아요 5 | URL
보고 있느냐!! ㅠㅠ 냉큼..은 모르겠지만 암튼 살테니 풀어다오!!

페넬로페 2021-11-25 15:40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책탑 아름다워요~~
알라딘이 절대 두 개 다 줄리가 없죠^^
고양이 담요
품절되어서 어째요!
버지니아 울프 북클럽은 몇달이 지나도 읽고 있는 책이예요 ㅎㅎ

독서괭 2021-11-26 13:22   좋아요 1 | URL
페넬로페님 말씀이 맞네요. 알라딘이 절대 두 개 다 줄리가 없는데 제가 왜... ㅠㅠ
스콧님이 다시 해달라고 요청하셨다니 한번 기다려봐야겠습니다.
버지니아 울프 북클럽 저도 울프 소설 읽어나가며 천천히 같이 읽으려구요^^

mini74 2021-11-25 17:12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너무 너무 가계부다에서 왜 눈물이 나지요 ㅎㅎㅎ 제가 망토대신 야옹 ~ 야아아용 이라도 한 번 해드릴까요 ㅎㅎ 넘 귀여우세요 *^^*

독서괭 2021-11-26 13:23   좋아요 1 | URL
미니님 눈에 눈물나게 하다니 죄송합니다 ㅋㅋ 대신 야아아옹 해주신다니 미니님이 귀여우신데요 >ㅁ< 감사합니다 ㅎㅎ
 


소파의 추억


소파. 소파에서 시작해보자. 

김애란의 <잊기 좋은 이름>에 등장한 소파 이야기가, 오랫동안 잊고 있던 한 장소로 나를 소환했기 때문이다. 

『언어학사』를 사기 며칠 전 나는 학교 휴게실에 앉아 있었다. 그곳에는 고동색 소파 하나가 놓여 있었다. 터진 구멍 사이로 스펀지가 삐져 나온 3인용 인조가죽 소파였다. 그 소파가 언제부터 거기 있었는지는 모른다. 다만 그것이 개교 이래 한 번도 세탁하지 않은 소파라는 것만은 분명했다. 극작실이 속한 구본관 건물에는 휴게실이 하나밖에 없었다. 많은 이들이 거기 앉았다 떠나갔다. 내가 아는 사람 대부분이 한 번 이상 그 소파에 머물렀고 잠시 후 일어나 어디론가 사라졌다. - P59

내가 다닌 대학 동아리방에도 소파가 있었다. 한창 동아리가 잘 될 때에는, 그곳에 가면 늘 누군가 있었다. 여럿이 모이면 수다를 떨었고, 혼자서 있을 땐 거기 놓인 공용노트에 글을 적었다. 그럴 듯한 글도, 휘갈긴 낙서도 있었다. 넓은 캠퍼스 안에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쉬어갈 수 있는 공간이 존재한다는 건 방황하는 청춘에 큰 위안이 된다. 그곳에 가면 외롭지 않다. 적어도 거기 있는 동안만큼은 외로움을 느낄 겨를이 없었다.



 한순간 대학 동아리방에 발을 끊었다. 뻔한 이유다. 나는 동아리 C.C였고 내 이별의 방식은 칼같았다. 졸업반으로 열심히 공부하던 시기에, 배신은 나를 깊이 찔렀다. 

 그 시기 우연히 읽은 권여선 작가의 <사랑을 믿다>. 

 이 작품을 읽으며 나는 많이 울었다. 바닥을 치고 다시 올라왔다. 그리고 내가 바닥을 치고 다시 올라오는 동안 무너지지 않을 수 있었던 건 가족 덕분이었다. 

 10대 중반부터 시작된 사춘기를 거쳐오며 쌓인 부모님에 대한 불만과 간섭에서 벗어나고 싶은 마음이 아직 가득한 때였다. 그러나 이 이별의 시기에 가족이라는 보루의 소중함을 알게 됐다. 그때 내게 캐묻지 않고 세끼 밥을 차려 준 엄마에게, 지금도 고맙다. 








고독한 유년을 위로하는 마음



백희나 작가의 <알사탕>에도 소파가 등장한다. 

주인공 동동이는 문방구에서 신기한 알사탕을 산다. 소파무늬와 비슷한 알사탕을 입에 넣자, 소파의 목소리가 들린다. 

"아빠한테 방귀 좀 그만 뀌시라고..." 전해 달라는 소파의 절박한 목소리가 재밌다. 

하지만 이 책에서 가장 재미있고 감동적인 장면은 아빠 부분이다. 




집에 오자마자 한바닥 잔소리를 쏟아낸 아빠의 속마음. 알사탕을 입에 넣자 들려오는 "사랑해"라는 속삭임.

이 장면을 뮤지컬 <알사탕>에서 기가 막히게 연출해 냈다. 잔소리 장면은 코믹하게, "사랑해" 장면은 아름답게. 많은 부모들이 아이 보여주려고 왔다가 이 장면에서 울었다고 했다. 

<알사탕>의 프리퀄로 후에 출간된 <나는 개다>에서 동동이는 할머니, 아빠, 구슬이(강아지)와 함께 사는 유치원생이다. 엄마가 없는 사연은 알 수 없다. <알사탕>은 그로부터 8년이 흐른 뒤, 초등학생이 된 동동이를 보여준다. 할머니는 그 사이 돌아가셨고 아빠는 수척해졌으며 구슬이는 늙었다. 친구가 없는 동동이는 쓸쓸하다. 

많은 동화책이 4인 가족의 이상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우리같은 4인 가족에게는 그 이야기가 자연스럽고 익숙하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아이들에게는 어떨까. 한부모가정, 조손가정, 다문화가정 등 실제로 존재하는 많은 가족의 모습은 동화책에 잘 구현되지 않는다. 백희나 작가는 <알사탕><나는 개다>에서도, <이상한 엄마><이상한 손님><장수탕 선녀님>에서도 4인 가족을 등장시키지 않는다. <이상한 엄마>에서 조퇴하는 아이는 돌보아줄 사람이 없다. <이상한 손님>에서는 아이 둘만 집을 지킨다. <장수탕 선녀님>에서는 엄마와 아이만 등장한다. 4인 가족이 아니라도 괜찮다고. 조금 쓸쓸해도 괜찮다고 말하는 것 같다. 


▲뮤지컬<알사탕> 공연장 앞에 놓인 "백희나 작가가 직접 만든 '이상한 엄마'" 인형! 구름을 만들고 있다. 



가족과 분리되는 아이들 


팟캐스트 '듣똑라'에 김예원 변호사가 출연했다. 걸출한 입담과 정의를 향한 열정, 피해자를 대하는 세심한 마음씀씀이가 존경스러웠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이야기는, 학대아동에 대한 기계적인 '분리조치'를 비판하는 내용이었다. 많은 어른들이 관여하지만 정작 아이들의 의사는 묻지 않는다. 김예원 변호사는 말한다. "저런 가정에서 자랄 바에는 보육원 가는 게 낫지"라고 납작하게 볼 수 없다고. 분리조치가 "일시 정지" 버튼이 되면 상황을 바꿀 수 있는데, "영구 정지" 버튼이 되어버릴 때 아이들이 받는 충격이 고려되지 않고 있다고. 


 

김예원 변호사의 신간을 이미 사두었기 때문에 관련 부분을 찾아 읽어봤다. 

 

 또한 기계적인 분리 과정에서 아동의 심리가 무시될 가능성이 높다. 많은 학대 피해 아동이 갑작스러운 분리로 불안과 공포를 호소한다. 욕설이 난무하는 집이지만 자기만의 작은 공간에서 애착 물건을 통해 위안을 얻던 한 아이는 슬리퍼에 잠옷 차림으로 갑자기 낯선 곳에 분리되자 공황장애를 겪었다. "가해자가 나가야지 왜 피해자인 내가 집에서 쫓겨 나와야 하느냐?"라고 화를 내는 아이도 있다. "위험한 집에서 구출해주었으면 고마워해야지 왜 아동이 분리를 싫어하느냐?" 라는 높은 분들과 이야기해보았지만, 정작 그들은 ‘분리‘라는 큰 사건을 겪어내는 아동이 물건이 아니라 사람‘이라는 사실을 모르는 것 같았다.   - 125, 126쪽

무엇보다 아동 분리 행정처분에는 기한이 없다. 그래서 한번 분리된 아동은 언제까지 자신이 시설에서 살아야 하는지 모른다. 이 시설에서 저 시설로 옮겨질 때도 아동의 의사를 묻지 않는다.  -  127쪽


아이의 입장. 우리는 얼마나 생각하고 있는가.

최근 읽은 <당신의 손길이 닿기 전에>도 떠올랐다.


 이 책의 저자 리사 윈게이트는, "빈곤층 자녀"를 바라보는 사회의 시선이 얼마나 편견에 차 있는지 보여준다. 조지아 탠이 저지른 이 끔찍한 아동강제입양 사건에서, 조지아 탠은 스스로 "자식을 제대로 기를 수 없을 정도로 형편이 어려운 부모에게서 아이들을 데려와 '상류층' 집에 살게 해준 일이 선행이라며 자화자찬"(661쪽/669쪽) 했다 하고, 그의 범죄를 도와준 판사도 있다고 하니, 비슷하게 생각한 대중들도 많았으리라 짐작된다. 

 리사 윈게이트는 이 실화를 다루면서 이를 재현할 방식을 깊이 고민했을 것이다. 내가 보기에 그가 택한 방식은 '1950년에 끝난 사건'(물론 피해자들과 그 가족에게는 끝나지 않은 사건이지만)을 현재에 끌고 올 충분한 의미가 있다는 점을 잘 강변한다. 강을 떠돌며 사는 극빈곤층인 포스 가족은 서로를 사랑하고 존중했다. "대체 강에서 살면서 어떻게 아이들을 키워?"라는 시선으로 본다면 조지아 탠이 이들을 상류층에 입양보내 잘 자라게 했으니 결과적으로는 옳은 게 아니겠냐고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작가는 흩어진 포스 가족, 특히 자매들이 서로를 그리워하고 강을, 아카디아(거주지였던 배의 이름)에 강한 향수를 느끼는 모습을 생생하게 그려낸다. 누구도 이 아이들에게 물어보지 않았다. 누구와 함께 살고 싶냐고. 



보호받지 못하는 아이들에게 우리는


가족은 - 혈연관계가 아니더라도 함께 살고 보살펴주는 의미로서 - 모두에게 필요하다. 울타리로서의 역할, 적어도 그 안에서는 안전을 보장받을 수 있다는 신뢰. 

하지만 울타리가 오히려 그 안에서 벌어지는 위험을 회피할 수 없게 만드는 장벽이 된다면? '분리 조치'가 필요하다고 시행한다 한들, 분리된 아이에게 사회가 새로운 울타리를 제공해 줄 수 있는가? 가족에 문제가 있군, 분리해. 그 뒤는 몰라. 

그러고선 그 아이가 범죄를 저지르기라도 하면, 역시 결손가정은... 아이를 제대로 보호할 가족이 없군, 소년원으로 보내. 소년원에서 나온 뒤에는? 몰라 알아서 해. 


나는 소년범죄가 터질 때마다 성인과 같은 수준의 강한 처벌을 요구하는 말들이 걱정스럽다. "미성년이라도 알 거 다 안다. 어리다고 자꾸 봐 주니 계속한다."는 주장이 틀린 건 아니다. 하지만 아이들이 잘못을 저지르는 데 대한 책임은 어른들이, 사회가 함께 져야 한다. 부모가 있으면 그 부모에게만 책임이 간다고? 아니다. 폭력을 조장하는 문화, TV프로그램과 인터넷방송의 선정성, 인성을 파괴하는 수준의 과도한 입시경쟁 등등.


 17세 민우는 책에 대한 어떤 기억도 없다. 자신을 위해서 책을 읽어준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17년 동안 재미있는 책도, 재미없는 책도, 누가 읽어주었던 책도, 친구와 함께 읽었던 책도 없다. 17년의 삶에 단 한 권의 책 제목도 기억되어 있지 않았다. 나는 놀랐다. 믿겨지지 않았다. 민우가 학교를 다녔더라면 고등학교 2학년일 것이다. 요즘 아이들에게 책은 흔하디흔하다. 어려서, 어른이 옆에 앉혀놓고 책을 읽어준 기억이 전혀 없는 아이는 흔하지 않다.  - 153쪽 







<소년을 읽다>에 등장하는 민우의 이야기에 울컥했다. 이 책을 읽은지 몇달이 지난 지금도 가끔 떠올라 마음이 아프다. 아이를 무릎에 앉혀놓거나 옆에 앉아 어깨를 맞대고 책을 읽어주는 건 내게 너무나 평범하고 일상적인 일이다. 책을 읽어주지 않았다고 해서 가족이 아이에게 관심이 없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하지만 과연 민우의 가족들(일하느라 바쁜 부모님과 그 대신 민우를 돌보아준 조부모님)에게 아이와 눈맞추고 이야기를 들어줄 여유가 있었을까? 어떤 이유로 이들이 아이에게 책 한권 읽어줄 수 없는 상황에 내몰렸는지, 결국 그 아이가 소년원에 오기까지 어떤 쓸쓸함을 겪었을지, 생각해봐야 한다. 

...


 소파이야기에서 시작해 멀리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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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11-24 17:03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소파라는 물건에서 시작된 기억의 소환들이 10대 20대 30대 그리고 우리 모두의 유년 시절의 가장 어두운 공간 까지 괭님의 페이퍼 명품!👍저희집은 부모님이 쇼파를 치워 버렸습니다 모두들 눕 자세를 좋아해서 이젠 10살 넘은 강쥐들과 냥이군들이 보금자리로 이제는 안마 의자만✌👌^^

독서괭 2021-11-24 19:00   좋아요 2 | URL
스콧님의 해설이 명품인 것 같습니다 ㅎㅎ 저희 남편이 그렇게 소파에 잘 누워 있더라구요 ㅋ 소파 치우면 공간이 확 넓어져 시원할 것 같네요. 열살 넘은 강아지들과 고양이들까지 대식구군요!^^

새파랑 2021-11-24 17:07   좋아요 7 | 댓글달기 | URL
소파 이야기에서 시작한 의식의 흐름 멋진데요? ^^ 최근에 책을 엄청 많이 읽으셨군요~!! 아이들에 대한 독서괭님의 따뜻한 시선이 너무 좋네요 ^^

독서괭 2021-11-24 19:02   좋아요 3 | URL
엄청 많이 읽은 건 아닌데 그런 느낌을 준다면… 성공이네요 ㅋㅋㅋ 아이 낳고 나서 모든 생각이 아이들로 흐르는 경향이 있습니다^^;

mini74 2021-11-24 17:16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많이 바뀌었다고 하지만 여전히 가족하먄 떠오르는 고정관념 ㅠㅠ 아이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드는 글이에요. 우리집 소파가 말을 한다면 ?! 남편에게 정색하며 눕지말고 앉으세요 저는 침대가 아니에요. 할 것 같아요 ㅎㅎㅎ 좋은 글 너무 잘 읽었어요 *^^*

독서괭 2021-11-24 19:48   좋아요 3 | URL
<소년을 읽다> 를 읽으면서 정말 아이들에게 많이 미안하더라구요 ㅠㅠ 우리집 소파도 같은 얘기 할 것 같아요 ㅋㅋ 미니님 남편분도 비슷하시군요ㅋㅋ 장황한 글 좋다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페넬로페 2021-11-24 18:1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소파에서 시작된 의식의 흐름이 자신의 안이 아닌 바깥 세상으로 열린 독서괭님의 마음이 너무 따뜻합니다.
‘잊기 좋은 이름‘ 잘 읽었는데 읽기 어려운 책은 읽기에 넘 마음이 아파 애써 멀리 하는것 같아요~~
그러지 말아야하는데요^^
저 역시 청소년들에게 강한 처벌은 안된다고 생각해요~~

독서괭 2021-11-24 19:50   좋아요 5 | URL
감사합니다~ 제가 그렇게 마음이 따뜻한 사람은 아닌데 아이들 생각하면 마음이 많이 울컥할 때가 있어요. 읽기 어려운 책은 나중에 읽게 되는 시기가 있지 않을까요?
청소년들 개인의 문제로만 자꾸 몰지 말고 함께 해결책을 찾아보는 사회가 되면 좋겠어요^^

다락방 2021-11-24 19:27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이 페이퍼 참 좋네요, 독서괭님. 잘 읽었어요.

독서괭 2021-11-24 19:50   좋아요 4 | URL
작가님이 좋다 해주시니 어깨가 으쓱으쓱😘

건수하 2021-11-25 08:18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제도도 약자, 피해자의 마음을 좀더 헤아려 마련하는게 맞는데..
제도를 만드는 사람들이 그 입장에 처하는 경우가 별로 없어서 상상력이 부족한 것 같아요.
가해자가 나가야지 왜 피해자가 나가느냐는 말이 사실 맞네요.

청소년 범죄의 수위에 가끔 깜짝 놀라긴 하지만, 처벌만이 답은 아닌것 같아요. 그런데 그 청소년이 자라서 성인이 되면...?
성인의 범죄도 사실 구조적인 문제가 있는데.. 참 어려워요. 미국에서 흑인의 범죄율이 높은걸 생각하면요..

독서괭 2021-11-25 15:36   좋아요 3 | URL
맞아요. 그야말로 탁상공론이랄까.. 김예원변호사님은 완전히 실전에서 피해자들과 소통하고 그들을 대변하는 분이라 문제점을 속속들이 알고 계신 것 같아요. 책 읽기 시작했는데 생생하고 좋아요.
범죄를 한 개인의 문제로 취급하고 사회에서 격리시켜 버리는 방식으로는 미래가 없는 것 같아요. 소년원, 교도소에서 더 교묘한 수법 배워오고 전과자라 취업도 어렵고.. 참 어려운 문제입니다.

페크pek0501 2021-11-25 15:08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사랑을 믿다, 꽤 인상적인 소설이었어요. 제 글에도 인용한 적이 있었죠.

독서괭 2021-11-25 15:36   좋아요 5 | URL
오 그렇군요! 다시 읽어보고 싶은데 본가에 책이 있나 모르겠어요. 이 단편이 실린 권여선작가의 단행본을 갖고 싶은데 못 찾겠어요ㅠ

scott 2021-12-09 16:14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괭님 이달의 당선 추카 합니다!

저녁시간 따숩게 ^^

그레이스 2021-12-09 16:21   좋아요 5 | URL
저도 축하드려요~~

독서괭 2021-12-09 16:43   좋아요 5 | URL
앗 감사합니다. 페이퍼로는 처음이네요 ㅎㅎㅎ

mini74 2021-12-09 16:47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독서괭님 페이퍼 넘 좋았어요 *^^* 축하드립니다 ~

독서괭 2021-12-09 18:27   좋아요 4 | URL
미니님 감사합니다~^^

미미 2021-12-09 16:59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역시 이 페이퍼!!! 괭님 당선 축하드려요^0^*

독서괭 2021-12-09 18:27   좋아요 5 | URL
미미님 감사합니다~^^

이하라 2021-12-09 18:30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이달의 당선작 축하드립니다^^

독서괭 2021-12-10 12:04   좋아요 1 | URL
이하라님 감사합니다^^

페넬로페 2021-12-09 18:48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제가 저 위의 댓글에서도 썼는데, 이 의식의 흐름, 넘 좋아요.
역시 당연히 이 페이퍼 당선입니다.
독서괭님, 축하드려요**

독서괭 2021-12-10 12:04   좋아요 1 | URL
페넬로페님, 지난번 좋은 댓글에 이어 또다시 칭찬 댓글 달아주시다니, 감사합니다^^

새파랑 2021-12-09 21:3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멋진 독서괭님 당선 축하드려요^^

독서괭 2021-12-10 12:05   좋아요 1 | URL
멋진 새파랑님 감사합니다 ㅎㅎ

건수하 2021-12-09 21:5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 글 좋았는데 역시 ^^ 독서괭님 축하드려요!!

독서괭 2021-12-10 12:05   좋아요 1 | URL
수하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