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400. 주혜연의 해석공식 (EBS)

외국어 배우기에 빠른 길이나 쉬운 공식이 있겠냐마는, 수능 영어에는 있다고 한다. 그러니 수능 1등급 컷이 97. 학원에 가기 싫다는 예비 고3 큰아이를 어르고 얼러서 EBS 교재만이라도 공부하기로 했다. 꽤 복잡한 문장도 있고, 단순하게 암기시키는 구문도 있는데 예전 내가 고등학생 때 (성문의 시절) 배웠던 어법과는 약간 달라진 (구어체에 가까워진) 법칙이 눈에 띈다.

 

54/400. 백년식당(박찬일)

오래된 식당을 이르는 이름 '노포', 그 곳에는 공식이 있었다. 좋은 재료, 부지런한 주인, 그리고 돈에 흔들리지않는 뚝심. 요즘 골목마다 눈에 보이는 '새*을 식당' 이나 이런저런 체인점이 아니라 새벽부터 뼈가 바스러지게 일하는 주인네들의 식당. 그리고 삼십년의 근속은 훗, 하고 웃는 내공의 지배인. 그리고 바삐 바뀌는 풍경 속에 혼자서만 슬로 모션으로 자리를 지키는 사람들. 그런 사람들의 식당에서 진짜배기 음식을 맛보며 쓰는 글이라 그런지 박찬일 쉐프의 글도 무뚝뚝하다. 입안에 고인 침을 삼키면서 저자의 툭툭한 글을 꼭꼭 씹어서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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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400. 깡통소년 (크리스티네 뇌스틀링거)

독일 작가라는 걸 생각하니 자꾸 2차대전의 비극과 연결짓게 되었다. 특히 처음부분은 기괴한 SF같기도 했으니까. 하지만 정말 착한 어린이와 어린이 다운 어린이를 그려내는 작가의 솜씨는 이런저런 사전지식일랑 다 던져 버리고 그저 아이의 마음으로 돌아가게 만들었다. 살림이고 뭐고, 자신을 "이쁜이"라 부르며 열심히 사는 바톨로티 아줌마가 정말 마음에 들었다. 아줌마, 그 약사 아저씨 은근 괜찮아요, 차버리지 마세요~ 그리고 콘라트야, 아줌마 아저씨랑 행복해야해~~~ 사춘기가 오거들랑 슬쩍 지내버려라~

 

51/400. 겁이날 때 불러봐 뿡뿡유령 (크리스티네 뇌스틀링거)

이렇게 맘에 드는 작가를 만났을 땐, 세 권쯤 내리 읽어줘야해요.암.

막내와 함께 주문을 소리내어 읽으며 신나게 읽었다. 마지막 엄마 유령을 만나는 장면에선 우아한 목소리로 성대모사도 해주었고. 은근 긴 이야기인데 (목이 살짝 아프기도 했다) 막내가 잘 집중하고 끝까지 따라왔다. 탄탄한 이야기 솜씨와 흔하지 않은 캐릭터들이 마음에 들었다. 그리고 어른들이 그다지 험하지 않아서 다행이다. 뿡뿡.... (아이고, 그새 주문을 까먹었...)

 

52/400. 미나와 고양이 마우츠 (크리스티네 뇌스틀링거)

초등 저학년 어린이 (오빠가 9살이라고 했으니, 만나이라 해도 초등 3학년 이하일듯) 미나가 이웃에 사는 할머니와 고양이를 돌보며 생긴 이야기. 노인, 질병, 그리고 죽음까지 다루지만 담담하게 그리고 자연스럽게 관찰하듯 그려낸다. 그래서 더더욱 미나의 친절한 마음이 예쁘게 보인다.

 

내일 당장 이 작가의 책을 더 찾아 읽어야겠다. 특히 미니 시리즈는 작가의 딸이 삽화를 그렸다고 한다. 이 작가를 소개해준 다락방님에게 감사를 전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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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5-01-11 21: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앙 내리 세 권을 읽으셨네요! ㅎㅎ 저도 더 찾아 읽어야겠어요. 흣 :)

유부만두 2015-01-13 09:48   좋아요 0 | URL
이 작가, 제 맘에 쏙 들었어요! ^^
 
EBSi 강의교재 수능개념 영어영역 주혜연의 해석공식 - 2016 수능대비 강의노트 EBSi 강의교재 수능개념 2015년
주혜연 지음 / 한국교육방송공사(EBSi) / 2014년 11월
평점 :
품절


중요한 문장들이 잘 정리되어 있다. 꼼꼼히 공부할만한 알찬 교재. 단 문맥에서 따로 떼어놓은 것들이라 생뚱맞기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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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400. 재즈 (토니 모리슨)

 

비극적인 롤리타 이야기 같지만, 이 남자 조는 허버트 허버트와는 영 딴판이다. 그나 그의 야매 미용사 부인 바이올렛은 이 차갑고도 뜨거운 도시로 오기전, 전설들에 둘러싸여 야생처럼 살았더랬다. 그런데, 이 도시의 소음 속, 서럽고 끈적이는 재즈 음악을 들으며 그들은 비썩 말라버린 몸뚱이를 어찌할줄 모르다가 엉뚱한 사람들에게 엉뚱한 화를 내고말았다. 그의 슬픔이 뭔지, 알듯말듯하고, 그 부인의 억척스러움도 익숙하지만 설명되지 않는다. 이렇게 비밀스런 과거, 한스러움을 껴안은 사람들이 계속 계속 등장한다. 그들이 부르는 노래(?)는 문장들이 툭툭 끊어지며 합쳐져 구슬픈 엇박의 재즈가 되었다.

이 재즈 속에 우리나라의 한맺힌 판소리가 들리, 아니 읽히는건....나만의 착각 혹은 기분 탓은 아니겠지. 이 불쌍한 사람들이 어찌어찌, 화해의 식탁으로 모여앉지만, 독자들과 그들을 기다리는 건 새로운 재앙과 비극이라고 소설 첫 장에서 "나"가 이미 말했다. 토니 모리슨의 책에서 어떻게 해피엔딩을 기대할 수가. 묵직하게 가슴을 퍽 하고, 한 대 더 맞은듯 뻐근하다. 작년에 읽은 빌러비드에서 얻은 슬픔 위에 스윙-- 그루브---한 恨이 더해진다. 한 번 더 읽을 땐 BGM으로 재즈를 찾아 들어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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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400. 다른 남자 (백영옥 작가 인터뷰집)

 

백영옥 작가가 인터뷰한 다른 (식으로 사는) 남자들 이야기. 멋있게 사는 사람들. 때론 말의 앞뒤가 안맞기도 하지만 마흔 넘는 이 아저씨들은 느긋하고 당당하다. 그들중 결혼해서 아이를 키우는 이들이 많지 않은 것 같다. 내가 몰랐던 분야에서 색다르게 일하는 사람들이 이렇게 많았구나, 하고 또 배운다. 부드럽고 야무진 백작가의 글이 반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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