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400. 재즈 (토니 모리슨)

 

비극적인 롤리타 이야기 같지만, 이 남자 조는 허버트 허버트와는 영 딴판이다. 그나 그의 야매 미용사 부인 바이올렛은 이 차갑고도 뜨거운 도시로 오기전, 전설들에 둘러싸여 야생처럼 살았더랬다. 그런데, 이 도시의 소음 속, 서럽고 끈적이는 재즈 음악을 들으며 그들은 비썩 말라버린 몸뚱이를 어찌할줄 모르다가 엉뚱한 사람들에게 엉뚱한 화를 내고말았다. 그의 슬픔이 뭔지, 알듯말듯하고, 그 부인의 억척스러움도 익숙하지만 설명되지 않는다. 이렇게 비밀스런 과거, 한스러움을 껴안은 사람들이 계속 계속 등장한다. 그들이 부르는 노래(?)는 문장들이 툭툭 끊어지며 합쳐져 구슬픈 엇박의 재즈가 되었다.

이 재즈 속에 우리나라의 한맺힌 판소리가 들리, 아니 읽히는건....나만의 착각 혹은 기분 탓은 아니겠지. 이 불쌍한 사람들이 어찌어찌, 화해의 식탁으로 모여앉지만, 독자들과 그들을 기다리는 건 새로운 재앙과 비극이라고 소설 첫 장에서 "나"가 이미 말했다. 토니 모리슨의 책에서 어떻게 해피엔딩을 기대할 수가. 묵직하게 가슴을 퍽 하고, 한 대 더 맞은듯 뻐근하다. 작년에 읽은 빌러비드에서 얻은 슬픔 위에 스윙-- 그루브---한 恨이 더해진다. 한 번 더 읽을 땐 BGM으로 재즈를 찾아 들어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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