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십 년 뒤에 쓰는 반성문 문지 푸른 문학
김도연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0년 8월
장바구니담기


"시험 볼 때 답을 훔치는 것은 그 사람의 지식을 훔치는 거지만 글을 도둑질하는 것은 그 사람의 공들인 마음을 훔치는 거다."
"마음요?"
"그래."
-144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삼십년 뒤에 쓰는 반성문>을 읽고 리뷰를 남겨 주세요.
삼십 년 뒤에 쓰는 반성문 문지 푸른 문학
김도연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0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마흔이 넘어서 만난, 중학교 때 선생님,  그 선생님은 병원 중환자실에 계셨습니다. 그 선생님은 삼십 년 전의 일을 꺼내듭니다. "자네, 그 반성문을 잊었나? 아니겠지? 그 원고지 500매를 채우게. 너무 늦기전에 말이야"  (판에 박혔다구요? 흠...) 눈치가 빠른 아내는 내 과거 속으로 같이 파고들어서 '그 아이' 와의 추억을 꺼대 듭니다. (아, 또 다시 판에 박혔다구요? ) 제 추억을 따라오는 아내의 눈매가 매섭습니다. 그래도 그녀의 포옹은 "목련" 같습니다만 (맨 마지막에 또 다른 '아이' 이야기는 목련 만큼이나 촌스럽지요) 그리고 선생님께서 말씀하신 내 죄는 "남의 마음을 훔친" 죄는 아무리 시간이 흐른 다음이라 하더라도 사해질 것 같지 않습니다 .....  는 이야기다.  

 청소년 대상의 소설이라 그런지, 아니면 착하디 착한 (이미 요즘 세상에는 너무나 보기 힘들어진) 사람들의 이야기라서 그런지 나도 덩달아 삼십 년 전의 그 시절로 돌아가고 싶게 만든다. (헉, 그렇다. 나도 삼십 년 깎아 내도 아직 넉넉하게 나이가 남는다)   

남의 글, 이야기, 마음을 훔쳐내도 요즘은 별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는다. 중학교 선생님들도 요즘엔 자유시간에 불법 다운 받은 영화를 아이들더러 보라고 해놓고 당신들 바쁜 사무를 처리한다. 게임도 음악도 중학생 아이들은 "훔치는" 데에 도가 텄다. 이런 아이들은 방학숙제도 개학 하루 전날 인터넷의 도움을 받아 쓰윽 긁어온 자료들을 재주껏 편집해서 프린트하면 그만이다. 손글씨로 원고지 500매? 코웃음을 칠게 뻔하다. 저자의 기억 속 그 소년은 절에도 들어가고 밤에 볼펜을 깨물기라도 하지만..... 슬프다. 이젠 반성문도 착한 사람들만 쓸테니까. 심심하고 착한 이야기가 가슴을 더 찌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100년 전의 한국사 - 미래 100년을 위해 과거 100년을 질문한다
김남수 외 엮음, 진실과미래.국치100년사업공동추진위원회 기획, 이이화 감수 / 휴머니스트 / 2010년 8월
평점 :
품절


경술국치 100년이라 부쩍 역사 특집 프로그램이 늘어났다. 우리 역사에 대한 지식이 부족한 나는 마음이 조급해졌다. 그렇지 않아도 내가 즐기는 일본 문학과 드라마에 죄책감이 드는데다 큰아이가 내년에는 중학 국사를 배울텐데 엄마의 무지가 드러날까 조마조마 했기 때문이다.   

청소년 대상 역사책인데 조선의 개항 무렵부터 일제강점기, 그리고 광복 이후 남북 분단 까지 학생들이 던질법한 100개의 질문과 대답이 실려 있다. 내용이 어렵지 않아서 아이와 같이 읽을 수 있고, 질문을 따라 읽어도 연대별로 구성되어 있어서 일반 역사책과 큰 차이점은 없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읽기에 지루하다. 우리 나라의 비극적 역사에 이런 말을 하기에 죄스럽지만, 문장도 평이한데다 자주 되풀이 되고 무엇보다 "새로운" 역사적 시선과 해석이 없다. 내용에 더 신경을 쓰느라 도표와 사진은 넣지 않았다고 하는데 수치가 나오는 부분의 설명이 너무 간략하고 단발령이나 의복, 그리고 문화 주택 등 시각적인 정보를 줄 수 있는 사진이 많이 궁금했다. 많은 저자들이 '출판 지원 사업'으로 함께 협력한 책이라 각 단원마다 문장색이 달라지는 것도 그렇다. 어느 단원에선 감정적인 단어들이 넘치고, 다른 단원에선 반복 되는 문장들이 보인다. 오탈자가 적잖이 눈에 띄는 것도 안타까운 일이다.  거기에 더해서 1945년 광복을 "해방"으로 계속 쓰는 것이 - 물론 용어 선택의 이유를 '사회 변화'를 강조하기 위해서 였다고 하지만 이 책의 커다란 주제를 생각한다면 '광복'을 썼어야 하지 않을까 - 눈에 거슬린다. 계속 불평만 하는 것 같지만 1945년~1950년 역사를 너무 급하게 넘어가서 부족한 느낌도 들었다. 

우리의 100년전 역사, 특히 경술 국치를 겪은 시기의 앞 뒤를 살피고 미래를 준비한다는 의도는 높이 살만하다. 하지만 다른 한국의 근대사 책들과 차별화되지 않아서 아쉽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드디어 그가 왔다.  

독. 고. 준. 

 

  표지 그림이 전부 띠지라는!  이런 띠지는 절대 분실 불가. 대형 띠지 형태 표지를 벗기는 하얀 표지가 나온다.  

최인훈의 <광장> 삼부작인줄 알았는데, <회색인>과 <서유기>에 이어서 고종석이 최인훈 작가에게 바치는 오마주 형식의 소설이란다. 대강 훑어보았는데 행간이 너무 넓은 점이 좀....걸린다. 왠지 공부 못하는 학생이 리포트 장수 늘리느라 폰트 키우고, 행간 넓이는 기분이 든다.  '새움'이라는 신선한 이름의 출판사에서 만들었는데 책 모양만 컴퓨터 화면에서 볼땐 '열린책들' 분위기가 났다.  

리뷰 마감일이 넉넉하기에 (15일! 책이 맘에만 든다면 열권도 읽을 수 있어욧!) 일단 최인훈의 책을 읽어야겠다.  (아, 야무지기도 하여라)  

 


댓글(1)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유부만두 2010-09-27 19: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회색인만 천천히 꾸역꾸역 읽다가 독고준이는 시작도 못했다는 슬픈....흑....이야기.
 
단군 할아버지 우리 설화 (우리나라 그림책) 5
송언 글, 고광삼 그림 / 봄봄출판사 / 2010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다섯살 막내가 선물 받은 책이다. 꼬마가 처음 접하는 단군 이야기는 내가 알던 이야기 말고도 그 전과 그 이후 이야기들이 멋진 그림과 함께 실려있다.  

제목은 단군 할아버지인데, 책 처음을 여는 것은 하늘나라의 임금님 환인이고, 그가 땅에 사는 인간들을 위해 둘째 아들 (장남이면 더 좋았겠지만, 막내는 자기도 둘째라서 마음에 들어한다) 환웅을 내려 보낸다. 환웅은 호랑이 부족과 곰 부족 사이의 분쟁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신비의 돌을 서로 차지하겠다고 싸웠다) 을 해결해 주는데, 그 방법이 두 부족장이 굴에 들어가 쑥과 마늘을 먹고 100일을 버티는 것이다. 그게 하늘의 뜻을 정하는 것이라나. 곰 부족장이 인내를 증명하고 분쟁을 해결해 준것에 감사하는 의미로 자신의 딸을 바치는데, 환웅은 또 한 번 굴 + 쑥 + 마늘 콤보 테스트를 내린다. 그리고 나서야 단군 할아버지가 태어난다.    

 


단군의 선한 정치는 간략하게 나오고 아사달에 고난이 닥친다. 하늘에서 검은 용, 황룡, 머리 아홉 달린 괴물, 청룡이 내려와서 괴롭힌다. 단군과 그의 딸 박달 공주가 물리치려 "나서고", 괴물들을 척척 무찌르는 영웅은 황 장군과 태백장수다. 시리즈로 용과 괴수들을 물리친 다음 아사달에 평화가 오고 단군 할아버지도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단다.    

동물 곰과 호랑이가 아니라 부족으로 바꾼 것이나 단군의 딸  박달 공주를 출연 시킨 점이 신선했다. 삼국유사에 나오는 부루 왕자도 나올까 싶었지만 대신 태백장수의 활약이 눈부시다. 주인공 단군의 비중이 크지 않고, 처음 우리 나라의 시작은 하늘의 보살핌과 바른 정치라는 점, 외세 (용과 괴물) 에 맞서는 사람 (단군이 아니라 장수들)이 나라의 근본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그림은 수묵화 풍의 채색화 인데 책을 펼치면 한 면엔 그림이 맞은 면엔 글 여설 줄 정도가 있어서 두 줄 정도는 이젠 한글을 꽤 잘 읽는 막내가 읽고 나머지는 내가 읽어 주었다. (성대모사는 필수) 말투가 "~단다, ~지" 같이 옛이야기 풍이라 읽으면서도 재미있다. 하지만 쪽수가 표시되어 있지 않은데다, 박달 공주와 황 장군, 태백장수에 대한 저자 송언 선생님의 설명이 없어서 아쉽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