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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군 할아버지 ㅣ 우리 설화 (우리나라 그림책) 5
송언 글, 고광삼 그림 / 봄봄출판사 / 2010년 4월
평점 :
다섯살 막내가 선물 받은 책이다. 꼬마가 처음 접하는 단군 이야기는 내가 알던 이야기 말고도 그 전과 그 이후 이야기들이 멋진 그림과 함께 실려있다.
제목은 단군 할아버지인데, 책 처음을 여는 것은 하늘나라의 임금님 환인이고, 그가 땅에 사는 인간들을 위해 둘째 아들 (장남이면 더 좋았겠지만, 막내는 자기도 둘째라서 마음에 들어한다) 환웅을 내려 보낸다. 환웅은 호랑이 부족과 곰 부족 사이의 분쟁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신비의 돌을 서로 차지하겠다고 싸웠다) 을 해결해 주는데, 그 방법이 두 부족장이 굴에 들어가 쑥과 마늘을 먹고 100일을 버티는 것이다. 그게 하늘의 뜻을 정하는 것이라나. 곰 부족장이 인내를 증명하고 분쟁을 해결해 준것에 감사하는 의미로 자신의 딸을 바치는데, 환웅은 또 한 번 굴 + 쑥 + 마늘 콤보 테스트를 내린다. 그리고 나서야 단군 할아버지가 태어난다.
![](http://image.yes24.com/blogimage/blog/y/u/yubumandoo/20100830150729765612.jpg)
단군의 선한 정치는 간략하게 나오고 아사달에 고난이 닥친다. 하늘에서 검은 용, 황룡, 머리 아홉 달린 괴물, 청룡이 내려와서 괴롭힌다. 단군과 그의 딸 박달 공주가 물리치려 "나서고", 괴물들을 척척 무찌르는 영웅은 황 장군과 태백장수다. 시리즈로 용과 괴수들을 물리친 다음 아사달에 평화가 오고 단군 할아버지도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단다.
동물 곰과 호랑이가 아니라 부족으로 바꾼 것이나 단군의 딸 박달 공주를 출연 시킨 점이 신선했다. 삼국유사에 나오는 부루 왕자도 나올까 싶었지만 대신 태백장수의 활약이 눈부시다. 주인공 단군의 비중이 크지 않고, 처음 우리 나라의 시작은 하늘의 보살핌과 바른 정치라는 점, 외세 (용과 괴물) 에 맞서는 사람 (단군이 아니라 장수들)이 나라의 근본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그림은 수묵화 풍의 채색화 인데 책을 펼치면 한 면엔 그림이 맞은 면엔 글 여설 줄 정도가 있어서 두 줄 정도는 이젠 한글을 꽤 잘 읽는 막내가 읽고 나머지는 내가 읽어 주었다. (성대모사는 필수) 말투가 "~단다, ~지" 같이 옛이야기 풍이라 읽으면서도 재미있다. 하지만 쪽수가 표시되어 있지 않은데다, 박달 공주와 황 장군, 태백장수에 대한 저자 송언 선생님의 설명이 없어서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