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점 수학.영어 1학기 중간 기출문제집 중3 - 2012
두산동아(학습지)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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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 대로라면 수학, 영어 둘 다 백점 맞아야 하는데... 영어만 따로 구입하게 했으면 더 좋겠다. 수학은 이미 다른 책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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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의 나라
한창훈 지음 / 문학동네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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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의 사나이, 거문도 작가, 라는 수식어가 이번 소설에는 어울리지 않는다. 작년에 나온 작가의 바다 이야기에 아직도 젖어있던 나는 이번 소설이 인터넷에 연재될 때에도 계속 이상한 생각만 들었다. 왜, 뭍 이야기만 나올까, 바다 이야기, 섬 이야기는 없을까.

바다와 섬이 생명과 자유였다면, 어쩌면 뭍에선 그와 정 반대의 이야기가 펼쳐질지도 모른다. 이미 많은 작가들이 다루고 정리해 두어서 이제는 "그 일"이 되어버린 시절의 이야기를 다시 하기 위해 작가는 여리고 고운 열여섯 열일곱 소년의 생살을 뭍이라는 전쟁터 위에 내려 놓았다. 사내들은 치고, 박고, 싸우면서, 크는 거라고? 글쎄, 치고 박고 싸우면, 사람들은 다치고 상처 받고, 죽는다.

사람들은 때린 것보다는 맞은 것을 오래 기억했다. 그래서 교사들은 우리를 그렇게 때리는 것이다. 많이 맞은 사람이 많이 때린다고 했다. 그렇다면 누군가가 그 되풀이를 끊어야 하는 게 아닌가. 나는 맞기만 하고 때리지는 않은 첫번째 사람이 될 것이다. 최소한 자식을 때리지는 않을 것이다. (p.55)

무엇 때문에 이렇게 됐을까. 무엇을 잘못해서 이렇게 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지금까지 우리가 얻어맞은 것은 자신의 이해관계와 아무 상관이 없었다. 늘 다른 사람의 뜻에 의해 폭력 속으로 내던져졌다. 태어나보니 부모가 있는 것처럼 말이다 나이가 차서 학교에 가는 것 처럼 말이다. (p. 108)

싸움도 중독성이 있다는 말은 포장마차 주인 사내가 했던 말이다. 그것은 중독이라기보다는 술에 취하는 것과 비슷했다. 되돌아설 곳을 못 찾는다는 점에서 그랬다. 나는 눈앞에 보이는 대로 달려들어 때리고 맞았다. 누군가 덤벼들면 또 맞고 때렸다. (p. 119)

하긴, 열일곱 살짜리가 어떻게 세상을 잘 살아낼 수 있겠는가. 저 마당 안의 일흔한 살짜리도 살기가 버거워 날마다 소주병을 차고 있는데. (p.126)

항구도시에서 도망치듯 소도시로 상경해 그곳 고등학교를 다니는 소년은 이리저리 떠밀리듯 혹은 '똥통의 참외'처럼 뒹굴다가 그해, 그 봄을 맞는다. 아무것도 모르고 왜인지도 모르고 그저 놀라고 무서운 마음에 계속 묻는다. 왜요? 씨발, 왜 그래요? 하지만 답을 주는 어른도, 선생님도 없고 소년은 한 가지 약속에 매달릴 뿐이다.

"건강하게 잘 지내."
"너도."
"죽지 말고."
"너도."
살아만 있어. 세상에서 가장 끝까지 지켜야 할 약속은 그거 하나였다. (p.247)

역설적인 책 제목 <꽃의 나라>는 정치나 역사적 해석은 덮어두고, 그저 의문에 찬 열일곱 소년의 눈을 따라서 그 숨가쁜 현장을 보여줄 뿐이다. 1부, 소년이 소도시에서 고등학교를 시작하면서 만나는 낯선 곳의 생활 속 폭력이 시간적 거리를 두고 여유로운 작가 특유의 웃기지만 슬픈 문장으로 그려진다. 그리고, 본격적인 폭력의 장, 2부에선 작가가 소년과 함께 카메라를 들고 뛰어 도망다닌다. 흔들리는 화면 속에 소년은 없고 대신 내 옆에 그 아이가 헉헉 거리며 작가의 손을 잡고 뛰고 있었다. 아, 소년과 소녀가 방 안에서 마주앉아 담배빵을 만드는 장면에서, 나는 어쩔줄 몰랐다. 아이들에게, 미안하다고 말하고 싶었다. 그리고 숨가쁘게, 채 다 울지도 못하고 그 꽃이 흐드러지는 봄 한 가운데서 소년의 소설은 끝을 고한다. 진숙이 문을 나서며 다시 한 번, 소년에게 당부한다."넌 죽지마." (p. 272)

소년은 거기까지가 기억이었노라고 썼다. 그리고 다시 시작해 보고 싶다고 울컥 후기에 써 갈긴다. 이제 삼십 년도 넘게 시간은 흐르고 남쪽역에는 수천, 수만 번 쯤 기차가 지났을텐데. 차마, 그 소년에게 물을 수가 없다. "어른이 되니,  좀 낫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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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망 2011-09-07 11: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가슴을 울컥이게, 먹먹하게 만드는 좋은 느낌 잘 읽었어요.^^
'넌 죽지마."
라고 당부하는 진숙이의 깊고 쓸쓸한 한 마디와
"어른이 되니, 좀 낫니?" 라고 묻는 만두님의 한마디가 묘하게 어우러지며...
난...소년이 30년이 지난 현재 어떻게 그 시절을 견디고 잘 살아왔을지......
너무 장하다고 등을 토탁여주고 싶었어요.^^
추천 꾸욱!!!

유부만두 2011-09-07 15:35   좋아요 0 | URL
어제 남편이랑 책 얘기하면서, 계속, 아, 그 애들 불쌍하다, 너무 불쌍하다. 그 담배빵으로 이 애들의 꽃은 다 져버렸어, 그런 말을 했어요.

다락방 2011-09-07 14: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유부만두님! 이래서 저한테 읽어보라고 하셨군요. 인용해주신 문구들만으로 울컥해져요. 한창훈에게 제가 돌아갈 수 있겠어요.

2011-09-07 15: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9-08 08: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기억의집 2011-09-07 23: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에 관심이 가는데,
작가가 최윤의 저기 소리없이 한 점 꽃잎이 지고의 제목을 염두한 것일까요?
궁금하더라구요.

2011-12-22 13: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지난번 K시에 놀러가서 소위 블로그 맛집에 실망했는데, 여기 C시에 또 같은 쓰라린 경험을 했다. 열무....그게 김치 였을까? 악 소리나게 더럽고 맛없고 불친절한곳에서 아이들 앞이라 불평도 참고 아이들에게 "맛있지? 잘 먹으렴" 이라고 ... 나도 거짓말을 해야 했다.  

블로그 맛집들, 정말 뻥이고 광고 였구나. 책 블로그도 마찬가지겠지? 최소한 거짓말은 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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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들의 신
아이린 카일 지음, 김정아 옮김 / 문학동네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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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아빠는 고개를 숙이고 미소를 지었다. "네 머릿속에 뭐가 들어쓴지 아무도 몰랐지." 햇빛이 내 얼굴 위로 쏟아졌다.눈물이 마르고 살갗이 뻣뻣해졌다. "네가 아주 어린 아기였을 때부터 그랬어. 우리는 너를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어. 안으려고 하면 너는 등을 잔뜩 구부리고 빠져나가려고 발버둥을 쳤어." 아빠는 고개를 돌리고 나를 마주 보았다. 진지함으로 부드러워진 눈빛, 완벽한 진실의 순간이었다. "너는 나를 닮았어."

우리는 눈부시게 쏟아지는 햇빛 사이로 서로를 보았다. 이것은 아빠 입에서 나올 수 있는 말 중에서 '내가 잘못했다'와 가장 가까운 말이었다. 내가 들을 수 있는 말 중에서 사과와 가장 가까운 말이었다. 나는 눈물이 허옇게 말라붙은 입술로 아빠에게 미소를 지어 보이려고 애썼다. 이제 괜찮다는 것을 보여주려고 애썼다. -222쪽

"아이가 생기면," 올트먼 부인이 대답했다. "내 안에 있는 무언가가 열리는데, 그건 세상이 두 쪽으로 갈라지는 느낌이랑 비슷하거든. 내가 완전히 열리니까 그럴 때는 무엇이든 내 안으로 들어올 수 있어. 나는 그것으로 가득차게 되고. 어떤 여자들은 슬픔으로 가득 차는 거지."

"아줌마도 그랬어요?" 내가 묻자 올트먼 부인은 미소를 지었다.

"설명하기 어렵구나." 올트먼 부인은 말했다. "뭔가를 엄청나게 사랑하는 일인데...... 나는 아직 준비가 안 됐고. 너무 큰 사랑, 너무 오래된 사랑, 너무 동물같은 사랑. 무섭지." 올트먼 부인은 주먹을 가슴에 올리고 무서움을 몸으로 보여주었다. "무서워서 미쳐 버릴 것 같은 때도 있어."

-240쪽

우리는 망아지들을 어미들에게서 떼어놓은 다음, 망아지들이 괴로워하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망아지들은 비명을 지르고, 울타리를 가슴으로 들이받고, 좁은 우리 안을 빙빙 돌다 서로 부딪쳤다. 먼지구름이 피어올랐다. 고개를 치켜든 망아지들은 괴로움에 지쳐 약한 울음소리를 냈다. 신음이 하늘을 갈랐다. 그 모습을 바라보던 실라의 두 눈에 눈물이 고였다. 실라는 가로대 너머로 손을 뻗어 달래주려고 했지만, 고통과 공포에 휩싸인 망아지들에게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실라가 해줄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었다.

"그냥 엄마 말들이랑 같이 있게 하면 안 되나요?" 실라가 물었다.
"훈련시켜야지." 할아버지가 대답했다. "엄마 옆에 붙어 있는 말은 훈련을 못 시켜. 어른이 돼야지."
실라는 망아지들을 지켜보면서 몸을 떨었고, 아빠는 실라의 등 뒤로 다가가 실라의 어깨를 토닥여주었다. "지금은 심한 것 같지만, 금방 괜찮아져." 아빠가 말했다. "두어 달 지나면 어미들과 섞어놔도 서로 알아보지도 못해." -225쪽

전부 거짓말이었어요. 처음부터 거짓말이었어요. 하지만 이미 진실은 차고 넘쳤다. 진실이 사방에서 소용돌이치며 내 머릿속에까지 차올랐다. 진실이 더 흘러나왔다면 나는 진실에 빠져 죽었을 것이다.

[...]

날이 추워졌다. 땅은 온통 서리로 덮였고, 하늘은 거대한 회색 석판으로 변했다. 선생님은 떠났고, 나는 붙잡을 수도 따라갈 수도 없었다. 할 수 있는 일이 하나도 없었다. 얘기할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아픔이 내 안 구석구석에서 비명을 질렀다. 아픔이 이빨과 발톱을 세우고 나를 안에서부터 찢어발겼다. 하지만 내 몸은 찢어지지도 피를 흘리지도 않았다. 멍든 곳도, 저는 곳도, 흉터가 남은 곳도 없었다. 하루하루, 아침 점심 저녁, 나는 꾸역꾸역 살아갔다. 상처 입고 찢겨나간 속을 안고. 상처투성이가 되어버린 몸을 안고. 그런데 알아보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43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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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의 목소리
대니얼 고틀립 지음, 정신아 옮김 / 문학동네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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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멀고도 가까운 가족, 미워도 기댈 곳은 가족, 그래도 가장 소중한 건 바로 나 자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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