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반부는 덜 재미있게 읽었다. 선거와 정치 이야기가 나오자 버락과 미국 이야기 비중이 많아지고 남의 이야기인 게 확실히 보였다. 일하는 엄마의 노고에는 고개를 끄덕이다가도 딸 아이의 대학입시와 인턴 과정이 그 특수한 가정환경 덕이라는 생각을 피하기 어려웠다. 남의 나라, 남의 인생.

 

그녀의 순수한 열정과 희망에는 박수를 보낸다. 어린이 운동캠페인과 제3세계 여자어린이들의 교육에 힘을 실어준 활동에도 감탄한다. 야무지고 강단있는 사람. 용기있는 사람. 열심히 일하는 사람. 감히 내가 어떤 째끄마한 동질감을 찾아낼 수 있을 리가 없지만.... 참 멋진 사람. 그래도 남의 나라, 남의 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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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yche 2019-02-27 00: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은 안 읽었지만 남의 나라 남의 인생 뭔지 알 거 같음. 여기 살아고 있어도 남의 인생.

유부만두 2019-02-27 07:48   좋아요 0 | URL
책은 좋았어요. 미셸 오바마가 공동체/사회에 매우 관심을 가지고 미래를 향하는 인물이란 걸 알게됬고요. 하지만 어쨌든 성공한 흑인 어메리컨 이라는 게 저와 거리감을 느끼게 하네요. 어린시절 이야기는 아주 공감하면서 읽었는데 후반부는 ‘미국‘이 (그리고 지금의 트럼프가) 크게 떠올라서 읽는 맛이 덜 했어요. 남의 나라, 남의 인생이죠, 뭐, 결국은.
 

신정은 진짜 시작이 아니다, 구정이 진짜다, 라고 멋대로 시작을 미뤄두었는데, 이젠 3월 새학기가 진짜 시작인 거시다, 라며 다시 미루고 있다. 무엇을, 시작을. 무슨 시작을, 모르겠으니 일단 커피 한 잔.

 

책 읽기가 더디고 힘들고 귀찮게 느껴지는 1월이었다. 커피책을 한 권 읽었는데 곧 번역서가 나올 예정이란다. 하지만 그때 가서 역서 읽고 리뷰 쓰자면 (늘 그렇듯) 까먹을테니 지금 짧게 남겨놓아야겠다.

 

커피. 드립커피. 커피콩 이야기. 에디오피아나 브라질이 아닌 예멘 커피. 모카, 라는 진짜 지명을 가진 나라 이야기. 그곳의 산악지역에서 재배되는 커피 나무와 그 나무를 몰래 몰래 문익점 방식으로 빼돌려 자기 땅에 옮겨 심은 사람들에서 블루보틀 까지.

 

미국 이민 삼세대의 한 사나이, 커피를 마시지도 않던 이십대 중반 목타르가 자신의 문화적 뿌리와 911 이후 짓밟힌 중동 자존감을 붙들며 커피를 만났다. 그가 조부의 고향 나라 여러 농장에서 커피 열매 포대들로 모으고 니캅을 쓴 예멘 여인들이 콩을 한알씩 분류한다. 예멘은 시리아를 따르는 듯한 내전 상태. 후티는 이란을 등에 업고 수도로 진격해 항구와 공항을 봉쇄하고 흔들리는 정부군은 안밖으로 혼란스럽다. 총성 사이를 피해 다니며 만나는 중동 싸나이들의 '우리가 남이가' 스피릿. 이제 주인공 목타르에게 정의란 커피콩 뿐이다. 이게 나라를 살릴겁니다! 라지만 그는 어메리칸 시티즌이고요. 책의 마무리는 타워팰리스, 아니 인피니티 옥상에 오르는 그를 보여주는데 (너무 계산한 티가 나서 읽으면서 웃었음) 내가 이 맛에 성공했지, 라는 뿌듯해 하는 그의 미소가 어째 우리나라 아자씨 같다. 그의 부탁을 거절 못했던 예멘 동포들 둘은 이 책의 출간 이후 일자리를 잃었을지도 모르겠다.

 

초반, 주인공의 좌충우돌 이야기는 흔한 슬럼가 이민 가정의 청소년을 그린다. 그러다 그가 '운명적'으로 만나는 예멘 커피. 그는 무대뽀로 여러 사람들을 만나고 뭉개고 들이댄다. 90년대 책이 아니란 게 이상할 정도. 한편 그를 대하는 많은 이들의 믿음과 애정에 감탄할 수 밖에 없다. 예멘 고향의 '사나이들' 끼리의 신뢰는 더 대단하다. 내전은 내전, 하지만 일단 말을 하면 그 앞에서는 믿는다. 늘 상대의 술수를 몇 수는 계산하며 함께 (약한 마약 정도의) 카트를 씹고 취하는 이들. 커피의 종류와 역사에 대한 챕터는 이 젊은 예멘 사나이의 성공 자서전일 뻔한 책에 향을 더한다. 영어문장이 단순하고 투박해서 자꾸 미셸 오바마의 문장이 그리워졌다. 그래도 피할 수 없는 커피. 향긋한 커피를 마시러 삼성역 근처의 테라 로사에 가서 핸드 드립 커피를 마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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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테르는 설명광이자 영국성애자입니다. 제목에 ‘철학’이 들어가지만 은근히 재미있다는 게 .... 이상합니다. 모든 게 그의 말처럼 깔끔할리는 없고 몇백년 뒤의 세상에서 읽자니 우스운 것들도 있지만 꽤 재미있네요? 볼테르가?! 학생 때 이 재미를 왜 몰랐을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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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툽에서 알게된 비건 요리사. 자세한 레서피와 요리법이 가득이지만 사진이 많지 않아서 아쉽다. 유툽으로 봐야겠네;;; 기본적 메뉴 보다는 레베루가 높아서 따라하기는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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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1-26 08: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11-27 10: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목나무 2018-11-26 08: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그래도 <아무튼, 비건>이란 신간 보자 언니 생각부터 났다지요. ^^

유부만두 2018-11-27 10:37   좋아요 0 | URL
정보 감사! 나도 궁금.
 

이제 챕터2, 첫번째 희생자(낙오자)가 나왔다. 시속 6.4km속도 아래로 걸으면 경고를 받고 네번째 경고는 군인들의 총격과 함께 온다. 경고는 한 시간 동안 속도를 유지해야 지울 수 있다. 롱 워크 참가자 백 명의 소년들, 대회 승리 후 가질 돈과 명예에 이끌려 아직은 경기 초반 객기를 부리며 걷는다. 자기 꾀를 과시하기도 기록 남길 욕심을 부리기도 하면서. 이런저런 현실의 모습들이 연상된다.

스티븐 킹은 이 소설을 Richard Bachman 이라는 가명으로 발표했다. 골초에 위스키를 마시는 중년 남성. 소설 만큼이나 다크한 모습의 소설가를 만들고 소설 세계로 깊숙하게 들어선 킹. 그만큼 치밀하고 무섭다. 총살 당한 Curley의 뇌와 두개골 파편이 흩어지고 그 잔재 위로 걸어 핏빛 발자국을 만드는 Stebbins. 이제 아흔아홉이 남았다. 추워서 따뜻한 커피가 필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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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yche 2018-08-12 12: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부터 찍어두었던 책인데... 읽기도 전부터 무서워

유부만두 2018-08-13 08:09   좋아요 0 | URL
언니는 읽었을거라고 생각했어요. 초반이고 거친 묘사가 거슬리지만 긴장감 장난 아니에요...

단발머리 2018-08-12 18: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티븐 킹은 이름만으로도 서늘합니다. 그래서 전 도전하지 못 하는... 쩜쩜.
따뜻한 커피가 필요하죠. 암요, 그럼요~~~~~~^^

유부만두 2018-08-13 08:10   좋아요 0 | URL
킹은 식은땀과 소오름을 부릅니다!
이렇게 여름 나기 정신승리 하고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