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에 잠기면 깜빡 깜빡 현실의 끈을 놓아버리는 50넘은 램지 부인. 아이가 여덟이라니 그녀의 그런 의식의 흐름(흐르는 게 다행이다. 날아가지는 않으니)이 이해된다. 아이가 여덟! 하나 둘도 아니고 셋도 아니고 “사운드 오브 뮤직”의 일곱도 아니고 여덟. 그녀는 10년 가까이 임산과 수유로 내 몸이 내 몸이 아니었을텐데, 램지씨는 …

어쨌거나 찰스 다윈의 차남을 모델로 했다는 윌리엄 뱅크스는 노친네 홀아비지만 비누 냄새를 풍긴다. 그리고 “중국인 처럼 눈이 작은” 릴리에게 말을 건다.

그가 재판관 같은 태도로(그는 그녀 아버지뻘인 연로한 식물학자이자 홀아비였고, 비누 냄새를 풍기는 매우 꼼꼼하고 깨끗한 사람이었다.)옆에 와서 섰을 때 릴리는 그저 가만히 있었다. 그는 그저 거기 서 있었다. 그는 그녀의 구두가 아주 훌륭하다고 말했다. - P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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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2-06-30 13: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녀는 10년 가까이 임산과 수유로 내 몸이 내 몸이 아니었을텐데, 램지씨는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빵 터짐요.

유부만두 2022-07-07 08:03   좋아요 0 | URL
그러니까요. 그 램지 할배!!!! 너무 싫고 미워서 책을 덮을 수가 없었어요. 이눔이 죽어야 내 눈을 감겠다! 심정으로 읽었어요.

독서괭 2022-06-30 13:4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어휴 애가 여덟.. 저희 시엄니는 10남매였다는데요ㅠㅠ 저도 램지 씨는… 말줄임표에 담지 않으신 말이 짐작되어 웃습니다🤣 저도 등대로 읽어야 하는데요;;

유부만두 2022-07-07 08:05   좋아요 0 | URL
아이고. 독서괭님 시엄니께 감탄과 위로를 보내드립니다.
등대로는 쉽지 않았는데요, 전 워낙 책 정보 없이 들이대는 막무가내 독자인지라, 처음엔 엄청 헤맸는데 (1부12장 까지 읽고 앞으로 가서 다시 1부터 읽기를 세 번;;;;) 중반부턴 따라가기 좀 나아졌어요. 그리고 아, 이게 그리기, 그림, 이야기, 시간, 그리워 하기의 이야기이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제게는요. 그러니까 50 초반 램지부인이랑 동년배로 만난 소설은 더 각별하더군요.
추천합니다.

페넬로페 2022-06-30 15: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희 시어머니는 총 10번의 임신에 8명의 자식을 생존시켰는데 자식들이 3년 터울이라서 거의 25년에 걸쳐 임신과 수유를 반복하셨더라고요.
등대로 읽으면서 램지 부인의 삶이 엄청 피곤해 보였어요^^
아마 저희 시아버님도 자식 돌보는데 일체 관여 안하셨을거예요~~

유부만두 2022-07-07 08:07   좋아요 1 | URL
아이고. 페넬로페 시엄니께서도 정말 많은 고생을 하셨군요.. 그 시대나 지금이나 남편들이 육아에 참여를 한답니까. 정말 그걸 생각하면 분노가 치솟습니다. 그런데 램지 부인의 태도는, 물론 역설적으로 표현되어 그 분노를 더 뽐뿌질 하는 것이리라 생각합니다만, 너무나도 익숙해서 더 슬퍼졌어요.

레삭매냐 2022-06-30 15:4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등대로> 열책 버전으로 가지고
있는데 또 솔출판사 버전으로도
땡기고 싶더라구요.

물론 책은 닐지는 않았구요 ㅋ

유부만두 2022-07-07 08:08   좋아요 1 | URL
솔출판사 전집이 있는 걸 나중에 알았어요. 그거 다 사서 놓고 싶어집니다.
참겠어요. 참을 인, 인, 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