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식의 성정치] 부재하면서 온통 나를 사로잡고 있는 건

다락방 님의 페이퍼에서 정미경 작가의 인용문 제목을 보고 어제 읽은 책 부분이 바로 떠올랐다. 


<0시를 향하여>에는 유명 테니스 선수 네빌이 재혼한 케이가 첫부인에 대해 불평하는 부분이 나온다. 항상 없지만 있는, 그래서 신경 쓰이게 하는 다른 여인의 존재. 그 말을 들은 경찰은 "그는 푸른 수염인가?" 라고 대꾸한다. 



공중에 떠다니는 하얀 유령처럼, 그 여자가 집안 곳곳에 있다고 느끼곤 했어요. 네빌은 자기가 그 여자에게 잘못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그이가 마음 고생을 했다는 걸 저도 알아요. 그는 그 여자를 완전히 잊을 수는 없었어요. 그 여자가 항상 거기 있었으니까요. 마음 한켠에서 늘 자책하고 있었겠지요. 세상엔 그런 사람들이 있어요. 아시죠? 별로 개성도 없고 흥미를 끌지도 않는 것 같지만, 사실은 어디서든 자기 존재를 느끼게 만드는 사람들이 있다고요. 



전부인의 부재하지만 너무나 또렷한 존재감은 '레베카'에도 나온다 (고 한다. 읽을거다. 암요, 읽을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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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rsona 2021-01-20 17:2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레베카가 BBC선정 세상을 바꾼 책 100권 안에 있어서 저도 읽어보려고요. ㅎㅎㅎ

유부만두 2021-01-20 23:04   좋아요 1 | URL
네. 너무 유명한 책이고 사둔지도 오래라 어쩐지 벌써 읽은 책 같고요 (그런데 아니라는 게 함정이죠).

단발머리 2021-01-20 18: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책 시리즈 중 한 권이 저희집에 있습니다요. 시리즈 전부를 빌려왔는데 3-4권 읽고 5-6권 아웃되더라구요 ㅎㅎㅎ
너무 익숙한 표지라 반가워요!!!!

유부만두 2021-01-20 23:05   좋아요 0 | URL
ㅎㅎㅎ 굉장히 익숙하고 고전미가 두루두루 넘치는 이야기였어요.

다락방 2021-01-21 07:5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전부인의 부재하지만 너무나 큰 존재감은 레베카가 압권이죠!! 아직 레베카 읽기 전이시라니, 오오오옹, 얼마나 재미있는지 모릅니다. 근데 저는 <나의 사촌 레이첼>이 더 좋았어요. 뭔가 마지막에 훅 던지는 것 같은 느낌이랄까요. 후훗.

유부만두 2021-01-21 11:22   좋아요 0 | URL
레베카를 읽고 레이첼도 만날거에요. 이렇게 제 앞엔 만나야할 책들이 줄을 서 있어요. 하지만 제 걸음은 너무나 느린 것 ..
마지막 훅 던진다니! 훅! 이거 너무나 강렬한 뽐뿌잖아요.

아... 책 사고 싶다... 목요일이니까요. 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