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오북으로 들었다. 미뤄두었던 옷장 정리를 하면서 틀어두었더니 어쩐지 생산성있는 금요일을 지낸 기분이다. (여름옷을 12월에 정리하는 생산성)


돈을 쓰는 걸 변호하는 듯 보이는 제목이다. 슬픔이 있지만 기쁨이 먼저 보인다. 돈지랄이라는 뒷말을, 어떤 경우엔 면전에서 그 흉을 듣기도 할만큼 새롭고 편리하고 재미있고 예쁜 물건을 돈을 주고 사는 걸 즐기고 잘한다고 당당하게 말하는 것 처럼. 돈을 쓰면 스투피트 소릴 하는 유행이 바로 얼마전이었는데.


그런데 의외의 내용이 이어진다. 자기 집도 자기 차도 있는 사람이라고 한다. 그러니 쓸만하니 쓴다고요? 우아하고 세련된 라이프 스타일 홍보일까. 그런데 저자의 이야기는 자랑만은 아니다. 궁상과 불편을 끼고 살 필요가 있을까. 좋고 필요하게 생활을 개선하는 게 왜 나쁜가. 저자의 씀씀이는 계획과 계산 후에 이루어진다. 적금과 가계부. 저자는 가계부를 매일 매일 여행중에도 꼼꼼하게 적는 사람이다. 저자는 둘째 딸의 설움과 구박에서 원하는 것이 생기면 챙기고 갖는 습관을 가지게 되었다고 한다. 또 감정에 휘둘려서 헛된 소비를 하지 않아야 하는 것도 많은 시행착오를 거친 후에 배웠노라고 고백도 한다. 요즘 유행하는 텀블벅 후원은 소비자 보호법에 해당되지 않으니 예쁜 sns 사진이나 감성 멘트에 넘어가지 말아야 한다는 것도 알려준다. 계속 뜨끔 뜨끔. 


오늘의 나는 이미 구버전 상태이니 듣고 배우고 살아야 한다. 특히 젊은 사람들에게서. 계획적으로 생산성 있게 살아야 겠다. 그래도 올해 안에 여름옷 정리 다했음. (나를 칭찬하고 나에게 선물을 준다고 무슨 쇼핑 따위는 하지 않았음. 계획이 먼저야, 나님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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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20-12-05 11:1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를테면.... 기쁨 쪽에 무게를 둘 것 같은 느낌적 느낌인데 이 책에 관심이 생기네요.
저희집 옷장에는 사계절이 공존하고 있어서, 필요한 옷 찾는데 조금 시간이 걸립니다 ㅎㅎㅎㅎ

프로필 사진 바꾸셨네요. 너무 이뽀요!!!! 하트뿅뿅!!

유부만두 2020-12-06 08:00   좋아요 0 | URL
하트 받고 다쁠로 또 드립니다. 단발머리님^^

어제 옷장 정리를 하면서 못/안 입는 옛날 옷들을 많이 내놨어요. 5년이상 안 입고 그냥 걸어둔 게 많았어요. 이제 옷장은 좀 헐렁해졌어요.

이 책은 제목이 주는 인상과는 다른 내용도 담고 있어서 읽길/듣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야무진 작가의 야무진 이야길 듣고 많이 배우기도 했어요.

하나 2020-12-05 12:0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 신예희 작가님 책 재밌게 읽었는데, “누구도 내 짜장면 대신 비벼주지 않는다.” 내 행복은 내가 찾아야 해, 이런 태도가 좋았어요! 주말 즐거운 독서와 함께하고 계신가요?

유부만두 2020-12-06 08:02   좋아요 1 | URL
하하하 그렇군요. 내 짜장면은 내가 비벼야죠. (그런데 전 애들 걸 비벼주기도 하는군요;;;;) 주말은 애트우드 시집과 십팔사략을 야금야금 읽고 있습니다.
하나님도 편안하고 즐거운 주말 보내시길요. (님 서재 구경가면 포스팅 뿐 아니라 댓글 읽는 재미도 쏠쏠하니 제 주말의 즐거움 일부를 주시고 계시고요)

scott 2020-12-05 12:5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확진자 폭증이라서 집콕 생활 거의 반년, 출근복은 이제 실내복으로 해서 옷장속 옷들 아직 까지 가을옷들이 ㅋㅋ

유부만두 2020-12-06 08:05   좋아요 2 | URL
실은 전 옷장 뿐 아니라 소파랑 침대 위에도 옷들이 너부러져 있어서 그 정리를 해야 했어요;;;; 전 scott님의 편안한 실내복이 만드는 책 이야기 잘 읽고 있습니다. ^^

psyche 2020-12-07 01:2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단발 머리님 이야기 듣고 프로필 사진 보러 컴으로 들어왔다는.... 프로필 진짜 이쁘다. 유부만두랑 비슷한 느낌!

유부만두 2020-12-07 06:33   좋아요 1 | URL
저랑 비슷하다고요?!!!!
아, 그런걸로 합시다! 저기 제 응접실이고요. 제가 요즘 독서를 하는 장소랍니다.
ㅎㅎㅎㅎㅎ

언니의 플필 사진도 따뜻하고 좋아요! 서점 같아 보이기도 하고요. 언니 새로 가게 내신거 맞죠?!

psyche 2020-12-07 06:45   좋아요 1 | URL
클래식하면서 세련된 느낌!

내 프로필은 크리스마스 빌리지 중에 한 개야. 어린이 책 서점. 몇년만에 꺼냈네.

유부만두 2020-12-07 06:52   좋아요 0 | URL
크리스마스 빌리지! 역시 연말이 왔군요. 언니 카톡 사진 보니까 땡스기빙 때 아이들 다 모인거 같던데 강아지 새로 입양하셨나 궁금했어요.

psyche 2020-12-07 07:00   좋아요 1 | URL
제이양 강아지야. 다쳤다고 주인이 동물병원에 버린 아이 입양했어.
진짜 착하고 순한데 좀 멍청하다는 ㅎㅎㅎ
이번에 왔다가 집에 두고갔어. 기말고사랑 준비하느라

유부만두 2020-12-07 07:04   좋아요 0 | URL
언니! 루이가 유별나게 총명한 거에요. 루이에 모든 강아지들을 비교하신다면 안돼욧.
그 강아지 그런데 정말 사랑스러워요. 루이랑 잘 지냈으면 좋겠어요.
강아지 버린 그 ㅅㄲ 나쁜넘 벌 받아라!!!! 주문 외울랍니다.

psyche 2020-12-07 07:12   좋아요 1 | URL
루이랑 비교 아니고 평균보다 좀 바보인 듯. 근데 너무 귀여워.ㅎㅎㅎ

남자어른을 너무 무서워 하는 걸로 봐서 전 주인이 학대도 한 게 아닐까 생각해. 나쁜 놈!! 처음에는 쓰다듬어 주려고 손 만 가까이 해도 무서워서 도망가고 그랬어. 지금은 많이 나아졌는데 아직도 남편을 무서워해서 개 좋아하는 남편이 너무 섭섭해 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