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50602.
'밤에 우리 영혼은'에 관심을 갖게 된 건, 2020년 드라마 '키스 먼저 할까요?' 때문이다.
(찜한지 5년 만에 읽었다 ㅋ)
드라마를 완전히 몰입해서 봤었고, OST도, 주조연들의 연기도 다 좋았다.
(특히 예지원이 연기한 그런 친구 같은 존재가 부러웠다)
주옥같은 대사들은 이제 다 기억나지 않지만, 그때의 좋았던 기억은 아직도 선명하게 남아 있다.
그 해, 이례적으로 김선아와 감우성이 연기대상 공동 대상을 받았더래서 기억에 더 남는다.

저 표지 보니 '밤에 우리 영혼은'이 맞네.
드라마에서 불면증에 시달리는 김선아에게 책을 읽어주고, 같이 잘래요? 이런 대목이었는데 책 내용이 좋았던 기억이 계속 남아있었다.
이번에 책을 읽으면서 도대체 어느 대목이었는지는 기억이 나질 않지만.
드라마의 이 장면은 책 내용과도 일치한다.
북플 이웃 h님이 영화도 있다고 알려줘서 반가워 책을 읽은 후 영화도 봤다.
https://youtu.be/MjVzSnkmF2Q?si=ld7YRszsTR0FWM9u

'밤에 우리 영혼은' 책은 2015년 출간된 것으로,
저자 켄트 하루프가 사망하기 몇 주 전(2014년)에 완성한 작품이라고 한다.
영화는 2017년 작으로 로버트 레드포드와 제인 폰다가 주연을 맡았고, 감정을 섬세하게 표현했다.
영화 관련 포스팅을 보다 보니 '노년의 성생활'이라는 주제로('죽어도 좋아' 같은) 다룬 글도 있었지만,
내가 느끼기엔 그보다 훨씬 더 따뜻하고 인간적인 이야기였다.
내일 어떻게 되는지 보죠. (p.79)
한번 두고 보세요.(p.86)
크게 특별한 대사도, 거창한 결말도 없지만 나는 이 대목에서 어쩐지 위로를 받았다.
대체로 문장이나 대사가 짧고 절제된 표현이 삶에 대한 태도같이 느껴지기도 한다.
지금 당장 큰일이 날 것 같고, 해결해야 할 문제들 같지만, 한걸음 뒤로 물러서서 물 흐르는 대로 두어라,
좀 더 여유롭게 생각해라... 이런 메시지 같았다.
책도, 영화도 모두 잔잔하고 조용했다.
그게 좋았다.
삶이 조용히 흘러갈 수 있다는 것, 나이 들수록 그런 이야기들이 더 깊게 다가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