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번째 독서마라톤 시작.

막판에 지치지 않게 욕심내지 않고

꾸준히 차곡차곡 읽자.

아자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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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에 인문에 만화에, 수필이 두 권. 당장 읽을 책들은 아닌데도 기분이 좋다. 
지난 주 속사정쌀롱에서는 중독에 관한 이야기를 하길래 평소보다 유심히 챙겨봤다.

 그리고는 내게 가장 중독인 건 뭘까 생각해봤다.

블로그라고 생각해왔는데 블로그는 귀찮으면

잠수타듯이 놓아버릴 때가 있어서 블로그는 아니고.

드라마도 볼땐 미친듯이 챙겨보다가도 안 볼땐 정말 안 보고.

 야구야 시즌에는 빠짐없이 챙겨봐도 비시즌엔 내 인생 사는 거고.

​그리하여 내게 중독은 뭐니뭐니해도 책이다.

책을 읽으면서 다음에 읽을 책을 생각하고,

책을 사는 그 찰나에 사지 못한 책들을 더 생각하고,

책 이야기는 하는 것도 듣는 것도 좋고, 책이 가지는 물성 그 자체가 좋고,

장서로 괴로워도 기꺼이 장서가가 되고.

이렇게 이유를 달아 좋아하면서도 이유가 없이 그저 좋은 것 역시 책이다. 

​가끔은 책을 읽는 것보다 사는데 더 열을 올릴 때도 있다.

책 욕심은 끝이 없고 읽지 못한 책들은 쌓여감을 반복하지만

그래도 책이니까 괜찮다, 다 괜찮다. 어때, 책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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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성근 / 책이 좀 많습니다

 

 

 

1월에 출간된 에세이 중 가장 기대되는 에세이는 이 책이었다.

<헌책이 내게 말을 걸어왔다>는 책을 시작으로 윤성근 작가님의 책을

찾아 읽기 시작했는데, 이 책 역시 사람들 저마다가 가지는 책 이야기가

담긴 책이라 끌렸다. 일단 책 제목부터가 끌리지 않을 수가 없지 않나 :)

 

*

 

젖은 책 다림질하는 노자 덕후_국어 교사 허섭
꿈을 읽는 컨테이너 도서관 _프리랜서 윤성일
코지 미스터리 좋아할 코지_번역가 이경아
너의 책을 읽어라, 누가 뭐라 하든지_대학생 김바름
한 시인의 전부를 담은 시의 집_국어 교사 김주연
책장에서 펼쳐지는 비정상 회담_기자 서찬욱
북 치고 책 읽고 책 싸고_판소리 고수 임영욱
부엉이 소굴에서 반짝거리는 만화책_북디자이너 이종훈
누워서 책 읽다 자고 일어나 책 읽고_인문학 연구자 최성희
너만의 판타지를 만들어봐_대학생 이종민
비움의 미덕 아는 활자 중독자_선교 정보 전문가 김재서
책 읽는 도깨비 책 있는 책꽂이_대안 학교 교사 전희정
오지 방랑자의 한옥 책 거실_회사원 정무송
책무지개 뜨는 붙박이 옷장_자유기고가 전영석
애묘하고 애서하니 야옹야옹_수의사 임희영
장래 희망 문인의 책 커버 뒤집기_대안 학교 교사 김유림
커피 한 잔 내려놓고 천천히 책 읽기_바리스타 김석봉
독서 교육보다 책 읽는 즐거움을_사서 교사 이영주

 

*

 

'너의 책을 읽어라, 누가 뭐라 하든지'라는 말이 참 와닿는다.

단순히 책이 많은 것보다는 자신의 책으로 가득 채워진 책장을 가진다는 것.

나 역시 누가 뭐라 하든지 나의 책을 읽어나가련다.

 

 

 

 

하재욱 / 고마워 하루

 

 

 

우연히도 며칠 전에 하재욱 작가님의 <안녕 하루>를 재밌게 읽었다.

여전히 깊고 따뜻한 시선으로 가족가 생활을 바라보는 작가님의 책.

<안녕 하루>가 울컥이었다면 <고마워 하루>는 와락이란다.

 

<안녕 하루>를 다 읽고 아쉬워서 두 번을 다시 읽고

결국 작가님의 페이스북 페이지에 들어가 팔로우했다.

 

새로운 글을 받아본다는 점에서 페이스북 페이지는 반가웠지만,

역시 책을 곁에 두고 읽는 것 만한 것은 없는 것 같다.

와락하고 울컥해도 되고, 울컥했다면 와락할 차례다.

 

언제 읽어도, 다시 읽어도 좋을 하재욱 작가님의

'언젠가 그리울 일상의 기록, 하루' 그 두번째 이야기.

 

 

 

 

다이나 프라이드 / 문학의 맛, 소설 속 요리들

 

 

 

<파란달의 시네마 레시피>가 영화 속 요리들에 대한 책이었다면

이번엔 문학의 맛, 소설 속 요리들을 즐길 차례다.

 

 

 어떤 식사들은 그것들이 이야기 속에서 갖는 의미 때문에 기억에 남는다.

(본문 중에서)

 

 

정말이지 소설 속 어떤 식사들은 그 식사들로 소설이 기억되곤 한다.

내겐 현진건의 <운수 좋은 날> 속 설렁탕이 그렇다.

설렁탕을 사왔는데 왜 먹지를 못하니... 아내를 향한 김첨지의 말을

떠올릴 때면 어김없이 설렁탕이 떠오르고, 가끔은 설렁탕을 먹다가 김첨지를 생각한다.

 

세계 명작 문학 속에도 설렁탕과 같은 요리들이 있다.

<파란달의 시네마 레시피>를 읽을 때 그러했던 것처럼,

이 책 역시 실제로 구현해낸 요리들의 사진도 궁금하지만

나는 역시 소설에 대한 작가의 이야기 쪽이 좀 더 궁금하다.

요리가 인상 깊은 요리로 남는 것은 맛도 좋아야겠지만

무엇보다 이야기가 담겨야 된다고 생각하니까.

 

 

 

 

 이애경 / 떠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아서

 

 

 

내 휴대폰이 아니면 친구의 휴대폰에 배경화면으로 설정되어있을 것 같은

감성사진을 표지로 한 이 책은 이애경 작가님의 새로운 에세이

<떠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아서>다.

 

지금이 아니면 안 될 것 같아서 런던으로 훌쩍 떠난 홍인혜 작가님의

책이 떠오르는 제목인데, 이 책이 제목만큼이나 부제가 참 좋다.

'어떤 위로보다 여행이 필요한 순간'.

 

더 지치고, 더 외로워서 떠나고 싶을 때라도

나는 선뜻 떠날 수 없어서, 이렇게 찾아 읽나보다.

직접 떠나는 여행보다는 못하겠지만 그래도 이 책이 내게 분명한 위로가 될 거라 믿는다.

책장 한 곳에 나란히 꽂혀있는 작가님의 책 두 권이 그랬듯이.

 

 

 

 

 

박진형, 박은진 / 도서관 옆집에서 살기

 

 

옆집까진 아니어도 나 역시 도서관 근처에서 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서관을 자주 이용하지 않았던 건

책을 읽는 내 방식과 속도는 내 책을 읽을 때에 맞춰있기 때문이다.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읽느라 도중에 하차한 책들도 많지만,

읽는 속도가 워낙 느려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읽어야 마음이 편해서

도서관을 이용하기보다는 주로 책을 사서 읽는 사람이었다.

 

그러다가 지난 해, 독서마라톤 덕분에 도서관 귀신으로 살면서

도서관의 매력을 알았다. 신간 코너를 가까이하고, 책등의 제목만 보고

골랐지만 읽어보니 재밌는 책을 발견하는 일이라던가

누군가 반납해서 북트럭에 놓여있는 책을 구경하는 일 등등

혼자 읽을 땐 결코 몰랐던 재미들이다.

 

이 책은 개인적인 이야기보다는 가족의 이야기에 가깝다.

도서관과 함께한 지음이네 가족의 행복한 독서 성장기, 그 3년의 기록.

 

 

빌게이츠의 말마따나 빌게이츠를 키운 건 동네의 작은 도서관이었고,

이 책을 마주한 부모님의 아이 역시 빌게이츠처럼 훌륭한 사람이 될지도 모를 일이다.

그러려면 작은 도서관일지라도 옆집에서 사는 게 좋고,

그렇게 살면서 많은 책을, 그 속에서 좋은 책을 만날 확률이 좀 더 높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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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작년 9월에 집에 있는 책 중에 노란색을 표지로 한 책들을 모아본 적이 있다. 그때는 9권이었는데 2년 후인 2015년, 6권이 늘어 15권이 되었다. (자리가 모자라 빠진 모모와 밤의 인문학을 합치면 17권) 체계적이진 않아도 나름 분야에 맞게 꽂아 두는 편이라 노란책을 이렇게 따로 모아두진 않지만, 가끔 이렇게 모아보고 싶어진다. 이를 테면 새로운 노란책을 읽을 때. 영국드라마 '마이 매드 팻 다이어리'의 원작 소설을 읽다말고 노란 책을 모으고 싶어진 거다. 노란책에는 신기하게 그런 기운이 있는데, 그건 아마도 내게 노란책들의 인상이 좋읏 인상으로 남아있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든다. 노란책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보통의 존재나 경숙님의 어나벨, 중혁님의 에세이와 소설도 좋고 서령님의 소설집들도 좋다. 마술 라디오는 겉표지가 노란색일 뿐만 아니라 속지도 노란색인 재밌는 책이다. 다음엔 초록-민트 계열을 모아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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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같다면 2015-02-04 00: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색상별로 정리하는 서재.... 좋은데요♡

아.... 저에게도 노란색 표지 책이 많군요
좋아하는 내 마음의 대통령 때문에....

해밀 2015-02-04 23:45   좋아요 0 | URL
책을 찾기엔 조금 어렵지만,
노란 책을 모아두고 보면 기분 좋더라구요 :)

영결식날 본 노란물결이 아직도 눈에 선하네요.
제게도 오래도록 기억될 대통령이세요.

붉은돼지 2015-02-04 09: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등의 색상별로 정리하는 서재를 어디선가 읽은 것 같은데
도무지 기억이 나질 않아요 ^^;;.

한번씩 서재에 변화를 주는 것도 좋을 듯 싶어요
책 찾기는 어려울 듯 ㅋㅋㅋㅋ

해밀 2015-02-04 23:47   좋아요 0 | URL
어떤 책인지 정말 궁금한데요*.*

저도 가끔씩 기분전환으로 이렇게 모으고
시간이 지나면 언제그랬냐는듯 잽싸게 원위치로 정리해둬요.
찾기는 영 어렵더라구요.ㅎㅎ

붉은돼지 2015-02-09 13: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과 집>이라는 책이었어요
침대 옆 협탁 위에 있었어요. 작년 연말 쯤에 읽다가 그냥 그냥 그렇게 내버려둔.....
 

 

아무도 모른다


엄마가 치마를 마당에 벗어놓고 사라진 날
나는 처음으로 치마를 입고
이상한 나라의 미소를 알아본다

처음으로 엄마가 남의 집 대문을
몰래 따고 있을 때
그 집엔 당신 말고는 아무도 살고 있지 않아요
나는 엄마를 백일째 기다리다가
싱크대 밑으로 들어가
녹아버린 눈 같아요

엄마가 눈 위에 오줌을 눈다
얘야 날 왜 지붕 위로 데려왔니?
여긴 엄마의 흰 머리칼이
하늘로 다 날아갈 때까지 바람이 부니까요

눈이 내리면 나는 노트 위에 물을 그려요
누구의 일부라도 될 수 있는 물을

그런 말 마라 네 몸엔 분명
내 몸의 일부만 흐르고 있다

오랜만에 한 베개에 나란히 누우니 좋다
그런데 얘야 네 흰 머리칼 냄새 때문에
도무지 잠을 못 자겠구나
슬픔이 조금 모자라도 나는 길게 이어진다

당신의 치마 속으로 들어간
수십만 그루의 촛불들이 술렁인다
흰 구름의 일부처럼 당신은 인파 속에 잠들어 있다
대문을 열어두고
나는 당신을 찾으러 간다

당신이 더 이상 나를 못 알아보는 날부터
아무도 모른다
당신이 알아보는 나는

 

- 김경주 시집, 고래와 수증기 중에서 <아무도 모른다> 전문

 

 

*

지난 번 읽었던 박광수 작가님의 에세이 '어쩌면, 어쩌면, 어쩌면' 중 3부가 아른거렸다. 박광수 작가님의 일러스트 속에 징검다리를 건너려고 서 있는 한 소녀가 등장한다.

징검다리를 건너는 사이 소녀는 아이를 등에 업은 엄마가 되었고

마침내 저쪽으로 건넌 엄마의 곁엔 제법 자란 소년이 서 있다.

다음 장에는 아이를 남겨두고 건너온 징검다리를

되돌아 건너 가는 엄마의 모습이 그려진다.

엄마는 뒤돌아보지 않고 건너가며 늙어가고,

뚝방에 서서 그런 엄마를 지켜보던 소년은 성인으로 성장해 이렇게 말한다.

 

"치매란 자신이 젊은 시절 애쓰며 건너온 징검다리를 되돌아 건너 가는 것.

되돌아가면서, 자신이 건너온 징검다리를 하나씩 치우는 일.

그때 옆에 있는 당신은 답답하다고 짜증을 내거나 화를 내어서는 안 됩니다.

그녀에게는 당연한 일들. 그때 당신이 해야 할 일은,

그저 뚝방에 서서 손을 흔들어주는 일.

밝게 웃어주며 날 천천히 잊어달라고 비는 일.

안단테, 안단테..."

 

이 페이지를 읽고 한참을 먹먹해했는데, 찾아읽은 시집에서 다시 마주하게 될 줄은 몰랐다. 이런 이야기를 쉬이 지나치지 못한다. 엄마의 이야기 앞에서는. 더 이상 글을 잇지 못하는 사이에 노래 한 곡이 떠오른다. 강백수의 타임머신.

 

'어느 날 타임머신이 발명된다면 1999년으로 날아가
아직 건강하던 삼십 대의 우리 엄마를 만나 이 말만은 전할거야
엄마 우리 걱정만 하고 살지 말고 엄마도 몸 좀 챙기면서 살아요
병원도 좀 자주 가고 맛있는 것도 사 먹고 이 말만은 전할거야
2004년도에 엄마를 떠나 보낸 우리들은 엄마가 너무 그리워요
엄마가 좋아하던 오뎅이나 쫄면을 먹을 때마다 내 가슴은 무너져요'

엄마 이야기를 하려고 들면 왜 목부터 메는지. 출간된 당시에 구매해두고

아직도 다 읽지 못한 신경숙의 <엄마를 부탁해>를 이제라도 다시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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