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린 책 10권을 한데 담아 반납하고 왔다.
몇권을 반납하고 또 몇권을 새로 빌려오던 내게는 다소 극단적인 반납이었다.
이젠 정말 계획한 책들을 읽어야겠다고 결심했던 것도 있고,
집에 사둔 책들을 읽으려면 아이러니하게도 도서관과 멀어져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 잘 읽으면 좋으련만. 이상하게 내 책 아닌 책들은 그리도 잘 읽으면서,
내 책에는 눈길도 제대로 주지 않았다.
읽지 않고 쌓여가는 책들을 보며, 위험하다는 생각이 들었던 게 컸다.
심보선의 슬픔이 없는 십오 초와 마스다 미리의 주말엔 숲으로 그리고 이영희의 어쩌다 어른은
사서 볼 생각으로 마저 완독하지 않았는데,
다음 주에 도서전에 가게 되면 전부는 아니어도 내 책으로 다시 만날 수 있겠지 하고 반납했다.
이러니 집에 책이 늘지, 하며 집으로 돌아왔다.
연초에 읽기로 마음먹었던 책들과, 선물로 받은 책 그리고 내가 사둔 많은 책들을 읽을 시간이다.
9개월간 열심히 달려온 그 힘으로, 남은 3개월은 쉬엄쉬엄 읽어보려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