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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달에는 5권을 고르는 게 나름 애먹었을 정도로 읽고 싶은 책이 많았다.

그렇게 고른 5권의 책들.

 

 

 

1. 말하다 - 김영하에게 듣는 삶, 문학, 글쓰기 / 문학동네

 

 

 

<보다> - <말하다> - <읽다> 삼부작 중 두번째로 선보이는 산문집 <말하다>는 작가 김영하가 데뷔 이후 지금까지 해온 인터뷰와 강연, 대담을 완전히 해체하여 새로운 형식으로 묶은 책이다.

일반적인 대담집 형식에서 벗어나 작가가 직접 인터뷰와 강연을 해체하고 주제별로 갈무리하여 이전과 전혀 다른 새로운 이야기로 탈바꿈시킨 이번 책에서는 글쓰기를 중심으로 문학과 예술 등 작가 김영하를 구성하는 문화 전반에 이르는 그의 생각들이, 때론 논리적으로 설득력 있게 때론 작가 특유의 위트와 재치가 맞물리며 생동감 있게 펼쳐진다.

창의력에 대한 그의 강연 [예술가가 되자, 지금 당장]은 한국인 최초로 세계적인 지식 공유 콘퍼런스인 테드(TED)의 메인 강연으로 소개되어 136만 건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고, 지난해 2014년 12월 SBS [힐링캠프]에 출연해서 했던 청춘 특강은 젊은층으로부터 뜨거운 호응을 이끌어냈다. KBS 라디오의 [문화포커스]를 진행한 방송인이었고, 한국예술종합학교의 강단에서 서사창작을 가르쳤던 교수, 그리고 우리나라 최초의 팟캐스트 [김영하의 책 읽는 시간]의 진행자인 작가 김영하.

이미 거의 모든 형식의 '말하기'를 경험한 그는 <말하다>를 통해 빼어난 말솜씨로 어느 순간 청자의 허를 찌르는, 그만이 할 수 있는 이야기들을 들려준다. 귀기울여 듣고 되새길 만한 말들로 가득하다.

 

 

무엇을 왜 쓰는가, 자기해방의 글쓰기
어떤 글이 좋은 글일까, 글을 잘 쓰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SNS, 블로그 글쓰기에서부터 신춘문예까지 글쓰기에 대한 관심은 줄어들지 않고 늘어만 간다. 그러나 무엇을 왜 쓰는지부터 스스로에게 먼저 묻는 것이 필요한 것은 아닐까. 김영하는 부모나 선생에게 선뜻 보여줄 수 없는 글이 좋은 글이라고 한다. 억압된 환경에서 억지로 써야 하는 글은 좋은 글이 될 수 없다는 것이다. 화려한 미사여구나 정확한 문법만으로는 좋은 글이 될 수 없다. 자기를 표현하지 않고는 견딜 수 없을 때, 기록을 남겨야만 하는 절박한 순간일 때, 고통스러운 기억과 대면해야 할 때, 인간은 글을 쓴다. 그러하기에 글쓰기는 “인간에게 허용된 최후의 자유이자 아무도 침해할 수 없는 권리”이다.

지금 이 순간도 뭔가 쓰지 않고는 견딜 수가 없어서 책상 앞에 앉아 있는 이들이 분명히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중에는 직장이나 학교, 혹은 가정에서 비인간적인 대우나 육체적, 정신적 학대를 겪었거나 현재도 겪고 있는 분들도 있을 겁니다. 여러분은 혼자가 아닙니다. 한계에 부딪쳤을 때 글쓰기라는 최후의 수단에 의존한 것은 여러분이 처음도 아니고 마지막도 아닙니다. 그런 분들에게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그게 무엇이든 일단 첫 문장을 적으십시오. 어쩌면 그게 모든 것을 바꿔놓을지도 모릅니다. _본문60쪽

 

*

 

'말하다'가 주제인 책이지만, 글쓰기를 말하는 이 구절에 매료되어서 이 책에 눈이 갔다.

작가의 말처럼, 그게 무엇이든 일단 첫 문장을 적고 나면

어쩌면 그게 모든 것을 바꿔놓을지도 모른다.

 

 

 

 

2. 옹동스 1 - 나는 행복한 고양이 집사 / 예담

 

 

 

스노우캣이 4년 만에 신작을 냈다. 고양이 '나옹'과의 이야기를 담은 <TO CATS>, <고양이가 왔다>에 이은 세 번째 책으로 '은동'이 가족으로 들어온 그 후의 이야기다.

스노우캣은 2000년 소소한 일상을 그린 만화가 알려지면서 인기를 끌기 시작했고 지금까지 사람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초창기 귀차니스트라는 별명이 늘 따라 다녔고 이 점이 20, 30대들에게 어필하며 '나만 그런 게 아니야'라는 공감을 샀다. 이후 꾸준한 작업으로 스노우캣 캐릭터의 인지도를 쌓으면서 트렌드를 뛰어넘는 캐릭터로 자리 잡았다.

'스노우캣'이라는 필명에서도 짐작할 수 있듯 그에게 고양이는 떼려야 뗄 수 없는 동반자다. 모든 삶이 고양이를 중심으로 돌아가는 그는 반려묘 나옹이 뛰어놀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주고자 마당이 딸린 단독주택까지 마련한다. 그리고 둘째, 은동을 데려온다. <옹동스>는 여기서 시작하는 이야기다.

 

*

 

읽은만큼 보인다고, 지난 달과 이번 달에 걸쳐 스노우캣의 책을 도서관에서 빌려 읽었는데

신간 코너를 살펴보다가 스노우캣의 신작을 발견하니 이리 반가울 수 없다.

1권인 걸보니 후속 책도 이어서 나올 것 같고 *_*

기대된다, 옹동스.

 

 

 

 

3. 오늘 내가 사는 게 재미있는 이유 -  30년간 정신과 의사로 일하고

15년간 파킨슨병을 앓으며 비로소 깨달은 인생의 지혜 42 / 갤리온

 

 

 

베스트셀러 작가 김혜남이 7년 만에 최신작을 펴냈다. 이 책에는 그녀가 30년간 정신과 의사로 일하고 15년간 파킨슨병을 앓으며 깨달은 삶의 비밀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저자는 2001년 마흔세 살의 나이에 파킨슨병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두 아이의 엄마이자 정신과 의사로 할 일이 많은 나이였다. 게다가 꿈을 펼쳐 보겠다고 개인 병원을 시작한 지 1년이 채 되지 않은 시점이었다. 너무 억울하고 세상이 원망스러워 아무것도 못한 채 침대에만 누워 있었다. 그렇게 한 달이 지난 어느 날, 그녀는 문득 '병이 초기 단계라 아직 할 수 있는 일이 많은데 왜 이러고 있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일어나 하루를 살았고, 그 다음 날을 살았다. 그렇게 15년을 살면서 그녀는 환자를 진료하고, 아이를 키우고, 다섯 권의 책을 쓰고, 강의를 했다. 물론 몸 상태는 지속적으로 나빠져서 작년에는 병원도 접고 건강관리에만 전념하고 있지만, 그녀는 아픈 와중에도 하고 싶은 일을 꿈꾸고, 할 수 있는 일들을 즐기며 재미있게 살고 있다. 그래서 그녀는 과거의 자신처럼 인생을 숙제처럼 살며 스스로를 닦달하는 사람들에게 말한다.

"지금까지 살면서 한 가지 후회하는 게 있다면 스스로를 닦달하며 인생을 숙제처럼 사느라 정작 누려야 할 삶의 즐거움들을 놓쳐 버렸다는 점이다. 하지만 이제는 그러지 않으려고 한다. 15년간 파킨슨병을 앓으면서 지금 이 순간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깨달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다행히 나는 하고 싶은 게 아직도 참 많다. 지금 이 순간에도 꿈꾸기를 멈추지 않아서인지 사는 게 재미있다."

뿐만 아니라 '완벽한 때는 결코 오지 않는 법이다', '제발 모든 것을 상처라고 말하지 마라', '때론 버티는 것이 답이다', '내 말에 귀 기울여 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 그 행운에 대하여', '소수의 성공자와 다수의 실패자 사이에서 산다는 것', '남에게 휘둘리지 않고 나를 지키는 법', 등 하루하루 잘 버텨 내고 있지만 가끔은 힘들고 외로운 사람들에게 해 주고 싶은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

 

그간 심리학에 관련된 책의 저자로 알고 있던 김혜남 작가님이 이런 사연을 가지고 사셨을줄은 몰랐다.

책 소개를 읽고 목차를 하나 하나 읽어봤는데, 이 책이 더 궁금해졌다.

 

 

 

prologue 내가 15년간 파킨슨병을 앓으며 깨달은 것들

chapter 1 왜 하필 나에게 이런 일이 일어난 걸까?
·왜 하필 나에게 이런 일이 일어난 걸까?
·딱 한 발짝만 내디뎌 보라
·내가 쉽게 절망하지 않는 까닭
·하나의 문이 닫히면 또 다른 문이 열린다
·나는 참 가진 게 많은 사람이었다
·파킨슨병이 내게 가르쳐 준 것들
·나는 가족들에게 유쾌한 짐이 되고 싶다

chapter 2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발짝 내딛는다는 것
·때론 버티는 것이 답이다
·처음은 누구나 서툴다
·완벽한 때는 결코 오지 않는 법이다
·해 봤자 안 될 게 뻔하다는 말부터 버려라
·원하는 삶을 산다는 것의 진짜 의미
·결혼하고 30년이 지나서야 비로소 깨달은 것들
·제2의 인생을 시작하려는 사람들에게
·사람을 너무 믿지 마라, 그러나 끝까지 믿어야 할 것도 사람이다
·내 말에 귀 기울여 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 그 행운에 대하여

chapter 3 오늘 내가 사는 게 재미있는 이유
·지금껏 살면서 가장 후회하는 일
·나는 지금도 꿈꾸기를 멈추지 않는다
·제발 모든 것을 ‘상처’라고 말하지 마라
·남에게 휘둘리지 않고 나를 지키는 법
·멍 때리는 시간이 필요한 이유
·열등감을 가지고도 즐겁게 사는 비결
·늘 혼자가 편하다고 말하는 사람들에게
·내가 충고를 잘 하지 않는 까닭
·아무리 해도 결코 익숙해지지 않는 이별에 대하여

chapter 4 아들과 딸에게 보내는 편지
·내가 한 일 중에 제일 잘한 일은 너희들을 낳은 일이었다
·나는 나의 삶을 살 테니, 너희는 너희의 삶을 살아라
·사랑을 할 땐 그 사랑에 미쳐 보아라
·너희가 직장 생활에서 배워야 할 것은 따로 있다
·알을 깨고 나가는 건 원래 신나는 일이다
·가까운 사람일수록 해서는 안 될 것들이 있다
·직장 선후배를 굳이 좋아하려 들지 마라
·딸아, 아무리 늙어도 섹스는 중요한 거란다
·소수의 성공자와 다수의 실패자 사이에서 산다는 것
·언젠가 결혼할 딸에게, 한 여자의 남편이 될 아들에게

chapter 5 삶과 연애하라
·나는 요즘 연애 중이다
·내가 젊은 시절로 돌아가고 싶지 않은 이유
·내 인생의 버킷 리스트 10
·한 번쯤은 공부에 미쳐 보아라
·멀리 가고 싶다면 함께 가라
·결국 인생을 완성시키는 것은 사랑이다
·삶과 연애하라

 

 

마침 책 선물 할 때가 왔는데, 사려고 계획했던 책 말고 이 책을 사서 선물해야겠다

마음먹게 만든 책 :)

 

 

 

 

4. 하기 힘든 말 / 애니북스

 

 

 

마스다 미리 에세이. 어떤 말이 하기 힘든 데엔 분명 그 나름의 이유가 있다. 젊은 여성들의 삶과 고민을 예리하게 그려내며 많은 지지를 받아온 마스다 미리가 이번에는 말의 영역에 도전했다. 평소 자신이 하기 힘든 말과 그 이유를 곰곰이 들여다본 만화 에세이를 펼쳐낸 것.

어떤 까닭에선가 입 밖으로 내기 꺼려지는 말이 있다. 다른 사람들이 쓰는 건 괜찮은데 내가 하기는 쉽지 않은 그런 말. 어쩌면 그런 '하기 힘든 말'들이 그 사람을 잘 보여주지 않을까? 그 '하기 힘든 말'들은 상황이나 상대를 의식하고 하는 말이 아니기에 스스럼없이 꺼내는 말보다 말하는 사람의 본질에 더 가까울지도 모른다. 특히 사람들과의 관계를 중요시하고, 말에 민감한 여자들이라면 더더욱 말이다.

명민하게도 마스다 미리는 그런 '하기 힘든 말'의 특성을 간파하여 이야기를 풀어내었다. <하기 힘든 말>은 그녀가 평소 자신이 입에 담기 어려웠던 말들과 그 이유를 특유의 솔직 담백한 화법으로 전개한 만화 에세이다. 그녀가 고백하는 '하기 힘든 말'의 이유는 다양하다. 시대가 변해 옛날 말이 되어버려서, 자신의 성격과 어울리지 않는다는 자격지심 때문에. 어떨 때는 다른 사람에게 상처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민감하게 받아들여 그 말을 쓰지 않기로 결심했기 때문에.

우리는 누구나 말에 둘러싸여 살고 있고, 이미 말의 위력과 존재감을 알고 있다. 한 번쯤 말로 남에게 상처를 주거나 받아본 적이 있고, 오랜 경험과 몇 번의 고민 끝에 나에겐 도저히 맞지 않아 '하기 힘든 말'이 된 그 말들을 입 안 저편에 하나씩은 묵혀두고 있다. 그래서 <하기 힘든 말>은 마스다 미리 한 사람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누구의 이야기도 될 수 있는 이야기인 것이다.

 

*

 

오랜만에 마스다 미리의 에세이를 만난다.

그녀가 그리는 만화 못지않게 그녀의 에세이를 좋아하는 나로서는 이 책도 살며시 기대해본다.

 

 

 

 

5. 가구 만드는 남자 - 이천희의 핸드메이드 라이프 / 달

 

 

배우이기도 하지만 [패밀리가 떴다]에서 큰 활약을 펼친 예능인이기도 했던 이천희의 핸드메이드 라이프. 그는 14년차 목수이다. 캠퍼이기도 하고 보더이기도 하고 서퍼이기도 하다. 그리고 2년 전 어엿하게 문을 연 가구 브랜드 회사 HIBROW(하이브로우)의 대표이기도 하다. 집에서는 한 여자의 남편, 한 아이의 아빠이기도 하다.

이 세상 사람 누구라도 어느 한 가지 타이틀로만 한정할 수 없듯이, 우리는 수많은 관계 속에서 살고 있고, 또한 많은 일들을 하며 살고 있다. 하지만 배우 이천희는 정말로 다양한 일과 관계 속에서 더디지만 꾸준하게, 가구를 만들고, 취미를 만들고, 스타일을 만들고, 관계를 만들고, 그 모든 것이 모여 지금의 ‘이천희’라는 삶을 만들고 있다.

이 책은 분명히 이천희의 작은 이야기들을 담았지만, 그 누구의 삶과도 크게 다르지 않다. 이것은 배우의 은밀한 사생활을 담은 책도 아니고, 하이브로우 대표의 목공기술을 전수하는 안내서도 아니다. 어느 마니아의 캠핑과 서핑 노하우를 담은 책도 아니고, 젊은 아빠의 좌충우돌 육아기는 더욱 아니다. 그저 이 모든 이야기가 담긴 ‘이천희’ 그 자체로 존재하는 현재의 모습일 뿐. 그런 그의 삶을 들여다보며, 우리도 한 번쯤 ‘나도 재미있게 살아봐야지’ 하는 마음이 든다면 좋겠다.

 

*

 

SBS 예능 프로그램 '도시의 법칙 in 뉴욕'에서 이천희가 가구를 만드는 모습을 본 적이 있다.

그땐 그저 가구를 만드는 취미를 가지고 있구나, 싶었는데

2년 전에 어엿하게 문을 연 가구 브랜드 회사의 대표라니.

 

평소에 호감을 가지고 있는 배우라 그런지 새로운 일을 시작한 것도,

이렇게 책을 내는 일도 죄다 멋져보인다.ㅎㅎ

 

그래서 이 책을 마지막 책으로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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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허... 어쩐지 무겁다 싶더라니. 824쪽, 1240g, 양장.

총균쇠보다 무겁고 쳇 베이커 전기보단 가벼운 무게.

(쳇 베이커 전기, 정말 무거운 책이구나...)

*

1988년 한 편의 소설이 전 세계를 발칵 뒤집어놓았다. 바로 살만 루슈디의 <악마의 시>였다. 이 책은 이슬람교의 탄생 과정을 도발적으로 묘사해 출간 즉시 격렬한 논란을 불렀고, 급기야 1989년에는 이란의 지도자 호메이니가 이 책을 "이슬람에 대한 모독"으로 규정해 작가를 처단하라는 종교 칙령(파트와)을 발표하기에 이른다.


영국 정보부와 경찰의 경고에 따라 루슈디는 기약 없는 도피생활에 들어갔고, 그사이 <악마의 시>와 관련된 출판인, 번역가, 서점, 도서관이 연이어 테러를 당했다. 살해 위협 속에서 자신과 작품을 지키기 위해 루슈디는 그야말로 사투를 벌였다. '조지프 앤턴'은 루슈디가 도피생활을 시작하며 경찰의 권고로 지은 가명이다. 존경하는 작가 조지프 콘래드와 안톤 체호프의 이름을 조합한 것이다. 루슈디는 작품을 발표하거나 기고할 때는 여전히 '루슈디'였지만 은신처에서 신분을 감추고 지낼 때는 '앤턴 씨' 또는 '조'로 불리는 이중생활을 했다. 루슈디는 무장 경찰에 에워싸여 살던 그 시절을 "감옥에 갇힌 기분"이었다고 회고한다.


2002년 '조지프 앤턴'에서 '살만 루슈디'로 돌아온 작가는 한동안 "컴컴한 과거에 셔터를 내리고 새로운 일들만 생각하고 싶었다"고 한다. 하지만 루슈디는 한 편의 소설이 부른 그 엄청난 사건을 극화하려는 상업적 시도에 끊임없이 시달릴 수밖에 없었다. 그는 그 시절을 언젠가 자기 입으로 이야기하겠다고 고집하며 모든 제안을 물리쳤고 마침내 2012년, 영국 정부의 신변보호에서 벗어난 지 10년 만에 회고록 <조지프 앤턴>을 발표했다.



그는 "이제야 말할 준비가 되었다"고 소감을 밝히며, "스릴러이자 한 편의 서사이며 정치적 에세이이자 사랑 이야기이고 자유에 대한 송가"인 이 책을 완성해냈다. 20세기 문학사상 가장 위험한 책이 돼버린 <악마의 시>의 집필 계기와 작품을 둘러싼 논란, 표현의 자유를 지키기 위해 치열하게 투쟁한 13년의 기록을 <조지프 앤턴>에서 생생하게 확인할 수 있다.


*

살만 루슈디의 한밤의 아이들을 사두고 아직도 읽지 못했는데, 이 책은 언제 읽을까 싶다.

물론 읽고 글을 써야하니까 어떻게든 읽겠지만...

중혁 작가님이 쳇 베이커 전기를 무슨 마음으로 읽으셨을지 상상이 간다.ㅎㅎ

소개만 읽어도 흥미로운 책인건 알겠는데, 내가 읽을 수 있을까 싶은 마음은 지울 수 없음...

그래도 마음 먹기에 달렸으니까, 이왕 읽게된 거 재밌게 읽어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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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보지 않았던 저승에 대해 생각하게 만드는 책이다. 동시에 이승에 대해 생각하게 만드는 책이기도 하다.
저승의 'ㅈ'자를 미리 걱정하기보다는 이승에서의 삶을 잘 살아내야겠다고 생각했다. 어디까지나 저승이 있다면 말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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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로 주려고 구매한 컬러링북.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 코디가 한 면을 채우는데,

 

 

옷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고,

 

 

옆에 코디에 대한 설명이 컬러링을 하는데 힌트가 되어서 재밌다.

 

 

얼굴은 저마다 개성있게 생겼는데,

이 컬러링북을 구경하고 있으면 패션의 완성은 몸매인듯.


비단 컬러링북뿐만 아니라 패션의 완성은

얼굴이자 몸매인게 현실이긴 하지만.


cony_special-35


아무튼 참 예쁘다.


조만간 내 몫으로 한 권 더 구매하지 않을까 싶은...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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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의 공원과 그 주변을 둘러싼 이야기를 담고 있는 책. 일곱 명의 스토리텔러가 각기 다른 공원에 얽힌 추억을 들려주는 에세이가 수록되어 있다. 이야기를 들려주는 일곱 사람은 '음악평론가 차우진, 건축가 오영욱, 패션디자이너 최지형, 뮤지션 대니애런즈, 모델 이유, 소설가 김중혁, 배우 유하준'으로 서울의 공원들을 소개한다.

이들은 덤덤하게 자신의 기억의 일부를 드러내는데, 읽다 보면 '올 봄엔 이 사람처럼 공원에서 시간을 보내볼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기도 한다. 그런 생각으로 공원으로 나설 이들을 위해 공원에서 즐길 수 있는 놀이 혹은 공원 주변의 다양한 상점, 식당, 카페, 예술공간들의 소개도 빼놓지 않았다. 서울의 구석구석을 한 눈에 알아볼 수 있는 일러스트 지도가 수록되어 있다.

 

 



올림픽공원 :: 음악평론가 차우진
어떤 장소는 원래의 의미대로 쓰이지 않는다. 당연하다. 그래서 올림픽 공원은 누군가에게는 도심 속의 레저 활동을 할 수 있는 공간으로, 가족들과 나들이하는 공간으로, 아이돌 스타의 콘서트를 볼 수 있는 장소로, 록 밴드의 무대를 즐길 수 있는 페스티벌 공간으로 여겨질 수 있다. 혹은 그저 가을의 낙엽을 물끄러미 감상하기에 좋은 조용한 공원일 수도 있다. 이렇게 다층적인 의미가 가능하다는 것이야말로 올림픽 공원이 특별한 장소라는 뜻일 것이다.
나는 이곳에 음악을 들으러 온다. 서울의 서쪽 끝에서 동쪽 끝으로 찾아온다. 공원의 입구에 들어설 때, 희미하게 음악 소리가 들릴 때, 계단을 뛰어 올라가는 사람들 혹은 예쁘게 꾸미고 재잘거리는 아가씨들을 볼 때, 여기가 특별한 장소라는 걸 새삼 깨닫는다. 앞으로도 계속 그럴 수 있기를 바란다. 이 드넓은 공원을 서울의 심장이라고 한다면, 쿵쿵쿵쿵-두근두근-쿵-쿵, 올림픽 공원은 그야말로 계절마다 비트가 넘실대는 유일한 장소다.
- 차우진의 <비트가 넘실대는 유일한 장소> 중에서

경복궁 :: 건축가 오영욱
아픈 역사조차 현재의 근거가 되는 법이다. 다사다난했던 경복궁의 역사는 오히려 현대의 광화문 일대를 입체적으로 만들었다. 권력의 중심이 창덕궁으로 쏠리며 서촌 일대는 정치의 변방으로서 독자적인 중인문화를 이루기에 적합했다. 북촌은 창덕궁과 경복궁을 잇는 양반촌이 되었다. 경복궁에서 덕수궁으로 이어지는 광화문 남쪽 일대는 장소적 상징성에 의해 제국주의 열강의 공관과 현대 서울의 업무 빌딩들이 지어졌다. 경복궁으로부터 파생되는 이런 다양한 역사의 스펙트럼은 어떤 게 우선이라고 할 것 없이 저마다 매력적이다.
굳이 피할 게 아니라면 광화문 일대의 여정은 경복궁에서 시작하는 것이 좋다. 경복궁은 목적지로서의 점이 아닌 자유로운 산책의 출발점이 되기에 아주 적당하다. 그 자체로도 의미가 있다는 유적이면서 광화문 일대의 시간 여행을 가능하게 하는 매개체가 되어주기 때문이다.
- 오영욱의 <과거를 향한 느릿한 산책의 출발점> 중에서

서울숲 :: 모델 이유
2003년 스물네 살에 이른 결혼을 했고, 몇 년 후 딸 '야니'를 낳았다. 아이가 걷게 되자, 나는 아이의 손을 붙잡고 가까운 동물원이나 공원으로 향하곤 했다. 두 마리의 반려견도 함께. 우리가 요즘 자주 찾는 공원은 서울숲이다. 워낙 공간이 넓어 아직 가보지 못한 곳이 많은 탓에 올 때마다 아이와 탐험하듯 돌아다닌다. 아이에게 더할 나위 없는 놀이터이기도 하지만 어른인 나에게도 특별한 공간이다.
평소 말수가 적은 야니는 이곳에 오면 유독 여러 이야기를 재잘재잘 털어놓는다. 나는 그 시간을 가장 좋아한다. 학교에서 친구와 있었던 일, 제주와 누드리 그리고 우리 가족에 대한 많은 이야기들…. 나는 이때다 싶어 아이에게 궁금했던 것을 이것저것 물어본다. 셀카를 찍는 척 아이의 웃는 사진을 몰래 찍으며 혼자서 즐거워한다. 그러다 문득, '야니가 이 시간들을 기억이나 할까?'하며 조급해지기도 한다. 기억은커녕 더 크면 공부는 안 시키고 맨날 밖에서 놀게 했다고 투정부릴지도 모를 일이다. 하지만 뭐, "너 그곳에서 많이 뛰어다녔다고, 그곳에서 많이 웃음지었다"고 말하며 오늘의 사진을 보여주면 그만이겠지. 그러면 야니는 사진 속 어린 야니처럼 또 다시 해맑게 웃음짓지 않을까.
- 이유의 <아이와 함께 거니는 울창한 숲> 중에서

남산공원 :: 뮤지션 대니애런즈
처음에는 남산공원이 혼란스러운 서울의 중심에서 평온함을 지키고 있는 곳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은 나의 바쁜 삶 중심에 서서 고요함을 지켜주는 곳이다. 복잡한 서울에서 사는 것이 지치고 힘들 때가 있다. 그럴 때 남산공원을 찾으면 그런 마음이 슬며시 사라지곤 한다. 남산에 있을 때, 내 영혼이 그 평온을 닮아가는 모습이 좋다. 서울에 남산공원이 없었다면, 이곳의 삶은 내게 몹시 어려운 것이 되어버렸을지도 모른다.
이제는 한국도 남산공원도 내게 어느 정도는 익숙하고 편한 곳이 되었다. 남산공원 길을 따라 조깅을 하다 보면, 남산을 낯선 표정으로 바라보는 여행객을 발견하곤 한다. 어색한 표정으로 두리번거리는 그들을 볼 때마다 처음 남산에 왔던 나를 떠올린다. 내게 길을 알려주던 사람들은 지금의 나와 같은 심정이었을까. 그들도 그런 나를 보며 남산을 처음 오르던 날을 추억했을지도 모르겠다. 누구에게나 익숙한 길이 있지만, 분명 그 길을 처음 걷기 시작하던 날도 있었을 테니까.
- 대니애런즈의 <분주한 서울의 고요한 중심> 중에서

노을공원 :: 배우 유하준
우리 집은 노을공원 근처에 있다. 그래서 더 놀랐을지도 모른다. 집 근처에 이렇게 근사한 공원이 있다니. 새로운 놀이터가 생겼다는 사실이 기뻤다. 이곳은 2012년 <아드레날린>이라는 예능 프로그램을 촬영하며 처음 찾았다. 캠핑을 소개하는 코너였기에 이곳에 오게 되었는데, 그로부터 꽤 많은 시간이 흐른 지금도 노을공원을 자주 찾는다. 서울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캠핑장. 한강을 등지고 하늘과 가장 가까이에 있는 곳이다.
시간이 날 때마다 간단한 캠핑장비를 들고, 노을공원에 간다. 처음엔 캠핑이 불편한 것이라 생각했지만, 이제는 불편함 너머의 것들을 알고 있다. 혼자 하는 캠핑은 소음에 익숙한 나에게 안정을 주고, 친구들과 함께할 때는 지친 내게 웃음보따리를 선물해준다. 가족들과의 캠핑은 무뚝뚝한 나를 수다쟁이로 만들곤 한다. 시작은 누군가의 연락이었다. 함께 캠핑을 해보지 않겠느냐는 제안을 거절했더라면 아마 평생 이런 즐거움은 모르고 지냈을 것이다. 아마, 이 글을 읽는 사람들도 의아할 것이다. '정말 캠핑이 그럴까? 집에 있는 게 더 편할 텐데'라는 생각으로 스쳐 보낼 수 있다. 하지만 한 번만 집안의 문턱을 넘어보면 어떨까. 분명 지금은 모르는 세계가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 유하준의 <모닥불 앞에서 보내는 따스한 하룻밤> 중에서

도산공원 :: 패션디자이너 최지형
패션디자이너로 일하는 시간은 언제나 6개월 앞질러있다. 가을에는 봄과 여름을, 봄이 오면 돌아오는 가을과 겨울의 옷을 디자인하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어느 계절에 살고 있는지 미처 느끼지도 못한 채 시간을 흘려보낼 때가 많다. 정신 없는 시간을 보낸 지 8년 정도 됐을까, 문득 잠시 멈춰 서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순간의 시간, 찰나의 바람, 자연의 색감, 계절의 냄새를 온전히 느낄 수 있는 시간이 절실해진 것이다. 어깨 위에 올려진 모든 짐을 내려놓고 어딘가로 떠나고도 싶었지만 현실은 이상과 달랐다. 무언가를 포기하는 대신, 삶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 일을 끝낸 평일 저녁이나 주말 낮 즈음에 공원에 찾아가 시간을 보냈다.
신사동에 사무실이 있을 때는 주로 도산공원으로 향했다. 힘든 시기를 그곳에서 보냈기 때문일까. 도산공원에서의 기억은 특별하다. 다시 일상으로 돌아오면 여유를 망각한 채 앞만 보고 달리는 나를 발견할 테지만 조급해하지는 않는다. 13년이라는 디자이너로서의 시간 동안 일과 휴식의 사이를 오가며 나름의 균형을 터득했기 때문이다. 생각해보면 휴식이라는 게 별건가 싶다. 좋아하는 공간에서 좋아하는 것을 하면 그만일 뿐이다. 나는 오늘도 동네의 작은 공원으로 향한다. 오늘 잘 쉬기 위해, 내일 잘 살기 위해.
- 최지형의 <강남의 작은 섬> 중에서

여의도한강공원 :: 소설가 김중혁
막다른 길에 이르렀다고 생각한 적이 있었다. 2000년 즈음, 나는 여의도의 한 신문사 문화부에서 일을 하고 있었는데 무언가 괴로운 일이 있을 때마다 여의도 공원으로 달려가서 한강을 바라보곤 했다. 글을 쓰는 일은 힘들었고, 인터뷰를 하는 일은 더 힘들었으며, 인터뷰를 하기 위해 섭외를 하는 일이 가장 힘들었다. 기사에 대한 지적을 받으면 하찮은 나의 능력이 몹시 부끄러웠고, 섭외 거절을 당하고 나면 내가 쓸모없는 인간처럼 생각됐다. 나는 앞으로 어떤 일을 할 수 있을까. 어떤 사람이 될 수 있을까. 계속해서 글을 쓸 수 있을까. 암담하고 참담한 마음으로 잔잔한 강물을 자주 바라보았다. 강물로부터 수많은 대답이 되돌아왔다. 물은 거울이 되어서 내가 어떤 모습으로 거기에 앉아 있는지 비춰주었다. 물 속에 초라한 내 모습이 어른거렸다. '최선을 다하지 않았다'는 자괴감이 '모든 것이 두렵다'는 무력감을 이길 때까지 나는 공원에 오랫동안 앉아 있었다. 공원에서 나올 때면 나는 조금 다른 사람이 되어 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거기는 막다른 길이 아니라 거대한 계단 같은 곳이었다. 앞만 바라보면서 더이상은 길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조금 위쪽을 바라보니 새로운 길이 있었다. 공원에서 나는 자신을 차분하게 바라보는 법을 배웠고, 한 계단 위로 올라서는 법을 배웠고, 쉬는 법을 배웠다. 세상에 막다른 길은 없다는 것을 배웠다. 길은 어디에나 있었다. 아무리 찾아봐도 길이 없다면 돌아나오면 되는 거였다. 돌아나오는 길도 엄연히 길이었다. 나는 계속 글을 썼고, 새로운 사람들을 만났다. 길이 없다고 느껴지면 다시 공원에 가서 물을 보았다. 그해 겨울, 나는 소설가가 되었다.
- 김중혁의 <한강에 가서 물을 바라보는 것>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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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딘에서 신간알리미 서비스를 통해

김중혁 작가님의 새로운 책이 나왔다고 해서 보니 중혁님을 포함해

서울에 사는 일곱 사람이 쓴 그들의 공원에 관한 이야기란다.


일곱 사람 중에는 역시 중혁 작가님이 제일 익숙하고, 책 그리고 칼럼으로 여러 번 읽은 적 있는 음악평론과 차우진과

내게는 로필3로 기억되는 배우 유하준 이렇게 세 명이 익숙하다.


중혁 작가님의 글 중에


세상에 막다른 길은 없다는 것을 배웠다. 길은 어디에나 있었다.

아무리 찾아봐도 길이 없다면 돌아나오면 되는 거였다. 돌아나오는 길도 엄연히 길이었다.

나는 계속 글을 썼고, 새로운 사람들을 만났다. 길이 없다고 느껴지면 다시 공원에 가서 물을 보았다.

그해 겨울, 나는 소설가가 되었다.


라는 글이 인상 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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