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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마지막 신간페이퍼라니T_T 9월은 좋지만, 마지막은 늘 아쉽다.
그래서 9월에도 5권 꽉꽉 채워서 신간페이퍼를 쓴다.
1. 김서령 <참외는 참 외롭다>
신문과 잡지에서 인터뷰 전문기자로 오래 일한 칼럼니스트 김서령의 산문집. 발랄한 제목만큼이나 경쾌한 그의 산문들을 한데 모았다. '오래된 이야기 연구소'의 대표를 맡고 있는 만큼 그의 시선은 언제나 오래된 것, 사소한 것, 묵묵히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들을 향해 있다.
이제는 모두 없어지고 마지막 남은 성냥공장에 작지만 굳센 믿음을 보내는 것, 동네 길가에 누가 내다버린 낡은 대바구니를 냉큼 집어들고 돌아와 마당 한켠을 내어주고는 그 안에 손님처럼 찾아든 여린 야생화의 생명력에 경의를 표하는 것, 어릴 적 유난히 약한 손녀를 대추나무에게 딸로 주며 대추나무 같은 억셈과 장수를 두손 모아 빌던 할머니의 간절함을 잊지 않는 것, 이런 것들이 저자 김서령의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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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오카자케 다케시 <장서의 괴로움>
대략 장서 3만 권을 가진 오카자키 다케시가 장서의 괴로움에 지친 나머지 헌책방을 부르거나, 책을 위한 집을 다시 짓거나, 1인 헌책시장을 열어 책을 처분하는 등 '건전한 서재(책장)'를 위해 벌인 처절한 고군분투기. 또 자신처럼 '책과의 싸움'을 치른 일본 유명 작가들의 일화를 소개한다.
책에는 저자처럼 "그래, 이제 마음을 바꿔보자"고 생각하는 장서가를 위한 열 네 개의 교훈이 차근차근 단계별로 펼쳐진다. 천천히 책더미와 이별을 고하는 방법이라고나 할까. 그 순간 자신에게 신선도가 떨어지는 책부터 손을 놓기 시작하면서 헌책방에 보내는 방법을 제시하고, 과연 나는 올바른 독서가인지 반성하면서 장서의 괴로움을 낳는 원천을 찾아내며, 도서관에서 위로를 받으며 결국 나의 책을 처분하기까지. 장서가라면 맞아, 맞아, 동의할 수밖에 없는 눈물겨운 이별과정이 그대로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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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장서'라는 단어는 굉장히 두근두근한 단어인데,
그 뒤에 붙인 '괴로움'이라니. 공감 백배다ㅋㅋㅋㅋㅋ
책장은 이미 책으로 꽉찬지 오래고, 여기저기 책탑이 쌓이기 시작하면서
책이 쌓이는 즐거움을 떠나 괴로움이 되었다.
이런 걸 두고 행복한 비명이라고 하려나.ㅎㅎ
이 책이 내 품에 들어오면 장서의 괴로움에 한 몫하는 책이 되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읽고 싶다.
장서가라는 건 곧, 애서가이기도 하니까.
3. 정철 <한 글자>
언제나 '사람'을 먼저 이야기해 온 카피라이터 정철의 에세이. 오로지 1음절로 이루어진 글자들만으로 책 한 권을 꾸렸다. 한 글자로 시작해 한 글자로 놀다가 한 글자로 끝난다. 사람 사는 세상, 우리네 인생을 오로지 1음절 글자들에 비추어 읽고 또 썼다. '똥', '헉', '꽝' 같은 예상외의 글자도 있고, 'A', 'B', 'C' 등 알파벳부터 '1', '2', '3'과 같은 숫자들도 포함한다.
꿈, 별, 꽃, 밥, 물, 봄, 집, 나, 힘…. 저자는 한 글자 말을 추렸다. 그리고 하나하나 손바닥 위에 올려놓고 들여다봤다. 글자 하나에서 생각 하나를 끄집어냈다. 마음 하나를 끄집어냈다. 그것을 이렇게 책으로 엮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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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책 <인생의 목적어>를 재밌게 읽었다.
저번엔 단어, 이번엔 1음절이다.
한 글자로 시작해서 한 글자로 놀다가 한 글자로 끝난다는 말이 참 재밌다.
이번 책에선 어떤 글들이 담겨있을지 궁금하다.
4. 이노세 아츠코 <오늘도 집에서 즐거운 하루>
'라이프스타일 아이콘' 3권. 집에서 보내는 평범한 날들 속에서 찾는 행복 아이디어 64가지. 저자 이노세 아츠코는 라이프스타일 전문가이자 요리연구가다. 하지만 그녀가 가장 좋아하는 자신의 직업은 주부다. 집에서 보내는 시간을 누구보다 사랑하기 때문이다. 그녀에게 집은 모든 시간의 중심이다. 가족과 밥을 먹고, 일을 하고, 휴식을 하고, 친구와 수다를 떨고,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는 소중한 공간이다.
하지만 매일 비슷한 패턴이 반복되는 생활 속에서 집에서 보내는 시간은 그저 그렇게 흘러가기 마련이다. 이 책은 하루 중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집이라는 공간에서 더 행복해질 방법을 함께 찾아보자고 이야기하는 책이다. 저자는 조금만 생각을 바꾸고 약간의 노력을 더한다면 지극히 평범한 매일을 보다 풍성하게 즐겁게 보낼 수 있다고 말한다.
그녀는 추억이 담긴 물건은 집의 중심에 두기, 집안일을 주로 하는 곳에 꽃을 두고 보기, 초대한 손님들과 함께 음식 만들어 나눠 먹기, 마음의 평화를 얻고 싶을 때는 글 쓰는 시간 가지기 등 일상에서 찾아낸 그 즐거움들을 위한 64가지 지혜와 노력을 사진과 글로 풀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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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일하는 사람은 아니지만, 학교 아니면 집이었고 직장 아니면 집인 나로서는
둘째가라면 서러운 집순이다. 그래서 그런지 몰라도, 집에 관한 이야기에 관심이 많다.
남들은 집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어떻게 꾸미고 사는지, 집에서 어떤 일들을 하는지 등등.
모든 것이 그렇겠지만, 조금만 생각을 바꾸고
약간의 노력을 더한다면 지극히 평범한 매일을 보다 풍성하고
즐겁게 보낼 수 있는 건 '집' 역시 그러하다.
5. 파비안 직스투스 쾨르너 <저니맨>
변화를 꿈꾸는 모든 사람들을 위한 수련 여행기. 파비안 직스투스 쾨르너는 실내건축학을 전공한 독일의 평범한 청년이었다. 졸업논문을 마치고 모두들 구직활동에 여념이 없을 때, 파비안은 심각한 고민에 빠졌다. 그는 어디론가 떠나고 싶었지만, 스펙과 커리어를 생각한다면 1~2년 세계를 여행한다는 것은 인생에서 가장 결정적인 시기를 탕진하는 멍청한 짓이었다.
그는 우연히 중세의 장인들이 떠났던 수련여행에 대해 알게 되었다. 수련여행이란 중세시대 기술교육을 마친 수련공들이 자신의 기술을 단련하기 위해 반드시 떠나야 하는 세계 여행이었다. 아무리 부유한 집안의 자제들도 의무적인 여행 그랜드 투어를 통해 문화적 식견과 폭넓은 지적 체험을 하고 돌아와야 자신이 속한 사회의 일원이 될 수 있었다.
괴테, 헤르만 헤세, 비틀즈, 스티브 잡스 등 근현대의 걸출한 인물들 또한 여행을 통해 깨달음을 얻었고 이를 통해 자신의 인생에 혁명적 변화를 가져왔다. 이 책은 스물여덟의 청년 파비안이 단돈 30만 원을 들고 떠난 수련여행의 기록이다. 그는 2년 2개월 동안 10개국을 여행했으며, 먹을 것과 잠자리만 제공받는 조건으로 현지에서 일을 구해 비용을 충당했다.
이 기간 동안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끼니를 거른 적도 있으나 세계적인 유명인과 얼굴을 맞대고 일을 하는 기회를 얻기도 했다. 무엇 하나 계획한 것 없이 떠났지만, 수련여행이 끝났을 때 그는 자기 분야에서 대체 불가능한 전문가가 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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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읽어온 여행에세이와는 조금 다른 여행에세이라는 느낌이 단번에 들었다.
감성적인 여행이 아니라, 도전적이고 정열적이라는 느낌이 드는,
그 이름도 강렬한 '수련여행'이다.
무엇 하나 계획한 것 없이 2년 2개월 동안 10개국을 여행한 그는
수련여행이 끝났을 때, 자기 분야에서 대체 불가능한 전문가가 되어 있었다는
말이 당연하면서도 존경스러웠다.
정말이지 본인의 '의지'가 없으면 안되는 여행이니까.
얼마 전에 본 예능 <꽃보다 청춘>에서 윤상이 청춘은 '용기'라고 말하던데,
이 책의 저자가 행한 수련여행을 두고 나는 청춘이라고 말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