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포차 상담소 - 한숨 한 잔, 위로 한 잔, 용기 한 잔
공병각 지음 / 시드페이퍼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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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주 한잔할래?"로 시작하는 이 책은 <잘 지내니, 한때 나의 전부였던 사람>으로 베스트셀러 반열에 오른 공병각의 신작이다. 그의 이름앞에 어떠한 수식어―여기서 말하는 수식어란 직업이다―를 붙이지 않은 이유는 그에게 이렇다 할 수식어가 없어서가 아니다. 오히려 수식어가 정말 많은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를 통해 ‘캘리그라피(아름다운 서체의 예술)’를 처음 접했던 나처럼 ‘캘리그래퍼’로 알고 있는 사람도 있을테고, 누군가는 실제 그의 직업인 그래픽 디자이너, 작가, 아트 디렉터,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알고 있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어떤 직업으로 불리우던지 간에 이 책의 저자 공병각은 인생 선배 공병각으로서, 나의 고민이자 이 시대 청춘의 고민을 상담해준다.

 

 

  <청춘포차 상담소>라는 제목답게, 정말이지 '포차'에서 선배의 밑바닥부터 쌓아온 경험치를 안주 삼아 마주 앉고 한잔 하는 듯한 느낌이 드는 것이 이 책의 매력 중의 매력이다. 

 

 

물론 사람들은 말하겠지. 그만 좀 피곤하게 살고 하던 일이나 열심히 하라고. 근데 그 사람들이 내 인생 대신 살아주는 거 아니잖아. 한우물만 죽어라 팠는데 그 우물이 수맥 끊긴 우물이면 어쩔래? 여러 우물을 파보다가 이거다 싶은 그 순간 집중해서 파는 거야. 아주 깊게. 이도 저도가 아니라 이것도 저것도 잘하면 되는 거니까. 네가 가진 가능성을 믿어보라고. 하고 싶은 일 맘껏 하면서, 또 도전하면서 우리 그렇게 살자.

 

- 공병각 <청춘포차 상담소> p.39

 

  저자보다 나이있는 독자가 읽는다면 조금 불편할지도 모를 반말투긴 하지만(^^;) 나는 이 문체(?)가 참 좋았다. 반말은 손아랫사람에게 하듯 낮추어 하는 말이기도 하지만, (대화하는 사람의 관계가 분명치 아니하거나) 매우 친밀할 때 쓰는, 높이지도 낮추지도 아니하는 말이기도 하니까. 어쩌면 내가 이 책의 많은 매력 중에 위와 같은 매력을 최고로 치는 건 나에게 있어서, 포차는 둘째치고 솔직 담백한 인생 이야기를 해주고, 상담해주는 인생 선배가 없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절대 자랑은 아니지만ㅠ.ㅠ)

 

 

  이 책은 크게 네 잔에 걸친 인생 상담이 펼쳐진다. (사진은 캘리(개인적으로 캘리그라피를 캘리라 줄여 부른다. 이하 캘리로 통일^^;) 중심으로 찍어서 안 나왔지만, 멀리서 포차를 찍은 사진, 술잔을 마주대는 사진, 술자리에 빠질 수 없는 안주 사진, 술자리가 끝난 후의 술자리 사진 등 포차에서 한잔 하는 느낌이 드는 사진들을 챙겨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잔마다 공통된 주제를 가진 챕터들이 있고, 챕터마다 그 챕터를 이끄는 중심 질문이 있다. 이때, 이 질문을 누가 했는지에 대한 정보가 없어서 좋았다. 질문자의 성별, 연령, 직업(전공) 등 이러한 사람이 질문을 했다~는 식의 정보가 없었기 때문에 이 질문도, 저 질문도 다 내가 던진 질문마냥 한층 더 집중할 수 있게 되었다. 또, 중심 질문에 대한 병각님의 답이 끝나면, 답에 관련된 더 깊이 있는 질문이 이어지는 것도 참 좋았다. 마치, 실제로 내가 이야기를 다 듣고 나서, 이야기를 들으며 궁금했던 질문을 묻는 것 같은 느낌이었달까. 무엇보다 막상 질문하라면 선뜻 못하고 끝끝내 못하는 경우가 많은 나로서는, 누군가 내가 하고 싶은 질문을 해줬을 때! 그 속 시원함을 느낄 수 있어서 좋았다는 것도 소감이라면 소감이려나?ㅎㅎ

 

 

 

 

 

  요건, 앞에서 설명한 적 있는 챕터! 병각님이 쓴 캘리와 그 제목에 맞는 디자인도 이 책의 매력 중 하나다. 챕터마다 멋지게 쓰여진 캘리와 그에 맞는 디자인으로 이루어져서 그런지 몰라도, 한 챕터 한 챕터를 마주할 때마다 책 표지를 보는 느낌이 들어서 좋았다. 너무 좋았던 나머지, 전 챕터의 여운을 곱씹을 새도 없이 다음 챕터에 빠져들게 되었지만 말이다(^^)

 

 

 

  챕터의 시작과 끝에 자리하는 병각님의 캘리. 챕터의 마지막에 자리한 캘리의 여운이 서평을 쓰는 지금까지도 가시질 않는다. 수많은 고민 끝에 본 서평의 제목을 '캘리그라피, 청춘을 만나다'라고 정한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캘리그라피가 주는 여운. 내가 캘리그라피를 좋아하는 이유 또한 여기에 있다. 

 

  어떤 감정을 미사여구로 구구절절 설명하지 않아도 글씨 자체에서 느껴지는 감정으로 표현할 수도 있단 생각에서 만든 첫 번째 책 <잘 지내니? 한때 나의 전부였던 사람>. 

 

- 공병각 <청춘포차 상담소> p. 168

 

  물론 캘리로 썼기 때문에 다른 글보다 튀는건 분명한 사실이지만, 한 글자 한 글자에 진심이 담긴다고 해야할까? (이렇게 말하면 다른 글들은 진심이 담기지 않은거냐- 싶을지도 모르지만) 나는 위 구절처럼 '캘리그라피'는 부연 설명 없이도 글씨 자체에서 감정을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까닭에 계속해서 캘리그라피와의 인연을 붙잡고 있는 것일지도. 그런 캘리그라피가 그 어떤 부연 설명 없이도 '아프니까' 한마디로 설명되는 '청춘'과 만난 것이다. 가만있자, 이럴 때 쓰는 단어가 있는데! 조우? (조우 : 우연히 서로 만남) 아니다. 이건... 운명이다!ㅎㅎ (물론, 과장을 좀 격하게 보탰다ㅋㅋ) 

 

  쓰디쓴 청춘이지만, 이 책을 만나 깊은 한숨 한 잔, 따뜻한 위로 한 잔,

다시 일어설 용기 한 잔 하고나니 이 청춘, 마냥 쓰디쓰지 않다!

 

 

p.s. 인생 상담에 있어서 본인의 경험을 안주 삼아 하는 것이기 때문에,  디자인이라던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아트 디렉터 등등에 관련된 전문적인 언급이 없진 않다는 것을 참고해야 할 것 같다. 하지만 걱정할 필요는 없다. 내가 그랬듯, 그의 직업(들)에 빠져들어 귀 기울여 이야기를 듣고 있을테니.ㅎㅎ

 

p.s. 나도 모르게 책 본문 사진을 많이 찍었다^^; 밑줄을 치고 또 치게 할 뿐만 아니라, 사진도 찍고 또 찍고 싶게 만든 마성의 책이다,ㅋㅋ

 

 

 

아래는 인상깊었던 구절 모음.

 

절대 남들이 한다고 그냥 따라 하지는 마. '이거라도 안 하면 도태되는 거 아니야?'라는 생각에 울며 겨자 먹기로 하는 건 정말 바보 같은 짓이야. 무슨 일이든 재밌게 해야 남아. 무엇보다 중요한 건 남기는 거야. 나한테 무언가 남기기.

- '뭐든지, 남는 장사를 해!' 中  

 

아무리 사소한 것이라도 내가 꿈꾸고 바라던 것들을 하나하나 이뤄가는 맛. 그거 정말 맛있어. 해본 사람마 느낄 수 있는 맛있는 맛. 꼭 한번 맛보길 바래...

- '독거남의 놀이터' 中

 

이것저것 욕심부려서 피곤한 내 인생은 결코 나를 가만두지 않겠다는 나와의 약소에서 비롯된 거야. '인생 참 피곤하게 산다'라는 말이 나에게는 훈장과도 같지. 인정받고 싶고 성공하고 싶어? 그럼 현실에 타협하지도 말고, 안주하지도 말고, 그냥 피곤하게 살아. "이게 최선입니까? 확실해요" 를 묻고 또 되물으면서.

- '세 잔, 인생 참 피곤하게 살자' 中

 

너도 아이덴티티를 지키는 일에 소홀하지 말았으면 해. 정체성은 정말 중요한 거니까. 난 디자인을 할 때도 늘 나다운 디자인을 하자고 다짐해. 사실 내가 작업한 것이 내 것 같지 않으면 굳이 내가 그 일을 할 필요가 없는 거잖아.

- '당신의 필살기는 무엇인가요?' 中

 

그리고 시간이 해결해 줄 거라는 말은 믿지 마. 그거 다 거짓말이야. 시간은 절대 해결해 주지 않아.

- '걸음마부터 다시 시작하기...'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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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로망 다이어리 - 사는 게 살짝 더 즐거워지는 45가지 위시리스트
여하연 지음 / 앨리스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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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난 '로망'이라는 단어를 좋아한다."라는 구절로 프롤로그를 여는 이 책은, 처음부터  

마음에 들었다. 프롤로그 속 구절처럼 "꼭 이루어져야 하는 것도 아니고, 헛되다 해도 

누구 하나 뭐라고 하는 이 없"기 때문에, 내가 이제껏 '로망'을 좋아해왔던 것 처럼 이 

책 또한 그러한 이유에서 마음에 들었다.



  이 책의 부제는 '사는 게 살짝 더 즐거워지는 45가지 위시리스트'인데, 여기서 주목할  

것은 '45가지 위시리스트'가 아니라, '사는 게 살짝 더 즐거워지는'이다. 저자의 45가지 

로망 리스트를 느긋하게 들여다보고 있노라면 나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이고 있고,  아 

가 나의 '로망'까지 되새겨보게 된다. 정말 맛있는 커피 한 잔-심야식당등 사람과 장소에 

대한 로망, 하얀 속옷이 주는 기쁨-서재 결혼시키기등 소소하나 사소하지 않은 로망,  

낮술과 그릇등 생각만으로도 즐거워지는 나만의 로망, 나이 든 '귀여운' 오빠들-내게도 

첫사랑이 있었어등 남자들에겐 차마 말하지 못한 로망이라는 4가지 챕터로 나누어진 

저자의 로망을 읽고 있으면 평범하다고 느껴질 법한 이야기도 마냥 평범하게 읽히지 

않는다. 그 이유는 '로망'이라는 단어에 담긴 힘도 있겠지만, 저자의 소소한 일기장을 

읽는 듯 하면서도, 카페에서 마주앉아 이야기를 주고 받는 느낌이 드는 이유도 한 몫 

하는 듯 하다.


  이 책을 읽고 나서, 안 그래도 차고 넘치던 내 로망 목록에 새로운 로망 하나가 추가됐다.

나와 '로망'에 대해 이야기 하길 좋아하는, 나의 둘 도 없는 친구에게 선물하기 - 그리고  

책에 대해 이야기하고, 다시금 서로의, 우리의 로망에 대해 이야기하기. 나의 이 로망 

은 이 책의 저자 여하연님의 말마따나 "마음먹으면 쉽게 이룰 수도 있는" 로망에 속할 것이 

다. 개인적으로, 온라인상에 올리는 책 서평은 이번 글로 처음이다. 서평을 잘 쓰고 싶었던 

심이 많았던지라 어떤 책으로 첫 서평을 시작할지도 나름대로 많이 고민했다. 고민 끝에 

이 책으로 결정한 이유는 앞으로도 계속될 나의 책 서평이 꾸준히 계속 되고, 쓴 글 마다

다 만족할 수는 없겠지만 쓴 나는 물론이요, 내 서평을 읽는 분들마다 다음 서평이 기다려 

지는, 읽었던 서평도 다시 읽게 하는 마음이 생기게 하는 서평을 쓰는 것이 나의 로망이기  

때문이다.  

"자신의 로망을 떠올리면서 행복해한다면 나의 큰 로망 중 하나가 이루어졌다고 할 수 있  

겠다."라는 저자의 로망이 소소하지만, 나로 인해 이루어졌다고 볼 수 있겠다. "로망을  

떠올리는 것만으로 매일매일 행복했던 나는 '로망에 대한 로망'을 꿈꾸고 있었는지도 

모른다."는 저자의 말처럼 나 역시도 내 로망이 이루어질 거라는 확신은 없지만, 끊임없이 

로망한다면, 이 로망으로 인해 평범한 나의 일상도 초콜릿처럼 달달하고, 레몬에이드 

처럼 상큼한 일상이 될지도 모른다는 기분 좋은 생각이 든다.

 

p.s. 책의 뒷 표지에서 '여자의 인생에는 로망이 필요하다!'라는 문구가 실려있는데,  

이 문구를 보고 책을 내려놓는 남성 독자분들에게 한마디 하자면, '남성의 인생에도  

로망은 필요하다'라고 말하고 싶다. '로망'자체가 성별에 구분없이 가질 수 있는 것이고, 

이 책을 읽고 지금 이렇게 평을 쓰는 본인 역시도 남성 분에게 추천을 받은 책이니 말이다. 

  또, 이 책의 아쉬웠던 점 한 가지. 글 한 편과 글 한 편 사이에 사진이 들어있으면 충분히 

글을 읽고 사진을 감상할텐데, 글 한 편 사이에서 문장이 다 끝나지 않은채로 한 면이 사진 

으로 채워져서 글을 읽는데 종종 끊기는 느낌이 들었다.  (참, 이건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독서 스타일이니 전혀 불편없이 책을 읽은 분들도 분명 있으시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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