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K는 나의 대학시절 룸메이트로 참 좋아하는 친구다. 성격도 다르고, 글 쓰는 스타일도 다른데, 취향 하나는 참 비슷하다. 가끔 좀 신기할 정도로. 성격을 말하자면 K는 불같은 성격이고, 나는 물같은 성격이다. (물같은 성격은 뭘까 근데, 쓰고보니 참 ㅋㅋㅋ 굳이 고치지는 않겠다, 정의내릴 수는 없지만 꽤 맞는 표현인 것 같아) 글 쓰는 스타일을 말하자면 K는 집약형 운문체고 나는 줄줄형 산문체다. 그런데 우리는 서로의 다른 글을 읽는 것을 좋아하고, 서로의 다른 성격을 좋아하고, 우리의 비슷한 취향을 또 좋아한다. 가끔 미니홈피의 음악을 좀 엄선해서 골라놓으면 꼭 우리의 K는 반응하고 열광해준다. 하하하. 물론 나도 그런다.

얼마 전, 날씨가 너무 좋아, 메신저에 접속해 있는 친구들에게 음악을 하나씩 추천 받았다. K는 자리를 비우고 있었고, 나머지 친구들 중에는 썩 마음에 드는 음악을 추천하는 사람이 없어 나는 그냥 내가 듣고 싶은 음악을 찾아 듣고 있었다. 잠시 후, 자리로 돌아온 K. 내가 남겨 놓은 메시지를 확인했다.

"K야, 오늘같이 살랑살랑 화창한 낮에는 어떤 음악을 들으면 좋을까?" (남겼던 메시지)
"음, 미안 지금 왔어. 혹시 000라는 노래 부른 그룹 누구인지 알아?"

하하하하하하 순간 나는 터져나오는 웃음을 참을 수가 없었다.

"왜?"
"나 지금 그 그룹 음악 듣고 있어"


2

K와 막 음악을 듣는 이야기를 하다가, K가 우리의 취향을 단 한마디로 일축해 주었다.
"우리는 '가난한 목소리'를 좋아하잖아"

하하하하하, 이렇게 명확한 표현이라니
기교없이, 조금 메마른듯한, 가난한 목소리, 아, 이 표현 정말 딱이었다.

그래, 우리는 가난한 목소리를 좋아하지
노래에 앞서는 목소리가 아니라, 노래를 살려주는, 가난한 목소리
꼭 잘 부르지 않더라도, 진심이 담긴 듯한 목소리, 노래....


그래서 우리 에쓰지워너비같은 노래는 떼로 들이밀어도
부담스러워서 못듣잖아
너무 풍성해서

(에쓰지워너비 이름 생각 안나서 인기음악순위 검색하고 온 사건 -_-)


시간이 흐를 수록,
노래를 부르는 기교보다는
노래를 만드는 마음을 따라
내 마음도 흐르게 되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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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기세덱 2008-04-14 02: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중에 A를 좋아하는 이유, 이런 것도 하나 써주세요...ㅋㅋㅋㅋ

웽스북스 2008-04-14 11:54   좋아요 0 | URL
A를 좋아하는 이유는 두개쯤 더 생기면 써보도록 할게요
(저한테 잘하세요! ㅋㅋ)

Jade 2008-04-14 03: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웬디양님 저도 K인데...ㅠㅠ

웽스북스 2008-04-14 11:54   좋아요 0 | URL
내가 K를 쫌 좋아하나봐요 그러고보니

아, 근데 세상엔 K가좀 많긴 하다
우리 제이드님도 가난한 목소리 좋아해요? ㅎㅎ

순오기 2008-04-14 08: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렇게 통하는 친구가 있다는 건 정말 행복이죠! 많이 좋아해도 될듯한 친구K를 위해 추천 한방!^^

웽스북스 2008-04-14 11:55   좋아요 0 | URL
흐흐 맞아요
K는 정말 사랑스러운 친구랍니다~

무스탕 2008-04-14 11: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게 통하는 친구는 정말 축복이에요 :)

근데 전 에쓰지워너비 댑따 좋아해요~~~ >_<
오늘 아침에도 그들의 음악을 들으며 출근했다는.. ㅎㅎㅎ

웽스북스 2008-04-15 09:28   좋아요 0 | URL
아 정말요? 흐흐흐
실은 가난한 목소리보다 에쓰지 워너비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더 많죠
그냥 제가 좀 취향이 그런가봐요~

노래는 참 잘해요, 그죠? ^_^

다락방 2008-04-14 12: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니까 웬디양님이 말씀하시는 '가난한 목소리'는 예를 들면 누구인가요?

웽스북스 2008-04-15 09:28   좋아요 0 | URL
히힛 ^^ 어제 말씀 드렸죠? ㅋㅋ

마노아 2008-04-14 13: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난한 목소리 하니까 롤러코스터의 조원선이 떠올랐어요. 나윤선도 떠오르는구나. 남자로는 루시드 폴이 생각나네요. 그 그룹은 누구였을까요^^

웽스북스 2008-04-15 09:29   좋아요 0 | URL
ㅎㅎ 소규모아카시아밴드였어요
누군가 맞히면 선물 드리려고 했는데 ㅋㅋ

도넛공주 2008-04-14 19: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흑흑...음악에 대해서는 아는게 없어서 글이랑 댓글 다 외계어같아요..

웽스북스 2008-04-15 09:29   좋아요 0 | URL
아, 그런가요? ^_^
도넛 공주님은 스윗~한 음악을 좋아할 것 같은데 말이죠~

아는 건 저도 없죠 ㅋㅋ
 

   
 

융 드립 커피의 특징은 다른 추출에 비해 기름지고 꽉 차는 풍부한 맛이라고 할 수 있다. 사람의 입맛은 점차 연한 커피에서 진한 것으로, 밋밋한 것에서 감칠맛 있고 깊이 있는 커피로 변하게 된다. 진한 커피의 진수는 뭐니뭐니해도 융 드립이다. 융 드립 커피는 커피의 오일 성분을 걸러내지 않고 그대로 추출함으로써 기름지고 진한 맛을 느낄 수 있다. 게다가 다른 커피에 비해 커피의 입자가 둥글어 입안에서 매끈거리는 느낌이 강하고, 그 여운이 입 안에 오래 남는다. 드립 커피의 역사가 긴 일본의 경우 커피를 볶는 많은 집들이 융 드립을 선택한다. 그만큼 융 드립 커피는 강렬하고도 긴 여운을 남기기 때문이다.

융 드립의 묘미는 충분히 많은 양의 커피를 굵게 갈아 천천히 방울방울 떨어뜨려 주는 것이다. 점점이 떨어지는 진한 커피는 그 맛이 입안에 꽉 찬 느낌이며 심장과 핏속으로 진하게 엉겨드는 느낌이다. 뿐만 아니라 작은 잔에 담긴 반짝거리는 그 칠흑같은 커피는 매혹 그 자체이다. 악마처럼 매혹적이며 죽음처럼 검고 유혹적인 이 한잔의 커피는 그 어떤 행복과도 바꾸고 싶지 않은 삶의 진수, 엑기스 그 자체이다. 흔히들 에스프레소를 커피의 정수, 본질과 같다고 이야기를 한다. 에스프레소가 바디감 좋고 묵직하여 맥주의 기네스와 같은 느낌이라면 진한 융 드립 커피는 위스키처럼 산뜻하면서도 깊고 그윽하다.

<커피 - 조윤정> 중 발췌

 

 

 

꿀꺽, 꿀꺽, 이 부분을 읽으며
나는 얼마나 침을 삼켰던가.
아, 융 드립 커피라니, 저 진득한 묘사라니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스으읍~ ^___________^

융의 관리와 보관이 어려워 일반인들이 마시기에는 조금 까다롭다는 
융 드립 커피

핸드 드립도 못하겠다며 손을 절레절레 흔드는 나에게
무려 융 드립이라니, 저 먼 꿈나라의 이야기 같지만

이 봄이 가기 전
광화문 <커피스트>에 찾아가면
이 책의 작가인 커피스트 주인장님게서 내려주시는
따뜻하고 감칠맛 나는 융 드립 커피 한 잔 얻어마실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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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4-14 00: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4-14 01: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4-14 01: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4-14 01: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Jade 2008-04-14 03: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 전 심리학자 융이 마셨던 드립커피라는줄 알았어요 ㅋㅋ

웽스북스 2008-04-14 11:55   좋아요 0 | URL
프하하하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어요~

융 드립 커피
프로이트 드립 커피
라깡 드립 커피

3종 세트~

도넛공주 2008-04-14 19: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집에서 매일 융드립으로 먹고 있는데, 전혀 어렵지 않답니다.그냥 융드립세트만 사시면 돼요(심지어 일반 드립세트보다 더 싸요)!

웽스북스 2008-04-15 09:30   좋아요 0 | URL
우오오오오!! 정말요? (휘둥글~)
당장 융드립세트 검색해보러 가야징

(아... 그런데 역시나 귀찮을 것 같은....)

세실 2008-04-15 13: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웅 저도 한잔 부탁드려요~~~

웽스북스 2008-04-15 23:40   좋아요 0 | URL
그전에 드립연마를 좀 해야할텐데 말이죵 ㅋ

네꼬 2008-08-27 13: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땡스 투.
:)
 


1

꽃을 보고싶어, 집에 가는 길에 사모님께 문자를 보냈다. (음, 그러니까 목사님 사모님, 뜬금없이 사모님이라고 쓰니, 어쩐지 사장님 싸모님 이런 기분이기도 하다) 사모님은 예배를 위해 토요일에 종종 꽃시장에 가시는데, 내일 아침에 꽃시장에 가실 거면 저좀 데려가 달라는 요지의 문자였다. 그런데 사모님께 답장이 이렇게 왔다. (딱 이렇게 온건 아니고, 몇번에 걸쳐 왔다갔다하는 문자를 조합해보면)

"선아야, 내일 꽃시장은 안가고, 꽃구경 갈 거야. 집 근처에. 벚꽃이 정말 예쁘게 피었어. 여의도도 갈 필요 없어. 축제도 하고, 환상적이야. 이리로 와. 아침에 모닝커피 마시고 같이 가자"

당연히 나의 게으름으로 모닝커피는 마시지 못했지만, 나는 나름 스물아홉의 마지막 봄에 이쁘게 사진한장 찍어보겠다며 원피스에 구두를 신고 산책로를 우아하게 거닐겠다고 생각하며 사모님을 만나러 갔다. 그런데, 어라, 분위기가 좀.

"사모님, 거기가 어딘데, 그렇게 벚꽃이 이쁘게 핀 거에요?"
"응? 나도 몰라, 안가봤는데"
"뭐에요, 예쁘다면서요"
"그래야 니가 오지~"

아, 그러니까 난 사모님한테 낚인 거였다 ㅜㅜ 사연인즉슨 농협에 계신 모 집사님이 목사님 어머님(그러니까 사모님 시어머님)께 주말농장을 분양해주셨는데 그 집사님이 지금 농촌진흥센터인지, 암튼 그쪽 행사로 센터 내 주민들을 상대로 한 벚꽃 축제 진행을 위해 그쪽으로 가 계시고, 사모님은 목사님 어머님(그러니까 시어머니)과 함께 주말농장을 보러 가기 위해 모 집사님을 만나러 그 곳에 들러 벚꽃을 함께 보고 주말 농장으로 간다는 계획. 어라, 분위기가 좀. (다행히 목사님 어머님께서도 나를 좀 예뻐하신다 -_-v)

다들 가족 단위로 모여서 청바지에 운동화신고 잔디밭을 뛰노는데, 나홀로 다른 풍경을 지니고 서 있는, 그 곳에 어울리지 않는 사람이 된듯 하다. 꽃길을 한바퀴 걷긴 했는데, 어째 영 짧고, -_- ㅋㅋ 주말농장에 갔을 때는 더더욱 가관이었다. 하하하. 완전 낚였어.

그래도 모처럼 사모님과 차를 마시며 케잌을 먹고 수다를 떨며 여유로운 한때를 보냈다. 아름다운 풍경에서 제대로된 사진은 찍지 못했지만, 풍경보다 즐거운 기억을 남겼으니 됐다. 하하하. 아무리 생각해도 좀 웃긴 하루.

2

사모님과 헤어져 잠시 쇼핑을 하겠다며 근처에서 내려 이것저것을 둘러보는데, 딱 마음에 드는 선글라스 발견! 그 선글라스를 쓰기 전에는 오오 난 정말 아무 선글라스나 잘어울리는군, 하며 말도 안되는 감탄을 하고 있었는데, 그 선글라스를 쓰고 난 후에는, 흐, 어째 다른 선글라스는 어울리지가 않는다. 심지어 지난 2년간 잘 어울린다고 믿으며 쓰고 다녔던 나의 현재 선글라스도 안어울리는 것 같다. (집에와서 쓰고 확인해본 결과 -_-) 그렇지만 가격은 나의 최대지불의사를 한참 넘어선 가격이다. 최대지불의사가 좀 적긴 하지만 ;; -_-

백화점을 나오며 C에게 문자를 보냈다. C야, 딱 마음에 드는 선글라스를 봤는데 가격이 00야. C의 답장은 나의 예상에서 한자도 더하지도 빼지도 않은 그대로였다. "참아라" "참을 필요도 없어, 못사, 미련없이 뒤돌아 나왔어"

그런데 나는 지금 그 선글라스가 아른아른거리고, 두달간 책을 안사고 커피를 안마시면 그 선글라스를 살 수 있다는 사실에 꽂혀 있다. 하지만 난 지금까지 '먹는 돈을 아껴서' 뭘 사본 기억이 없다. 살 수 없을 것 같으면 안사고, 부족함 없이 먹고 살면서도 살 수 있을 것 같은 것들만 샀다. (그래서 비싼 물건을 가져본 적이 별로 없다 -_-) 지불능력 너머에 있는 물건을 할부로 사본 적도 없다. 이번달 월급과 통장 잔고로 살 수 없을 것 같으면, 그냥 안샀다.

이렇게 쓰고 보니 굉장히 비싼 것 같지만 -_- 그렇지는 않다. 뭐 산다면 충분히도 살 수 있는 가격이기도 하고, 그보다 훨씬 비싼 선글라스들도 많다. 허나 내겐 그 가격을 주고, 고작 한철 눈에 두를 뿐인 그 무엇을 산다는 건 참 스스로 사치스럽게 여겨진다. 그래서, 미련없이 돌아서긴 했는데.....


자꾸 미련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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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좋아 2008-04-13 00: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단 사요.
후회는 나중에 해도 늦지 않아....(퍽)

웽스북스 2008-04-13 00:41   좋아요 0 | URL
이봐요이봐요 이거 진짜 차좋아님스러운 발언인거 아시죠? ㅋㅋㅋ
봄도왔고, 우리향편님이랑 차한잔 해야되는데 ^_^

개인주의 2008-04-13 08: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뭐 어때요.. 지르고 갚으면 되지..-_-)> 다음달 자동이체때 두통만 해결하면 될뿐..

웽스북스 2008-04-13 12:33   좋아요 0 | URL
ㅎㅎㅎ 누피님...ㅋㅋㅋㅋ
저 근데 사실 카드값으로 합계되서 나오면
또 잘 모르고 별 감각 없고 그렇긴 해요

하나 사고나면 본능적으로 좀 균형을 맞추나봐요
(어라 이러다 사겠다 ㅋㅋㅋ)

2008-04-13 11: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4-13 12: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4-14 19: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도넛공주 2008-04-13 11: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단 일주일을 참다가 다시 가봅니다.그때에도 여전히 처음처럼 좋다면 사세요.경험상 다시는 똑같은 물건 찾기도 쉽지 않고요...근데 선글라스는 사본적이 없어서,유행 타나요? 안 타는 아이템이라면 더더욱 사셔야죠.(불을 지르고 있다)

웽스북스 2008-04-13 12:36   좋아요 0 | URL
흐흐흐 도넛님 최고에요 ㅋㅋㅋ
사실 선글라스도 은근 유행을 타더라고요
늘 새로운 것들이 나오니까요

그 새로운 것들을 묘하게 이전 것들을 촌스러워 보이게 만드는
놀라운 재주를 가지고 있어요 그죠?

비로그인 2008-04-13 11: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웬디님 보고싶어요.
뜬금없이 일요일아침부터.
프랑스영화 숙제하다가.크크 ^^
근데 하늘이 구리구리 해요.

웽스북스 2008-04-13 12:37   좋아요 0 | URL
어 그런가요?
나는 날씨가 좋다고 생각했는데, 정신이 이상한가봐요 ㅋㅋ

그런데 리사님
나는 뜬금없는 걸 참 좋아해요 뭐든 ^_^
뜬금없을 때 생각나는 게 진심이라고 믿거든요

그래서, 고마워요

웽스북스 2008-04-13 21:34   좋아요 0 | URL
으흑 오늘 산 기본티가 꽉 끼어서 아무래도 먹는 것좀 줄여야 할 것 같아요
칙촉 먹고 싶었는데 옆에 놓고 구경만 하고 있는 중 ㅜㅜ

먹는 것 줄이면 살빠지고 돈아끼고
그럼 또 뭔가 더 살 수 있는데
아, 참 말처럼 뭐든 쉽다면 얼마나 좋을까!

순오기 2008-04-13 12: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난 안경 도수가 너무 높아서 선글라스도 크게 못 맞춰요. 마구 팽팽 돌아가니까 최대한 작게...그랬더니 완전 시각장애인 안경이 됐다지요.ㅠㅠ아가씨때 안사면 결혼해선 자기 위해 뭘 사기는 힘드니까, 지금 마구 질러도 돼요~ㅎㅎㅎ

웽스북스 2008-04-13 21:35   좋아요 0 | URL
아.... 저는 렌즈를 껴서요
선글라스는 그냥 일반 선글라스를 사요

도수를 넣으면 렌즈를 빼고 가야하는데
그럼 실내에서도 선글라스를 끼고 있어야 하잖아요 ㅋㅋ

그나저나 오늘 또 보러 갔다가 다시 되돌아왔어요

마노아 2008-04-13 13: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선글라스가 어울렸던 적이 한 번도 없어서 비슷한 경험이 없어요. 모자도 절대 안 어울리는 나의 네모진 얼굴이라니...아, 가심이 미어져요..;;;

웽스북스 2008-04-13 21:35   좋아요 0 | URL
아 정말요?
마노아님은 있는 얼굴 그대로가 예뻐서 그런가봐요

가리면 가릴수록 보기 좋은가봐요
검을수록, 클수록 잘어울려요 ㅋㅋㅋ

Mephistopheles 2008-04-13 15: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할부도 친구처럼 쉽고 빠르게...
할부도 친구처럼 쉽고 빠르게...

웽스북스 2008-04-13 21:36   좋아요 0 | URL
제 친구들이 좀 전체적으로 느릿느릿하고 까탈해요 ㅋㅋㅋ

다락방 2008-04-13 19: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요 사.
참지마요 참지마.


나도 요즘 썬글라스 하나 사둬야겠다, 뭐 이러고 있어요. 그래봤자 한번도 사지 못하고 여태 살아오긴 했지만요. 사요 사!!

웽스북스 2008-04-13 21:36   좋아요 0 | URL
엄훠, 다락방님 선글라스 디게 잘 어울릴 것 같은데...!!
오늘 다시 보러 갔다가 또 그냥 되돌아 왔는데 ㅜㅜ
저 은근 소심해요 하여튼 ㅋㅋㅋ

해적오리 2008-04-13 22: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만 생각해보니 제 선글라스가 10년이 되었다넌... ㅋㅋㅋ 제가 암 생각없이 사는게 확 드러나버리는군요. ^^;;;

전 오늘 산에 가서 꽃구경 많이 했어요. 부럽죠? ^^

웽스북스 2008-04-14 00:55   좋아요 0 | URL
10년 된 해적님의, 이제는 친구같을 선글라스도 부럽고
오늘 꽃구경도 부럽고 ^_^ 헤헤헤

전 공원을 걸어다니기만 했는데도 삭신이 쑤셔요 ㅋㅋ

시비돌이 2008-04-13 22: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만 생각해보니 제 선글라스가 20년이 되었을까요? 제가 암 생각없이 사는게 확 드러나는걸까요? 전 오늘 산에 안 가서 꽃구경을 많이 하지 못했습니다. 안 부럽죠? ^^ 세상 살다살다 댓글을 다 표절하는군요.

웽스북스 2008-04-14 00:56   좋아요 0 | URL
가만 생각해보니 제 선글라스는 2년이 되었을까요? 제가 암 생각 없이 사는 게 전혀 드러나지 않죠? 전 오늘은 산에 안갔지만 꽃구경은 제법 했습니다. 부럽나요, 안부럽나요? 살다살다 표절한 댓글을 다 보게 됩니다. 흐흐.

해적오리 2008-04-14 08:29   좋아요 0 | URL
시비돌이님 오랫만이에요. ^^
님께서 제 댓글을 표절하시다니 근래에 보기드문 영광이옵니다. ^^
봄꽃 빨리지는 거 같은데 지기 전에 구경 함 다녀오세요~

웽스북스 2008-04-14 11:56   좋아요 0 | URL
시비돌이님은 꽃보다아름다운 지혜린양과 함께 살아서
꽃구경이 따로 필요 없으실듯 ^_^

2008-04-13 23: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4-14 00: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L.SHIN 2008-04-14 11: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별자리 운세를 다시 읽어보시고...스스로 자문해 보세요.
"내가 이걸 사고 후회할 날과 즐거워 할 날중 어느게 더 많은가?"

저도 예전에 파리에서 만든 선글라스를 충동구매했다죠. 그리고 몇년 안되 잊어버렸죠.
그런데 선글라스는 오래 못가요. 몇년이면 질리게 되거든요.

웽스북스 2008-04-14 11:57   좋아요 0 | URL
ㅎㅎㅎ사실 후회야 순간이죠~
질리게 된다는 게 문제에요 정말

그나저나 그 별자리 운세, 정말 신통하단말이죠 ㅋㅋ
 
[중고] 참말로 좋은 날
성석제 지음 / 문학동네 / 2006년 12월
평점 :
판매완료


제목의 반어법에 깜빡 속아넘어갈 줄이야, 너도 우울한 책이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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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선생님이 Y대 신학대학원에 미국신학사를 강의하시기 위해 금요일마다 서울에 오신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함께 모임을 하고 있는 I가 이번에 그 학교 국문과 대학원에 입학을 해 내일 당장 찾아가서 선생님을 뵙고, 우리 모임에도 한번 와주십사, 하겠단다. 우리도 6월에 미국 종교사를 함께 읽기로 했기 때문이다. 아, 큰일이다. 흥분한 I에게 그러지 말아줘, 할 수도 없고, 모임에 내가 있다는 얘기는 말아줘, 라고 오버를 할 수도 없고. 이렇게 결국 선생님을 뵙게 될지도 모르겠다. 이렇게 단체로 모임 안에서 어머, 그간 안녕하셨어요 선생님, 하며 아무렇지도 않게 뵙게 되느니, 차라리 메일을 드려서 H와 따로 금요일 식사라도 한번 대접하는게 어떨까 싶은 생각도 들었는데, 모르겠다, 참 어렵다.

2

어제 비에 유난히 꽃떨어질 것 걱정을 하는 사람이 내 주위에 많았다는 걸 알고 놀랐다. 잊고 있었다. 주변 사람들도 함께 나이를 먹어가고 있다는 것을. 나의 목련은 오늘 퇴근길에 보니 벌써 잎가가 누렇다. 목련의 자존심을 지켜주기 위해, 멀리서 목련을 봐주었다. 여전히 예쁘다,고 얘기해줬다.

3

출근할 땐 감기에 걸리고, 퇴근할 땐 온몸의 진이 쪼옥 빠져나가서 집에오면 10분 정도를 아무것도 안하고 누워있다. 그러고나면 쌩쌩해진다. 그리고 다시 아침에 출근할 땐 감기에 걸리고. 하하하.

4

계절만큼 정직한 게 또 있을까? 날이 좀 더워진다 싶더니, 집에 모기가 날아다닌다. (까지 쓰고는 방금 일어나서 잡았잖아 ^-^v) 봄옷을 사야겠다는 의지가 소멸됐다. 좀만 버티다가 여름옷이나 사자 -_- ㅋㅋ

5

새로 오실 실장님과 면담을 했다.

회사 생활에 어려운 점은 있나요? / 아니요 특별히 없습니다
팀원들간의 관계는 어떤가요? / 저는 즐겁게 잘 지내고 있는 편인 것 같습니다.
앞으로 하고 싶은 업무는 어떤 것들인가요? / 현재 업무에 전문성을 더해서 가져가고 싶습니다

그리고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가 결론은
아무 문제 없이 원활하게, 업무에도 만족하고 관계에도 만족하며 회사생활을 잘 하고 있는 사람
으로 나버렸다. 하하하.

저기, 꼭 그렇지만은 않아요 실장님....이라고 이야기를 하자 무엇이 문제냐고 물으시기에
나는 또 침묵했다
아침마다 대빵대빵 출근하기 싫어요, 라고 말할 수는 없지않은가 ㅜㅜ

면담을 마치고 팀장님께,
저 완전 초긍정적으로 회사생활 잘 하고 있는 사람이 됐잖아요, 라고 이야기하자
우리 팀장님 마구 웃으신다

그리고 뒷편에 나는 한마디를 덧붙였다
그렇게 된김에, 한번 그렇게 살아보려고요 ㅎㅎ


6

오늘 팀장님과 함께 본 GP506은 조금 과도한 것 같기도 하고, 조금 부족한 것 같기도 한
좀 많이 아쉬운 영화였다

조현재는 피를 튀기고, 숯검댕을 묻혀도 참 잘생겼으나,
여전히 그는 '안드레아' 이상의 역할을 만나지 못하는구나


최고의 대사는 '나는 외과 전공의란 말이요' (공수창감독님, 유머도 쫌 하시나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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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histopheles 2008-04-11 00: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 알아서 잘 하시리라 믿겠습니다. 저녁식사대접은 간장게장으로?
2. 목련이 고맙다고 전해달랍디다.
3. 혹시...성수선님의 책에 써있는 표현을 빌리자면 웬디양님도 "짐승"인 것인가요?
4. 온난화로 인해 가장 편안한 계절인 봄과 가을이 점점 줄어듭니다. 서글픕니다.
5. 혹시 궁금한 것 있으면 말해보세요 / 대체 메피스토는 어떻게 생겼습니까?
6. 음..음..볼일은 없는 영화이겠지만...글쎄요. 고립된 군인 연작씨리즈가 먹힐까 모르겠습니다.(알포인트는 분명 웬디양님은 꺄아 하면서 봤을 꺼라 예상 중..)

웽스북스 2008-04-11 01:05   좋아요 0 | URL
1. 아 모르겠어요 ㅜㅜ (어쩌면 좋을까 ㅜㅜ)
2. 아이쿠, 목련의 마음도 막 읽으시구
3. 어랄라, 그게 뭐였떠라? (읽고 막 까먹고 ㅜㅜ 찾아볼래도 책은 이미 다른사람에게 줘버렸고 ㅜㅜ)
4. 그죠그죠 너무 서글퍼요 난 봄가을이 정말 좋은데, 벌써 모기라니 얘들 11월까지 사는데 말이죠 ㅜㅜ
5. 맞아요 그것보다 더 궁금한건 없어요
6. 빙고! 꺄아 하면서 봤지요, 멋져서 꺄아 무서워서 꺄아

푸하 2008-04-11 01: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침마다 대빵대빵 출근하기 싫어요,"이 말씀하셨다면 실장님 대답 "나도 이질문하기 대빵대빵 싫어요" 했을지도...^^
그다음에 "우리 놀러갈까요?"하고 간부 몰래 하루 노는 거 성공했을 수도 있겠어요.ㅎ~

웽스북스 2008-04-11 01:05   좋아요 0 | URL
그런가요? ㅎㅎ
일단 처음이라 좀 재보고, 이미지관리해보고 해야되요
그런데 저에대한 선입견이 없으신 분이라, 좀 걱정이에요 ㅋㅋㅋ

(먹고 들어가는 게 없다는거)

그나저나 저도 방금 푸하님 집에 댓글달고 왔는데 ㅋㅋ

다락방 2008-04-11 08: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오늘은 알람을 끄고 걍 자서 늦게 일어났거든요. 그런 주제에 아침밥까지 듬뿍 먹고 오느라고 7분 지각했잖아요. 하하하하.

아이고, 지각하겠네, 그래도 아침은 먹자, 먹고 살자고 하는 일인데, 이러면서 밥을 꾹꾹 씹어먹었어요. 하하하하. 저도 초긍정적인 직장인인가봐요.

아, 그런데요 웬디양님.
아침에 출근할때 감기에 걸리는게 아니라 혹시 알러지성 비염이 있으신거 아닐까요? 계절이 바뀔때마다 저도 앓곤 하거든요.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나이들수록 괜찮아지지만 말입니다.

웽스북스 2008-04-11 23:06   좋아요 0 | URL
흐흐 다락방님 저 아침에 이 댓글 보고 막 웃었잖아요 흐흐흐
여유로운 다락방님의 모습이 마구마구 그려져요

저는 아침을 안먹어요
중학교 때부터 안먹어서 이젠 거의 습관이 돼버렸지요
대신 전, 잠을 택해버렸답니다
아 세상에서 아침밥보다 달콤한건 아침잠이에요

도넛공주 2008-04-11 10: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목련 이야기가 가장 아름답게 느껴져요.그리고 제가 보기에도 웬디양님 긍정적인 씩씩 커리어우먼이신걸요.

웽스북스 2008-04-11 23:07   좋아요 0 | URL
도넛님, 그 얘기 우리 사장님한네 쫌 전해주시겠어요? ㅋㅋㅋ
목련 이야기가 아름다웠다니, 감사합니다 (__)

개인주의 2008-04-13 08: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목련을 못 본지가 어언... 고3때 목련나무가 3층(이었나;) 교실창까지 뻗어서 꽃을 피웠었는데..

웽스북스 2008-04-13 12:38   좋아요 0 | URL
와, 3층까지 뻗은 목련나무라니,
아래에서 전체를 보면 꽤 멋진 나무였겠어요

그런데, 그래서 고3이 몇년전이었다는 거에요? ㅋㅋ

개인주의 2008-04-13 16: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수령님이 돌아가신 해 였다고만.....;;;;

웽스북스 2008-04-13 21:37   좋아요 0 | URL
음..... 제가 그 때 중2였으니까....그러니까...^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