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의 풍경 - 잃어버린 헌법을 위한 변론
김두식 지음 / 교양인 / 200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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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법에대한 나의 가장 큰 불만은 당췌 모르겠다는 거고,
마음에 안드는 법을 고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모르겠다는 거고

내가 피고로 재판 '당할때' 보면 잘난척하는 판사들이 재수없다는 거지.
늘 회사편만 손들어주면서 마치 객관적인척하고  공정한척하는 그 가증스러움.

^^*

2.
1년전에 8개월동안 감옥에 갇혀 있으면서 읽은 책들중 하나였다.
시간이 없어서 리뷰를 못쓴것은 아니고, 쓰기 싫은것도 아닌데
딱히 왜 그래서인지는 모르겠는데, 아니
아마도 법에 대한 내 불편한 심기를 너무 많이 드러내는 글을 쓰기 싫어서 였겠지.

3.
매우 편안한 문체로 깎듯하게 '...입니다.' '...습니다' 하고 말한다.
과거의 자기 경험으로 부터 쉽게 다가 온다.
법에 대한 그의 철학이 옳고 그르고의 문제가 아니라
저 위 높으신 양반들이나 말할수 있는 법을 시민사회가 말해야 한다고
매우 인간적으로 편안하게 말하는 미덕이 가장 크다.

솔직하고 용기있는 사람들의 발언은 겸손하고 소박해도 힘이있다.

글을 매우 잘쓰기도 한다. 쉽게 쓰는 것에 대한 그의 철학에도 동의한다.

4.
다만 나는 여전히 불만이다.
인혁당 사건에 대해 정부가 공식적으로 사과했다는 신문기사를 보았으나
반성하는 판사를 보지 못했다.
기자들이 전화했을때 노코멘트였거나, '지금 복수하자는거냐?' 고 질문하더라고 신문은 썼다.
죄없는 사람을 독재권력을 위해 사형시키는 짓을 해놓고,
그것이 밝혀졌는데, 여전히 권력의 핵심에 앉아서 '법'으로 먹고살며
반성하지 않는 그 오만한 것들에게 나는 화가나고....

결코 잊지 않을 것이고,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

5.
법이 행한 난폭한 폭력과 그 기득권으로 인한 부패함에 비해
김두식의 글이 너무 점쟎아서 나는 화가난다.
그는 참 너그럽고 부드럽게 말한다. 나는 그게 못마땅하다.

아마도 그는 법이 제대로 운영되면 차별이 없어지는데 기여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는것 같다.
이런 대목에서 근본적으로 그는 법을 옹호한다.

감시와 폭력으로 점철된 법의 역사를 알면서도 여전히 그런 신뢰를 갖을 수 있는 그에게

나는 살짝 의문을 갖고 있다.
조용히 말로해서 바뀔거라고? 기득권을 가진 저 오만한 귀족들이 내놓는다고?
그리하여 법이 소수의 권력을 위해서가 아니라 인권과 평등을 위해 기능할거라고?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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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르미따
프란시스코 시오닐 호세 지음, 부희령 옮김 / 도서출판 아시아 / 200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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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아시아' 라는 말에는 이미 주류를 벗어난
식민지의 가난한 기억과 민족해방을 위한 열정과
콧대높은 이방인들의 규정지움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고뇌가
결코 미워할 수 없는 무능한 핏줄처럼, 삶을 포기하지 않는 흙처럼

그러나, 아시아가 스스로 말하는 것을 오래도록 본적이 없다.

2.
'팔레스타인의 눈물' 그속에 있는
포기하지 않는 희망이, 삶에 대한 애정이
혹은 참혹하고 두꺼운 현실에 대한 냉소까지
그 모든것이 무겁지만 깊은 울림이 있었다.

아시아 출판사를 신뢰하고 싶은 이유이다.

3.
예쁘게 만들어진 책. 에르미따 처럼.

4.
작자서문이나 편집자 서문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글, 그 자체로 승부한다기 보다는 변명과 사족으로 독자들을 혼란스럽게 할 뿐이라고,
그런데, 호세의 서문에 공명한다.
문학과 작가에 대한 그의 서문에 동의한다.
부디 슬프지 않은 책이길 바라며, 슬픈 아시아는 더이상 알고 싶지 않다고 생각하며
책을 읽기 시작했다.

5.
매춘, 창녀를 소재로 해서 지지리 궁상떠는 스토리를 잘 안다.
본의아니게 창녀가 되어, 벗어나려고 아무리 노력해도 안돼고
원하지 않았는데 생긴 아이는, 잘 키우지 못하고
결국 잘 팔리지 않는 늙은 창녀가 되어 병들어 죽는 스토리.
불쌍한 여자들에대한 사회적인 정의는 폭력적이고
그녀들을 소재로하는 스토리들은 뻔뻔스럽게 관음증을 드러낸다.
불쾌하고 한심한.

6.
감히, 원해서 창녀가 되어 '복수'한다는
만화적 상상력이 아니라
필리핀 역사와 현실에 기반해 홀로 우뚝 서서 당당한 창녀 에르미따는
엄살떨지 않고 징징거리지 않는 여자다. 다행이긴 한데....

7.
석연치 않아.
필리핀의 현대사를 보여주면서 왜 창녀여야  하지?
끊임없이 외세에 몸을 파는 역사때문이라고? 정말?

세계 여기저기를 다니며 최고급 창녀들의 매춘 관광을 할수 있는
자들의 섹스스타일에 나는 관심없다.
'온갖 어려움을 이겨낸 현명한 지도자'의 매춘관광이라니,
그리고 그가 에르미따를 아버지처럼 사랑한다고? 내 참.
재수없어라.
필리핀 현대사가 고통으로 일그러진 고급창녀라고?

출생의 비밀, 아름다운 아니 거부할수 없는 외모, 복수, 고급창녀,
돈많은 사람들과의 우아한 관계,
시드니 셸던, 그리고 끊임없이 재생되는 드라마의 스토리 구조.

필리핀의 위선적인 상류층에 대한 풍자를 왜 이런 방식으로 해야 하는지 알수없음.

8.
필리핀이 스스로 발언하는 것을 처름 읽었는데,
미국의 스타일과 구별하기 어려워 놀람.

미국의 스타일과 다를 이유가 없는 것을 내가 원하는 것인지 생각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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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제왕의 생애 (반양장)
쑤퉁 지음, 문현선 옮김 / 아고라 / 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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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스토리도 캐릭터도 아니다.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힘은 감각적인 이미지의 문장이다.

2. 김별아의 미실이 그랬고, 샨사의 측천무후가 그랬다.
한문장 한문장 나무랄데없이 예쁘고 화려하게 씌여진 미문의 소설들이 나는 멀미가 났다.
김별아와 샨사를 다시 읽지 않고 있는데,
쑤퉁을 다시 읽어려면 화려할 뿐 지루한 이미지들을 감당할 용기가 있어야 할거다.

문체, 이미지가 너무 화려해서 이야기의 흐름이 의미가 없고
문체와 이미지가 주제를 가리는 것이 아니라 우아한 이미지, 그 자체가 전부인.
소설들이 나는 지루하다.

무엇보다 세련되게 위선적이라고 느낀다.
다만 아름다움을 위한 아름다움은 매우 정치적이며
노골적인 비어있음은 순수하지 않을 뿐더러 아름답지도 않다.

화학약품 냄새가 나는 독한 향수, 는 나의 취향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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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아 꽃아 문 열어라 - 이윤기 우리 신화 에세이
이윤기 지음 / 열림원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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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잘만들어진 책이다.
열림원이라는 출판사에서 이윤기라는 작자의 의도를 최대한 존중하며
그에 걸맞는 화보와 시원한 편집으로 '신화' 스럽게
옛이야기에 걸맞게 내놓았다.

2. 고집스럽게 신화의 영역을 파고들고 있는 노작자의 지혜가 돋보이는 대목은
신화, 이 허구의 이야기를 지어낸 옛 사람들,
이땅에 먼저 살다간 모둠살이 사람들의 속깊은 마음을 읽는 부분들이다.
그래서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며 사랑받은 이야기들의 매력이 무엇인지 말하는데

결국은 활자로 씌어지는 현대의 소설이나, 시나 문학도 그러하지 않을까?
자기정체성을 찾는 인간, 사랑하는 인간, 성욕을 탐내는 인간....
문학의 근원지를 쫓아올라가니 거기
'솔직담박하고 멋스러운 옛사람의 삶이있더라' 는 것을

할아버지가 손자에게 자장자장하며 들려주듯이 편안하게 풀어준다.

3. 다만, 반복이 많다.
앞에서 한말을 자꾸 뒤에서 또 반복하니, 책을 두껍게 만들려는 의도인지,
독자를 바보로 아는 것인지,

꽃같은 말도 자꾸 들어면 지루하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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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미스터리한 일상
와카타케 나나미 지음, 권영주 옮김 / 북폴리오 / 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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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추리소설 답지 않다.
월별로 이루어진 이야기들이 다 모여서 다른 하나의 미스터리를 숨기고 있는 구조인데,
일본문화를 잘 모르는 우리는,
혹은 일본사람이라해도 작자가 숨긴 퍼즐 조각들을 미리 맞출수 있을 것 같지는 않다.

또한 그 퍼즐들을 다 맞추어야 재미있는 것도 아니다.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에서 살짝 벗어난 아웃사이더인듯이 보이는 사람의 일상에 대한 관찰기.

알고보면 우리 일상이라는 것이 그리 심심하지도 않고,
알고보면 살면서 격는 사건들이 다 그 일상들에서 미리 힌트를 우리에게 주고 있다는,
보통 사람들의 범상치만은 않은 일상에 대한 이야기.

제목에 미스터리가 들어가긴 하는데, 굳이 미스터리 추리소설로 구분할 이유도 없을 것 같다.

2. 독한 엽기 호러나, 충격적인 반전이나, 치밀한 스릴러를 원하는 분은 안읽는게 좋겠다.

심심하고 가볍지만 흔들리는 지하철 안에서나,
한참 머리복잡한 논문들에 질린 사람들이 바람쐐듯이 잠시 머리를 식힐수 있는 편안한 미스터리.

읽고나서 무서워서 밤잠이 안올일도 절대 없는 안심 미스터리이다.
12편의 수준의 편차도 좀 나서 어떤 것은 함량이 좀 떨어지기도 하는데,
작자의 데뷔작이라니까 그러려니 하고   

그래도 재미있는 이유는 인물들의 캐릭터와 소재들이 서로 잘 어울리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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