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바꾼 법정
마이클 S. 리프.H. 미첼 콜드웰 지음, 금태섭 옮김 / 궁리 / 200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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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올해 초였던가 작년 말이었던가, 한겨레 신문에 왠 검사가 '(경찰, 검찰) 조사받는 법'을 총4회에 나누어 연재하려다가 딱 한회만 쓰고 그만둔 일이 있다.

그 검사는 경찰이나 검사에게 조사받는 사람에게 원래 있는 권리인데 사람들이 모르고 있거나 알고도 실천하지 못하는 권리들을 가르쳐 주는것으로 첫회의 연재를 시작했었다. 그랬더니 대한민국 검찰이라는 동네가 난리가 나서 한마디로 말하면

"너, 미쳤냐? 너도 검사쟎아. 너도 우리편이라구. 그만둬. 안그만두면 너 이바닥에서 밥 먹고 살기 힘들어질걸." 하고 협박을 했고, 더러우면 그 바닥 뜨면 된다고 생각할 줄 모르겠지만, 뜨면 변호사 해야 하는데 그 바닥과 사이가 좋아야 전관예우 받고 먹고살지, 실은 변호사도 그바닥이거든. 그래서 꼬리내리고 얼마후 변호사로 개업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실은 나는 궁금하다. 아마도 그는 변호라로도 밥먹고 살기 쉽지 않을거다. 잘난척한 새파란 후배를 그바닥의 검사출신인 판사들이 예뻐하겠어. 오히려 판사들이 약속이나 한듯이 그 변호사의 사건이라면 무조건 형을 세게 하는 치사한짓을 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어도 나는 놀라지 않을 것이다.

하여튼 그때

"아니, 세상물정 모르고 감히 '상식'적으로 법을 얘기해놓고, 곰방 이렇게 꼬리내리는 이 검사는 누굴까?"하는 생각을 했는데 그가 이책의 옮긴이 금태섭이다.

음---, 세상물정 모르고 잘난척한 댓가로 고생을 하고 있는지 아니면 후회하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나처럼 후련해하며 박수친사람도 있으니, 비록 지금은 꼬리 내렸더라도 부디 속으로 칼을 갈고 있기를 바래본다.

2. 법학과 학생들의 기본교양서 정도의 책이다. 금태섭은 글을 잘 쓰는 사람이다. 문장에 대한 이해력도 있고. 잘 번역된 책이다.

3. '법학과 학생들의 기본교양서' 라는 말에는 여러가지 의미가 있다.

1) 마치 최선을 다하면 좀 어려워도 법이 합리적이고 이성적이며 더 자유롭게 발전하는듯이, 그런 철학으로 서술되어 있다. 자본주의가 법에 대해 선전하고 싶은 대로 씌어 있다는 뜻이다. 실은 법은 돈많은 사람 편인걸. 법학과 학생들도 정의수호 보다는 특권츻을 향한 욕망이 더 많은걸 세련되게 감추는 책

이 책은 저자가 미국인들로 하여금 자기네 법정이 객관적이고 사려깊으며 매우 인간적이라고 믿게 만드는데 성공한책이다.

그래도 인상적이고, 그래도 이책을 이땅에서 소개하는 것은 지지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구름위에서 높으신 양반끼리 논하는 법을 우리 가까이 일단 끌어내리기 위해서라도.

2) 검사나 변호사가 하는 '질문'은 이미 사건을 위한 편집이라는 것이 매우 재미있게 여기저기서 보여진다. 즉 진실은 누가 더 그럴듯하게 편집하는 논리를 만드느냐의 능력이라는 것이다. 진짜 정의는 변호사나 검사의 혀 위에 있지 않다고 나는 믿는다.

재판에서는 돈많이 주고 유능한 변호사를 선임해야 이길 가능성이 있다는 말이다. 내가 사실을 말하고 상대가 거짓을 말해도 나의 변호사가 무능하면 나는 이길수 없다는 거지.

법은 공정하지도 않고, 완벽하지도 않다.

심지어 변호사의 능력이 '논리'가아니라 인맥과 관과의 친분관계임을 인정하는 '전관예우'라는 개같은 일이 공공연한 뻔뻔스런 법정이 대한민국이다.

3) 혹시 이 책을 보고, 미국의 법정 드라마를 보고 그러듯이 우리의 재판도 이럴거라고 착각하면 살다가 고통을 격을 일이 생길지도 모른다. 대한민국의 재판방식은 이 책과는 달라도 너무 다르다. 우리나라의 재판이나 법에 대해 알려면 김두식의 '헌법의 풍경'을 보시길.

4) 우리가 더불어사는 공동체에 다양한 '쟁점'들의 속뜻과 의미를 알 수 있다는 미덕은 매우 큰 장점이다. 잘만들어진 책이다.

 

4. 어쨌거나 나는 대한민국의 법대를 나와서 이땅의 법을 뜯어고치려고 노력하지 않는 모든 법대출신들에게 불만이 많은 사람이다. 그것들이 과거의 습관위에서 저하나 잘먹고 잘살자고 외면하고 있는 사이 많은 사람들이 억울한 일을 당하고 있다. 지금 이 시간에도.  

금태섭은 어쨌든 법정이 세상을 정의롭게 바꾸는데 기여해야 한다고 생각한 사람이다. 지금은 어떤지 궁금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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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미제라블 - 전6권
빅또르 위고 지음, 송면 옮김 /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200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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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비천한 자들' 에 대한 위고의 가슴아픈 애정이 묵직하다. 레미제라블은 산맥같은 소설이다. 1800년대를 전후해서 프랑스 사회를 뚝 떼내어 그대로 보여준다. 그저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 가장 큰 선동일때도 있다. 위고는 단한번도 감정이 과잉되어 세상이 옳바르지 않으므로 바꾸어야 한다고 말하지 않지만, 그의 소설을 읽은 당대의 프랑스인들은 혁명을 위해 피가 끓었을것이다.

위고는 매우 논리적인 사람이고 서사를 쉽게 풀기위해 노력했다. 이야기들은 매우 친절하게 조목목 전개된다. 가끔 그의 치밀함은 지루하기 까지 하다. 그 모든 것이 한 사람의 머릿속에서 나왔다니.

2. 

번역이 매끄럽지는 않다. 책에 포함된 원작의 삽화는 펜화들인데, 그 맛을 잘 살리기에는 인쇄상태가 좋지 않다.

3.

장발장과 꼬제뜨, 그리고 가브로슈에게 바쳐진 소설. 위대한 소설가들이 그렇듯이 위고는 악역으로 등장하는 인물들조차 최대한 이해하고 배려해서 배치한다. 가장 '그'답게 재생한다. 특히 이 세명에 대해서는 위고의 쿨한 애정이 넘친다.

개인적으로는 가브로슈가 가장 사랑스럽고 아프다. 파리의 부랑아 소년. 살기위해 온몸으로 세상과 맞서야 하는 아이. 가브로슈가 어떤 아인지, 세상 사람들에게 소리쳐서 말해주고 싶어.

비천한 자들의 슬픔이 가슴아파서 읽기 어려운 소설이기도 하다. 책장을 넘기기가 쉽지 않은 대목이 많다. 가난한 자들을 기다리는 비천한 운명의 꼬임은 우연이 아니라 필연인거다. 가난하고 비천한자가 무능하고 게을러서가 아니라, 가난하면 비천해질 수 밖에 없는 사회구조를 위고는 꼼꼼하게 해석해서 보여준다. 그래서 더욱 읽기 힘들때가 있다. 그 운명이 화가나서.

4.  

프랑스에서 하루도 빠짐없이 날마다 공연되는 뮤지컬이 레미제라블이라고 한다. 그 유명한 뮤지컬이 몇년전에 우리나라에 왔을때 붉은 깃발 휘날리는 군무의 장면으로 텔레비젼에서는 광고를 했고가장 싼 객석의 가격이 12만원이라는 말을 듣고 팔자에 없는 뮤지컬 구경을 포기하며 '자본주의 만세' 소리가 절로 나오더군.

위고, 당신의 작품을 비천한 자들은 볼 수 없답니다. 너무 비싸서요. 100년이 넘었는데, 아직도 세상에 장발장이 너무 많아요. 이 비천한 자들을 어찌하면 좋으냐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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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녀의 유골 캐드펠 시리즈 1
엘리스 피터스 지음, 최인석 옮김 / 북하우스 / 199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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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사실은 '추리소설' 들에게 고해성사라도 해야 한다. 고상하고 진지하지 못해서 내가 읽기에 부적절하다고 치부했던 10대에도 실은 나는 추리소설을 좋아했었다.

물론 나이들고 20대를 지나서는 책을 읽으며 편식하는 것이 재미없다는 것을 알았고 가끔은 잘익힌 고기가 맛있고 어떤 날은 가벼운 과일도 좋다는 것을 알아차렸지만 늘

바쁜 나는 책을 읽을 시간과 마음의 여유가 없어서, 보고 싶다고 생각만 했다. 혹은 추리소설은(모든 소설은) 돈주고 사기에 아까운 책이었다. 나는 늘 가난했고 앞으로도 그럴듯한데.. 우리동네 시립도서관을 산책하고 부터 추리소설도 읽을 수 있게 된거다. 행복해라.

내가 내는 세금이 뭔가 유용한데 쓰인다는 것을 처음으로 확인한 순간이다.

 

2. 오래전 향수이다. 캐드팰 시리즈는 잊고 지내던 친구를 한 20년만에 만난 느낌이다. 이게 얼마만인가. 그래도 마치 사흘전에 헤어졌다가 다시보는 듯한 신기함.  너무너무 재밌다기 보다는 매우 익숙한 즐거움이다. 난해하지도 않고 편안하고 그러나 재미있는 이야기가 늘 그렇듯이 중첩된 이야기들의 복선이 적당하고 개성적인 캐릭터들이 생생하고 너무 튀지 않아 편안한 호흡.  우리가 정말 20년을 헤어져 있었단 말이야?

조금 다르지만 학창시절 시험 전날 보는 소설같은 심장떨림도 다시 있으면 좋겠다. ^^

 

3. 20권의 시리즈중에 우리 동네 도서관에 5권이 있다. 나머지를 어떻게 해야 맛볼수 있을지 고민하면서 아껴봐야 한다. 이 즐거움을 야금야금 아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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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선기자 정문태 전쟁취재 16년의 기록
정문태 지음 / 한겨레출판 / 200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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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어른들로부터 과거 6.25 전쟁때의 회고담을 듣는것을 싫어하는것과 지금현제 지구의 아주 여러곳에서 여러가지 전쟁과 학살이 벌어지고 있는 것을 외면하는 것은 아무런 관계가 없는 일이다.

내가 전쟁의 화염에서 멀리살면 남들도 그럴것이라고 생각하는 무관심은 부끄러운 일이다. 약육강식,  미국과 유럽의 열강에 의한 패권적 세계질서에 의해 살해당하고 삶을 파괴당하는 사람들이 있는한 그 질서에 저항하는 무모함을 선택할 수 밖에 없는 사람들의 현실은 알려져야 하고 기억되어야 한다.

우리나라는 미국, 영어권 외의 국경밖 세계에 대해  태연하게 무관심한 셈이다. 스스로 전쟁과 학살의 현장이었고 오래도록 국가의 폭력을 감당해야 했던 우리는 이제 우리를 잘 알기위해 정당한 세계의 역사와 현제를 알아야하고 알려고 해야 한다.

아랍, 스페인, 동남아, 아프리카.... 들은 책으로 번역된 자료 자체가 적다.

우리는 세계에서 벌어지는 현실중에 누군가가 편집해준 소량의 현실만 섭취하며 만족하고 있는지도 모르는일이다.

2. 그래서 정문태의 G형피는 놀랍다. 전선기자라는 직업의 사람들이 갖고 있는 피는 방랑자의 피이고 저항하는 자의 피이며 얽메임없는 자유로움에 대한 꿈을 지닌 피라고 한다면 이해할수도 있겠다. 그런데 어떻게 그런 전선기자를 한다고 그는 '마음먹을' 수 있었을까? 현실에서 바로 내가 그것을 할 수 있다는 판단을 그는 어떻게 할 수 있었을까?

그래서 G형 피인가? (혈통이고 핏줄인가? 부러워해야 할까? G형피가 아닌것을 다행으로 생각해야 할까? ^^)

3. 월드컵 4강에 들었을때가 아니라, 스스로를 종군기자 아닌 전선기자라고 설명하는 사려깊은 전선기자로 정문태 같은 사람을 지구인들에게 자랑할 수 있을때 '우리나라'라는 공동체가 자랑스러워야 한다.

4. 그래도 여전히 소개된 여러지역의 오랜 분쟁들이 잘 이해가 되지 않는다. 다만 그의 목소리와 말투로 그가 누구의 편인지 왜 그런지는 알것같다. 중립을 지킨다는 거짓말을 하지 않아 더욱 좋다. 사실을 말하는 것과 중립을 지키는 것은 아무 관계가 없다.

중립을 지킨다고 세련되게 말하는 언론들이 점쟎게 하는 거짓말에 진저리가 나기 때문이다.

5. 정문태를 통해 지구의 이곳저곳에 사는 살감들을 만났다. 더 많이 알고 싶다. 

그런데 정문태가 만난 사람과 한비야가 만난 사람들은 어떻게 다르고 어떻게 같을까? 우리는 기억되어야 함에도 얼마나 많은 사람을 모른채 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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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전선기자 정문태 전쟁취재 16년의 기록
    from BlueWeiv 2008-12-09 22:06 
    전선기자 정문태 전쟁취재 16년의 기록 - 정문태 지음/한겨레출판 인간은 투쟁한다. 불행히도 그렇게 살아왔다. 그 결과는 전쟁이다. - 우습게도 인간만이 먹고 살거 있어도 전쟁을 해대는 족속같다. 결국은 그런 전쟁에 대해서 우리는 바르게 알 필요가 있다. 이 책은 그러한 전쟁을 군대를 따라다니며 취재한 종군기자가 아닌 전선에 같이 서서 그들을 취재한 기록물이다. 버마의 반독재 투쟁, 코소보 전쟁, 아프간 전쟁,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의 분쟁, 동티모르..
 
 
 
조선의 여성들, 부자유한 시대에 너무나 비범했던
박무영.김경미.조혜란 지음 / 돌베개 / 200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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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참으로 비범한 제목이다.

박무영, 김경비, 조혜란 그녀들이 쓴 서문에 먼저 감동한다.

"고백하자면 이 글들은 우리 각자가 이 여성 선배들 각자와 만나서 싸우고 화해하고 반하고 연애한 기록들이다"

"억압속에서도 사람다운 품위를 잃지 않았던 사람들의 숨소리를 듣는 것은 그들의 삶을 풍요롭게 할 것이다."

그리고 그녀들이 선택한 제목, '조선의 여성들 - 부자유한 시대에 너무나 비범했던' 이라니. 

부자유한 시대라. 부자유한 시대. 그리고 비범했던. 그녀들의 삶을 읽는 대한민국의 여성들은 기꺼이 감동할 준비가 이미 되어 있을 것이다.

우리는 이미 '부자유한' 시대가 무엇인지 알고 있고 그 속에서 비범하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시대를 살며 우리 엉덩이에 붙어 있는 '여자'라는 꼬리표때문에 억울함을 느껴보지 않은 여자가 몇이나 될까.   

그래서 비범했으나 미쳐 기록되지 못했을 많은 언니들 뿐 아니라,

2. 왜 비범하지 못하면 기록되지 못한단 말인가?

슈퍼우먼이 아니라 대한민국을 살아가는 평범한 언니들을 위한 기록도 필요하다.

부자유한 시대를 차마 비범하지도 못하게 살아간 언니들에 대한 긍정적인 역사쓰기 또한 필요하지 않을까. 

3. '미쳐야 미친다'를 생각한다. 조선시대 마이너리티 지식인들의 개성강한 삶을 이 시대의 마이너리티 학자가  세파에 지친 그들의 숨결까지 배려하며 불러내 감동적이었지. 정민은 시간을 초월해서 사람들과의 우정을 나누고 있는 듯이 보였다.

그래도 그들은 남자였으니까. 마이너리티라도 그들은 상상력과 몰두할 수 있는 기반의 출발이 이미 달랐다고 나는 말한다.  

부자유한 시대에 감히 비범했던 언니들이 더 소중한 까닭이며 여전히

부자유한 시대, 감히 비범하지 못한 여자의  판단이다. 부디 부자유하지 않은 시대, 비범하기 위해 생을 건 도박을 하지 않아도 되는 시대가 저 너머에 있길 바란다. 아직은 비범하기 무서운 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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