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래 아나운서를 꿈 꾸는 @@ 양이 며칠 전 자신이 만든 책이라며 그림책을 가져왔다. 진짜 하드커버로 된 그림책이었다. 요즘 개인적으로 책을 만들어 출판하는 개인 출판이 유행한다는 소리를 들어본 적이 있는데 이렇게 제대로 된 그림책을 본 것은 처음이라서 진짜 신기하고 놀라웠다. 뒷면에 첨부된 가족 사진을 보니 이런 책 하나 가지고 있으면 뿌듯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아이가 기증한 책을 반 친구들에게 읽어줘야 하는데 이번 주 목감기로 인하여 목 상태가 안 좋아 어제 즉 5교시가 있는 날, 꼬마 작가님한테
" @@야. 네가 직접 친구들한테 읽어주면 어떨까? 선생님이 목이 아파서 읽어줄 수가 없네!" 하자
흔쾌히 허락을 하여 열심히 운동장에서 뛰어 논 아이들을 책자리에 모아 놓고 오늘은 특별히 꼬마 선생님이 선생님을 대신해서 책을 읽어준다고 하니 벌써부터 엉덩이가 들썩들썩, 시끌시끌해진다.
야무진 @@는 떠드는 소리를 한 순간에 제압하고, 책을 읽어가기 시작하였다. 내가 하는 모습 그대로 지은이 그림작가 소개도 하고, 출판사 소개도 하고, 그리고 책 내용으로 들어간다. 초반에 시끄럽던 아이들은 어느새 친구가 만든 그림책을 보느라 열중했다.
오늘, 아이들 일기장을 읽어보니 어제 @@가 자신이 만든 책을 읽어준 그 사건을 일기로 쓴 아이가 몇 명 있다. 미처 나도 깨닫지 못한 것을 찾아 낸 아이도 있다. @@의 이야기가 <신데렐라>와 <무지개 물고기 >와 비슷하다는 것을 찾아낸 것이다. 나는 <신데렐라>를 약간 패러디한 것까지는 알았는데..... 하여튼 친구의 이야기를 잘 귀담은 그 여자 어린이 또한 대단하다. 책을 출간한 아이나, 친구가 만든 책을 듣는 아이나 모두에게 새로운 경험이었던 것 같다.
나도 우리 딸이 그린 만화가 집에서 나뒹굴고 있어서 개인 출판에 관심이 있는데 좀 알아봐야겠다. @@는 본인이 다니는 미술학원에서 1년간 모은 자료들을 이렇게 이야기와 함께 그림책으로 만든 모양이다. 1년 간 노력한 결실이 이렇게 멋진 그림책으로 나와서 얼마나 행복했을까! 그리고 그 책을 친구들과 공유할 수 있어서 더 행복할 것 같다.
@@야, 너의 이름으로 나온 첫 그림책, 소중하게 잘 간직하렴. 선생님도 친구들도 너의 그림책으로 아주 좋은 경험을 했단다. 고마워! 돌아오는 금요일에 나머지 한 꼭지 들려주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