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 1. 아침독서를 하고 있는에 이@@가 커다란 종이 상자를 쓱 내민다. 보니 이번 일요일이 빼빼로데이라서 어머니께서 미리 챙겨 보내신 것 같았다. 초등학생이 가장 좋아하는 데이가 빼빼로데이인데 이번에는 휴일이라서.......빼빼로를 비롯하여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여러 가지 과자들을 넣어서 예쁜 리본까지 달아 포장을 일일이 하셨다. 모습이 예뻐서 사진을 찍었다. 포장 뜯지 말고, 집에 가서 가족들과 함께 먹으라고 하였다.  아이 일기를 보니 어제 엄마와 함께 일일이 포장을 하고, 이름을 쓰고, 리본을 달고 했나 보다. 기특한지고.... 웬만한 정성이 아니었다. 완전 감동!!!

 

 

선물 2. 잠깐 어디 갔다 온 사이 누군가 빼빼로 한 상자를 책상 위에 놓고 갔다. ##가 나에게 준 선물이었다. 가방에 두 상자 더 있다길래 " 친한 친구들만 주면 다른 친구들이 서운하니까, 다 나눠서 먹을까?" 하자 좋다고 하여 아이들에게 낱개 하나씩 나눠 주었다. 비록 하나지만 교실에서 먹는 과자는 그 어떤 것보다 달콤하다는 사실. 세 상자를 다 터서 하나씩 나눠 주니 몇 개가 남았다.

 " 얘들아, 옛말에 콩 하나라도 나눠 먹으라는 말이 있어요. " 라고 하자

 " 콩을 어떻게 나눠 먹어요?" 묻는다.

" 콩 하나라도 욕심 내지 말고, 다같이 나눠 먹자는 말이에요." 라고 설명을 해 줬다.

 

선물 3. 엊그제 전주로 가족 체험학습을 다녀온 아무개가 가져 온 금화 초코릿을 본 아이들은 진짜 돈이냐며 난리가 났다. 금화처럼 보여서 아까워서 못 먹는 아이들도 보였다. 체험학습 다녀오며 그냥 오지 않고 친구들과 선생님 선물을 챙겨 온 그 마음씨가 진짜 곱다.

 

선물 4. 어제 ** 어머니께서 아이들 주라고 놓고 가신 예쁜 막대 사탕이다. 그런데 아이들에게 나눠 주려고 개수를 헤아려 보니  24개인 것이다. 우린 재적이 26명인데....아뿔사!!! 하는 수없이 선착순을 외칠 수밖에. 급식 합격하는 순서대로 준다고 하자 난리가 났다. 느릿느릿 거북이처럼 먹던 아이들이 완전 번개같이 먹고 사탕을 받으러 나오는 것이다. 맨 마지막에 남은 두 명은 하는 수없이 아까 남은 금화 초콜릿을 주었다. 유치원생 같았으면 자기들만 없다고 울었을 텐데 그래도 울지 않고 현실을 받아들이는 걸 보니 의젓한 초등학생이란 생각이 들었다. 어떤 아이는 " 선생님, 너무 이뻐서 먹기가 아까워요!" 한다.

" 그러게 " 눈사람 사탕이 가장 인기 있었다.

 

 

갑자기 보내 주신 선물들이라 거절하고 말 것도 없었지만 덕분에 아이들은 무척 행복한 하루가 되었을 듯하다. 아마 우리 반 어린이들에게는 오늘이 크리스마스 같았을 것이다.

 

올해는 빼빼로 데이가 휴일이라서 지나갔고, 내년에는 빼빼로데이에 빼빼로가 아닌 가래떡 데이를 한 번 해 보고 싶다. 우리 전통 음식인 가래떡을 준비해서 꿀에 발라 먹는 것이지. 전임교에서 도서관 담당할 때 이 행사를 한 번 추진해 보고 싶었는데 못 하고 온 게 한이 되었다. 올해도 해 볼까 했는데 휴일이고..... 내년에는 한 번 해 봐야지.

 

아이들에게 선물 주면서 이 말을 해 줬다.

" 애들아, 너희들 부모님께서 착한 일을 많이 하셨나 봐요. 오늘도 친구들이 이렇게 선물을 여러 개 가져 오고, 폭신한 방석도 있고, 책 읽어 주는 선생님도 만났잖아요. 옛말에 부모가 좋은 일을 많이 하면 자식이 복을 받는대요. 너희 부모님들이 좋은 일을 많이 하셨나 봐요. 이렇게 복이 넘쳐 나네" 하자 여기저기서 " 맞아요. 맞아" 하는 소리가 들렸다.

 

" 그래요. 너희들도 착한 일 많이 해서 크리스마스 때 산타 할아버지한테 좋은 선물 많이 받아요. " 했다.

 

선물 5. 그리고 아이들이 다 하교한 후

교무실에서 메시지가 왔다. 택배 찾아가라는 전달이었다. 교실에 올라와서 풀어보니 읽고 싶었던 꿈터의 책이 무려 4권이 들어있었다. 나야말로 크리스마스인 것 같았다.

 

 

4권은 검색이 안 되네!

그런데 커피 포트에 있던 물이 새서 4권이 좀 젖었다. 큭큭큭! 잘 말라야 할 텐데...

 

 

 

 

 

 

 

 

 

 

 

선생님책이 곧 너희들 책이니 오늘 너희들이야말로 진정한 크리스마스를 맞이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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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2-11-10 01: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름다운 교실 풍경입니다~ 미리 크리스마스!!^^

2012-11-10 06:31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