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화단에 감나무가 몇 그루 있었다.

어느 날, 문득 저 많은 감을 다 어떻게 처리하곤 했을까 궁금해졌다.

물어보니 교무실에서 알아서 처리했다고 한다.

 

행정실장님께 교실에도 감을 주셔서 감이 익어가는 모습을 관찰하면 좋겠다 의견을 드렸다.

윗분들과 의논한 후, 의견 수렴을 해서 필요한 교실은 감을 3개씩 분배받았다.

본교 아이들이 워낙 착해서 주무관님이 장대로 따기 전까지 감이 고스란히 잘 보존되었다.

그렇게 잘 보관한 감이 교실에서 익어가는 모습을 관찰하는 것도 산교육이 아닐까 싶다.

 

교실에 올라온 감을 벽에 잘 걸어놨는데 아이들이 들락거리다 건드려 감이 가지에서 툭 떨어졌다.

교무실에 가보니 남은 감을 죄다 깎아서 곶감을 만들고 있었다.

음~ 그런 방법이 있었군!

어릴 때, 우리 엄마가 감 수 십 개를 깎아 채반에 널어놓고 곶감을 만드는 것을 딱 한 번 봤었는데

그렇게 할 엄두가 안 났다.

결국 교무 지원 실무사에게 지원 요청을 해서 도움을 받았다.

실무사는 어떻게 그런 창의적인 생각을 했을까! 대단했다.

 

이제 우리 교실에 있는 감3개도 곶감이 되어가고 있다.

잘 말려지면

22등분 해서 나눠 먹을 것이다.

"콩 한 조각도 나눠 먹자"가 우리 반 인성 교육의 하나이기 때문이다.

교무실 곶감이 완성되어 먹어봤는데 정말 꿀 맛이었다.

전에 엄마가 만든 곶감 맛도 정말 일품이었다.

사서 먹는 것과 비교가 안 되었다.

우리 교실 곶감도 꿀맛이어야 할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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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reka01 2015-10-23 16: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말라 고득고둑한 단맛의 가을이미지.^^

수퍼남매맘 2015-10-23 22:02   좋아요 0 | URL
가을이 느껴지지요. 요즘 좀 가을답지 않게 덥지만요.

세실 2015-10-23 18: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나 이뻐라~~
울 집에도 홍시 만들려고 가지런히 두었는데 곶감으로? ㅎ

수퍼남매맘 2015-10-23 22:02   좋아요 0 | URL
첨엔 홍시 만들려다가 곶감으로 갈아탔어요. ㅎㅎㅎ

기억의집 2015-10-23 20: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롱대롱 달려 있는 감보니, 이재무의 감나무란 시 생각나요^^

감나무 저도 소식이 궁금한 것이다
그러기에 사립쪽으로는 가지도 더 뻗고
가을이면 그렁그렁 매달아놓은
붉은 눈물
바람결에 슬쩍 흔들려도 보는 것이다
저를 이곳에 뿌리박게 해놓고
주인은 삼십년을 살다가
도망기차를 탄 것이
그새 십오년인데...
감나무 저도 안부가 그리운 것이다
그러기에 봄이면 새순도
담장 너무 쪽으로 내밀어 틔어보는 것이다

아이들에게 들려주기엔 무리겠지요!!!

수퍼남매맘 2015-10-23 22:07   좋아요 0 | URL
저희 교실에 매단 감을 보시고 시를 떠올리시다니.. .문학소녀시네요. 부럽습니다.
시 좋네요.
익은 감이 ˝붉은 눈물˝이라...
표현이 예술이네요.

월요일 학교 가서 국어 시간에 꼭 낭송해 주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2015-10-27 09: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10-27 11:47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