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로 연기된 어린이책잔치를 대폭 축소하여 19일부터 22일까지 하였다.

일 년을 기다려 왔기에 딸 기말고사가 코앞이지만 행사장에 갔다.

딸은 기말 고사 준비를 하여야 하기에 집에 남겨두고 세 명만 다녀왔다.

혼자 남아 공부를 안 하고 스마트 폰만 할 수도 있으나 일단 믿어보기로 하였다.

 

너무 늦게 출발하였고- 6시가 행사 마감인데 4시에 도착함-

게다가 아들이 화장실 간다, 목마르다 하여 중간중간 쉬는 바람에

부스며 출판사를 조금 밖에 돌지 못하였다. 일 년을 기다렸는데 아깝다.

행사는 우리가 가 본 중에 가장 소규모였고, 사람들도 너무 적었다.

홍보가 덜 되었는지

아님 출판 시장이 이 정도로 얼어붙었는지...

아무튼 가장 썰렁하였다.

책도 너무 적게 사와서 아쉽다. ㅋㅋㅋ

 

 

그래도 이번에 오픈한<지혜의 숲>도서관은 가 볼 수 있었다.

뉴스에서 본 대로 정말 넓고 서가가 진짜 높았다.

우리 집에 있는 서가와 비슷해서 더 반가웠다.

삼나무(아님 편백?) 일 거라고 생각하는데

원목으로 만든 서가가 깔끔하고 군더더기가 없어 좋았다.

역시 나무색깔이 편안한 느낌을 준다.

이 도서관은 열린 도서관으로 출판사 및 개인이 기증한 책으로 운영된다고 한다.

정식 사서도 없고 자원활동가들이 대신한다고 들었다.

현재 20만권이 꽂혀 있다고 한다.

안쪽으로 들어오면 한글 낱자로 서가에 포인트를 주었는데 그것도 나름 멋져 보였다. (아들이 앉아 있는 사진)

십진분류법이 아니라 기증 춮판사와 기증자별로 책이 꽂혀 있어서 찾고자 하는 책을 찾기는 좀 어렵겠다 싶다.

꼭대기에 꽂혀 있는 책이 무슨 책인지 어떻게 알아볼까 궁금하기도 했다.

도서관 한 쪽에서는 한, 중, 일 평화그림책 전시회를 하고 있었다.

평화그림책 작가들도 만나볼 수 있었을 텐데 아깝다.

시간적 여유가 있었더라면 차근차근 둘러볼 텐데 들러야 할 출판사들이 있어서 대강 보고 나왔다.

 

 

 

 

 

 

 

 

 

 이번에는 푸른숲 출판사를 꼭 가려고 하였는데 블록을 잘못 찾아 또 못 갔다.

<시공사><김영사><한길사><두레 아이들><창비><문학동네>를 들르고

마지막 행사 종료 2분을 남겨 놓고 <사계절>에 도착하였다.

사야 할 책이 있어서 혼신의 힘을 다해 달렸다.

이번에 새로 나온 평화그림책 2권을 겨우 샀다.

<일과 사람 시리즈> 이 빠진 것도 사야 하는데 뭐가 있고 뭐가 없는지 헷갈려서 그냥 포기했다.

우리 반 아이들과 아들 반 친구들 줄 책갈피를 챙겨 왔다.

<눈물 바다>워크북이 있어서 몇 개 챙겨왔다.

<군화가 간다>일본 작가가 갑자기 북 카페에 찾아와서 깜짝 사인회를 했다고 하는데 아깝다.

내년에는 여유 있게 와서 제대로 구경하고 필요한 책 사와야지.

이 날은 너무 시간이 촉박했다. 아 쉽 다.

 

지난 가을에 왔을 때 맛있게 멋었던 곤드레밥집을 찾아갔다.

남편이 굴파전을 먹고 싶다고 하여 시켰고, 곤드레 정식을 2인분 시켰더니 우리 세 가족이 먹기에는 너무 많아

파전 남은 것은 포장해 주셨다. 딸이 있었으면 음식이 안 남았을 텐데....

배가 터질 듯이 불렀지만 이왕 여기 까지 왔는데 <커피 비경>에 소개된 커피집을 가보기로 하였다.

커피 배는 따로 있으니까 말이다. ㅎㅎㅎ

남들은 맛집 찾아다닌다는데 요즘 난 핸드 드립 잘하는 커피집 찾아다니고 있다.

지난 번 강릉 갔을 때 이 책 첫꼭지에 나온

<히피커피>를 다녀왔는데 정말 커피 맛이 일품이었다.

강릉 가실 일 있으시면 꼭 한번 가 보시라고 강추한다.

사장님은 많이 무뚝뚝하시지만 커피 맛은 최고이다.

이왕 파주까지 왔으니 파주에 있는 카페를 가보자고 셋이 합의를 하였다.

출판도시를 지나 교하 신도시를 지나니 약간 시골길로 들어섰다.

이런 곳에 카페가 있을까 싶었는데 내 눈에 <퀼트>라는 간판이 보였다.

책에서 본 대로였다.

2층으로 된 고풍스러운 카페였다.

단독주택을 개조하여 카페로 만든 듯하다.

 

 

 

테라스에는 온갖 꽃들이 만발하였다. 첫 느낌이 여자 사장답게 참 아기자기하다 싶었다.

안에 들어서니 손님은 없고 사장님은 이웃과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책에서 볼 때는 몰랐는제 장애가 있어서 깜짝 놀랐다.

카페 분위기는 중후하면서도 아늑하였다.

카페를 하기 전에 퀼트에 빠져 살았다던 사장님의 작품이 여기저기 전시되고 있었다.

피아노도 있고, 커다란 더치 커피 기구도 보였다.

따님처럼 보이는 분이 안내를 하자 책 보고 왔다고 내가 말을 걸었다.

사장님이 우리 테이블로 오셔서 어떻게 일부러 오셨냐고 반갑게 인사를 건네셨다.

우리 가족처럼 책 보고 오는 사람도 가끔 있나 보다.

아주 쾌활하고 유쾌한 분이셨다.

커피 맛도 중요하지만 주인장 인품도 중요하다고 난 생각하는 편이다.

그래야 단골이 되니까.

사장님이 추천한 이가체프(예가체프) 핸드 드립을 마시기로 결정하였다.

아들은 핫 초코를 주문해줬다.

 

우리 테이블과는 제법 떨어진 주방에서 커피를 내리는데 향기가 전해졌다.

<히피커피>사장님이 커피는 진하게 마셔야 좋다고 하여

이번에도 진하게 주문하였는데 여기 사장님 말씀이 이가체프는 마일드하게 마셔야 좋다고 한다. 그렇군!!!

브라질 커피는 진하게

이가체프는 연하게

마지막 한 모금까지 커피 향기가 느껴져서 정말 좋았다.

내가 좋아하는 포트 메리온 커피잔에 담겨져 나와 더 좋았다.

설탕 용기도 참 예쁘다. 각설탕이 들어 있어서 아들이 신 나게 집어 먹었다.

 

내가 그 동안 마셔왔던 이가체프 맛과는 사뭇 달랐다.

보통 이가체프는 군고구마 향이 나는데 이건 브라질 커피 맛이 났다.

사장님이 직접 로스팅하시는데 이번에 로스팅 하면서 파인애플의 단 향기가 확 올라와서 좋았다는 설명을 해주셨다.

사장님이 느끼셨다는 파인애플 향은 맡을 수는 없었지만-후각이 그만큼 예민하지 않아서- 진한 커피임에도 목구멍에서

부드럽게 넘어가는 것은 느낄 수 있었다. 내가 내리면 목구멍 넘어갈 때 쓰고, 신 맛이 나는데 신기했다.

그게 프로와 아마추어의 차이겠지.

맛이 색달라서 이가체프 원두100G을 사왔다. 내가 내리면 이 맛은 안 나겠지만서도.

 

파주 출판단지에 가는 날에는 이 곳에 와서 커피를 마셔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주인장이 활달하셔서 손님마저 기분이 업되었다.

게다가 커피 맛도 일품이었고 커피 잔도 멋지고.

커피 한 잔 한 잔 내릴 때마다 최선을 다한다는 주인장의 말씀이 진심이었다는 게 커피 맛에서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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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14-06-24 10: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혜의 숲 저도 궁금했는데....ㅎㅎ
테라스 참 따뜻한 공간이네요. 저도 카페를 고를때는 커피맛도 중요하지만 주인장의 인품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청주에 끝내주는 커피숍 있는데 혹시 오실 기회있음 연락주세용^^

수퍼남매맘 2014-06-24 18:30   좋아요 0 | URL
청주는 한번도 가 본 적이 없는데 커피 마시러 갈까요? ㅋㅋㅋ

하늘바람 2014-06-24 14: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테라스가 있는 카페 참 이쁘네요

수퍼남매맘 2014-06-24 18:31   좋아요 0 | URL
예쁜 테라스보다 장애를 극복한 주인장의 삶이 더 아름다웠습니다.

희망찬샘 2014-07-04 06: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아드님의 폭풍성장! 이군요.
파주에는 여름에 가서 더워서 출판사 찾아 다니기 힘들었던 기억이 있는데, 요즘 날씨가 둘러보기 딱 좋은 날씨네요. 멋진 나들이를 하셨군요.

수퍼남매맘 2014-06-26 10:10   좋아요 0 | URL
또래보다 키가 작아서 걱정인데....
오랜만에 보면 키가 큰 것은 확실한가 봅니다.
작년에 입었던 바지가 짧아진 걸 보니 말이에요.

예원&예준맘 2014-06-25 09: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토요일 오전에 일찍 갔었어요...
사계절에서 평화그림책을 사고 싶어서 갔는데...
그곳에서 운좋게도 평화란 어떤걸까?와 군화는 간다의 작가님을
만날수 있었답니다..
선생님이 평화그림책을 읽어 주셔서 그런지 예원이도 낯설어 하지 않고
책을 보며 아는척을 좀 하더라구요..ㅎㅎ
책면지에 그림도 그려주시고...사진도 같이 찍어서 너무 뜻깊었어요...

평소에 사고 싶었던 책들이 좀 많았는데... 착한가격에 살 수 있어서
너무너무 좋았답니다.

수퍼남매맘 2014-06-26 10:12   좋아요 0 | URL
와! 대박이네요.
일본 작가 사인을 받았군요. 그림 작가분들은 사인할 때 그림도 그려주시더라구요.
저도 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 씨가 그림을 그려준 책이 있어요.
일일이 그려주기 힘들텐데 그림책 독자들이 아이들이니만큼 힘들어도 인내하며 그려주시는 듯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