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퍼남매에게 다른 것은 못해 주더라도 잠 자기 전 책읽어주는 것을 꼭 해 주고 싶었다.
(딸은 그나마 혜택을 받았는데 둘째는 책을 잘 안 읽어줘서 내내 맘에 걸렸다.)
나중에 아이들이 컸을 때라도
우리 엄마가 매일 밤 자기 전, 책을 읽어줬다는 고운 기억을 가지길 바라는 마음에서이다.
겨울 방학 하기 며칠 전부터 이 책을 읽어주기 시작하였는데
지난 주말에 드디어 다 읽어줬다.
나 스스로 대견하였다. 약속을 지켰다는 것이.
전에 나 혼자 읽을 때보다 더 많은 울림을 갖게 되었다.
밑줄 그은 것도 더 많아졌고, 감동도 배가되었다.
스스로를 간서치(책만 보는 바보)라고 칭하던 이덕무와 그의 벗들 이야기는
그저 몇 백 년 전의 그들만의 이야기가 아니었다.
서자로 태어나 책만 읽을 수밖에 없었던 그들의 억울함.
백탑 아래서 신분, 나이를 초월하여 벗이 된 그들의 우정.
재능과 열정은 누구보다 풍성하였지만 쓸 곳이 없었던 그들을 기꺼이 신하로 맞이하여 아껴주던 정조와의 인연은
지금 우리에게도 충분히 해당되는 이야기들이었다.
결코 쉽지 않은 이야기인데 끝까지 잘 들어주고 호응해 준 수퍼남매에게 고맙다.
다음은 남편에게 바톤을 넘겼다.
남편이 읽어줄 책은 이것이다.
왕따 당하는 남편을 만들지 않으려고 남편을 양육에 적극 끌어들였다.
책 읽어주는 아빠라면 아이들이 마음의 벽을 안 만들겠지 하는 기대를 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