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미술 영재수업이 없는 오늘,
딸이 아침부터 <은밀하게 위대하게 >보고 싶다고 노래를 불러대서
겨우 겨우 아들과 남편을 꼬셔서 딸하고 둘만의 데이트를 했다.
중계동에 새로 생긴 cgv로 갔다.
지난 번 아들과 함께 본
<크루즈 패밀리> 이후
남편이 강추한
<비포 미드나잇>을 보러 갈 기회가 있었다.
그런데
길을 잘 못 들어
고속도로를 타는 바람에 상영 시간에 늦어
어이없이 영화를 못 본 안타까운 일이 있었다.
그 날 비도 오고
네비는 이상한 길로 안내를 하고
부산까지 가는 줄 알았다 .
운전 경력 12년 만에 그렇게 무서운 날은 처음이었다. 완전 우울한 날이었다.
그 후로 나도 영화 보고 싶어를 부르짖었는데 모처럼 딸과 마음이 통했다.
벌써 200만이 넘었다지?
솔직히 해품달을 할 때도 김수현 씨가 왜 그리 집중 조명을 받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남들은 잘 생겼다고 하는데 잘 생긴 것 같지도 않고.
목소리는 좋다고 인정함.
그런데
이번 영화에서 김수현 씨의 진가를 알겠더라.
바보로 망가지는 연기도 잘하고,
액션도 잘하고,
수트발도 멋지고.....
거기다
막내 이현우씨.
고딩처럼 보이는데 벌써 21세더구만.
완전 내 타입이다.
역시 난 귀여운 사람을 좋아해.
마지막 옥상에서 빗줄기가 쏟아지는 가운데 벌어지는 격투신은
<인정사정 볼 것 없다>를 떠올리게 만들었다.
생각보다 잔인한 신이 별로 없어서
온 식구가 가서 볼 걸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오랜만에 영화를 봐서 객관적인 점수를 줄 수가 없다.
무조건 별 다섯개이다. ㅎㅎㅎ
초반에 많이 웃었다.
후반부에는 찡한 장면도 있어서 여기저기서 훌쩍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이 정도면 엄마가 울 법 한데 안 울어서 딸이 이상한 듯 날 쳐다봤다.
딸이 제법 커서 이렇게 엄마와 단 둘이 영화도 보러 다니고 좋~ 다.
<비포 미드나잇>도 봐야하는데.....
이건 딸과는 못 보겠지?
벌써 상영이 끝날을 지도 모르겠다.
<은밀하게 위대하게>가 상영관의 대부분을 장악하고 있으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