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8. 26 더운 가을이 오는 듯

 

혼자 책 읽고 글을 쓸 수 있는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어쩌다 혼자 집에 잇게 되어도 이 공간 저 공간 드나들다 보면 책 한 자 못 읽고 지나가 버리는 게 일쑤다.

 

그래서 오늘 아침엔 커피숍을 가려고 했는데 가깝고 맘 편한 곳이 문을 늦게 연단다. 도서관도 문 닫는 날, 어쩔까 고민하다 베란다 화분 곁에 아들 책상 갖다 놓고 부직포 깔고 커피, 책, 노트북 등을 두고 마지막으로 푹신푹신 방석 깔고 앉았다.

 

선풍기 돌돌 돌아가는 거실을 보니 넓은 자리 놔두고 왜 이러는가 싶어 피식 웃음이 나기도 하지만 아마 난 집중할 나만의 공간이 필요했던 모양이다. 버지니아 울프가 [자기만의 방]을 쓴 지 수십 년이 지났건만 아직도 여자들은 '자기만의 방'을 꿈꾼다.

 

기분이 좋다. 날씨와 시간과 무관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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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내게 어떤 근간을 이루는 책이 있다면 버지니아 울프의 [자기만의 방]이 아닌가 싶다. 민음사 패밀리세일할 때 민음사판으로도 구입해야겠다. 같은 작품 여러 가지 모으는 취미는 없는데 이 책만큼은 가질 수 있는 한 여러 판본으로 갖고 있고 싶어진다. 영어 공부를 할 자신마저 있다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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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13-11-10 08: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히히, 저 이거 읽고 있어요. 저는 두번째 펭귄판으로요.
너무 반가워서요. *^^*

그렇게혜윰 2013-11-10 18:43   좋아요 0 | URL
전 지금은 절판된 북스캔판으로 읽었는데요, 개인적으로는 원서의 표지가 정말 맘에 들어요^^

숲노래 2013-11-11 02: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혼자 느긋하게 누릴 수 있는 짬이 있어야
책도 생각도 그야말로 느긋하게 다스리겠지요.
집 한쪽에 '내 자리'를 마련하실 수 있기를 빌어요.
꼭 있어야지요.

그렇게혜윰 2013-11-11 11:46   좋아요 0 | URL
당분간은 어려울 듯 싶어요. 아무도 없는 오전, 지금 이 시간에 제겐 '자기만의 방'입니다.
 

* 취한 날이었나 보다. 글시가 하하하 어이없게 웃기다. 그 와중에 어려운 책도 읽었네 ㅠㅠ

 

20130803

오랜만에 알딸딸하게 취했다. 취할수록 잠든 아이가 보고 싶었고 예상치 못하게 책이 읽고 싶어졌다. 지금 내가 읽고 있는 책은 강신주와 알베르토 망구엘의 책이다. 스스로도 술이 취한 순간 책이 읽고 싶어졌다는 사실이 우스웠지만 지금 나는 [독서의 역사]를 읽다 말고 일기를 쓴다. 웃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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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의 나는 너무 어정쩡하다. 쓰는 글들도 썩 맘에 들지 않고 글을 쓰는 목적이 있음과 없음 사이에 있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책을 읽는 것도 썩 맘에 안든다. 누구의 속도에 맞추는가. 어떤 서평단도 하고 있지 않은 현재의 나의 독서는 여전히 주인의식이 없다.

 

모처럼 읽고 싶다는 목적만으로 한 권의 소설을 읽었다. 김영하 작가가 다시 예전에 내가 사랑했던 소설가로 돌아온 것이 가장 기쁘다. 빨리 읽은 만큼 리뷰도 후딱 쓸 것 같지만 난 그저 조만간 한 번 더 읽고 싶을 뿐이다. 누군가에게 들려주고 싶기도 하다. 눈으로만 두 번 읽는 건 식상할 테니까.

 

요즘은 소설만 읽고 있다. 동시에 소설만 4권 읽었던 적은 없었는데 참 소설이 땡겼나 보다. 그나저나 읽을 것인가 쓸 것인가 그것을 좀 고민해야겠다. 이제부턴 소설 읽는 시간 STA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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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손으로 쓴 일기로만 게시하는 불친절함을 행하련다. 오늘 쓴 일기를 쓴지 얼마 안되어서 다시 타자로 치는 것은 아무래도 내키는 일은 아니기 때문이다. 대신 오늘 일기의 소재가 된 책 <아까운 책 2013>을 통해 좋은 서평 덕분에 읽고 싶어진 책의 목록을 첨부하고자 한다. 참고로, 내가 이 책에 출현한 책들 중 읽은 책은 장동석이 추천한 지그문트 바우만의 <고독을 잃어버린 시간>과 삼인 김종진 편집자가 추천한 <조선인민군 우편함 4640호> 두 권밖에 없다. 좋은 책을 많이 알게된 시간임에는 틀림없다.

 

알라딘 인문 분야 MD 금정연이 추천한 찰스 부코스키의 글을 통해 그의 모든 작품이 궁금해졌다. <우체국>과 <여자들>의 경우 사실 표지가 내가 좋아할 만한 것이 아니라 조금 꺼려지긴 하지만 추천해주신 글을 보고 그의 청년, 장년, 노년의 시절을 소설화한 세 작품 <팩토텀>, <우체국>, <여자들>이 모두 궁금해졌다.

 

 

 

 

 

 

 

 

문학평론가 조영일은 마스모토 세이초의 <잠복>을 추천했는데 이 책은 순문학으로서의 가치도 인정받은 마쓰모토 세이초 소설의 정수만 모은 소설집이라고 한다. 조영일은 자신이 마쓰모토 세이초의 작품을 출간하기 위해 애썼던 과정과 마쓰모토 세이초에 대한 전반적인 점을 설명해주는 한편 이 소설집을 재밌게 읽을 수 있는 방법을 정리해주어 더욱 흥미가 생겼다. 다만, 내 경우에는 북스피어에서 출간했다는, 미아베 미유키가 편집했다는 <마쓰모토 세이초 걸작 단편 컬렉션>을 먼저 읽어보고 싶어졌다.

 

 

 

 

 

 

 

 

뒤이어 저널리스트 강인규가 추천한 <남자의 종말>은 정말 남자들이 읽어봤으면 싶은 마음이 절로 들었다. 그는 여성의 부상이 '남성의 몰락'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말하며, 새로운 남성의 탄생 그것도 행복한 남성의 탄생을 가져올 것이라 기대하며 이 책을 추천했다. 아들을 키우는 사람으로서, 그리고 수많은 남자들과 더불어 살아가야하는 여성으로서 이 책이 궁금했고, 어서 읽어 주변 남자들에게 권해주고 싶어졌다.

 

 

 

 

 

 

 

사실 정여울 평론가의 책을 좋아하는 편은 아닌데 그녀의 글이 책을 읽고 싶게끔 만드는 힘은 있는 것 같다. 이 책을 읽으면서 추천하는 사람의 이름을 눈여겨 보지 않고 글을 먼저 읽었는데 읽고 싶어진다 싶었더니 그녀의 추천이었다. 사춘기 반항아처럼 그렇다고 안읽고 싶어지는 건 아니니 그녀의 추천을 고맙게 수용하기로 했다. 정여울이 추천한 책은 장 뤽 낭시의 <신, 정의, 사랑, 아름다움>인데 이 책이 가장 읽고 싶어진 이유는 이 책이 강의록 모음이라는 것이 가장 크다. 정여울의 말처럼 '위대한 철학자의 멋진 강의를 몰래 청강하는 은밀한 기쁨'을 느끼고 싶은 마음 때문이다. 그런데 문장에 수식이 참 많군! 정여울의 문장이 내 스타일은 아닌 것은 분명한 듯 하다.^^

 

 

 

 

 

 

 

 

정신과 전문의 하지현이 추천한 책 <화풀이 본능>은 현대인들이 읽으면 자신의 감정을 조절하는 데에 도움이 될 것 같아 읽고 싶어졌다. 우리가 보복도 복수도 아닌 화풀이를 하는 원인을 파악하면 그러한 행동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는 하지현의 말에 공감되었다. 정신과 전문의라는 직업이 이 책을 추천하는 데에 좀더 힘을 보탠 것 같다.

 

 

 

 

 

 

 

 

중국 전문가로 보이는 황희경 교수가 추천한 <손자>에 관한 책 <전쟁은 속임수다>도 읽고 싶어졌다. 나름 유학 전문가인 황희경이 이 책의 저자인 리링의 전문성에 대해 치켜세워주며 그가 20년간 강의한 내용인 이 책을 <손자>에 관한 최고의 책이라 단언하는 것을 보면 이 책이 정말 대단한 책처럼 느껴지기도 하고 또 반면 과연 그럴 것인가 의문이 들기도 한다. 다만, 리링이라는 저자가 얼마 전에 글항아리에서 논어 해설서 <집 잃은 개>를 출간한 저자라는 점을 보면 뭔가 특별한 점이 있을 것 같은 기대가 생긴다.

 

 

 

 

 

 

 

 

사실 내가 편독을 하는 편이라 문학, 인문학 쪽 추천 도서들에 더 관심이 가는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학, 경제 등의 내가 즐겨 읽지 않는 분야의 책 중에서도 읽고 싶어진 책들이 적지 않았다. 그 첫번째가 바로 음악평론가 차우진이 추천한 <과학으로 풀어 보는 음악의 비밀>이다. 이 책의 저자 존 파웰은 특이하게 작곡으로 석사를, 물리학으로 박사를 전공한 사람이다. 서로 무관해 보이는 두 분야의 전문가라는 말인데 그 두 가지 분야를 하나의 책으로 엮었다니 특별한 책인 것은 분명해 보인다. 차우진에 의하면 저자는 균형감 있는 생각을 갖고 있으며 특히 책을 번역한 장호연 역시 훌륭한 비평가라고 한다.

 

 

 

 

 

 

 

정말 통쾌한 글은 사실 인권 운동가 오창익의 서평이었다. 미국과 한국의 대통령들을 속 시원히 까주는 시원시원한 글을 읽다보면 도대체 레이건이 얼마나 팔아먹은 건가 싶은 마음에 <세계를 팔아 버린 남자>가 정말 궁금해진다. 그의 말처럼 '자질 없는 대통령은 어쩌면 국민의 책임'일 것이므로 짬짬히 국민으로서의 내공을 쌓아보자. 대통령이 될 사람들이 당최 국민을 호구 보듯 보고 이미지 메이킹만 하고 뒤로 나라를 팔아먹지 못하게 말이다. 서평 참 속 시원하다. 책의 단점까지도 살짝 언급해주는 센스도 맘에 든다.

 

 

 

 

 

 

 

 

올해 중국 문화대혁명 시대에 대한 중국 소설을 몇 편 읽었다. 사실 우리 나라 근현대사도 잘 모르는 판국에 중국 근현대사를 잘 알 턱이 없는 나로서는 소설을 읽고나서 갈증을 느꼈다. 도대체 모택동이 뭐? 이런 마음 말이다. 진보신당 부대표인 장석준은 <모택동 시대와 포스트 모택동 시대>라는 책을 통해 국내 언론 보도의 표피적 이해 수준은 넘게 될 것이라 자신했다. 나같은 사람들에게 필요한 책 같다. 다만 상하권 합쳐 1000쪽이 넘는 분량은 살짝 버겁게 느껴지긴 하다만, 그 정도 분량은 되어야 중국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기도 하다.

 

 

 

 

 

 

 

 

뇌과학에 관한 책이 범람한다는 과학 저술가 이명현의 지적에 공감했다. 뇌과학 도서의 영역은 어린이책에서부터 죽음에 대한 책까지 셀 수 없이 많아 이젠 전혀 새롭지도 않고, 귀가 기울여지지도 않는다. 그래서 사실 뇌과학 책인 <뇌과학, 경계를 넘다>를 추천하는 서평을 가볍게 읽고 있었는데  그는 단순히 이 책의 내용이나 그 느낌만을 쓴 것이 아니라 이 책이 가지는 가치에 대하여 적극적으로 설명해주었다. 또한 글 말미에 '뇌 과학 잉여의 시대에 균형 잡힌 진리를 추구하려고 한다면 다른 어느 책보다도 이 책을 읽는 것으로부터 그 여정을 시작했으면 한다.'는 강력한 추천의 메시지는 이 책을 위시리스트에 오르게 하였다. 숨은 진주 같은 책이라니 믿어보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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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14-02-11 10: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육아모드 해제" 재밌는 이야기입니다.~

그렇게혜윰 2014-02-11 16:51   좋아요 0 | URL
한참 전이네요. 요샌 육아모드 올인 중입니다 ㅠㅠ
 

 

 

 

책을 읽다 말고 또 혼자 상상놀이하며 상상 속의 누군가와 대화하느라 중얼거렸다. 참 이건 고쳐지지도 않지. 여유있다는 증거라며 막 합리화를 꾸역꾸역.

 

읽고 싶던 책을 읽다말고 오늘 날짜를 확인한 후 급하게 읽어야 하는 책을 집어든다. 다행히 술술 읽히는 자기계발서이다. 에세이인가? 개인적으로 자기계발서 류의 책을 좋아하지 않는데 그래도 밑줄을 몇몇 치는 것을 보면 나쁜 책은 없는 것 같다. 하지만 그런 책들이 베스트셀러 우위를 차지하는 건 썩 맘에 안든다. 사실 내가 하는 상상의 대화들만 체계적으로 엮어도 자기계발서 한 권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드니 이런 류의 책이 그 자신(작가) 외에 다른 사람의 삶에 매력있게 다가온다는 것이 쉽게 납득은 되지 않는다. 자기계발의 온전한 독자는 저자밖에 없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이렇게 나를 계발했거든, 너도 해 봐."

라고 말하면 독자들은

"난 당신이 아니니 계발이 아니라 개발이 되겠군요."

라며 자신을 다그치고 개발 역군으로 모드 변환하게 하는 책이니 실상 저자의 의도를 맞춰줄 독자는 저자 뿐이지 않겠는가.

 

암튼 읽어야 할 책은 읽어야겠지만 그리고 그 안에서도 조금은 공감을 할 테고 또 그만큼은 거부를 할 테지만 그럭저럭 나는 잘 살고 있는 편이므로 당신의 충고는 오늘까지만 기억하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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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오로지 나의 개인적인 의견이며, 이 의견 또한 시시각각 변하겠지만 그래도 오래 유지되고 있는 편이다. 자기계발서를 전혀 읽지 않는다고는 하지 못한다. 독서모임이라던가 필요에 의해서 읽게 되는 경우도 있으니. 나쁘다고 말할 권리가 내겐 없다. 책을 나쁘다고 말할 수는 없다. 그저 나는 그런 책을 좋아하지 않는다이다. 베스트셀러에 대하여는 여전히 씁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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