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3. 8. 26 더운 가을이 오는 듯
혼자 책 읽고 글을 쓸 수 있는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어쩌다 혼자 집에 잇게 되어도 이 공간 저 공간 드나들다 보면 책 한 자 못 읽고 지나가 버리는 게 일쑤다.
그래서 오늘 아침엔 커피숍을 가려고 했는데 가깝고 맘 편한 곳이 문을 늦게 연단다. 도서관도 문 닫는 날, 어쩔까 고민하다 베란다 화분 곁에 아들 책상 갖다 놓고 부직포 깔고 커피, 책, 노트북 등을 두고 마지막으로 푹신푹신 방석 깔고 앉았다.
선풍기 돌돌 돌아가는 거실을 보니 넓은 자리 놔두고 왜 이러는가 싶어 피식 웃음이 나기도 하지만 아마 난 집중할 나만의 공간이 필요했던 모양이다. 버지니아 울프가 [자기만의 방]을 쓴 지 수십 년이 지났건만 아직도 여자들은 '자기만의 방'을 꿈꾼다.
기분이 좋다. 날씨와 시간과 무관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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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내게 어떤 근간을 이루는 책이 있다면 버지니아 울프의 [자기만의 방]이 아닌가 싶다. 민음사 패밀리세일할 때 민음사판으로도 구입해야겠다. 같은 작품 여러 가지 모으는 취미는 없는데 이 책만큼은 가질 수 있는 한 여러 판본으로 갖고 있고 싶어진다. 영어 공부를 할 자신마저 있다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