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앵담 - 나른한 화요일을 깨우는 새콤달콤한 앵두 맛 이야기 요일들의 이야기 2
안영실 지음 / 헤르츠나인 / 2016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새삼스레 내가 중년의 여성 그리고 엄마의 삶을 살고 있다는 것을 느낀다. 그것은 무척 서운하고 씁쓸한 일인 동시에 편안한 일이기도 하다. 지난 날과 앞날이 비슷하게 존재하는 일종의 균형감이랄까?

세쪽 내외의 짧은 소설을 오래 전에 읽은 적이 있다. 김소진의 작품이었고 그 짧은 소설 안에서 그는 유머와 통찰을 너무나 강렬하게 느끼게 해 주었기에 손바닥소설이 주는 매력에 빠질 수 있었다. 그것과 비교하기엔 아쉬움이 있지만 이 소설은 나보다 조금 나이가 더 많은 언니같은 사람의 속내가 들어가 있다. 그녀가 바라보는 그녀와 주변의 일상은 내것과 그리 다르지 않다. 물론 그것을 바라보는 시선은 다르겠지만 말이다.

라드랑주포인트로 대변할 수 있는 그녀가 전하는 짧은 소설들은 그녀가 살고 있는 두 세계에 대한 접점이자 내 또래 여성이 자신을 표현하는 방법 중 한 가지를 보여준다. 앵두의 삶을 선택한 그녀를 보며 나는 어떤 삶을 선택할 수 있을까 고민해본다. 나도 수박이나 참외의 삶은 아닐 것이다. 앵두 비슷한 아니면 그보다도 더 작음 그 무언가일지라도 내가 선택할 수만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아름답겠다. 마지막에 읽은 세상의 비밀 시리즈 중 퍼펙트월드와 구멍 이야기가 기억에 남는다. 딱 고만한 아이를 키우고 있기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카이사르의 여자들 1 - 4부 마스터스 오브 로마 4
콜린 매컬로 지음, 강선재 외 옮김 / 교유서가 / 2016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마스터스 오브 로마]시리즈를 읽어오면서 단권으로 리뷰를 쓰게 된 것은 처음이다. 간단히 [카이사르의 여자들1]을 읽은 느낌을 적자면,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드디어 카이사르의 시대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겠다. 그러한 두근거림은 2권과 3권에서 증폭될 것으로 예상하면서 말이다. 얼마 전 같은 출판사의 [로마 공화정]을 읽으며 [포르투나의 선택]과 [카이사르의 여자들] 사이의 갈증을 해소하며 동시에 이어질 카이사르에 대한 정보를 득했던 기억을 더듬으며 이 책을 읽었다. 그러하기에, 그리 복잡하지 않은 1권이었지만 뇌는 정말이지 부지런히 움직였다. 그 느낌을 개괄적으로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1.카이사르의 딸 율리아의 약혼자가 누구라고? 내가 알기론 00000인데?? 그렇다면 1권에서 진행되는 것과는 다른 양상이 2권 혹은 3권에서 펼쳐질 터였다. 그 과정을 지켜보는 재미가 크다.

 

2. 세르빌리아? 리비우스 드루수스의 조카이자 퀸투스 세르빌리우스 카이피오의 딸인 그 악독했던 세르빌리아? 그녀가 다시 등장했다? 그것도 0000의 어머니로? 더구나 그녀와 카이사르라니! 전혀 상상하지 못했던 관계이다. 아마 1권의 가장 핵심적인 카이사르의 여자는 바로 세르빌리아일 것이다.

 

3. 다른 책에서도 각 장의 시기가 일부 겹친 경우가 있지만 [카이사르의 여자들1]의 경우 2장의 기간은 1장의 기간을 포함한다. 1장은 철저히 카이사르 중심으로, 2장은 푸블리우스 클로디우스 중심으로, 그리고 2장의 말미에서 이 둘이 만나고 3장은 이 둘을 중심으로 로마 공화정의 사건들이 펼쳐진다. 이 얼마나 멋진 구도인가! 로마의 역사를 알아가는 재미가 더 큰 책이지만 동시에 소설로서의 감탄도 하게 된다.  

 

4. '카이사르의 여자들'이라면 이 책의 주인공은 카이사르일까, 여자들일까? 곳곳에서 기술되는 당시 여자들에 대한 묘사를 읽자면 현대의 여성으로서 못마땅하고 화가 나는 면도 있지만 그런 일반적인 여성들의 모습과 다른 여성의 모습이 나타나면 '그럼에도 불구하고'라는 말이 생각나게 된다. 아우렐리아 뿐만 아니라 심지어 세르빌리아에게까지도 말이다. 내가 여성이기에 그런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아무래도 카이사르를 돋보이게 하다보니 더더욱 그런 경향이 강하게 느껴지기에 솔직히 카이사르를 응원하는 마음은 줄어들었다. 남자들은 어떤 생각으로 이 책을 읽게 될까? 궁금하기도 하고 그 결과가 예상되어 씁쓸하기도 했다. 흥미롭게 읽을 수 있지만 그저 흥미롭게만 읽을 수는 없는 것이 역사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 본다. 내 맘대로 잠정적으로 이 책을 [여자들의 카이사르]라고 이름 붙여본다.

 

5. 세르빌리아, 폼페이아, 딸 율리아, 그리고 어머니 아우렐리아는 카이사르를 둘러싼 여자들이다.  수석 신녀가 된 파비아도 그 여자들에 속하게 될까? 아직 남은 2권과 3권에 새로 등장하는 여자는 누구이며, 지금껏 등장한 이 여자들과의 관계는 어떻게 될 것이며, 이들은 과연 어떻게 소모되고 또는 드러날 것인가에 대한 궁금증이 봇물처럼 터진다. 그런 면에서 보자면 지금껏 남자들의 이야기였단 [마스터스 오브 로마] 시리즈 중 가장 여성의 이야기가 전면으로 드러난 주제가 아닐까 싶다. 그 드러남이 부디 같은 여자로서 마음 아프지 않기를 기대한다.

 

 

독자 원정단에 처음으로 참여하여 남들보다 먼저 읽게 된 [카이사르의 여자들]. 성격상 완간되지 않은 책은 잘 못 읽는 편인데 [마스터스 오브 로마]의 경우는 희한하게 나와 속도가 잘 맞아서 한 주제 읽고 조금 정리하고 잊혀지기 전에 다음 주제가 출간되고 있다. 아마도 이번 [카이사르의 여자들]의 경우는 흥미도에서 좀더 높아서 더 오래 기억되겠지만 그래도 이후 출간 예정인 [카이사르]도 늦지 않게 출간되길 바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랑야방 : 권력의 기록 1~3 세트 - 전3권 - 권력의 기록 랑야방
하이옌 지음, 전정은 옮김 / 마시멜로 / 2016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꽤나 두꺼운 이 책을 읽던 중에 박근혜-최순실 게이트가 드러났다. 그저 어린 시절 무협 드라마를 좋아하던 취향 덕분에 읽게 된 이 책은 본의 아니게 부끄러운 우리의 현실을 떠올리게 했다.

 

아주 오래 전 중국은 물론 우리 나라에도 왕위를 지키기 위해 혹은 차지 하기 위해 상상도 못할 잔혹한 일들이 펼쳐졌다. [랑야방]속의 중국도 그러했고, 억울하게도 좋은 제왕의 자질을 갖춘 자와 그를 따르는 수많은 사람들이 죽었다. 소설 속의 일이고, 아주 오래 전에 일어났었을 일이다. 그런데 그런 일이 2016년 대한민국에 일어났다니! 자본주의에서 그 정도로 돈을 갈취하고 사람을 부리는 것이면 그 옛날 사람을 죽이는 일과 무엇이 다르단 말인가, 아무리 생각해도 사방 다 기가 막힐 일이다. 부끄러워할 사람은 부끄러움을 모르고 그런 나라에 살고 있는 애먼 국민들만 부끄러워하니 더더욱 할 말도 없다.

 

아마 앞으로 서로에게 미루겠지. 그 와중에 맘이 아니 돈이 맞는 일이 생기면 적당히 덤탱이를 쓰기도 하겠지. 그 나물에 그 밥인데, 국민이 눈시뻘겋게 지켜보지 않으면 죄다 도둑놈들이다. 아직도 허울 뿐인 대통령이 안되었다고 여기는 5%가 있다는 게 신기할 노릇이다.  그 사람들에게 [랑야방] 2권에 나오는 부분을 보여주고 싶다.

 

백번 양보해서 비공개로 조언을 얻을 수 있는 비선이 있다고 치자. 그건 사실 논란의 여지가 있으므로 일단 있을 수도 있다고 치자해도 매장소와 같은 비선이라면 몰라, 최순실이 뭐야? 최순실이 최순실이라서 우리 대통령이 박ㄹ인 건지 아니면 대통령이 박ㄹ이라서 비선이 최순실인건지 참 그 나물에 그 밥인 꼴이다. 매장소도 정왕이 아니라면 모사를 하였겠는가! 하긴 최순실도 박ㄹ이라서 저런 작당을 하였구나......

 

다시 책으로 돌아가자면, 인터넷 연재한 글이라 그런지 비교적 과장되지 않지만(중국 드라마 특유의 그런 느낌) 흥미롭게 쓰였다. 60대 엄마가 먼저 읽으셨는데 3권의 어떤 부분은 자꾸 읽어보고 싶다고 하셨다. 엄마가 먼저 읽으신 이유로 도서관에서 연체를 당하긴 했지만 함께 읽으니 더 좋았다. 1권에서부터 결말은 다 알게 되어있지만 그 좋은 결말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그 과정 속에서 한 번도 초심을 잃지 않은 이들을 응원하며 지켜보는 마음이 좋았다. 그렇게 좋은 마음으로 응원을 하는 사람이 있는데 부디 좋은 일을 하실 수 있길 응원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로마 공화정 교유서가 첫단추 시리즈 4
데이비드 M. 귄 지음, 신미숙 옮김 / 교유서가 / 2015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지금`이 읽기 딱 좋은 때


시오노나나미의 [로마인 이야기]를 한 6권까지 읽었나? 더 읽었나, 덜 읽었나??? 그정도 수준이에요. 그로부터 20년 가까이 지났으니 아는 거라곤 카이사르가 시저랑 같은 사람이라는 정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습니다. 그래서 [마스터스 오브 로마] 시리즈가 출간된다고 했을 때 나름 마음을 다잡고 읽고 싶었어요. 그래서 읽기 전 [처음 읽는 로마사]를 읽어 보았고 어느 정도는 도움이 되었지만 아무래도 저자가 일본인이다보니 시오노나나미의 저작을 높이 평가하는 것 같았고, 술라에 대한 이미지가 [마스터스 오브 로마]와는 달라서 좀 어리둥절했던 기억이 있네요. 하지만 [마스터스 오브 로마]를 읽기 전에 백지에 가까웠던 저의 뇌를 조금이나마 촉촉하게 적셔준 가습기같은 역할을 충분히 한 책이에요. 밑줄도 엄청 쳐서 읽은 터라 애정도 많답니다.



그 이후 [로마의 일인자],[풀잎관],[포르투나의 선택]까지 읽은 지금 어느 순간 저 자신에 대한 회의가 들더군요. 읽은 게 도무지 입력이 잘 안되는 거예요 ㅠㅠ 초반에 정말 헷갈렸던 이름 부분에 대해선 많이 적응을 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스스로 칭찬할 만한 일이지만(?) 사람의 욕심이란 전체적인 맥락을 한 번 다시 짚어보고 싶다는 욕구가 생기더라구요. 그래서 다시 [처음 읽는 로마사]를 읽을까 하다가 마침 첫단추 시리즈에도 [로마 공화정]이 있기에 이후의 이야기인 [로마 제국]과 함께 구입을 했어요. 꼭 예쁜 컵을 준다기에 산 건 아니에요 ㅋㅋ


이 시리즈가 처음 출간 되었을 때 사실 어마어마한 이름 `옥스포드대 출판부`에 조금 긴장했어요. 표지가 예쁘지만 좀 무게감이 느껴져서 겁도 났구요. 그런데 받아보니 판형도 작고 편집이 잘 되어 있어서 그런지 무게감이 느껴지던 표지가 깔끔하니 좀 편하게 느껴지더라구요. 그리고 이전에 다른 출판사에서 출간된 중국사에 대한 옥스포드대 강의 책을 읽은 적이 있는데 비교적 이해하기 쉽게 쓰여졌더라구요. 그래서 그 이름에도 겁먹지 않기로 하고 사고 바로 읽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읽으면서 이 책의 내용을 거의 다 이해하는 신기한 경험을 하였습니다. 입력이 안되어서 고민했던 게 맞나 싶게 로마 공화정에 대해 설명한 부분에 저도 모르게 [마스터스 오브 로마]의 인물을 대입하게 되는 짜릿한 경험을 할 정도로 이해가 쉽더라구요. 그래서 `이 책을 `지금` 읽길 참 잘했다.`고 생각하게 된 거구요.


[마스터스 오브 로마]는 유구르타의 전쟁에서부터 이야기가 진행됩니다. 마리우스와 카이사르 가문 그리고 술라가 모두 등장하며 이야기가 진행됩니다. 현재 [포르투나의 선택]이 끝난 시점에는 폼페이우스, 크라수스, 카이사르가 등장하며 제1차 삼두정치로 들어가기 직전입니다. 물론 삼두정치 이야기는 [로마 공화정]을 통해 알게 된 내용이지 제가 알고 있던 지식은 아닙니다. 순전히 독자의 입장에서 말하자면 9권의 책을 모두 재밌게 읽었다고 말하긴 어렵습니다. 때로는 흥미진진하게 읽었고 때로는 지루한 부분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더 머릿속이 멍해졌는지도 모르겠어요 ㅋㅋ 반면 [로마 공화정]은 로마공화정 직전에서부터 시작하여 로마공화정의 마지막 직후까지의 내용이 요약되어 있습니다. 덕분에 유구르타 전쟁 이전의 로마를 몰랐던 저는 로마 공화정이 생겨난 배경을 알게 되었고 삼두정치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할 무렵에는 막 가슴이 뛰면서 빨리 [카이사르의 여자들]과 [카이사르]가 읽고 싶어지더라구요. 강연 내용답게 마지막엔 로마 공화정이 현대의 우리에게 어떻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가에 대하여까지 이야기해주어서 내가 왜 저 먼 나라인 로마의 이야기까지 읽고 있는가에 대해 나도 모르게 의미를 가지게 되었다는^^;;


혹시 저처럼 [포르투나의 선택]까지 읽으면서 좀 정리 욕구가 생기신 분들은 지금 [로마 공화정]을 읽어보시길 권해드립니다. 사실 책을 잘 권하지는 않는 편이라 조심스럽긴 합니다만 저의 경우 [포르투나의 선택]과 [카이사르의 여자들] 사이에 시간적 여유가 생겨서 읽게 되었는데 좋은 경험이 된 것 같아서요. 전 조만간 영화도 한 번 보려고 해요. 아주 어릴 때 율리우스 시저에 대한 영화를 봤던 것 같아요. 클레오파트라가 주인공이었나? 암튼 그 영화를 봐야할까봐요. <스파르타쿠스>도 보면 좋을 것 같고요. 11월에 [카이사르의 여자들]이 나온다고 하니 그 전에 보길, 그 짬이 제게 생기길 기대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다시 태어나면 당신과 결혼하지 않겠어 - 남인숙의 여자마음
남인숙 지음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6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집에서 읽는 책이다. 남편 보란 듯이....(낭만적 연애와 그 후의 일상과 함께...)

 

공감이 되는 부분이 있다. 가령, 여자에게는 두 개의 방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하면서 곁들인 카페에서 울던 아기엄마 이야기는 지금의 내 심경과 닮아 있다.

 

아이에게 쉽게 죄책감을 갖는 유리가슴 엄마의 모습도 그렇고

 

잔소리라면 질색하는 내 생각과 같은 부분도 있고

 

남편과 함께 읽어도 좋을 책이지만 제목의 느낌은 별로 없다. 제목은 홀로 서는 여자에 대한 모습을 기대하게 하지만 실상 내용을 읽다보면 저자는 남성 위주의 가정 생활에 조금 요령있게 적응하는 모습을 제시하는 경우가 많다. 그것이 일반적으로는 거부감이 적겠지만 이런 제목의 책을 집어든 여자의 입장에서 보면 아쉬운 점이 많다. 가사일과 육아에 있어 남편에게 도움을 요청할 의사는 없다. 당연히 그가 해야 할 일을, 당연히 내가 해야 할 일을 각자 함께 하는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하며 살고 싶다. 그게 안되었을 때 아쉬운 사람은 내가 아니라 당신이라는 점을 느끼게 하며 살고 싶다. 다행이라면 남편은 그런 생각에 맞춰가고 있는 중이고, 불행이라면 남편이 온전한 공감에 의해 그러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그래서일까? 어쨌든 나는 다시 태어나면 당신과 결혼하지는 않겠다. 아니 그 누구와도 결혼하지 않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