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크기로 보는 넓은 바다 실제 크기로 보는 시리즈
아니타 가너리 글, 스튜어트 잭슨-카터 그림, 최재숙 옮김, 신남식 감수 / 사파리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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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은 겁이 많다. 그래서 동물을 썩 좋아하지 않는데 그나마 공룡 덕분에 무서움이 좀 줄어든 것도 같다.  어릴 때 자연관찰책을 접하게 해 주려고 했지만 아이가 싫어했다. 그래서 세밀화로 된 관찰책이나 귀여운 아기 동물의 이야기 위주로 읽을 수 밖에 없었다.

 

이 책은 몇 번을 읽어도 썩 믿기 어려운데 삽입된 이미지가 모두 사진이 아니라 그림이다. 아마 아들은 여전히 믿지 않을 지도 모르겠다. 책장을 펼칠 때마다 소스라치게 놀라곤 했기 때문이다. 그게 귀여워 자꾸만 그 페이지를 펼쳐 아이에게 들이밀었다. 장난꾸러기 엄마다^^

 

 

푸른바다거북이나 흰긴수염고래는 쓰담쓰담 하면서도 심해아귀만 펼치면 어딘가로 내뺀다.  푸른바다거북과 흰긴수염고래는 크기가 너무 커서 책에 눈만 겨우 보일 정도인데도 제딴에는 무섭게 생기지 않다고 느껴지는 모양이다. 심해아귀는 고작해야 18cm(수컷은 3.5cm)라고 하는데도 생김새가 무서운 게 아이에겐 더 큰 느낌으로 다가오나 보다.

 

그러다 어제 기사를 보았다.

 

 

평소 같으면 그저 지나칠 기사였지만 책에서 독성이 있는 문어라고 읽었던 터라 관심이 갔다. 사실 아들의 기겁(?) 대상에 이 문어는 포함되지 않았었다. 독성이 있지만 크기나 모양이 무섭지 않았기 때문이었는데 기사를 아이에게 읽어주다보니 겁이 나기 시작했나보다. 만지기만 해도 죽을 수 있다는 데 겁이 나는 게 당연하겠지! 그 뒤론 푸른고리문어에 대한 반응도 심해아귀 못지 않아졌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이 책에 수록된 이미지는 사진이 아니라 그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진이라고 느껴지는 것은 이 책이 <실제 크기>를 강조하기 때문이다. 욕심 같아서는 펼침북으로 실제크기처럼 만들면 좋겠지만 우리집보다 큰 흰긴수염고래를 더이상 어떻게 표현할 수 있겠는가 싶어졌다. 대신 보라줄무늬해파리 정도의 크기는 복사를 한 뒤에 전지에 실제 크기를 추측해서 그림으로 그려보는 활동을 하면 좋겠다 싶다.

 

아울러 책을 펼치기 전 음각이 들어간 푸른바다거북을 탐색하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도 책에 대한 친밀감을 높이는 데에 도움이 될 것 같다. 아들은 여전히 특정 바다동물을 무서워하면서도 불쑥불쑥 이 책을 꺼내 혼자 읽는다. 아마 무서운 영화를 보는 마음과 같지 않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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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15-05-27 13: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런 문어가 다 있군요. 아이의 통통한 손이 귀여워요

그렇게혜윰 2015-05-27 13:50   좋아요 0 | URL
심해아귀에서 사라진 손ㅋㅋㅋ
 
책이 좀 많습니다 - 책 좋아하는 당신과 함께 읽는 서재 이야기
윤성근 지음 / 이매진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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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서의 괴로움]을 읽으면서 나와 같은 고민을 하지만 양적인 측면에서 너무나 차이가 많이 나서 내 고민은 고민도 아닌기라~하던 참인데 이렇게 우리나라에도 책이 쌓인 사람들이 많구나 싶어서 우선 놀랐다.

 

이상북의 대표이자 책에 관한 책을 쓰는 저자 윤성근이 인터뷰이로 선택한 사람들은 유명인이 아니라 그가 알음알음으로 알게 된(그러하기에 역촌동 즈음의 사람들이 많다) 사람들이다. 참 자연스러운 것 같다. 굳이 장서가로 많이 알려진 사람들을 억지로 찾아가는 것 보다는 아는 사람에게 가서 자연스레 이야기를 나누는 일, 좋은 인터뷰 방식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이 사람들, 오카자키 다케시 만큼은 아닐지라도 그에 못지 않은 장서가들이 아닌가! 한 개인의 주변 인물들 중에도 이렇게 장서가가 많다니, 다시 한 번 내 책은 많은 것도 아닌기라~~

 

개인적으로는 인터뷰를 정리한 각각의 장도 좋았지만 에필로그가 특히 맘에 들었다. 인터뷰를 끝내고 책이 출간되는 사이 인터뷰이들 중 대다수가 그때와 다른 자리에서 생활하고 있다는 점 말이다. 삶은 그렇게 흘러가고 변해가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이라는 구심점이 있어 서로가 여전히 그대로 연결되는 느낌이 든다. 

 

그런데 책 사랑이 깊은 사람들의 이야기만 죽 읽다보니 책을 좋아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보아도 좀 갑갑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그래서 사실 중간에 그만 읽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다 읽게 된 데에는 어느 순간 이분들의 이야기가 편안히 다가오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자신들의 방식이나 무언가를 나에게 강요하는 느낌이 없었다. 그저 자신의 이야기를 할 뿐이었다. 그게 좋았다. 책이 많다는 것에 자부심이 있다던가, 깊은 지식을 강조한다던가, 정독해야 한다던가, 다독해야 한다던가, 중독해야한다던가 등등의 답이 없다.  도리어 책부심(?)에 힘입어 자만할 것을 경계하고, 세상의 책을 다 읽어치울 욕심을 버리라고 말하는 것에 공감했다.  장서가와 애서가의 차이에 대해 고민하기도 했다. 어차피 장서가는 아니지만 과연 나는 애서가인가, 하는 고민 말이다. 무엇 때문에 책을 읽는 것인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 본다.

 

한옥 책 거실을 가진 회사원 정무송 씨의 글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여행자였던 까닭일까 애서가이면서도 책에 대한 집착이 없는 것이 마음이 편해진다. 깊게 알지 않고 넓게 아는 것이 더 좋다는 그의 말이 여유롭게도 느껴지기도 한다.  "그 시간, 그 장소에서, 바로 그 책을 읽는 것."이라는 말이 새삼 내가 지금 읽고 있는 책을 애틋하게 느끼도록 한다. 각각의 인터뷰이들을 만나 이야기하면서 저자가 추천한 책들을 알아가는 재미도 쏠쏠하다. 덕분에 집에 사두기만 했던 책들에게 다시 한 번 눈길을 주고, 헌책방을 지나면서 [파브르 곤충기]를 사기도 하고, [나는 시간이 아주 많은 어른이 되고 싶었다]를 장바구니에 담아두기도 했다. 여러모로 책을 좀더 가볍고 진실하게 대해야겠다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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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격자들 2 - 조운선 침몰 사건 백탑파 시리즈 4
김탁환 지음 / 민음사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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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권http://blog.aladin.co.kr/tiel93/7549256을 사흘에 걸쳐 읽었다면 2권은 그냥 앉은 자리에서 읽을 수 밖에 없었다. 아들에게 수불석권 [手不釋卷] 을 설명하며 양해를 구하였다. 어쩔 수 없이 자기도 얼마 전에 산 만화책을 옆에서 읽는다^^

 

제목이 [목격자들]이고, 이야기의 흐름과는 별도로 작가 역시 조운선과 소선의 침몰을 보고 방관하는 어선들에 대해 틈틈히 언급을 한다. 제노비스 신드롬과는 다르게 어선들의 방관은 이익을 취하고자 하는 의도적 방관이다.

 

소설을 읽다보면 소설의 배경이 바다이고 억울하게 침몰한 생명에 관한 사건이다보니 자꾸만 세월호가 떠오른다. 아마 작가 역시 쓰면서 세월호를 은근슬쩍 암시하도록 하지 않았나 싶다.  소설의 말미에 거론된 '기억의 마을'이 가장 그러하다.

왜 우리에겐 담헌이나 화광, 청전과 같은 이들이 없는 것인지, 더 나아가 왜 우리에겐 완벽하진 않더라도 직언을 받아들이고 그를 실행에 옮길 군주가 없는지 읽으면서 현실과 겹쳐지고 또 어긋나는 면면에 마음이 복잡해진다.

 

1권의 중간부터 2권의 중간까지의 긴박함과 달리 사건의 마무리는 크게 예상을 벗어나지는 않는다만 억울하게 죽은 사람들의 이름과 그들의 이야기를 짧게나마 정조에게 올려 그들의 슬픔을 달래주라 청한 신하나 그것을 기꺼이 받아들여 고맙다고 전하는 정조의 모습은 비록 비현실적일지언정 아름답다.

-383쪽

 

이명방이 소설과 현실의 차이를 느껴 소설 쓰기를 멈추었듯이 우리도 소설이 현실과 많은 차이를 지니고 있음을 안다. 허나 김진의 말처럼 소설에서라도....그런 마음도 충분히 공감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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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격자들 1 - 조운선 침몰 사건 백탑파 시리즈 4
김탁환 지음 / 민음사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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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10년은 된 것 같다. 김탁환의 백탑파 이야기들만 몰아서 쭉 읽었었다. 그 이후 다른 책들도 읽었었지만 백탑파의 이야기만큼 빠져들게 읽지는 못했던 것 같아 내심  이대로 끝인가, 다음 이야기는 언제나 나오나 하는 기대와 아쉬움을 가지고 있었던 차에 [목격자들]이 출간되었다기에 살짝 흥분하여 읽기 시작했다. 

 

읽으려고 보니 제본형태가 각이 딱 잡힌 것이 뭔가 있어보이는 디자인이다. 알고보니 백탑파 시리즈를 비롯하여 김탁환의 조선시대 배경의 역사 소설을 <소설 조선왕조실록>이라고 이름붙여 60권을 목표로 진행 중이라고 하는데 사뭇 기대가 된다. 현재까지 출간된 책으로는 [혁명], [방각본살인사건], [열녀문의 비밀], [열하광인],[목격자들]이며 [목격자들]은 그중 9,10권에 해당되는 책이다.

 

때는 바야흐로 이명방도 희수연을 치룬 나이, 을미년에 76년만의 혜성이 나타난 것을 계기로 김진과 이명방이 만난다. 혜성의 이름은 주혜, 그리고 김진이 만든 풍금 연주곡의 제목도 주혜. 김진의 권유가 이어진다. " 그 일을 소설로 써 주게."

 

소설 [목격자들]은 바로 '그 일'에 대한 이야기이다. 경자년(1780년), 그러니까 55년 전에 조운선이 두 척 침몰했다. 그리고 그 곁의 소선이 침몰했고 그 안에서 숨진 누군가의 의문을 풀어주기 위해 백탑파가 나선다. 배가 빠진 때가 이른 봄인 4월이라서일까, 죽은 이들을 애써 외면하려는 권력의 음모가 느껴져서일까 자꾸만 세월호가 떠오른다. 하지만 사건의 전말을 확고히 밝히고자 하는 정조의 모습을 보자면 세월호 사건과는 사뭇 다른 권력자의 모습이 씁쓸하기만 하다.

- 171쪽

 

초반에 사건이 진행되기 전에 그러니까 이순구와 선영이 죽기 전엔 살짝 지루한 감도 없지 않아 있다. 헌데, 그 이후로 진행되는 이야기는 예전에 내가 빠져들던 백탑파 이야기 그대로이다. 언제 나오나 싶었던 주혜도 등장하고 물론 김진과 썸도 타고, 김진의 수사기법도 쫀득쫀득하다. 마지막에 나타난 의금부도사와 지음당 근방에서 난 큰 불이 2권에서 어떻게 사건을 휘몰아칠지 기대가 된다.

 

요즘 책을 읽어도 왠지 몰입이 안되는 것 같아 뭔가 문제가 있나 싶었는데 어제 읽은 동시집도 그렇고 이 책도 그렇고, 책이 흥미로우니 뭐 몰입은 당연한 것이네. 아드레날린이 살짝 뿜어진 기분 좋은 책읽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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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다! 한국사 1 - 선사 시대부터 통일 신라.발해까지 재미있다! 한국사 1
구완회 지음, 김재희 그림 / 창비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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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1학년 아들이긴 하지만 얼마전 어떤 축제에서 활쏘기를 배운 뒤 주몽에게 관심을 갖더니만 요즘은 고구려 백제 신라 고려 조선의 왕 이름까지 순서대로 외려고 하는  역사 관심쟁이이다.

구쌤의 책은 이미 이전에 아빠와 함께 떠나는 유적지 여행(맞나??) 을 통해 재밌게 읽었는데 본격 역사책이라고 하니 더더욱 흥미가 생겼다. 일단 1권만 읽고, 그에 맞는 북아트를 해 보았다.  북아트 정보는 http://cafe.naver.com/changbikids

 

북아트 키트를 받고 제 마음으로는 여러 날에 걸쳐 두 가지를 만들 예정이었는데 아이가 도저히 참지 못하고 그날 밤 10시 반까지 만들었네요 ㅠㅠ 그 과정부터 살짝~


 

고사리 손이지만 그래도 제가 간간히 북아트를 해 주고 종이접기도 배운 적이 있는 터라 아이 손이 많이 가게 했다.

나이를 고려해 만들기를 하는 중간 중간에 문제 풀이를 했는데  모르는 부분이 있으면 저렇게 갑자기 엎드리더니 책도 찾고 답도 찾아 낸다.

그리하여 완성한 두 권의 책. 최근에 가장 자주 읽는 책이기도 하다.


여기서 끝이 아니라!!!

답사 한국사 책인만큼 책을 들고 어딜 다녀왔지롱!

<한성백제박물관>과 <몽촌토성역사관>으로 고고씽!


처음 가본 박물관은 아닙니다만, 신기하게도 책을 만들고 가서 보니 평소에 그냥 지나치던 것도 자기가 만든 책에서 찾아보고 저렇게 확인을!!!!. 판넬의 경우도 이렇게 소리 내어 읽기는 처음이었다. 책에 나오지 않은 유물에 대해서는 꼭 사진을 찍어서 가자며 조르기도 했다.

책을 만들면서도 아이가 "엄마 뗀석기는 딸랑 4가지야?" 물었었다

책이 물음이 되고, 답사가 답이 되는 시간^^


 

반달돌칼과 갈돌과 갈판에 대한 체험도 하고 지층에 숨겨진 유물들을 발견하면서 시대를 알아맞히기도 했다. 집으로 오는 길에도 자기가 만든 책을 읽으며 아빠에게 종알종알 이야기하며 자랑하는 모습이 대견하다. 집에 와서는 엄마가 가진 오래전의 사회과부도책을 어찌나 열심히 보는지, 교과서에 나오는 고학년이 아니라 관심을 가지는 나이라면 저학년에서도 가능한 활동이라는 생각이 든다. 책의 문구가 어렵지 않아서 발췌독을 시키면 비교적 잘 읽는다.

에피소드를 하나 추가하자면, 몽촌토성역사관에는 인류의 단계를 호모에렉투스, 호모사피엔스, 호모사피엔스사피엔스라고만 표기 되어 있는데 아이가 곧선사람, 슬기사람, 슬기슬기사람이라고 바꿔 부르더라. 흥미가 생기면 지식은 덤인 것 같당^^ 그나저나 아들은 자꾸 고인돌 보러 강화도를 가자고 하고, 경주는 언제 가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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