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는 막연히 어려운 것이라 생각했는데, 왜 어렵다고 생각했는지 알 것 같다. 축약된 것을 그냥 자유롭게 느끼지 못하고 작가의 의도, 표현의 기원을 이해하고 싶기 때문에 어려운 것. 그러고보면 과학에서 자주 밝혀내고자 하는 origin, provenance 이런 것도 상당히 남성적인 개념인 것 같다. 



나는 시에 관심이 없었지만, 주변에서 시를 사랑하는 여성을 많이 보았기에 (내가 꽤 커서까지 어머니의 시 필사 노트가 남아있었다), 또 시에 관심있는 남성을 주변에서 본 적이 없었기에 막연히 시는 여성스러운 장르라고 생각했었는데 그건 아주 잘못된 생각이었던 것 같다 ^^; 사실 여성 시인이 적다는 게 아니라 여성 시인을 안 '쳐준다'는 이야기이긴 하지만.. 장르적 특성도 있다고 하니.


이 챕터 덕분에 <자기만의 방> 중 주디스 셰익스피어의 이야기가 나오는 부분을 예전보다 조금 더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크리스티나 로세티나 엘리자베스 배럿 브라우닝은 물론, 키츠나 월트 휘트먼의 시도 모르다보니 '그런가보다' 하며 읽게 되는 장이었어서 ㅠㅠ 밑줄만 옮겨둔다. 



크리스티나 로제티의 <도깨비 시장>을 사 두었는데 읽지 못해서 아쉽고 










엘리자베스 배럿 브라우닝의 <오로라 리>는 왜 번역이 안되어 있는가... 궁금한데. 

원서로라도 읽어봐야 할까.. (언젠가) 












조지 엘리엇부터 에밀리 디킨슨까지 쫙 읽은 후 <다락방의 미친 여자>를 언젠가 재독해보고 싶다. 


(설마 그때쯤엔 다 까먹어서 앞쪽의 제인 오스틴, 브론테 자매 등 다 다시 읽어야 하진 않겠지) 


울프가 말한 남성적인 관점에서 보면 서정시의 본질 자체가 여성성의 본질이나 특성과는 내재적으로 양립할 수 없다는 것이다.

(랜섬과 코디) 둘 중 누구도 시 자체가 여자의 성취일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반대로 둘 다 여성 시인의 예술은 어떤 의미에서 ‘낭만적인’ 감정으로부터, 즉 실제 로맨스에 대한 반응이나 잃어버린 로맨스에 대한 보상에서 생긴다고 가정하고 있다.

여성이 쓴 서정시에는 분명 여성의 성취 또는 여성의 광기에 대해 숙고하게 하는 무언가가 있다.
여성 소설가들은 미친 여자의 분신이나 다른 악마적인 분신을 사용해서 작가가 되는 것에 대한 불안을 피하거나 쫓아내는 반면, 여성 시인은 문자 그대로 미친 여자가 되거나 악마적인 역할을 행해야 하며, 전통과 장르, 사회와 예술의 교차로에서 극적으로 죽어야 하는 것이다.

소설은 항상 상업적으로 가치 있는 것이었는데, 소설은 재미있고 기능적이며 공리적이기 때문이다. 반면에 시는 전통적으로 돈의 가치와는 거리가 멀었다. … 소설 쓰기가 생계 수단이 되는 직업이었다는 것은 소설 쓰기를 시 쓰기보다 지적으로나 정신적으로 가치가 낮은 직업처럼 보이게 만들었다. 모든 가능한 문학적인 직업 중에서 19세기가 최고의 지위를 부여한 것은 시 쓰기였기 때문이다. … 시 쓰기는 전통적으로 성스러운 직업이었다. .. 낭만주의 사상가들이 미학의 영역에 신학적인 어취를 차용한 이후에 ‘그(시인)’은 유사 성직자의 역할을 맡게 되었다. 그러나 서구 문화에서 여자들은 성직자가 될 수 없다. 그렇다면 어떻게 (시인은 성직자인데) 여자가 시인이 될 수 있단 말인가?

울프가 보여주고 있듯이 소설 쓰기는 단지 ‘덜 중요한’ 것이 아니라, 미학적이기보다는 상업적이며, 성스러운 일이라기보다는 실용적이기 때문에 여성의 직업으로 더 적절하다고 여겨졌다. 20세기까지 물질적 사회적 ‘리얼리티’를 추종하는 장르였던 소설은 귀족주의적 교육 대신에 있는 그대로 묘사할 것을 빈번하게 요구한다.
서정 시인은 미학적인 모델을 가지고 있어야 하며, 어떤 의미에서 문학 형식에 걸맞는 심원한 언어를 말해야 한다. 그는 자연과 사회의 현상을 단순히 기록하거나 묘사해서는 안 된다. 시에서 자연은 전통을 통해서 (즉 옛 법칙의 교육을 통해서) 매개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물론 울프가 낙담하면서 배웠듯이, 그리스-로마의 전통 고전들은 ‘남성적 학문의 영역’ 이었다.

키츠가 자신의 소네트에서 시가 모든 곳에, 즉 자연의 모든 것에 있듯이 자신에게도 있다는 것을 확신하는 건강과 기쁨을 표현할 수 있었던 것은, 적어도 자신이 창조의 주인이라는 남성적 확신 때문이었음에 틀림없다. 이와 대조적으로 모드(로세티)는 분명 자신을 연약하고 허영심만 가득한 여자로 보았으며, 자연의 지배자가 아니라 고통 받는 하인으로 보고 있다.

디킨슨이 유별나게 억압적인 환경에서 얼마나 빛나는 시를 썼는지를 생각한다면, 그녀가 만일 휘트먼의 자유와 ‘남성적인’ 확신을 가졌더라면 무엇을 했을 것인가를 짐작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마찬가지로 로세티가 자신의 예술적 자긍심을 사악한 ‘허영심’ 으로 규정하지 않았더라면 어떤 종류의 시를 썼을 것인지도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디킨슨은 욕심 많고 분노에 차 있으며, 은밀하게 혹은 공개적으로 자기 주장이 강한 사람이다. 이와 대조적으로 크리스티나 로세티와 엘리자베스 바렛 브라우닝은 그들의 예술에서 열정적인, 또는 차분한 빈곤을 기꺼이 받아들이고 있다. 로세티는 대표적인 여성 시인 - 화자로서 쾌락을 찬양할 때 이기적으로 노래를 부르기보다는 고통에도 불구하고 사심 없이 노래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고 믿고 있다.

엘리자베스 바렛 브라우닝의 시 가운데 가장 훌륭한 시는 우아하거나 혹은 열정적인 자기 희생과 화해함으로써 만들어졌다. 그러한 자기 희생은 19세기 여자에게는 반드시 필요한 최고 미덕이었다. 그러나 로세티의 기질과 환경이 양성했을 그 철저한 금욕주의를 바렛 브라우닝은 천성적으로 좋아하지 않았기 때문에, 젊은 여자 특유의 고통의 미학을 매우 친숙한 빅토리아시대의 섬김의 미학으로 결국 대체했다. - 19세기에 제정신을 가진 세속적인 여성 시인이 성취할 수 있는 자기주장과 굴종 사이의 가장 합리적인 타협점을 보여주고 있다. 사실상 에밀리 디킨슨은 바렛 브라우닝이 제시한 타협안을 암암리에 거부했다. 이 사실은 의심할 바 없이 디킨슨의 암허스트의 ‘신화’가 얼마나 무모하고 비세속적이었는가를 보여주는 것이다.

바렛 브라우닝은 그 소녀의 자기 정당화에 페미니스트의 차원을 제공한다. 이 차원을 통해 롬니를 부정하는 오로라 리는 반항적인 자기 주장의 전통 안에 정확하게 위치하게 되는 것이다. "남자건 여자건 간에 모든 피조물은, 책임 있는 행동과 생각에 있어서 독립된 존재다… 그리고 나 또한 나의 천직을 갖고 있다…. 가장 진지한 일이며, 가장 필요한 일" 이라고 주장한다.

오로라와 오로라의 작가는 빅토리아시대의 결혼이 요구하는 온순함과 시가 요구하는 에너지 사이에서 완벽한 타협을 달성한 것으로 나타난다. 그러나 동시에 밀턴의 딸들에 대한 조지 엘리엇의 인유가, 겉으로는 여성의 종속에 대한 가부장적인 원칙을 말하는 가운데서도 내밀하게 반항하는 판타지를 암시하는 것처럼, 바렛 브라우닝이 타협한 봉사의 미학 역시 오로라 리의 혁명적 충동을 감추고 있다. 순화된 오로라가 롬니를 위해 일할 것을 맹세하지만, 바렛 브라우닝은 그녀가 상상한 것에 대해 사람들이 받을 충격을 누그러뜨리려는 양, 오로라가 아니라 롬니에게 오로라의 임무를 묘사하게 하고 있다. 브라우닝이 이러한 타협을 한 부분적인 이유는 빅토리아시대의 독자들은 남성 인물이 이야기하는 천년왕국의 신화를 더 쉽게 수용할 것이라는 능란한 인식 때문이다.

에밀리 디킨슨은 ‘그 외국 여자’ 엘리자베스 바렛 브라우닝을 처음 읽었을 때 ‘정신의 개조’를 경험했다고 썼다. 디킨슨은 (오로라 리의 결론에서 나타나는) 자기를 포기하는 굴종의 베일 뒤에 감추어진 사회변화에 대한 낭만주의적 열망을 감지했음에 틀림없다. 그녀는 또한 이 시의 끝에서 해가 떠오를 때 오로라 리가 본 천상의 도시는 결국 오로라의 것이지, 눈먼 롬니가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틀림없이 알아차렸을 것이다. 오로라 리의 ‘열기와 과격성’이 아무리 길들여졌다 해도 그 서광 같은 불길은 완전히 꺼지지 않았다. 그렇기 때문에, 바렛 브라우닝이 사방으로 ‘여성 선배들’을 찾아다녔던 영국과 미국의 모든 현대 여성 시인들의 할머니가 되었다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에밀리 디킨슨은 브라우닝의 타협을 거부했다. 그러나 그녀는 브라우닝의 ‘통찰적 비전’ 에 언제나 영감을 받았으며, 바로 그 비전을 통해 여성이 시를 쓸 때 여성 시인을 애태우는 ‘문제’를 해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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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23-01-10 07: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한결같이 시가 어려운 사람이라서요. 항상 시인들을 엄청난 존경심을 가지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오로라 리는 표지가 참 강렬하고 좋아요. 저도 언젠가 읽고 싶은^^

건수하 2023-01-10 12:20   좋아요 0 | URL
그러니까요 쓰기도 읽기도 어려운... :)

저는 원서도 한결같이 어렵습니다 ^^

독서괭 2023-01-10 13: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설마 그때쯤엔 다 까먹어서‘ ㅋㅋㅋㅋㅋㅋ 저도 그생각이 들지만 ㅋㅋㅋ 이렇게 기록해 두셨으니 괜찮겠죠?^^

건수하 2023-01-10 15:35   좋아요 0 | URL
설마... 설마... ㅋㅋㅋ
그래서 해가 바뀌었는데도 굳이 다시 기록하고 있습니다 ^^;

(사실 다른 쪽에서 하던 같이 읽기가 이제 끝나가고 있기도 하고요 ㅎㅎ)
 

새해가 되어 이틀 출근하고 확진이 되어 격리중이다. 새해 첫 주부터 이러고 있으니 기분이 썩 좋지 않다.. 


책을 읽을 수 있겠지 하고 잔뜩 들고 들어갔으나 이틀 정도는 좀 아팠고

이후에는 왜이리 멍하고 졸린지.. 책은 잘 못 읽고 있다. 

(겨우 톰 아저씨의 오두막 1권을 읽었고, 2권 시작) 


책은 안 읽는데 오랫만에 갖고싶은 굿즈가 생겨 고민이다. 





책장 + 고양이라니 

(그것도 정리되지 않은 대충 쌓아놓은 책장..)


이것은 그야말로 나를 위한 굿즈인데 (집에 가지고 가면 아이에게 뺏길 것 같지만) 



e북을 3만원 이상 사라니... 난감하다. 

요즘 책에 마구 줄치며 보는지라 주로 종이책으로 보고 있고 

전자책 구독 서비스를 쓰고 있으며, 전자책은 다른 서점에서 사기 때문 (그래야 관리하기가 편해서). 


얼른 소진되거나... 아니면 재고가 남아 굿즈샵에서 판매해주면 좋겠다... 

(그래도 일단 장바구니 담아보러 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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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lstaff 2023-01-09 20:3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저는 직장생활 할 때, ˝왜 난 코로나 양이 방문을 안 하는 거야!˝라고 애통해 했던 적이 있습니다. 그땐 회사에서 유급 5일 휴가를 줬거든요. 날짜 잘 맞추면 한 열흘 쉴 수 있었는데 말입죠.
하긴 코로나 아가씨 이전에도 자주 ˝난 맹장염도 안 걸려.˝ 일상적으로 푸념을 하곤 했지만 말입니다.
그건 그렇고, 얼른 회복하세요.
전 굿즈 욕심이 거의 없는지라...... ^^;;

건수하 2023-01-09 20:42   좋아요 2 | URL
골드문트님 최근 은퇴하셨나 봅니다 ^^
저도 다행히 유급 5일 휴가를 받아서 쉬고 있습니다. 곧 회복해서 나타날게요. 감사합니다 :)

저도 굿즈는 거의 안 사는 편인데, 저 컵은 그냥 넘어가기가 조금 힘드네요 ^^

독서괭 2023-01-09 20:4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이고 수하님. 확진되셨군요. 아프지만 않으면 약간은 신나는 격리가 될 수도.. 있는데 아프시다니. ㅠㅠ 근데 이번에 첨 걸리신 건가요?

건수하 2023-01-09 21:25   좋아요 2 | URL
네 처음이었어요 ^^ 그래도 생각보다 아프지 않았습니다~

독서괭 2023-01-09 21:31   좋아요 2 | URL
아 굿즈 얘기도 하고 싶었는데 애가 말거는 바람에 그냥 올렸네요 ㅋㅋ 역시 알라딘은 머그장인.. 예쁜 머그가 참 많네요 고양이와 서재라니~~

건수하 2023-01-09 22:31   좋아요 2 | URL
괭님 저 머그 예쁘죠~~
왜 전자책에 한정했는지 ;ㅁ;

은오 2023-01-09 21:1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으앗 수하님 확진이신가요? ㅜㅜ 진짜 제 주위에도 오히려 코로나 한 번 안 걸린 사람이 더 적더라고요. 저는 미접종 미pcr 미코로나 희귀종인데...ㅋㅋㅋㅋㅋ이제 과연 저도 안 걸리고 넘어갈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상태 안좋을 때 책 못 읽겠어요 정말. 책 읽는 걸 좋아해도 기본적으로 독서는 머리를 써야 하는 행위이다 보니까 그럴 땐 누워서 뇌 비우고 유튜브밖에 못 보겠더라구요. 수하님, 얼른 나으시길 바랍니다. ㅜㅜ

건수하 2023-01-09 21:28   좋아요 2 | URL
네 저도 이번에 처음 확진되었어요. 은오님은 희귀종으로 쭈욱 남으시길…

며칠 지나서 이제 좀 나아져서 슬슬 책을 읽어보려합니다. 염려해주셔서 감사해요 ^^

단발머리 2023-01-10 07:5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에고... 고생많으십니다. 다들 걸리는 코로나지만 아.... 저는 괴롭더라구요. 많이 아팠습니다. (벌써 작년 일이네요)
수하님은 많이 아프지 마시고 잘 회복되시길 바래요.
머그컵은...... 진짜 이쁘네요. 저희집은 컵이란 컵은 다 알라딘 컵이라 이제 그만.... 하고 싶은데 말이지요^^

건수하 2023-01-10 12:21   좋아요 2 | URL
단발머리님 많이 고생하셨었군요. 이제 다 회복되셨는지... 피곤함은 한참 간다니 좋은 것 많이 드세요.

머그컵 정말 예쁘죠 ㅠㅠ 전자책 3만원은 아무리 해도 각이 안 나와서 포기했습니다 흑..

라파엘 2023-01-10 09:0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제는 정말 코로나에 한번도 걸리지 않은 사람이 거의 없는 것 같아요. 수하님, 스트레스 없이 푹 쉬시고, 후유증 없이 쾌유하시길 기원합니다~!!

건수하 2023-01-10 12:22   좋아요 2 | URL
제가 얼마 전까지 한 번도 안 걸린 사람이었는데 -1 되었네요 ㅎㅎ
라파엘님 감사합니다 ^^

라로 2023-01-10 09:4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희는 45일 줘요. 많이 주죠? 그런데 저는 아직도 못 사용하고 있어요. ^^;;
고양이 컵 귀여워요,, 제겐 그림의 떡이지만요.^^;;
어쨌든 빠른 회복을 바랍니다.

건수하 2023-01-10 12:23   좋아요 1 | URL
45일 유급휴가 말씀이겠죠? 정말 많네요 저는 20일이 안 되는데 ^^;
코로나 때는 격리를 해야해서 그때 주는 5일은 별도이긴 하답니다.
라로님 일 특성상 혹은 너무 바빠서 휴가를 잘 못 쓰시나봐요..

잘 쉬고 회복하겠습니다. 감사해요 ^^

라로 2023-01-10 13:33   좋아요 2 | URL
유급휴가 말고 45일은 코로나로 인한 병가 휴가만 45일이에요. ^^;;유급휴가는 30일인 것 같아요. 코로나 휴가가 더 많다니 그렇긴 하지만요.^^;;

건수하 2023-01-10 15:08   좋아요 1 | URL
우와..... 엄청난데요..!
쓰진 않더라도 제도가 있다는 건 좋은 것 같습니다 ^^
라로님 안 아프신 게 최고지요.

새파랑 2023-01-10 15:3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제는 완쾌되셨을려나 모르겠네요. 후유증이 없으시길 바라겠습니다~!!

역시 좋은 굿즈는 참을수 없죠 ^^

건수하 2023-01-12 11:16   좋아요 1 | URL
새파랑님 감사합니다 ^^
출근한 탓인지 아직 완쾌 안된 거 같은 느낌입니다 ㅋㅋㅋ

아프고 하다 보니 새해가 벌써 열흘도 넘게 가버렸네요. 올해는 만족스런 독서 하세요 ^^
 

#여성주의책같이읽기 1월의 책이다. 


목차를 보니.. 후우. 현기증 난다. 

번역되어있는 참고도서를 열심히 찾아서 링크 (이런거 만드는 거 좋아함). 

뒤쪽으로 갈수록 논문이 많아서, 저자 이름으로 찾아도 잘 안 나오는 듯 하다. 




chapter 1 페미니즘 제 1물결

버지니아 울프, 『자기만의 방』 (1929) 
시몬느 드 보부아르, 『제 2의 성』 (1949) 
도리스 레싱, 「19호실로」 (1963) 













chapter 2 자유주의 페미니즘 

베티 프리단, 『여성성의 신화』 (1963) 
베티 프리단, 『두 번째 단계 The Second Stage』 (1981) 
앨리슨 루리, 『테이트 가족의 전쟁 The War Between the Tates

』 (1974) 













chapter 3 마르크스주의 페미니즘 
실라 로보섬, 『여성의 의식: 남성의 세계』 (1973) 
미셸 바렛, 『오늘날 여성의 억압』 (1980) 
도리스 레싱, 『황금 노트북』 (1962) 












chapter 4 정신분석 페미니즘 
줄리엣 미첼, 『정신분석과 페미니즘』 (1974) 
낸시 초도로우, 『모성의 재생산』(1978) 
마가렛 앳우드 『레이디 오라클』(1976) 











chapter 5 포스트구조주의 페미니즘 
엘렌 식수, 메두사의 웃음(프랑스판 1975, 영어판 1976) 

루스 이리가라이, 우리 두 입술이 함께 말할 때(프랑스어판 1977, 영어번역판 1980) 

쥘리아 크리스테바,한 정체성으로부터 다른 정체성으로(프랑스어판 1975, 영어번역판 1980) …214

버지니아 울프, 『올랜도』 (1928) …220










chapter 6 포스트모더니즘과 페미니즘 
앨리스 자딘의 『가이네시스』 (1985) 
세일라 벤하비브 「페미니즘과 포스트모더니즘의 질문」(1992) 
앤젤라 카터 『써커스의 밤』 (1984) 










(무려 주디스 버틀러 번역하고 해설서를 쓴 조현준님 번역이다)


chapter 7 레즈비안 페미니즘과 퀴어이론 …293
애이드리언 리치,강제적 이성애와 레즈비안의 존재 (1980) 

모니크 위티그,여성은 여성으로 태어나지 않는다(1981) 

주디스 버틀러, 『젠더 트러블: 페미니즘과 정체성의 전복』 (1990) 
지넷 윈터슨, 『벚나무 접붙이기』 (1990) 












chapter 8 흑인 페미니즘과 포스트식민주의 이론
바바라 스미스,흑인 페미니즘 비평을 향하여(1977) 

가야트리 차크라보티 스피박,서발턴 연구: 역사성을 해체하며(1985) 

벨 훅스,포스트모던 흑인성(1991) 

토니 모리슨, 『술라』 (1973) 












<자기만의 방> 빼고 읽은 게 없다고 하면 없어보이겠지만, 사실이 그렇다.. 

subaltern을 번역하기가 난감하겠지만 '서발턴' 이라고 하니 개념이 아닌 고유명사 같잖아.. 


<여성성의 신화> 읽다가 말았는데 당분간 출퇴근하면서 들어보려고 하고 

(그러나 어제 <톰 아저씨의 오두막>을 듣기 시작했는데 너무나 귀에 쏙쏙 잘 들어오고 슬프고 그렇다. 그런데 <여성성의 신화>는 좀 지루하다...)

그 외에 하나 더 읽어본다면 도리스 레싱의 <19호실로> 정도? 


<제 2의 성>은 2-3월 독서괭님, 은오님과 함께 읽어보기로 했다. 1월엔 일단 이 책에 충실하도록 하고, 그 중 더 알고 싶은 부분을 이후 찾아가면 될 것 같다. 




셰익스피어 희곡 - 소설 읽기 마지막. <겨울이야기>와 <시간의 틈>.

<시간의 틈>이 위에 <페미니즘 이론과 비평> 의 chap. 7 레즈비언 페미니즘에 나오는 소설 

<벚나무 접붙이기>를 쓴 지넷 윈터슨의 책이라 왠지 반갑. 






헤어질 결심 각본을 낭독해보기로 했다. 

손발이 오그라들 것 같기도 한데.. 근데 탕웨이 역할은 누가 맡을 것인가. 







책모임에서 내가 선정한 책. 

번역가에 소설, 에세이까지 영역을 넓히고 있는 이주혜님 책이다. 다락방님 서재에서 작년에 보고 읽고 싶어져서.. 


작가님 번역을 많이 하셨네. 찾아보니 나도 이 분이 번역한 책을 하나 읽었다. 그게 뭐냐면, <프랑스 아이처럼>. ... -_-; 그리고 이 분이 글을 쓰신 그림책도 하나 읽었네? <콩중이 팥중이> ...



에밀리 디킨슨 시 한 번 읽어보고, <다락방의 미친 여자> 15-16장 다시 읽어볼까 한다. 

생각 같아서는 <진리의 발견> 중 에밀리 디킨슨 부분도 다시 읽고 싶은데, 

<진리의 발견>은 재독할 생각이라.. 일단 이거라도. 






조지 엘리엇에게 '여성적 미덕'에 있어 영감을 준 것 같은 해리엇 비처 스토의 <톰 아저씨의 오두막>을 읽어보기로 했다. 어제부터 듣기 시작했는데 운전중 자꾸 울컥울컥.. 

아무래도 이건 눈으로 읽고 운전 중에는 <여성성의 신화>를 들어야겠다. 






1월의 독서, 화이팅. 


나만의 여성주의책읽기 목록은.. 언제 완성될지 알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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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23-01-03 17:0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수하님! 짱이에요!
제가 음청 존경하며 사모합니다!! 💕

건수하 2023-01-03 17:35   좋아요 2 | URL
존경씩이나요... 사모해주시는 걸로 충분합니다 ㅎㅎ (응?)

유부만두 2023-01-05 19:02   좋아요 2 | URL
저도 사모할래요

건수하 2023-01-05 19:08   좋아요 1 | URL
유부만두님까지… 영광입니다 //ㅁ//

거리의화가 2023-01-03 17:1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수하님 짱!!! 당장 읽지 못하더라도 나중에라도 참고가 될 것 같아요. 엄지척!

건수하 2023-01-03 17:35   좋아요 2 | URL
거리의화가님 참고가 되실거 같다니 뿌듯합니다!

독서괭 2023-01-03 17:1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목록수하님!! 뭔가 전문가 포스가 느껴집니다.
근데 1월에 저 책들 다 읽으실...? 줄 알고 기절할 뻔 했는데, 1월여성주의 책 관련도서 중 <여성성의 신화>랑 <19호실로>를 읽으시겠다는 거군요? ㅎㅎ 그리고 그 아래 책들이랑.
운전중에 여성성의신화는 지루해서 위험한 거 아닌가요? 재밌는 거 들으셔야;;
여성주의책읽기 목록은 2,3월에 제2의성 끝내고 차차 만들어 보시죠~! 화이팅!^^

건수하 2023-01-03 17:31   좋아요 2 | URL
네, 낭독하는 책 두 권은 뭐 모임에서 실시간으로 읽는거고
저의 목표는 7권!

이제 저만의 여성주의책읽기 목록을 뽑아봐야겠습니다 :)

미미 2023-01-03 17:2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우와우와! 프린트해서 책상 옆에 붙여놔야겠어요. 고맙습니다 수하님^0^

건수하 2023-01-03 17:35   좋아요 2 | URL
프.. 프린트.. 미미님은 역시 독서에 진심이십니다! :)

건수하 2023-01-03 17:30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여러분들 이렇게 좋아하시니 참... 보람있네요 (앞머리를 쓸어 넘긴다) ㅋㅋ


다락방 2023-01-03 17:3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우와 리스트 만들어주셔서 완전 땡큐입니다, 수하 님. 완전 멋져요. 근사해요! 이런거 만드는 거 좋아하신다니 진짜 멋져요! 덕분에 정리 잘 된 리스트 참고할 수 있겠네요.
저도 다락방의 미친 여자 읽고 나니, 톰 아저씨의 오두막 읽고 싶더라고요. 그런데 그전에 저는 1월 도서의 참고도서들 먼저 좀 읽어보려고 합니다. 어제 <레즈비언 페미니즘 선언> 읽었고요, 오늘부터 <올랜도> 시작입니다. 화이팅!!

건수하 2023-01-03 17:33   좋아요 1 | URL

다락방님 앞서 나가시는 모습 멋집니다! 올해도 잘 부탁드려요 ^^

바람돌이 2023-01-03 17:3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1월의 책은 참고 도서가 너무 많아서 오히려 못읽을듯하더라구요.
그냥 본책만 일단 시작해보는걸로..... ㅎㅎ
헤어질 결심 탕웨이역은 당연히 수하님이 하는걸로.... 그냥 저요 하고 먼저 손드세요.그럼 되는거 아닐까요? 예전에 저희 집 딸이 오즈의 마법사 연극에서 도로시 역을 하길래 어떡했니하니까 내가 제일 먼저 손들었어 하던데요. ^^

건수하 2023-01-03 17:34   좋아요 2 | URL
네, 저도 1월의 책을 일단 시작하려고요. 무슨 말인지 모르겠으면 다시 생각하기로... :)

탕웨이 역은 중국어를 할 줄 알아야 되겠던데요...? ㅎㅎ

은오 2023-01-03 19:2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2-3월동안 읽게 되었군요! 좋아요👏👏👏 2달이면 뭐 제2의성도 껌이죠!!!(허언)

건수하 2023-01-03 20:00   좋아요 1 | URL
제가 7-8월에 상황이 좀 안될거 같아서.. 은오님께 말씀드리는 걸 깜박했어요! 2-3월 같이 읽어보아요 ^^

햇살과함께 2023-01-04 00:2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수하님 정리 짱!
저는 도리스 레싱 19호실로 가다랑 금색 공책 1권 도서관에서 빌렸는데 금색 공책 너무 두껍네요? 이건 읽을지 고민 중이고,,, 알라딘 중고서점에서 술라 구매해서 19호실이랑 술라는 읽을 계획입니다~
저도 읽은 책은 자기만의 방이요;;;

건수하 2023-01-04 13:40   좋아요 1 | URL
금색 공책 두껍군요! 2권짜리라 생각 안하긴 했는데...
술라는 좀 얇은가요? ^^

햇살과함께 2023-01-05 08:48   좋아요 1 | URL
술라는 구판 기준 230페이지로 얇아요 글자도 크구요^^

책읽는나무 2023-01-04 07:3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역시!! 수하님의 목차 목록!!!
읽다가 써커스의 방 책을 보고 다락방님 리뷰 생각 나, 또 한 번 웃었는데 수하님 괄호란을 읽고 웃으면 안될 것 같은 느낌이 들어 금방 멈췄어요^^;;;
탕웨이 역할은 당연히 수하님이 하셔야죠?
그게 그렇게 나쁩니까?ㅋㅋㅋ
인생의 주인공은 바로 ‘나‘라고 하지 않나요?
주인공 서래 갑시다!
아니면 이정현 역이나? 김신영 역?
아님 여자 경찰도 보이던데...
그 중 제일 좋은 건, 서래!!!
서래가 제일 좋네요ㅋㅋㅋ

건수하 2023-01-04 13:41   좋아요 1 | URL
사실 저는 제가 읽는 것보다 듣는게 좋아서 ㅎㅎ
탕웨이 역할은 다른 사람이 했으면 했는데요...
다들 손 들어라 하시니깐 그래야 하나 귀가 팔랑거리기 시작했습니다 ^^;;;

공쟝쟝 2023-01-04 13:0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백수하님… 이러지마…. 너무 멋지지마…..

건수하 2023-01-04 13:42   좋아요 1 | URL
요즘 쟝님한테 어필하고 있는 나 ㅋㅋㅋㅋ

공쟝쟝 2023-01-04 13:46   좋아요 1 | URL
하…… 이미 어필 안해도 당해있어요… 백수하를 누가말려?… 운전하는 여자야…

건수하 2023-01-04 14:16   좋아요 1 | URL
운전은 중요한 것이긴 합니다.. 우리의 현실 지평을 넓힌다..? ㅋㅋ

제인 오스틴의 소설에서 말과 마차를 빌려야 하는 여성들의 현실 나오잖아요.
근데 말이나 마차나 차나 다 비싼게 문제.. ㅠㅠ

어쨌든 운전을 하기 전과 후는 크게 다릅니다.

(너무 진지했나)

공쟝쟝 2023-01-04 14:18   좋아요 1 | URL
여성의 이동성은 내가 할말이 또 참 많지!!! ㅋㅋㅋㅋㅋㅋ 아놬ㅋㅋㅋ 백수하님은 어쩜 일케 적용능력이 ㅋㅋㅋ 말해봐요 여기도 전교1등이구나? ㅋㅋㅋ

건수하 2023-01-04 15:06   좋아요 0 | URL
그거 읽을 때 막 필받아서 글 한 번 쓰려다 말았거든요 ㅋㅋㅋ 쟝님이 써주세요!

학교 다닌지 너무 오래되어 기억이 안난다? ㅋ

난티나무 2023-01-04 22:0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책 리스트 저도 만들고 싶어서 시작하다가 사정상(?) 못 했는데 수하님!!! 짱이야요!!!! 👍👍👍👍👍

건수하 2023-01-05 19:09   좋아요 0 | URL
제가 이런거 만드는 걸 좋아해요 ㅎㅎ 난티나무님께도 유용하길!
 










한동안 밑줄 등 정리를 하지 않았지만, 

조지 엘리엇과 에밀리 디킨슨 부분은 좀 남겨둘까 싶어서... 


13-14장은 조지 엘리엇의 작품을 별로 읽지 못한지라 알쏭달쏭했다. 

<벗겨진 베일>과 <미들 마치> 축약본만 읽었기에.. 


마음에 남는 부분들을 옮겨본다. 



성직 생활의 미덕에 대해서 쓰려고 하는 불가지론자로서, 아내의 봉사를 찬양하는 ‘타락한’ 여자로서, 모성을 찬양하는 아이 없는 작가로서, 여성적 감수성을 기꺼워하는 의미로 자신이 ‘삶에서의 실험’이라 불렀던 것을 쓰는 지성인으로서, 엘리엇은 모순에 빠지게 되기 때문이다.



엘리엇은 정확하게 스토우의 글에서 부족한 것 (‘무서울 정도로 비극적인 요소(…) 억압받은 자의 악에 도사리고 있는 보복의 여신에 대한 묘사’)을 풀러가 가지고 있다는 이유로 풀러를 칭찬했다. 그럼에도 엘리엇은 억압받은 자의 미덕을 그린 스토우에게도 이끌렸다.



각각의 여주인공이 자신의 분노를 누르고 체념의 필요성에 순종하는 동안, 작가는 네메시스가 되어 그 여주인공을 ‘위해’ 행동하는 것이다. 그것은 프랑켄슈타인의 괴물이 그의 창조자를 ‘위해서’ 행동했던 방식이나 버사 메이슨 로체스터가 제인 에어를 ‘위해서’ 행동했던 방식과 똑 같은 방식이다. 따라서 <성직 생활의 장면들>에서 미친 여자는 바로 소설가 (남성 화자로서가 아니라 장면들 뒤에 있는 여성 작가로서) 라는 것이 매우 흥미롭다.



샬롯 브론테가 저항했던 모든 부정적인 전형이 조지 엘리엇에 의해서 미덕으로 전환된다는 것은 의미심장하다. 브론테는 여자가 지적인 발전을 이룰 수 없다는 사실을 저주하는 반면, 엘리엇은 지적인 결핍이 가져올 무서운 효과를 인정한다. 하지만 그 때문에 감정적인 삶이 여자에게는 더 풍부해진다는 점 또한 암시하고 있다. 브론테는 자기주장을 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보여주는 반면, 엘리엇은 남성적인 경쟁 대신에 후원해 주는 동지애에 기반한 고유한 여성적 문화의 미덕을 극화하고 있다.



이러한 관점의 변화는 여자들을 ‘하나의 작은 방’ 에 계속 머물게 하는 것을 정당화시키는 데 이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위험하지만, 그것은 또한 남성적 가치를 비판하는 수단으로 사용될 수 있다. 다시 말해서 엘리엇은 영국이 산업화-도시화된 결과 잃어버릴 위험에 처했다고 생각하는 특징들을 여자들과 관련시키고 있으며, 이는 엘리엇 소설의 보상적-보수적인 측면이다. 그 특징들이란 타자에 대한 의무, 공동체 의식, 자연에 대한 이해, 그리고 양육하는 사랑에 대한 믿음이다.



엘리엇은 지식을 추구하고 “남자의 정신과 여자의 마음”을 결합시키는 전통적으로 남성적인 임무를 여자의 방식으로 수행하면서, 젠더에 기반한 범주들을 부적절하게 만들고 있다. 그러나 자아의 한계와 문화 정의를 뛰어넘어 획득한 이러한 성취는 관습적인 역할을 강요당하는 여성 인물들의 현실을 바꾸어 놓지 못한다.



엘리엇은 여성들에게는 분노에 소진되지 않고서도 그 분노를 행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음을 애써 보여 주고자 하는 스토우의 의도를 간파하고 있다. 스토우는 자신의 전 생애를 통해서 강제 없는 포용을 추구했다. <톰 아저씨의 오두막>의 마지막 장을 지배하는 미친 노예는 버사 메이슨 로체스터나 버사 그랜트보다도, 그리고 도로시아 캐서본이나 로자몬드 리드게이트보다 더 성공적으로 여성적 보복을 자행하고 있다. 엘리엇이 <미들마치>에서 분노를 넘어서서, 초기 작품에서 드러나는 남성 역할의 전유를 넘어서서 작업하고 있듯이, 스토우 역시 <톰 아저씨의 오두막>에서 여성적 해방의 고유한 형태를 그리고 있다.




샬롯 브론테가 남성과 여성이 모두 동등할 수 있기를 바라며 개인의 삶에서 해결책을 찾으려 하다가 좌절했다면, 조지 엘리엇은 남성과는 다른 방식의 삶, 여성이 추구할 수 있는 삶, 그리고 여성 모두에게 적용될 수 있는 해결책을 찾고자 했던 것 같다.


1800년대에 이 작가들이 했던 고민은 지금 여성들의 고민과 크게 다르지 않다. 나는 굳이 따지자면 샬롯 브론테의 소설에 더 공감하지만.. 페미니즘에 대해 알아가면서 조지 엘리엇이 하던 것과 비슷한 고민에도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나의 삶이 나 자신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도 달라질 수 있지만 자본주의, 가부장제와 같은 사회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드니까. 



조지 엘리엇에 대해서는 아직 잘 이해가 되지 않아서 다른 작품들, 그리고 조지 엘리엇이 관심을 가졌던, 여성적 해방의 고유한 형태를 그렸다는 해리엇 비처 스토우의 <톰 아저씨의 오두막>을 다시 읽고 더 생각해봐야겠다. 





















<톰 아저씨의 오두막>은 어제 읽기 시작했는데, 어릴 때 분명 읽었지만 (축약본이었을지도), 느낌이 많이 다르다. 마음을 콕콕 찌르는 대사가 엄청 많다. 마거릿 풀러의 글은 번역된 것이 아직 없어 아쉽다. 












전에 <예술하는 습관>과 <글쓰는 여자의 공간>에 해리엇 비처 스토우가 있었던 것 같아서 찾아보았다. 

<글쓰는 여자의 공간> 이 개정되어 새로 나왔네? 사야겠다. 











1월 3일이니 1월 책도 슬슬 넘겨봐야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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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23-01-03 14:3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브론테는 여자가 지적인 발전을 이룰 수 없다는 사실을 저주하는 반면, 엘리엇은 지적인 결핍이 가져올 무서운 효과를 인정한다. 하지만 그 때문에 감정적인 삶이 여자에게는 더 풍부해진다는 점 또한 암시하고 있다. 브론테는 자기주장을 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보여주는 반면, 엘리엇은 남성적인 경쟁 대신에 후원해 주는 동지애에 기반한 고유한 여성적 문화의 미덕을 극화하고 있다.

저는 이 부분 특히 좋았어요. 버지니아 울프도 샬롯 브론테에 대한 이런 비슷한 평가... 이를 테면... 그 한숨, 그 절망, 에 대해서 지적한 적이 있는 거 같아요. 다만 저는 조지 엘리엇을 읽어본 적이 없어서 잘 모르겠는데, 개인적인 삶으로는.... 엘리엇도 참 힘들었겠다, 뭐 그런 생각만 해볼 뿐입니다.
고지가 바로 저 앞입니다. 화이팅, 수하님!!

건수하 2023-01-03 14:47   좋아요 2 | URL
네 저도 조지 엘리엇은 제대로 읽지 않아 그런가보다.. 생각만.
읽고 느끼고 싶은데, 미들마치가 정점이라는데, 미들마치 얼른 다른 곳에서 번역되어 나오면 좋겠어요.

다미여 다 읽었는데도 더 읽을 책이 많네요. <톰 아저씨의 오두막> 막 눈물나요..
어릴 때는 이렇게 슬픈 소설인 줄 몰랐는데 말이죠. 흑흑.

공쟝쟝 2023-01-03 14:51   좋아요 3 | URL
저도. 앨리엇의 삶이 분열을 끌어안아야 해서 훨씬 힘들었을 거라는 생각.
파친코에서 노아가 조지 앨리엇을 탐독하는 부분이 나오던 데, 무슨 까닭이었을까? 하는 생각도 좀 했어요. <벗겨진 베일>도 읽어보고 싶고.... 저도 이번에는 브론테 까지만 읽고 다미여 읽었는 데... 나중에 문학들 좀 읽은뒤에 다미여는 레퍼런스처럼 끼고 꼭꼭 읽으려구요.
마지막으로 수하님 저도 <톰 아저씨의 오두막> 사려고 담아두... ///
아..앙대... 작심삼일작심삼일,...

건수하 2023-01-03 15:03   좋아요 3 | URL
공쟝쟝님/

<벗겨진 베일>은 제가 읽어봤는데 너무 짧아서? 잘 느낄 수가 없었어요..
다른 걸 읽어보시길 권합니다. 저는 플로스 강부터 읽어보려고요.

<톰 아저씨의 오두막> 너무 좋아요. 저는 전자책 구독서비스에 있길래 안사고 그걸로-
공쟝쟝님 도서관에서 빌려 읽읍시다!

단발머리 2023-01-03 15:04   좋아요 3 | URL
도서관 가래요, 수하님이 ㅋㅋㅋㅋㅋㅋㅋㅋ 얼른 가요 ㅋㅋㅋㅋㅋㅋㅋㅋ

독서괭 2023-01-03 15:0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그 어렵다는 조지 엘리엇 부분이군요~! 톰 아저씨의 오두막 어릴 때 어린이용으로 읽고 울었던 기억이 있는데 내용은 전혀 모르겠어요 ㅋㅋ

건수하 2023-01-03 15:20   좋아요 2 | URL
어릴 때도 울었나... 초반부인데도 너무 슬퍼요 ;ㅁ;

거리의화가 2023-01-03 15:2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조지 엘리엇 부분 읽으셨군요! 제일 어려웠던 부분이었고 그 부분 놓고 갈까 생각했던 기억이 불현듯 스치네요!ㅋㅋㅋ
1월 읽을 책 계획하면서 여성주의 책 꺼냈다가 목차 보고 또 암담해졌습니다. 흠... 하지만 결국 참고 도서는 못 읽고 냅다 읽지 않을까 싶네요. 술라 정도 읽어볼까 고민하고 있습니다ㅜㅜ

건수하 2023-01-03 15:36   좋아요 2 | URL
저도 그 책을 차마 못 펴고 있습니다 ^^ 참고도서를 이제 와서 읽기는 너무 힘들 것 같고...
(이번엔 1달이기도 하고요) 책을 읽어보고, 그 뒤에 읽고 싶은 참고 도서를 읽어보려고요 ^^

미미 2023-01-03 16:1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오호 <톰아저씨의 오두막>저도 읽어보고 싶네요. 오늘 도서관 갔다가 <에밀리>읽었는데 이 책도 좋았어요. 저 또한 샬럿 브론테에 크게 공감했고 어딘가 거부감이 드는 부분이 없지 않았지만 조지 엘리엇의 생각을 분명히 이해하고 싶기도 했어요.

건수하 2023-01-03 17:27   좋아요 1 | URL
사실 13-14장이 아주 정리가 잘 된 느낌은 아니었달까. 그래서 저도 조지 엘리엇의 생각을 잘 이해하고 싶었어요. 아마 미미님도 비슷한 느낌 받으신 것 같아요. <톰 아저씨의 오두막> 초반부인데 벌써 엄청 찡하고 그런데 좋아요. 후회 안하실 거예요 ^^

mini74 2023-01-03 17:1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 조금씩 읽고 있는데 수하님 글이 많은 도움 될거 같아요. 톰아저씨 저도 어린이용으로 읽었던 기억납니다. 원작 궁금하네요 ~

건수하 2023-01-03 17:28   좋아요 0 | URL
미니님 13-14장이 좀 어렵더라고요, 조지 엘리엇 작품을 별로 안 읽어서도 그렇고..
원작 제가 읽고 글 쓸게요 ^^

책읽는나무 2023-01-04 08:5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책에서 브론테는 여성들이 고통스러운 자아분열을 치유하는 방법을 탐색했다면, 엘리엇은 분열된 자아를 폭발시키는 방법을 택했다는 부분에 일부 공감이 가긴 했었습니다.
윗 선배들의 계보를 이어받아 엘리엇은 하위 문화를 증폭시킨 세대여서 좀 더 발전된 개념일 수도 있어 좀 더 적극적인 것 같으면서도 아픔도 좀 있는 것 같구요.
플로스강 책의 결말 부분이 전 좀 충격이었어요. 실제로 엘리엇은 친오빠와의 오랜 시간의 소원했었던 감정들을 소설에 이입시켰다고 하던데, 그러고 보면 엘리엇이 폭발시키고, 전복시킨다는 문장들에서 엘리엇 작가의 성격이나 분위기가 기존의 여성 작가들과는 확실히 다른 방식으로 모색하는 방법들이 좀 인상적였던 것 같아요.
저도 다른 소설들을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어요. 특히 미들마치가 정말 궁금하던데...그 벽돌책 두 세 권을 합해 놓은 듯한 두께감은.....ㅜㅜ

건수하 2023-01-04 13:44   좋아요 1 | URL
책나무님 플로스 강을 읽으셔서 좀더 공감이 되셨군요.
저도 플로스 강을 읽어봐야겠어요. 애덤 비드는 좀 재미 없을 것 같고
미들마치가 정점이라지만 너무 두껍고 번역도 별로라 해서... ;ㅁ;
 

12월은 소박하게 










7권의 책을 샀다. 


돌봄이 돌보는 세계

크리스틴 델피의 가부장제의 정치경제학 1

마거릿 생어의 책 (북펀드- 1월에 오겠지만) 

돌봄과 작업 

언니에게 보내는 행운의 편지 (1쇄에 닉네임이 실려있는 것을 몰랐는데, 중고로 구했다)

시간의 틈 (셰익스피어의 <겨울 이야기> 리메이크 소설)

고통에 응답하지 않는 정치 (잠자냥님께 땡투함)


알라딘이 적립금을 뿌리는 데도 많이 동요하지 않은 나, 장하다. 

(사실은 사놓고 안 읽은 책이 너무 많아서 더 살 책이 많지 않...)







읽기는 9권을 읽었고, 10월부터 시작했던 <다락방의 미친 여자>를 끝냈다. 31일 거의 자정이 되어서 읽기를 마쳤는데 100권째이기도 했기에 뿌듯했다. 


올해 읽은 100권의 책 중에서 기억에 남는 것은 거의 페미니즘과 관계가 있거나 맥을 같이 하는 책들이다.

물 들어올 때 노 젓는 마음으로 2023년에도 계속 읽어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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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오 2023-01-01 11:32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수하님 올해 제2의 성 같이 가시죠!!!!!🔥🔥🔥 독서괭님이랑 같이 읽기로 하셨다고 들었습니다. 저도 숟가락 좀 얹을게요... 제 책장의 먼지 쌓인 제2의 성이 계속 거슬립니다...

건수하 2023-01-01 11:40   좋아요 3 | URL
네, 은오님 독서괭님이랑 어제 댓글로 잠시 이야기 나눴는데..
7-8월에 집중해서 읽기 / 혹은 2월쯤부터 시작하기 얘기를 해 보았습니다 ^^
좀더 구체적으로 정해지면 함께 해보아요 :)



은오 2023-01-01 11:47   좋아요 3 | URL
쪼아요!!!😆😆👏

독서괭 2023-01-01 16:54   좋아요 2 | URL
함께해요~~^^

공쟝쟝 2023-01-01 22:47   좋아요 3 | URL
아름다운 독서계묻기(?)의 현장이다!! 아... 여러분 참 존재함이 아름다운 여려분이시겠습니다. 화이팅 하십시다요💕💕

mini74 2023-01-01 12:5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다미여 완독 부러운 ㅎㅎㅎ 올해도 파이팅입니다 *^^*

건수하 2023-01-01 14:25   좋아요 3 | URL
미니님 앞서가시는 걸로 알고 있었는데.. 아프셔서 마무리가 늦어졌나봐요 ㅠㅠ 새해엔 더 건강하시고 즐거운 독서생활 하셔요~

새파랑 2023-01-01 13:4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그래도 구매 권수보다 읽으신 권수가 많으시니 흑자 경영을 하신거 같아요 ^^

건수하 2023-01-01 14:27   좋아요 3 | URL
12월은 그랬네요 유종의 미 ^^

얄라알라 2023-01-01 14:4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지류의 독서 모임이 또 하나 탄생하는 자리네요. 은오님과 괭님과 수하님! 응원드립니다

건수하 2023-01-01 19:46   좋아요 0 | URL
얄라알라님 응원 감사합니다~ ^^

미미 2023-01-01 15:3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헝거>는 수하님 읽으시길래 따라 읽었는데 좋아서 <나쁜 페미니스트>도 사두었어요.
올해의 책들이 다 근사해 보입니다.수하님~^^♡

건수하 2023-01-01 20:08   좋아요 1 | URL
미미님 좋으셨다니 뿌듯해요~ 올해 독서가 알찼던 거 같습니다 여성주의책읽기와 서재 이웃분들 덕분에요 ^^

단발머리 2023-01-01 15:4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겹치는 책이 많아 반갑고 기쁘네요. 정희진쌤 나눠 가져야하나 ㅋㅋㅋㅋㅋ 하는 작은 불안감 빼고요.
작년 한 해 감사했어요, 수하님! 내년에도 좋은 리뷰, 촌철살인의 댓글로 항상 함께해 주시길^^

건수하 2023-01-01 20:09   좋아요 2 | URL
정희진쌤은 공공재입니다 ㅋㅋㅋ
단발머리님 내년에도 함께 읽고 쓰고 나눠요 ^^

책읽는나무 2023-01-01 15:4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12 월의 책!!! 와~
다들 적립금을 뿌려 쓰기 바빴다던데? 전 미리 다 써버린 건지? 적립금이 들어온 걸 잘 못느끼겠던데요? 만 원 정도 들어와야 와!! 하면서 달려들었을텐데 말이죠ㅋㅋㅋ
근데 4 천 원은 좀 흔들렸을 것 같아요ㅋㅋ
잘 참으셨어요^^
이러는 전 마지막 책 지름 하고 완전 거지 됐거든요ㅜㅜ
올 해의 책 페이퍼를 저 지금 며칠 째 쓰고 있어요!! 쓰다 중단하다..ㅜㅜ
책이 좀 겹칩니다.
같이 읽어서 그런가봐요.
올 해도 많이 겹쳤음 좋겠네요^^

건수하 2023-01-01 20:11   좋아요 1 | URL
신간별점 적립금이 큰 것 같더라구요… 오늘도 6천원 쌓여있더라는..

저는 요즘 굿즈를 끊었더니 한 번에 많이 안 사게 되는 장점이 있더라구요 ㅎㅎ

책 겹치는 이웃분들이 많아 좋아요 :) 올해도!

책읽는나무 2023-01-01 20:47   좋아요 1 | URL
신간별점요?
아...전 책 사다 놓고 안 읽고 모셔두기만 해서 적립금이 안쌓였나 봅니다?
아님 신간을 안사고, 구간만 샀었나??
적립금 쌓아서 책 사고 싶네요ㅋㅋㅋ

건수하 2023-01-01 20:49   좋아요 1 | URL
그건 아마 이벤트 알림 수신 설정에 따라 다른거 같습니다. 저도 전에는 안 왔는데 언젠가부터 마구 쏟아지고 있거든요..

독서괭 2023-01-01 16:5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아닙니다 수하님. 살 책은 늘 항상 있는 거 아닙니까? 동요하지 않고 자제하신 거 맞습니다 ㅎㅎㅎ 장해 하셔도 됩니다!!

건수하 2023-01-01 20:12   좋아요 1 | URL
네 양심이란 게 아직 남아 있어서 ㅎㅎㅎ 저도 갖고있는 책으로 저만의 독서계획을 세워야 하는데.. 오늘은 일단 시작 못했습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