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라
토니 모리슨 지음, 송은주 옮김 / 문학동네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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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는 잉크>에서 토니 모리슨은 ‘여성의 관계를 남성과의 관계에 종속시키지 말자’고 했으며 ‘여성 친구와 보내는 시간은 노는 시간이 아니라 제대로 보내는 시간’이라고 했다. 이러한 생각을 바탕으로 그는 ‘여성의 중요한 우정’을 <술라>에서 다룬다. <술라>는 분명, ‘술라’와 ‘넬’ 두 여성의 기나긴 우정의 기록이기는 하다. 그러나 그렇게만 설명하기에 이 작품은 그 두 여성 말고도 에바, 해나, 섀드랙 등 아주 다양한 인물이 등장하고, 그들이 작품에서 큰 역할을 한다. 그렇기에 두 여성의 우정 이야기라고만 소개하기엔 이 작품의 진가를 다 설명하지 못하는 기분이 들기도 한다.

이야기는 한 편의 신화처럼 시작한다. 오하이오주 메달리언이라는 지역의 ‘보텀(Bottom)’ 마을이 어떻게 생겨났는지부터 알려준다.  언덕배기 땅에 위치한 이 마을은 태생 자체부터가 백인들의 기만에서 비롯된다. 흑인이 노예로 살던 시절, 그들의 주인인 백인들은 어려운 일이 끝나면 그들에게 자유와 함께 저지대bottom 땅 한 뙈기를 주겠다고 약속한다. 그런데 막상 땅을 주기가 아까웠던 백인들은 교묘한 술수를 부려서 언덕 위 땅을 주겠다고 한다. 놀란 노예들은 골짜기가 저지대 아니었느냐고 묻는다. 백인들은 “아이고, 아니야! 저 언덕 보이지? 저기가 저지대야. 비옥하고 기름진 땅이지. 하느님이 내려다보실 때는 저기가 바닥이라고. 그래서 우리가 보텀이라고 부르는 거야. 천국의 바닥이란 뜻이지. 그러니까 최고 좋은 땅이다 이 말이야.”(16쪽) 이렇게 교묘하게 노예들을 속여 그들에게 언덕 위에 있는 보텀 땅을 주고 아래쪽의 비옥한 골짜기 땅은 자신들이 갖는다. 자유민이 된 흑인들은 천국의 바닥, 보텀에서 백인들을 내려다 볼 수 있다는 것을 위안으로 삼고 살아간다.

이런 배경을 가진 보텀 땅에서 태어난 술라와 넬이 이제 등장하는가 싶은데, 느닷없이 1차 세계대전, 전쟁터로 떠나는 한 남자가 등장한다. 그의 이름은 ‘섀드랙’. 그런데 그는 전쟁터에서 커다란 트라우마를 얻고 돌아와 이 보텀에 정착해서는 ‘전국 자살일’을 만들고 해마다 1월 셋째 날이면 동네방네 종을 울리며 다닌다. 미치광이 같은 그의 존재는 보텀 주민들에게는 끔찍하고 두려움의 대상이 된다. 그러나 그는 이 보텀에서 은둔하며 지낼 뿐, 누군가에게 크게 해가 될 만한 행동은 하지 않는다. 이 보텀 땅과 섀드랙의 이야기를 읽다 보면 조금 의아해지기도 한다. 술라와 넬과는 어떤 관련이 있기에 작가는 거의 상관없어 보이는 한 남자의 이야기로 작품을 시작하는 것일까? 그 후로도 이 작품의 주인공 술라는 좀처럼 등장하지 않는다. 어린 넬과 넬의 어머니, 에바, 에바의 딸 해나 등이 등장하고 나서야 ‘술라’가 드디어 그 모습을 드러낸다.

그리고 독자는 술라의 그 당찬, 아니 당차다는 말로만은 부족한 독특한 개성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간의 모든 배경 설명과 여러 인물들이 먼저 소개되었어야 함을 깨닫게 된다. 백인들의 술수로 척박하고 쓸모없는 언덕 위에 세워진, 보텀이라는 이름의 흑인들 마을도, 전쟁으로 인해 망가진 정신을 이끌고 이 마을에 은둔한 섀드랙이라는 인물도, 흑인이면서도 자신은 다른 흑인들과는 다르다고 생각하는 어머니로부터 엄격하게 통제된 훈육을 받고 자란 넬도, 남편에게 버림받은 이후로 자기 몸을 희생해서(말 그대로 육체를 절단한다), 아이 셋을 키운 술라의 할머니 에바도, 엄마인 에바와 딸 술라 앞에서도 자기 욕망을 숨기지 않고 자유로이 살아간 해나의 생의 궤적도 사실은 술라라는 인물의 특성과 개성을 살리기 위함이었음을, 그 존재의 특별함을 설명하기 위한 밑거름이었음 자연스레 깨닫게 된다.

에바의 아들이자, 술라에게는 외삼촌인 플럼을 제외하고는 남성은 없다시피 한, 여성으로만 이루어진 술라의 가족은 술라의 독립성과  자신만을 위해 살아가고자 하는 성격 형성에 큰 영향을 끼친다. 술라의 할머니 에바는 술라처럼 강한 인물이다. 그리고 바로 그 점 때문에 술라와 대척점에 서기도 한다. 에바는 남편이 떠난 뒤로 아이 셋을  키우려고 자기 몸을 희생한다. 자신의 다리를 기차에 밀어 넣어 절단함으로써 보험금을 받아 아이 셋을 어렵지 않게 키운 것이다. 에바의 강인함은 이 작품 여러 부분에서 볼 수 있는데, 약물 중독자가 되어버린 아들 플럼의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이나 딸 해나가 위험에 처한 순간에도 그저 모성이라는 부드러운 단어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강인한 방식으로, 자기 일족을 그만의 방식으로 지켜나간다. 반면 해나는 이런 에바의 희생을 어느 정도는 누리고 살아가는 인물로,  자신의 쾌락과 욕망을 위해서 거리낌 없이 자유로운 성생활을 해나간다. 에바의 이런 강인함과 해나의 자유로움은 술라가 일찌감치 남자 없는 삶, 남자에 기대지 않는 삶, 자기 욕망에 충실한 삶을 가능하도록 결정짓는다.


“흠, 참을 수 없다느니 그딴 소리나 나불댈 생각은 마라. 결혼은 언제 할 셈이냐? 아기도 낳아야 할 테고. 정착을 해야지.”
“전 다른 누구도 만들고 싶지 않아요. 제 자신을 만들고 싶어요.”
“이기적이구나. 어떤 여자도 남자 없이 떠돌며 살 수는 없어.”
“할머니는 그러셨잖아요.”
“그건 내 의지가 아니었어.”
“엄마도 그랬고요.”
“원해서 그랬던 게 아니었다니까. 혼자 외따로 살고 싶어 하는 건 옳지 않아. 네게 필요한 건…… 너에게 무엇이 필요한지 내가 말해주마.”
술라가 일어나 앉았다. “저에게 필요한 건 할머니가 입 다무시는 거예요.”
(……)
“지옥불도 필요 없겠구나. 이미 네 안에서 불타고 있으니……”
“제 안에서 뭐가 타오르건 그건 제 거예요!”
“그리고 할머니가 불을 끄게 놔두기 전에 이 타운을 전부 다 동강내버릴 거예요!” (133~135쪽)


이런 술라와 어릴 때부터 둘도 없는 단짝 친구가 되는 넬은, 술라의 집안과는 확연히 다른 분위기에서 성장한다. 일찌감치 결혼에 안주한 넬의 어머니는 자신들보다 얼굴이 까만 흑인은 내심 경멸하며, 술라 일가처럼 자유분방한 흑인들과는 넬이 가까이 지내지 못하도록 통제한다. 흑인이면서도 흑인의 삶을 벗어나 저기 어딘가 백인처럼 살아가기를 바라는 넬이 어머니, 기존의 질서에 순응하여 살아가는 것이 최선의 삶이라고 배우고, 보고 자란 넬은 어머니와 거의 같은 길을 걷는다. 좋은 남자를 만나 결혼하고, 아이를 낳고, 가정을 돌보며 모범적으로 사는 어머니로서의 삶. ‘백인도 아니고 남성도 아니어서 그 어떤 자유와 승리도 그들 몫이 될 수 없다는 것을 이미 오래전에 알았기 때문에’ 서로 함께 ‘뭔가 다른 것을 만들어내기 시작했던’ 이 두 소녀, 술라와 넬은 이렇게 결혼이라는 한 과정을 통해 서로 조금씩 삶의 궤도가 달라진다. 그리고 술라가 도시로 떠나면서부터는 더더욱 그 간극이 커져간다. 마을을 떠났다가 10년 만에 돌아온 술라와 넬은 더는 서로 교감할 부분이 많지 않아 보인다. 술라는 제 엄마 해나가 그랬듯이 마을 남자 중 마음에 드는 이가 있다면 자유로이 그들과 사랑을 나누며 살아가고 이런 술라를 마을 사람들은 해나와 다를 바 없다며 손가락질 한다. 술라는 어느새 마을에서 마녀와도 같은 존재가 된다.


“내가 모든 것을 다 아는 건 아니야. 단지 모든 것을 다 할 뿐이지.”
“흠, 내가 하는 대로 하지는 않잖아.”
“내가 그렇게 살지 않는다고 해서 네 삶이 어떤 것인지 모르는 줄 아니? 이 나라 흑인 여자들이 어떻게 사는지는 나도 알아.”
“어떻게 사는데?”
“죽어가고 있지. 바로 나처럼 말이야. 하지만 차이가 있다면 그 여자들은 그루터기처럼 죽어간다는 거야. 나, 나는 저 미국삼나무 중 하나처럼 쓰러지고 있고. 나는 정말로 이 세상에서 살아봤어.”
“정말? 그 증거로 보여줄 수 있는 게 뭔데?”
“보여줘? 누구한테? 얘, 내 마음은 내가 갖고 있어. 그리고 그 안에서 벌어지는 것도. 무슨 말이냐면, 나는 내 거야.”
“외롭잖아, 그렇지 않니?”
“그렇지. 하지만 내 외로움도 내 것이야. 지금 네 외로움은 누군가 딴사람 거고. 딴사람이 만들어서 너에게 건네준 거지. 그게 뭐 대단하니? 중고 외로움이지.” (205쪽)


서로가 함께여서 행복했던 어릴 적의 그 두 소녀는 어디로 갔을까.술라와 넬은 어느 순간 서로 전혀 다른 인생의 길을 걷고 있다. 넬이 보기에 술라에겐 아무것도 없는 것 같다. 넬에게는 남편도, 아이도, 가족도, 특정한 연인도 없는 술라의 삶이 처연해 보일지 모른다. 그러나 술라는 모든 것을 다 하고 살아왔고 살아가고 있다. 자신이 원하는 것이라면 그 무엇이라도 하고야 만다. 그리고 대다수 흑인 여자들이 그루터기처럼 죽어갈 때 술라 그 자신은 삼나무처럼 쓰러져 가며, ‘이 세상을 살아봤다’고 의연하게 말한다. 누군가가 만들어준 외로움이 아닌, 오롯이 외로움조차 자기 것이라고, 나는 내 것이라고 말하는 술라. 그 어떤 희생도 순응도 거부한 술라의 삶은 천국 아래 땅이라는 보텀 마을 여느 흑인들의 삶과는 완전히 다르다. 자식을 위해 다리를 자르지도 않았으며, 더 이상 노예가 아닌데도 백인 앞에서는 자기도 모르게 구차한 미소를 짓지도 않고, 누군가의 몸에 불을 붙이느니 그 불을 지켜보며 자기 스스로 불꽃이 되기를, 아니 자기 안에서 타오르는 건 그 무엇이나 다 자기 것이라고 강렬하게 외치며 살아간다.  술라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받았던 넬이지만, 마침내는 술라를 지켜보며 어린 시절의 자기를 떠올린다. 생애 처음으로 떠난 어머니와의 여행에서 근사해지고 싶다는 소망을 품었던 넬, 언젠가는 메달리언을 떠나는 것을 목표로 삼았던 넬, 앞으로 혼자서 떠날 머나먼 여행을 꿈꾸던 넬, ‘나다움’을 처음으로 자각했던 넬…… 그 시절의 자신을 다시 마주하게 된다. 자기 자신으로 오롯이 살았던 불꽃같은 술라의 삶을 지켜보노라면 누구라도 넬처럼 잊었던 자기 자신을 떠올리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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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괭 2021-08-03 13:3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어헝 조만간 읽고 이 리뷰 자세히 볼 거예요!

잠자냥 2021-08-03 14:10   좋아요 3 | URL
네, 저도 괭님 <술라> 리뷰 기다릴게요~ ㅎㅎ

독서괭 2023-09-18 18:31   좋아요 1 | URL
조만간이 2년이 되었습니다 ㅋㅋㅋㅋ 아놔, 이 책 짧은데 리뷰 쓰기 되게 힘들더라고요. 어쩜 이렇게 잘 쓰셨어요?

잠자냥 2023-09-18 22:41   좋아요 0 | URL
나니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앜 미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레삭매냐 2021-08-03 13:5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오 - 술라...

술라는 모름지기 두 번은 읽어야
모리슨 선생에 대한 예우가 아닐
까 욱여 볼랍니다.

잠자냥 2021-08-03 14:10   좋아요 2 | URL
맞아요. 그런 거 같습니다. 이건 나중에 한 번은 더 읽어보려고요.

바람돌이 2021-08-03 14:4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술라 정말 매력적인 캐릭터네요. 조만간 읽도록 킵해두겠습니다. ^^

잠자냥 2021-08-03 14:50   좋아요 2 | URL
네! 요즘 페미니즘 공부하는 분들이 읽어도 반할 캐릭터라고 생각합니다. ㅎㅎ

coolcat329 2021-08-03 16:1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사고 싶은 책인데 요즘 정말 죽어라 참고 있습니다. 이 책 보관함에 오래 들어있는 책이에요. 일단 빌러비드부터 읽어보겠습니다.
폴스타프님이 이 책 읽기가 쉽지 않다고 하셨던걸로 기억하는데 잠자냥님 리뷰 읽어보니 쉬워보이기도 해요. ㅋ

잠자냥 2021-08-03 16:15   좋아요 3 | URL
공쟝쟝 님이 책 사는 사람이 젤루 똑똑하다고 했어요. 참지 말고 언능 사세요. ㅋㅋㅋㅋㅋㅋㅋ

Falstaff 2021-08-03 16:34   좋아요 6 | URL
토니 모리슨 책이 쉬운 건 하나도 없을 겁니다. 근데요, 다 읽고나서 후회하는 것도 하나도 없어요!! ㅋㅋㅋㅋ

이 책 재미나게 읽었습니다. 하여튼 토니 모리슨.... 생각하는 거 자체가 보통 사람들하고는 완전히 다른 거 같아요!
세상에나, 언덕 꼭대기에 있는 땅 이름이 보텀이라니, 하이고 참. 이름이 뭐더라... 술라 엄마가 하는 행동 하나만 기억해도 ㅋㅋㅋㅋ 본전 뽑는 거예요.

빌러비드 먼저? 동의합니다. 두 번째로 솔로몬의 노래!

잠자냥 2021-08-03 17:45   좋아요 4 | URL
네, 저도 토니 모리슨 이제까지 읽은 책보다 앞으로 읽을 책이 더 많은데, 읽을수록 감탄하게 되는 작가입니다. 전작 읽어야 마땅한 작가랄까요. 아주 어린 나이에 읽지 않고 요즘 읽기 시작한 게 더 다행스러운 것 같기도 하고요. ㅎㅎㅎ

- 2021-08-03 18:19   좋아요 4 | URL
토니 모리슨, 빌러비드, 술라, 중얼중얼 (어떡하지? 초조 어떡하지? 공포... 나 이제 실업급여 곧 끝나는 데....)

coolcat329 2021-08-03 18:26   좋아요 4 | URL
빌러비드 솔로몬 술라 재즈로 나가겠습니다. 재즈를 한 20년전인가 제목만 보고 샀다가 2장도 못 읽고 덮어버린 책이라 오기로 다시 사두었습니다. ㅋ

붕붕툐툐 2021-08-03 23:5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빌러비드 읽다 포기한 1인으로서 이건 좀 덜 어렵냐고 여쭙고 싶네용~😊

잠자냥 2021-08-04 00:45   좋아요 1 | URL
네, 어렵지 않고 재미납니다. 일단 분량이 부담스럽지 않아요. 앉아서 집중하면 두시간 안에 다 읽을 수 있을 분량. 근데 툐툐 님 방학 숙제해야죠? :P

그레이스 2021-08-04 08:25   좋아요 1 | URL
비러비드가 환상적 요소가 있긴 하죠!
저는 술라 라고 해서 로마의 그 술라 인줄 알았어요 ^^
 
술라
토니 모리슨 지음, 송은주 옮김 / 문학동네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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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을 수 없는 강렬한 캐릭터 술라. 그녀는 누군가의 그 무엇 무엇도 아닌 그저 그녀 자체로 살아갔다. 짧지만 무척이나 많은 것을 담고 있는 작품. 한 번 읽기로는 어쩐지 부족한 느낌. 토니 모리슨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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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괭 2021-08-03 02:5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아 두달쯤 전에 사놨는데..! 졌다…

Falstaff 2021-08-03 08:38   좋아요 3 | URL
겁나 재밌어요. 얼렁 읽으셔요. ㅋㅋㅋㅋ

잠자냥 2021-08-03 09:21   좋아요 2 | URL
ㅎㅎㅎ 하루만에 다 읽으실 수 있는 분량입니다. 다만 짧은 소설인데 꽤 복잡해서(?) 생각을 많이 하게 되는 ㅎㅎㅎㅎㅎ
 
[전자책] 치과 의사의 죽음 해미시 맥베스 순경 13
M. C. 비턴 지음, 문은실 옮김 / 현대문학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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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이면 어김없이 찾아 읽게 되는 해미시 멕베스 시리즈. 인간의 살해 동기는 치정이 제일 큰 것인가? 그나저나 해미시에게 새로운 사랑이 찾아오는가 했더니!!!!! 다음 편이 궁금해서, 내년 여름까지 기다리지 않고 바로 사서 읽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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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괭 2021-08-02 11:2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별점은 세개인데 평은 매우 재미있어 보이네요ㅎㅎ

잠자냥 2021-08-02 11:24   좋아요 2 | URL
ㅎㅎㅎ 누구한테 꼭 읽어봐! 할 만한 책은 아니고 걍 저 혼자 재미나게 읽는 시리즈 중 하나라서요. ㅋㅋㅋㅋ 괭 님의 잭 리처 같은? ㅋㅋㅋㅋㅋ

독서괭 2021-08-02 13:16   좋아요 2 | URL
오오 잭리처랑 비교하시니 이해가 딱 됩니다 ㅋㅋ

Falstaff 2021-08-02 13:5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 치과만 갔다 오면 살의를 느낍니다. 일단 제목은 맘에 드네요. ㅋㅋㅋ

잠자냥 2021-08-02 14:12   좋아요 1 | URL
ㅎㅎㅎ 이런 계절에 슬렁슬렁 읽기 좋은 그런 책입니다. ㅎㅎ
 

어처구니 없는 댓글을 봐서 글을 남긴다. 얼마전 <미드나잇 라이브러리> 읽고 100자평을 남겼다. 출판사에서 보기 싫은 평일 것이다. 별점 하나에 나는 "미드나잇 도서관이 있다면 이 책을 읽기 전으로 돌려주세요, 돈도 시간도 무쟈게 아깝습니다! 후회합니다! 도덕교과서도 아니고 읽는 내내 지겨워 죽는 줄 알았다. 이렇게 엉망인 소설도 진짜 오랜만이다. 전세계 독자들은 대체 이 책의 무엇에 반한 걸까? 베스트셀러에 대한 불신만 한번 더 깊어졌다."라고 남겼다.


그런데 그 100자평에 오늘 달린 악플.




도서 좀 하신 분 같다는 표현도 웃기지만(비문이다), 웬 느닷없이 인성 운운??????? 내 100자평에서 인성 운운할 게 뭐가 있는가? 내가 욕을 했나? 게다가 읽지도 않고 평을 했나? 심지어 내 돈 주고 산 책에 내 마음대로 감상평 남긴 게 인성 욕 쳐먹을 일?


어처구니 없어서 저 사람 서재에 들어가봤다. 딱 한 권의 책에 대해서만 평을 하고 있다. 보니, 공교롭게도 <미드나잇 라이브러리> 이 책 출간한 '인플루엔셜(주)' 이 출판사의 책에 대한 평만 있다.




출판사 관계자가 아닐까 하는 합리적 의심이 든다. 그렇지 않고서야 저렇게 느닷없이 나타나 악플 달고 도망갈 이유가 없겠지. 아니면 저 출판사 빠인가? ㅎㅎㅎㅎㅎ



내가 저 댓글 다니까, 그 사이 들켰다고 생각했는지 자기 서재 글 다 비공개 처리했다. 비겁하기 짝이없네.


문제의 서재 링크


https://blog.aladin.co.kr/752139138



앞으로 이 출판사 책이랑 손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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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1-07-30 16:19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헐... 자기 서재가 저모양인데 저런 악플을 달다니 너모 멍청하기 짝이없네요. -.-

잠자냥 2021-07-30 16:27   좋아요 3 | URL
비겁하게 비공개한 거 너무 치졸해요.
제 100자평이 이 책 100자평 맨 위에 있으니까 어떻게든 없애고 싶을 텐데, 실구매 독자이니 알라딘에 마음대로 지우라마라 요청은 못하겠고 그런 식으로 공격한 모양입니다.

저만 100자평 별 한 개 준 것도 아니더만... 나 참.

독서괭 2021-07-30 17:3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헉 정말 불쾌하셨겠어요. 저런 그지같은 댓글은 잊으세요..

잠자냥 2021-07-30 17:37   좋아요 5 | URL
네 이미 잊었습니다! 안산 선수 금메달로~~~ ㅎㅎㅎ

2021-07-30 17: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7-30 17: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mini74 2021-07-30 18:0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오히려 출판사랑 저 책 안티인것 같은데요. 저도 정나미가 딱 떨어지는 느낌 ㅠㅠ 잠자냥님 기분 정말 나빴을듯.

잠자냥 2021-07-30 18:34   좋아요 3 | URL
ㅋㅋㅋ 지능적 안티인가요? ㅋㅋㅋㅋ 아깐 좀 나빴는데 지금은 그냥 웃습니다. 어처구니 없어서 ㅎㅎㅎ

stella.K 2021-07-30 19:5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제목이 좋아서 관심이 갔는데 어런...

잠자냥 2021-07-30 20:19   좋아요 5 | URL
사람마다 감상은 다를 테니, 스텔라 님은 또 다르게 읽으실 수 있을지 모르죠. 그리고 저 댓글 단 분이 그 출판사 직원이 아닐 수도 있고요(자기가 유일하게 100자평하고 리뷰 남긴 인플루엔셜 책은 바로 비공개로 돌린 거 보니 더 의심가지만 말입니다!) ㅎㅎ

초란공 2021-07-30 21:26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출판사에서 월급을 받는 사람이 이렇게까지 열심히 ‘관리‘를 하지는 않을 것 같고요...ㅋㅋ. 그렇다면? ㅋㅋㅋ 댓글의 주인공은 바로~~~~~

잠자냥 2021-07-30 22:11   좋아요 3 | URL
ㅎㅎㅎㅎ본인은 알겠죠?! ㅋㅋㅋㅋㅋ

붕붕툐툐 2021-07-30 22:4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근데, 전 잠자냥님이 너모 멋있당~😘

잠자냥 2021-07-30 23:58   좋아요 3 | URL
어머, 하하하! 힘이 됩니다!

새파랑 2021-07-30 22:49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너무 티나게 댓글 단걸 보니 지능적 안티란 의심이 가네요 ㅋ 이런 평도 있고 저런 평도 있을수 있는건데 왜 저러는건지 이해가 안되네요. 역시 잠자냥님은 쿨하시네요 👍

잠자냥 2021-07-30 23:58   좋아요 4 | URL
ㅎㅎ 그러게요. 저 정도 비판도 못 받아들인다는 게 참 놀랍습니다! ㅎㅎ

바람돌이 2021-07-31 01:5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한번씩 알라딘 서재에 이상한 사람들이 오죠. 그냥 저는 무반응으로 무시해버립니다. 말 섞기도 싫어요. ^^

잠자냥 2021-07-31 09:27   좋아요 1 | URL
ㅎㅎㅎ 무반응! 저도 그런 멘탈을 갖춰야겠습니다! ㅎㅎ

coolcat329 2021-07-31 07:4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어머 지금은 쿨하게 넘기셔도 첨엔 좀 황당하셨겠습니다. 인성이랑 무슨 상관이라고 ㅋㅋ 비논리에 비문까지 ㅋㅋㅋ

잠자냥 2021-07-31 09:28   좋아요 2 | URL
인성 ㅋㅋㅋㅋ 제가 인성 그지 같다는 소리는 또 처음 들어봐서 당황했네요. ㅎㅎ

잠자냥 2021-07-31 09:31   좋아요 2 | URL
지금 보니 제 100자평에 남긴 댓글 아예 지우고 도망갔네요.

- 2021-07-31 10:1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웃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네 이놈!!!! 잘못 건드렸다 이놈아!!! 자냥님의 인성은 건드리면 안되는 것이다!!! 공자냥!

잠자냥 2021-07-31 10:15   좋아요 2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를 건드리고 도망쿵 ㅋㅋㅋㅋㅋㅋㅋㅋㅋ

- 2021-08-03 18:18   좋아요 1 | URL
그러나 여기 캡처되어 박제되어 있다. 요건 몰랐지 요놈아?

뭘봐요 2022-05-20 09: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 읽어본 1인으로 평을 말씀드리자면 왜 유명한지 모르겠더라구요 전체적인 느낌은;;; 그냥 철학 들먹이면서; 결국 수박 겉핥기 같은 느낌;;;

잠자냥 2022-05-20 09:38   좋아요 0 | URL
네~ 호불호 편차가 심한 작품이 아닌가 싶습니다. ㅎㅎㅎ

은오 2023-01-23 02: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박력냥님 새벽에 반하고갑니다 오늘의 스토커질은 여기까지하고 자러갈게염 책보다 변자냥님 서재가 더잼따

잠자냥 2023-01-23 09:29   좋아요 1 | URL
혼자놀다 지쳐서 변자냥 옛서랍 뒤적이는 은오!
 

100자평 백일장 이벤트 도서를 다 읽고 나니 숙제를 마친 기분이다. 이벤트 해당 도서는 28권인 것 같은데 그중 나는 예전에 읽은 책 2권, 이번 달에 읽은 책 10권을 포함해서 모두 12권의 100자평을 남겼다. 그중 몇 개나 뽑힐지 알 수는 없지만 아무튼 많이 되면 좋겠다는 바람을 하면서 그제부터는 읽고 싶은 책을 읽기 시작했다. 물론 100자평을 남기기 위해 책들도 궁금했고 읽고 싶던 책이긴 했지만 뭔가 의무감에 읽은 감도 없잖아 있었다.......; 지금 나는 기말 시험 끝난 뒤 읽고 싶던 소설책 잔뜩 싸놓은 기분이랄까.

뭘 읽을까 하다가 전에 사두었던 현대문학 세계단편선, 리처드 매시슨 <2만 피트 상공의 악몽 외 32편 >을 꺼내들었다. 리처드 매시슨은 스티븐 킹과 더불어 현대 호러 문학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작가이다. 사실 나는 공포물을 그다지 좋아하지는 않고, 공포영화도 즐기는 사람이 아닌데도 이렇게 더운 날에는 호러 소설에 손이 가곤 한다. 아무래도 날이 몹시 더우면 집중력이 떨어져서 어려운 책 읽기는 좀 버겁다. 그래서 몰입이 잘 되거나 흥미 위주의 책에 손이 가는 것 같다.

단편이라 하루에 몇 편씩 읽고 있는데, 어젯밤에 읽은 단편 <사막 카페>는 소름이 쫙 끼쳤다. 600쪽이 넘는 페이지, 33편의 단편 중 내가 읽은 것은 이제 고작 6분의 1에 해당하는 100쪽 남짓, 8편에 그칠 뿐이지만 리처드 매시슨의 작품은 환상적인 요소도 간혹 있으나 주로 일상적인 현실에 기반한 인간의 이상 심리를 탁월하게 묘사하는 것 같다. 그래서 더 무서운 느낌이 든다. 사실 귀신이나 유령이 튀어나오고, 말도 안 될 정도로 비현실적인 작품은 무섭다기보다는 약간 실소가 나오는데, 리처드 매시슨 작품은 아직은 그런 것 같지는 않다. 특히 이 <사막 카페>는 실제로 있을 법한 이야기라 더 소름끼친다.

자동차를 타고 사막을 여행 중인 부부- 배도 고프고 목도 마르던 참에 한 카페를 발견한 그들은 잠시 쉬면서 요기나 할 겸 그곳에 들어간다. 카페 안에는 손님으로 보이는 남자 몇 명이 앉아 있는데, 그들은 제대로 씻지도 않고 이 더위에 녹아내린 듯한 자세로 다들 멍청히 앉아만 있다. 카페 주인도 장사할 의욕이 없는지 그들과 거의 마찬가지이다. 메뉴판을 보고 부부는 이런저런 음식을 주문하지만 카페 주인은 이것도 안 된다 저것도 안 된다며 타박만 한다. 그럼 일단 시원한 물이라도 한 잔 가져다 달라니까, 제대로 씻지도 않은 듯한 유리컵에 싱크대에서 수돗물 받아서 가져다준다. 그걸 지켜보던 부부는 불쾌하기 짝이 없지만, 목이 몹시 마르던 터라 컵에 입을 가져간다. 그러나 미지근하고 이상한 냄새까지 나는 물은 삼키는 것 자체가 고역이다. 남편은 일단 대충 주문을 마치고, 아내가 주문하는 동안 화장실을 다녀오겠다면서 자리를 뜬다. 물맛도 시원찮으니 세수라도 하고 오면 정신 좀 날 것 같다는 그. 남편이 화장실을 간 동안 결국 남편과 같은 메뉴를 주문한 아내는 무료한 터에 카페 안을 이리저리 둘러보다가 자기를 쳐다보는 남자들과 눈이 마주친다.

카페 주인이 이윽고 주문한 음식을 가져오는데, 이상하다. 남편은 왜 이렇게 오지 않는 걸까? 게다가 또 다른 남자가 화장실을 들어갔다 나오는데도 남편은 나올 줄을 모른다. 간단히 세수만 하고 오겠다더니 변비에라도 걸렸는지 이 사람은 대체 어떻게 된 것일까. 아내는 초초해진다. 그리고 왠지 카페 안 남자들이 자신을 더 집요하게 쳐다보는 것 같다. 아무래도 이상하다고 생각한 아내는 화장실을 들어갔다 나오는 한 남자에게 “화장실 안에서 내 남편을 보지 못했느냐” 묻는데, 남자는 화장실 안에 아무도 없다고 말한다. 아무도 없다니! 아무도! 믿을 수가 없는 아내는 이제 너무나 불안해서 카페 주인에게 화장실 안에 좀 들어가 봐달라고 부탁한다. 주인은 투덜대면서 화장실을 들어가는데, 어라?! 정말 아무도 없는 게 아닌가. 대체 이 남편은 어디로 갔을까, 아내의 불안과 초조함은 극에 달한다. 카페 안 손님 중 여자라고는 자기 밖에 없었고, 이제 남자들은 자기를 더 노골적으로 쳐다보는 것 같다. 여자는 본인이 직접 화장실에 들어가 보겠다고 하면서도 뒤에서 ‘이 남자들이 나를 덮치면 어떡하지’하는 생각으로 공포에 떤다. 화장실에서 감쪽같이 사라진 남편과 카페 안에 낯선 남자들과 자기 혼자만 남은 여자. 밖은 인적이 드문 사막이다. 진짜 무섭지 않은가?

어제 밤 11시 30분쯤 이 책을 읽기 시작했는데, 이 여자의 공포가 생생하게 전해지는 듯해 졸음이 밀려오던 참에 잠이 확 달아났다. 낯설고 인적 드문 곳을 여행하다가 들어간 카페에는 불량해 보이는 남자들만 있다. 동행한 남자는 갑자기 사라지고, 여자 혼자만 남는다. 이런 상황이라면 대부분의 여자들은 이 아내와 같은 공포에 휩싸일 것이다. 남편이 어디로 갔는지 알 수 없어서 막막한데, 저 기분 나쁜 남자들이 나를 덮치기라도 하면 어떡하지 하는 공포. 그런 데다가 이 남자들은 남편이 사라졌다는 사실을 알고는 “당신을 버리고 달아났나 보다”하면서 낄낄거리기 시작한다. 여자 곁에 남편이 있을 때는 흘낏 쳐다만 보며 아무 말도 못하더니 남편이 사라지자 노골적으로 조롱을 하는 것이다. 사실 이런 공포는 저 사막이 아니라, 저 사막의 카페가 아니더라도 이 도시 어디에서나 일어날 수 있다. 특히 인적이 드물거나 그런 시각이라면 더. 며칠 전 본 기사에서도 아침 7시쯤 지하철 1호선에서 오십대 남자가 젊은 여성을 흉기로 위협하면서 성추행한 사건이 있었다. 늦은 밤도 아니었고, 황량한 사막에서 일어난 사건도 아니다. 도심의 한 지하철, 그 시간 그 칸에는 피해 여성과 그 범죄자만 있었을 뿐이었다. 이런 일이 일상적으로 일어나는 나라에서 살아가고 있기에, <사막 카페>에서 그려지는 상황은 더 소름끼치게 다가온다. 어떤 유령이 나오는 호러물보다 더 무서운 상황이지 않은가? 남편이 사라진 상황과 그래서 아내는 어떻게 되었을지는 이 책을 읽을 사람들을 위해 비밀.

그밖에도 <사냥감>이라는 작품도 인상 깊다. 이 작품은 한 여성이 특이한 인형을 사놓고는 남자친구를 만나러 가려고 한껏 멋을 부리며 시작한다. 오늘은 남자친구의 생일. 오래전부터 기다렸고 그 인형은 연인을 위해 그녀가 마련한 선물이다. 창을 들고 있는 고대 인형인데, 남자친구가 그런 쪽에 관심이 많아서 여자가 특별히 준비한 것이다. 그런데 그녀는 억압적인 엄마 밑에서 과보호를 받으며 자란 듯하다. 오늘도 엄마에게 가지 않으면 엄마가 분명 몹시 상심해 하면서 자신을 들볶으리란 것을 알고 있다. 그래도 오늘은 남자친구의 생일인데, 약속까지 했으니 취소할 수는 없어서 엄마에게 전화를 걸어 양해를 구한다. 하지만 엄마는 강경하기만 하다. 남자친구와의 약속과 엄마 사이에서 압박을 받으며 갈등하던 여자는 우울해하며 일단 전화를 끊는데……. 그러고 돌아섰더니…… 인형이…… 인형이……!!!! 이것도 비밀. 아무튼 이 작품은 억압받는 여성의 이상심리를 잘 표현하고 있다.

이 책은 뒤로 갈수록 리처드 매시슨의 대표작이 실려 있는 것 같아 좀 더 기대가 크다. 현대문학 단편선 중에 또 다른 호러/공포물로는 러브크래프트의 <크툴루의 부름 외 12편>과 몬터규 로즈 제임스의 <호각을 불면 내가 찾아가겠네, 그대여 외 32편>이 있다. 둘 다 이 여름에 읽기 제격이다. 러브크래프트 작품집은 흐물흐물 형체를 알 수 없는 ‘미지의 것’으로 공포의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 탁월한 작품들이 실려 있고, 몬터큐 로즈 제임스 단편집에는 유령이나 초자연 현상을 다룬 작품이 많다. <호각을 불면 내가 찾아가겠네, 그대여> 이 작품집은 아직 다 읽지 못했는데, 리처드 매시슨 다 읽고 나면 이 작품집도 마저 읽어야겠다. 리처드 매시슨, 러브크래프트, 몬터규 로즈 제임스 세 작가의 작품을 비교해서 읽는 것도 이 여름을 시원하게 보낼 수 있는 방법 중 하나가 아닐까. 소름이 으스스! 37도에서 2도쯤은 낮출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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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1-07-27 16:26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오 저 까페 이야기 엄청 무섭네요. 스티븐 킹 단편 중에 <트럭>이라고 있는데 아마 잠자냥 님 읽으셨을 것 같지만, 주유소에 갔었나 주유소 안 까페 갔었나 그런데 트럭들이 제멋대로 움직이는 막 그런 소설이었는데 읽으면서 무서워서 미치는 줄 알았어요 ㅠㅠ

저는 이 책의 존재를 몰랐고 작가 이름도 처음 듣는다고 생각했는데, 저 엄마, 남자친구, 인형 이야기가 완전 제가 예전에 읽은 이야기랑 겹쳐서 지금 검색해보니 제가 읽었던 책 [나는 전설이다]의 작가네요. 그 책 장편인줄 알고 샀는데 뒤에 단편이 실려 있었거든요. 거기서 인형 이야기 읽고 너무 무서웠던 기억이 났어요. 퇴근길 지하철안에서 읽는데도 어찌나 무서웠는지 ㅠㅠ

잠자냥 2021-07-27 16:33   좋아요 4 | URL
아니, <트럭>! 스티븐 킹 전 많이 안 읽었다고 생각했는데도! 다락방 님 댓글 읽다 보니 기억이 납니다! 역시 대단한 스티븐 킹....

맞아요, 리처드 매시슨이 <나는 전설이다> 작가고요, 그 <나는 전설이다> 원작 작품도 이 작품집에 실려 있어요. 그 인형 이야기 정말 무섭죠!

다부장님, 산책 후 이 책의 단편 하나씩 읽으세요. 그럼 먹태 안 구워도 됨 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1-07-27 16:38   좋아요 4 | URL
아오.. 저 무서운 책도 무서운 영화도 너무 싫어요 ㅠㅠ 예전엔 겁나 잘봤는데 이십대였나, 엑소시스트 무삭제판 극장에 보러 갔다와서 며칠간 후유증에 시달려가지고 ㅠㅠ 그 뒤로 아예 안보게 됐어요. 싫어요. 무서워요 ㅠㅠ 스티븐킹 단편집 읽다가 진짜 몇 번이나 숨이 막혀가지고 ㅠㅠㅠ

그 스티븐 킹 단편 중에 <옥수수밭 아이들> 이라고 있거든요. 그것도 겁나 무서운데, 옥수수밭에서 사는 아이들이 일정 나이가 되면 죽어야 되는거에요. 십대 후반이었나. 죽을거 알면서 그 안에서 사는거 진짜 너무 무서웠고 어떻게든 내 차례는 온다 이런것 때문에 벌벌 떨면서 읽었는데, 얼마전에 [이수정 이다혜의 범죄영화 프로파일]에서 영화 <미드소마> 얘기해주는데, 거기에도 이런 비슷한 설정이 나오는 것 같더라고요. 미드소마 보려고 다운 받았다가 안보기로 하고 삭제했어요. ㅠㅠ

잠자냥 2021-07-27 16:44   좋아요 4 | URL
<옥수수밭 아이들>도 진짜 무섭죠! 크하- (아니 왜 우린 공포물 안 좋아한다면서 다 알고 있는 거예요? ㅋㅋㅋㅋㅋ)
<미드소마> 저도 볼 엄두가 안 나더라고요. 그런 거 보면 밤에 이불 밖으로 발 삐져 나가있으면 누가 잡아당길 거 같음.....;

그냥 먹태 다부장으로 삽시다.

페넬로페 2021-07-27 17:5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잠자냥님, 10관왕에 오르실것 같아요~~
이 단편집의 내용이 정유정 작가의 책보다 더 센가요? 저는 종의 기원 읽고 며칠 잠을 못잤어요. 그래도 여름인데 한 권쯤은 읽어줘야할까요? ㅋㅋ

잠자냥 2021-07-27 18:02   좋아요 4 | URL
10관왕이요? 설마요! ㅋㅋㅋㅋㅋ 듣기만 해도 좋네요. ㅋㅋㅋ
오, 제가 정유정 작가 작품은 제대로 읽은 게 없습니다요- ㅎㅎ 비교 불가. 그러나 폴스타프 님이 정유정 작가 작품 리뷰한 것 읽고 유추하건대, 이 단편집이 정유정 작가 책보다 더 세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폭력이 난무하거나 막 고통스럽게 잔인하게 묘사하는 부류는 아닌 것 같거든요.

coolcat329 2021-07-27 17:57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아. 이작가 단편이 있었군요! <나는 전설이다> 읽었는데 영화보다 훨씬 좋았어요. 이 책에도 있군요. 마구 읽고싶어집니다.

잠자냥 2021-07-27 18:03   좋아요 4 | URL
오, 전 영화는 못봤어요. 영화랑 한번 비교해 봐야겠습니다!

청아 2021-07-27 18:03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현대문학 요 시리즈 계속 끌리는데 잠자냥님까지ㅋㅋ
다 주섬주섬~♡여름엔 역시 호러죠 흐흐흐흐😵 제임스완 한국이름이 임수완이라네요.그냥 갑자기 생각나서ㅋㅋ(더위먹은 듯;;)

새파랑 2021-07-27 21:09   좋아요 4 | URL
역시 여름은 호러 ×2
소름이 확 끼쳤다니 무조건 읽어봐야죠 😄

독서괭 2021-07-27 22:0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헉 아니 뒤가 너무 궁금하잖아요!!! ㅜㅜ
잠자냥님 백자평 많이 쓰셨군요~ 10관왕 기원합니다. 저는 세권 정도 겨우 지원했는데 참가상이나 받으면 좋겠네요 ㅎ
아 사막의 카페.. 인형.. 너무 궁금.. 너무 무섭…

잠자냥 2021-07-27 22:31   좋아요 2 | URL
ㅋㅋㅋㅋㅋ 궁금하죠? 헤헤. 10관왕의 기운을 받아보겠습니다!

그레이스 2021-07-27 22:0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헉 다쓰셨어요? 와우!

잠자냥 2021-07-27 22:32   좋아요 2 | URL
28권 중 12권이요. ㅎㅎ

붕붕툐툐 2021-07-27 22:3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잠자냥님 숙제 마치신 거 축하드려요~ 10관왕 저도 기원합니다! 여름엔 호러죠~ 잼나겠어용!!

잠자냥 2021-07-28 00:48   좋아요 3 | URL
ㅎㅎㅎ 별걸 다 축하받는 따뜻한 알라딘~~

mini74 2021-07-28 14:5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미드소마 유전 등등 다 좋아해요.~~ 미드소마 별로 안 무서워요.ㅎㅎㅎ잠자냥님 다락방님 도전 ! ㅎㅎ 스티븐 킹 요즘 소설들은 별로 무섭지 않더라고요. 아드님하고 쓰신 책들은 ㅠㅠ 예전 단편집들이 더 무섭고 색달랐던 것 같아요. 이 책 무지 재미있겠어요 잠자냥님 ~~ 그리고 우와 백일장이벤트 대단 ! 싹쓸이 ㅎㅎ 기원합니다 *^^*

잠자냥 2021-07-28 15:36   좋아요 3 | URL
미드소마랑 유전 못 보겠어요....;
애인이 공포영화 마니아인데, 전 그냥 혼자 보고 오라고 보냅니다... 그것만큼은 같이 못 보겠다능.
<랑종>인가 그것도 엄청 무섭대요......;

백일장 이벤트는 제가 싹쓸이하면 아니되옵니다. 서재 친구분들 중에 저랑 같은 책 도전하신 분들 꽤 있어서요. ㅎㅎㅎ

다락방 2021-07-29 07:36   좋아요 1 | URL
저도 미드소마, 유전 도전 노노요 ㅠㅠ 무서운거 너무 심장에 무리 가는 것 같아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