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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도 이해하는 쇼펜하우어 - 쇼펜하우어 철학을 관통하는 50가지 키워드
이채윤 지음 / 행복한마음 / 2025년 5월
평점 :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개인의 의견입니다 **
어떻게 하면 고양이처럼 살 수 있을까?
아무것도 주장하지 않고 모든 걸 통과하는 방식으로.
<고양이도 이해하는 쇼펜하우어> P227중에서
고양이도 이해하는 시리즈가 쇼펜하우어 말고도 있다는 사실을 책의 마지막 책 날개를 통해 알게 되고는 고양이와 철학자의 이야기가 어떻게 전개 될지 궁금해졌습니다. 그만큼 쇼펜하우어를 이해하기 쉽게 고양이의 특성을 잘 살려 접근해 주었기 때문입니다. 쇼펜하우어의 철학은 어둡고 침침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고양이도 음지의 세계에서 자신만의 성격을 키우며 성장하는 것 처럼 보여지기도 했는데 이번 책속의 제스퍼는 쇼펜하우어가 느끼는 감정을 함께 끌고와 그를 이해하는 것부터 안내를 하게 됩니다. 소개된 데로 철학탐정 고양이 제스퍼의 행동 또한 여간 귀여운 게 아닙니다. 쇼펜하우어의 진정한 이야기 나눔의 상대로 등장해 소통의 시간을 함께 보냅니다. 철학적으로 사유하는 고양이와 쇼펜하우어가 느끼는 인생의 전반에 대한 내용은 얼핏 보면 어렵기도 합니다. 이해가 잘 되지 않고 기억에 남지 않는 이유를 쇼펜하우어는 이렇게 이야기를 해 주었습니다.
독서란 곧 스스로 생각하는 능력의 대체물이다.
그것은 다른 사람이 당신의 사고를 대신하도록 허락하는 것이다. 책을 많이 읽는 것은, 얼마나 다양한 다양한 방식으로 잘못될 수 있는지를 보여줄 뿐이다. 독서는, 당신 자신의
사유가 고갈될 때만 - 물론 그럴 때는 자주 온다- 헝용되어야 한다. 독서를 위해 당신 자신의 생각을 버리는 것은 마치 자연의 풍경을 버리고 풍경 사진첩을 보는 것과 같다.
- 아르투어 쇼펜하우러, 에세이와 아포리즘
<고양이도 이해하는 쇼펜하우어> P 248 중에서
위장을 과식으로 망치면 몸 전체가 망가지듯, 정신도 과도한 지식으로 질식할 수 있따. 너무 많은 것을 읽으면 읽은 것이 뇌에 남지 않는다. 정신은 낙서투성이의 칠판과 같아져 반추할 수 없다. 반추 없이 읽은 것은 뿌리를 내리지 못한다.
<고양이도 이해하는 쇼펜하우어> P249 중에서
책을 읽어도 뇌에 남지 않는 이유는 반추를 하지 않은 것이라는 이야기에 책속의 이야기가 내게로 오지 않았던 이유를 살짝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독서를 많이 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다른 이의 이야기에 대한 반추를 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져야 하는 것입니다. 그렇지 않다면 뇌는 질식되어 더 이상 받아 들임을 거부한다는 이야기에 공금하게 되었습니다. 그렇다고 책을 읽는 것을 멈추고 싶은 생각은 없습니다. 다양한 책 속에서 느끼는 감정은 그때마다 다르기 때문에 기억하지 못한다는 것을 고민하고 걱정할 필요는 없다는 것입니다. 제스퍼와 쇼펜하우어의 이야기를 통해서 생각은 나만의 고유한 것이며 사유하는 것은 충분히 사람이기에 가능한 활동이기 때문입니다
쇼펜하우어는 조용이 의자에 앉았다.
"죽음을 두려워하는 이유는 자기 정체성을 잃는다는
공포 때문이야. 지금까지 '나'라고 불러온 모든 것이
사라진다는 것, 의식, 기억, 말, 감정, 얼굴, 그게 사라지면
나는 누가 되는가?"
루이제는 웃으며 대꾸했다. "그럼 태어나기 전엔 '
나'가 없었을까요?"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 "바로 그거야. 사람들은 태어나기 전의 무(無)는 두려워하지 않지. 근데 죽은 뒤의 무는 그렇게 두려워해. 왜냐하면 그동안 쌓아온 '자기'라는 허상을 읽게 도니까. 그래서 죽음은 정체성의 해체고, 그게 두려엄의 핵심이지."
<고양이도 이해하는 쇼펜하우어> P194 중에서
쇼펜하우어는 동양 철학에도 많은 관심을 보였다고 합니다. 특히나 남자와 여성의 관계에 대해서 여성이 남자를 고르는 절대적인 이유는 종족번식에 있기에 어떤 조건의 남성을 고를지를 선택하게 된다고 합니다. 슬쩍 그런가 싶은 마음으로 공감의 표를 살짝 눌러 주었다가 사랑이라는 관계가 아닌 종족번식에 그 의미를 두고 있다는 사실에는 살짝 아니었으면 하는 바램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죽음에 대한 이야기는 조금더 의미있게 다가왔습니다. 나이가 50이 되고 보니 삶을 받아 들이는 마음이 이전과는 상당히 달라졌음을 인식하게 되었습니다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스며들었고 죽음이 곧 다가올 것이라는 것에 대한 무서움이 생겨났습니다. 무엇이 두려움과 무서움에 떨게 만들까 궁금했습니다. 쇼펜하우어의 이야기 속에서 죽음은 두려워 하는 이유는 내가 없어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과 무서움이었습니다. 사라지는 두려움과 무서움 그동안 쌓아왔던 나의 모든것이 사라지는 이유를 받아들이기 힘든 것 때문이었습니다.
쇼펜하우어는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내가 왜 철학을 했는지 아니?"
그는 제스퍼에게 묻지 않으면서도 묻고 있었다.
"지루했기 때문이지. 세상이 이렇게 반복되고,
인간이 계속 똑같은 욕망을 되풀이하고,
그러다 결국 죽는 걸 보면 견딜 수가 없었어.
철학은 그 단조로움을 뚫는 유일한 구멍이었지."
<고양이도 이해하는 쇼펜하우어> P 92 중에서
"그렇다면 우리가 보는 건 전부 거짓인가요?"
쇼펜하우어는 고개를 저었다.
"거짓이 아니야, 다만, 그것은 사물 자체가 아니라
내 의식이 받아 들인 방식일 뿐이지."
그는 덧붙였다.
"네가 나를 본다는 건, 너의 시각적 구조 속에
내가 들어 간다는 뜻이야. 그리고 그건
너만의 쇼펜하우어일 거야. 고양이의 쇼펜하우어."
<고양이도 이해하는 쇼펜하우어> P41 중에서
그는 손등으로 벤치 위에 내려앉은 먼지를 털며 말했다.
"고양이처럼 살 순 없겠지만, 고양이를 바라보는 마음으로
살 순 있을 거야. 판단하지 않고, 기대하지 않고,
그냥 바라보는 것, 그것만으로도 세상은
조금 덜 고통스러울 수 있어."
<고양이도 이해하는 쇼펜하우어> P190 중에서
고양이처럼 살아가기 위해서는 고양이를 바라보는 마음으로 살아가면 된다는 이야기가 와 닿습니다. 인간 삶에 대한 다양한 사유를 통해 특히나 표상이라는 구체적인 단어를 만남으로써 철학의 근간에 대한 궁금증을 끌어내기에 충분한 시간이었습니다. 책을 덮고 나서 든 생각은 쇼펜하우어의 철학에 대한 궁금증이 생긴다는 것입니다. 독서를 한다는 것은 작가의 이야기를 들어 보는 것이라고 그렇기 때문에 작가의 이야기에 너무 심취 하지 말라고 뭔가 도움을 많이 받을 것을 기대하지 말라고 전달하는 문장을 통해서도 쇼펜하우어의 철학은 강요가 아닌 느낌과 보여지는 그대로를 받아들이면 된다는 이야기를 전달하고 있습니다. 책이 주는 묘한 매력으로 다시 페이지를 열고 다시 그 뜻을 이해하는 시간이 주어져야 할 것입니다. 제스퍼의 이끌림으로 많은 철학자들의 이야기들을 만나고 철학자만의 고유한 전달 방식의 이야기들을 확인할 수 있는 시간도 되었습니다. 철학은 이해하기 어려운 학문이지만 철학이 빠진 삶은 있을 수 없다는 결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