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산 책을 올리는 것 같다. 산 책 페이퍼 안 올린다고 안 사는 거 아니더라는. 아무튼 그건 그렇고 출근길 전철역에 월요일부터 알림 포스터가 붙어 있었다. 탄핵 선고일 당일 3호선 안국역 폐쇄(임시휴업)를 알리는 포스터. 그 포스터를 보고 월요일부터 심장이 쫄깃해지면서, 아니 오늘인가! 했는데 그건 아니고 선고일은 언제인지 알 수 없으니 괄호로 비워두었더라. 오늘, 19일에도 여전히 비어 있는 그 괄호. 여러 가지 생각이 든다. 그게 그렇게 오래 걸릴 일인가 싶기도 하지만, 도대체 이 나라의 민주주의는 어떻게 작동하고 있기에 탄핵 선고 당일 헌법재판소가 위치한 안국역을 폐쇄할 정도로 사람들의 폭동에 대비해야만 하는 것인가. 8년 전 탄핵 선고일에도 사망자가 4명이나 나왔다는 것을 나는 이번에야 알았는데, 이런 소식을 접할 때면 민주주의=중우정치라는 그 옛날의 말이 틀린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내 편이 아니면 모두 적인 정치, 적은 죽여야만 하는 정치, 내 생각과 다르면 모두 틀린 정치. 내 생각만 옳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자기의 생각 안에만 갇혀 있는 사회라면 아무리 윤 씨가 탄핵된다고 한들, 제2, 제3, 제4, 제5....의 윤 씨들이 또 나타나지 말란 법이 있는가.
필립 길버트 해머튼, <지적 생활의 즐거움>
스트레스받는 날엔 책 읽기가 짱!! 이듯이 인간으로 태어나 지적 생활을 누릴 수 있다는 것만큼 즐거운 게 또 있을까. 이 책은 ‘지적 생활’이란 말을 처음으로 사용한 빅토리아시대의 필립 길버트 해머튼이 지적 본능과 현실 사이에서 방황하는 지적 생활자에게 전하는 인문적 통찰이 담겨 있다고 한다. ‘지적 생활을 위한 신체적 단련’ ‘지적 생활자의 현실적인 고민들’ ‘지적 생활자의 행복’ 등 총 3부로 구성되어 있는데 1부 신체 단련 장에 ‘규칙성/식습관/와인과 맥주/흡연 /차와 커피’라는 챕터가 있는 것을 보고 오호라! 해서 샀다. 그래 맞아 술은 뺄 수 없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크리스틴 R. 고드시, <레드 발키리 - 걸보스 페미니즘에 도전한 사회주의 여전사들>
이 책도 흥미로워 보인다. 일단 빨개...... ㅋㅋㅋㅋㅋㅋㅋ 오늘날의 페미니즘은 성공한 여성 CEO, 기업가, 리더를 롤모델 등 ‘걸보스’라는 개념을 내세우며 여성들에게 앞으로 나아가라고 요구한다. 그러나 이런 논리는 여성 개인이 자본주의 시스템 내에서 어떻게 더 나은 위치를 차지할 것인가에 초점을 맞출 뿐, 불평등한 구조 자체를 바꾸는 해법을 제시하지는 않는 한계가 있기도 하다. 이 책은 이런 질문에 혁명적인 대답을 던진다. 서구 사회에 잘 알려지지 않은 동유럽 사회주의 여성 활동가 다섯 명의 삶을 통해 ‘성공한 소수 여성’이 아니라 모두를 위한 연대와 해방을 고민한 여성들의 투쟁을 조명한다고.
싯다르트 카라, <코발트 레드 - 콩고의 피는 어떻게 우리 일상을 충전하는가>
콩고 내전과 내전 중 발생한 다수의 성폭력 피해 여성의 사례는 전에 읽은 이브 엔슬러 <그들의 슬픔을 껴안을 수밖에>에서 조금 접한 적이 있다. 최근 본 영화 <콘클라베>(이 영화 완전 재밌어요!!!)에도 아주 잠깐이나마 콩고 내전과 성폭력 피해 여성들 이야기가 등장한다. 그래서 좀 더 본격적으로 이 참혹한 현실을 알아보고 싶다고 생각하던 참에 이런 책이 나왔다. 이 책은 스마트폰, 태블릿 PC, 노트북, 전기차 등의 동력이 되는 거의 모든 충전식 리튬이온 배터리의 필수 소재인 코발트 채굴이 콩고의 국민과 환경에 끼친 엄청난 타격을 최초로 폭로한다.
앨 앨버레즈, <자살의 연구>
자살을 다룬 책 중 에밀 뒤르켐의 <자살론> 다음으로 국내에서 꾸준한 인기를 끌고 있는 책이 바로 이 책이라는데, 1982년에 최승자 시인이 번역한 판본으로 큰 인기를 끌면서 스테디셀러가 되었다고. 기존 판본이 누락했던 내용을 추가 번역한 국내 최초 정식 완역판.

슬라보예 지젝, <자유- 치유할 수 없는 질병>
장바구니에 오래 담고 있다가. 마침내 구매. 윤 씨 때문에 자유라는 말이 너무 싫어져서 이 책도 읽어보고 싶으면서도 외면하고 있었던 듯. 지젝은 이 책을 통해 프로이트와 구조 심리학, 근현대 철학을 망라한 이론으로 신神과 자유의지와 욕망의 문제를 분석, 자유의 가치와 개념을 이야기한다고.
클로드 레비스트로스, <다시 몽테뉴로 돌아가다 - 레비스트로스의 처음과 마지막 강연>
레비스트로스와 몽테뉴의 조합이라니 흥미롭다. 레비스트로스가 남긴 두 편의 미공개 대중강연을 엮은 것으로 첫 번째 강의는 브라질 내륙 원주민 사회를 탐사하던 젊은 시절에 한 1937년 1월 강연, 두 번째는 20세기 서구 지성사의 거목이 된 노년 시절에 한 1992년 4월 강연이다. 그런데 이 두 강연을 한 권에 엮은 이유는 무엇일까? 그게 바로 ‘몽테뉴’! 몽테뉴의 무엇인지는 안 알랴줌! ㅋㅋㅋㅋㅋㅋㅋㅋ
디디에 에리봉, <미셸 푸코, 1926~1984>
이 책은 사실 푸코에 대한 궁금증보다는(그의 개인 사생활은 그다지 궁금하지 않아......), 디디에 에리봉의 글빨이 궁금해져서 샀다. 지난 1월 에리봉의 <랭스로 되돌아가다>를 읽고 이 인간의 필력에 반해버린 것이 아닌가. 그래서 이 인간이 쓴 책은 다 읽어볼 요량으로 절판된 <가까이 그리고 멀리서 - 클로드 레비스트로스 회고록>도 도서관에서 빌려왔는데... 다 못 읽었는데 오늘이 반납일....;;;; -_-;;;;
최재천.팀최마존, <양심- 호모심비우스>
몇 주 전 MBC <손석희의 질문들>에 최재천 교수가 출연했다. 양심과 염치가 사라진 사회에 대한 이런저런 이야기를 손석희와 주고받았는데, 그때 이 책의 존재를 알게 되어 구매.
김희원, <오염된 정의>
김희원 기자도 <손석희의 질문들>에 패널로 출연한 것을 보고 그의 생각이 더 궁금해져서 이 책을 샀다. 한국일보에서 김 기자가 쓴 글은 가끔 읽기는 했으나 솔직히 크게 인상 깊지는 않았었다. 때마침 밀리의 서재에 이 책이 있어서 별 기대 없이 읽다가 온통 밑줄 긋고 있는 나를 발견.... 밀리의 서재에서 다 읽었음에도 종이책으로 구매했다. 이 책의 평이 유독 알라딘에서만 박하던데... 아무래도 알라딘에는 민주당, 이재명, 조국, 유시민을 추종하는 사람들이 많아서가 아닐까 싶다. 이 책은 그들에게도 날카로운 비판을 한다. 근데 무엇보다 이준석의 정치가 불러온-올- 해악에 관한 김희원의 비판에는 10000000% 공감하기에 몇 구절 소개한다.....(락방이 궁금하다고 해서).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은 보수 혁신의 아이콘인가, 혐오 정치의 화신인가. 2021년 6월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36세 당대표에 오른 ‘이준석 돌풍’은 대단했다. 바람을 키운 건 보수 혁신에 달뜬 보수층의 열망이었으나 그 시작은 소위 이대남, 즉 반(反)페미니즘, 능력주의, 약자 혐오의 정서로 뭉친 젊은 남성층의 결집이었다. 인터넷 문화나 젠더 이슈가 낯선 전통 보수층은 ‘이준석 정치’가 뿌리를 둔 여성혐오·안티페미니즘의 해악을 간과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2000년대부터 인터넷에서 성장한 혐오 문화가 정당 정치로 진출한 이 현상은 결코 사소하지 않다. (...) 이준석은 자신이 여성혐오 발언을 하거나 여성에 불이익을 주자고 한 적이 없다고 강변한다. 그가 페이스북에서 여자 장관들만 콕 집어서 능력이 없는데 할당제로 임명됐다고 주장하는 것이 전형적 여성혐오다.
‘메갈리아 사냥’이 페미니즘에 반감이 큰 젊은 남성들을 결집시키는 효과가 상당하다는 게 문제다. 수년 전부터 게임업체들은 남성 유저들의 항의를 견디지 못하고 메갈리아 펀딩 티셔츠를 입은 성우, 성평등 주장을 리트윗하거나 ‘좋아요’를 누른 일러스트레이터를 계약해지했다. 이준석이라는 정치인이 구심점이 돼 GS25의 사과를 끌어내자 효능감이 치솟은 남초 커뮤니티는 곳곳에서 집게손을 찾아냈고 경찰청, 행정안전부 등 공공기관까지 줄줄이 사과하거나 해명문을 올리며 굴복했다. 페미니스트로 지목되면 직장인이든 아이돌이든 생계가 끊길 위험에 처했다. 인터넷에서나 돌던 음모론을 정치로 끌고 와 ‘메갈=페미니즘=나쁜 것’으로 공인하고 페미니스트로 찍히면 위험하다는 공포를 실현한 게 바로 이준석이 해낸 일이다.
이준석 정치는 약자집단을 공동체 나머지와 갈라치고 분노를 그들에게 집중시켜 정치 원동력으로 삼는 트럼피즘의 한국 버전이다. 도널드 트럼프가 이민자, 소수인종, 정치적 올바름(PC)에 대한 공격과 혐오를 통해 불만 많은 백인 블루칼라 노동자 계층을 흡수해 대통령에 당선됐다면, 이준석은 여성과 페미니즘을 혐오의 제1타깃으로 삼아 정치에 무관심했던 청년 남성층을 동원했다. (....) 이준석은 20대 남자가 받는 불이익을 강조하고 구조적 성차별은 없다고 주장함으로써 엄연한 불평등의 현실을 은폐한다. 확연한 경향성을 반례로써 부정하려 든다. 그는 대통령이 된 여자, 교육받고 성공한 여자, 남자를 살해한 여자를 사례로 든다. 하지만 왜 저런 성차별 경향이 공고한지 답하지 못한다. 구조적 원인을 부정하며 모든 차이를 개인 능력 탓으로 돌린다. 그래서 할당제(적극적 우대조치) 등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기 위한 조치에 반대하는 결론으로 치닫는다.
이준석 정치의 사회적 해악은 심각하다. 처음 이준석 바람이 불 때부터 내가 강하게 비판했던 이유, 유력 정치인의 갈라치기와 혐오 메시지가 우리 사회에 혐오를 들불처럼 퍼뜨릴 것이라는 우려는 현실이 돼 버렸다. 도쿄올림픽 양궁 금메달리스트 안산 선수가 “쇼트커트라 페미니스트” “금메달 박탈” 등 억지 악플에 시달려 외신에까지 보도된 일은 가장 가벼운 소동일 것이다. 2023년 11월 진주에서 한 20대 남성은 ‘머리가 짧은 것을 보니 페미니스트’라며 편의점 여자 점원을 폭행했다. 2023년 7월 의왕 아파트에서 여성을 성폭행하려 폭행한 20대 남성은 재판에서 ‘군대 안 가는 여성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며 심신 미약을 주장했다. (...) 공공연히 약자 배제와 차별을 말할 수 있게 빗장을 푼 것은 분명 이준석 효과다. 그는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만 은밀하게 공유되던 뒤틀린 욕망에 정당성을 부여해 당당한 약자 혐오가 현실에 터져 나오게 했다. 트럼프 재임 기간에 미국에서 백인우월주의 단체 설립과 증오범죄 발생이 크게 늘어난 것과 다르지 않다.
포퓰리스트 정치인에 가장 가까운 것은 오히려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이다. 하상응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포퓰리즘 정치는 기성 정치에 불평불만을 가진 대중이 그 불만을 ‘국민의 의견’으로 착각해 이에 기반한 정체성을 구성하고 배타적 행동을 보이며 자신들의 요구를 정책화할 신예 정치인을 찾았을 때 등장한다”며 “포퓰리스트로 의심되는 건 이준석”이라고 했다. 군복무, 정치와 사법, 연애시장에서 소외됐다고 느껴온 일부 젊은 남성, 소위 이대남 집단은 이준석이 자신들의 불만을 해소해 줄 것이라 믿으며 정치세력화했다. 이준석은 정치 신인은 아니었지만 비주류로서 기성 정치인들을 싸잡아 무능하고 위선적인 기득권 세력으로 몰아 차별화했고, 반페미니즘과 약자 혐오를 선동 도구로 썼다. (....) 이대남 불만의 진짜 원인을 찾으려면 애꿎은 페미니즘이 아니라 경쟁이 치열하고 양극화가 심해지는 현실을 봐야 한다. 처벌처럼 간주되는 군복무의 개선책을 고민해야 한다. 연애시장에서의 좌절을 이해해야 한다. 성비(여성인구에 대한 남성인구 비)는 출생 때 105 안팎에서 성인이 되면 100에 가까워지다가 중년을 지나며 100 아래로 떨어지는 게 통상적인 패턴인데, 2020년 기준 한국의 성비는 20~24세에서 109.7, 25~29세 112.7, 30~34세 108.7로 비정상적 남초다. 부모 세대의 성차별적 태아 선별이 아들들의 연애와 결혼을 어렵게 했고 좌절한 아들들이 여성혐오에 빠지는 아이러니한 악순환이다. - <오염된 정의>, 김희원 지음 - 밀리의 서재

양심이라는 글자가 좀 신기하죠?!!!!!!!!!!!!!!!
그나저나 우리 막냉이 오늘 아침 이 사진 찍는데 우다다다다다다다다 하더니 저 위로 올라감.... 안 돼!

왜 안 돼????냥????

으앙, 아직 거기 먼지 안 닦았단 말이다....!!! (겨울에는 올라가지 않는 녀석들... -_- 봄에 청소하려고 했는뎅!)

근데 요즘 잠자냥 소설 안 읽는는거냥? (요즘 재미없대.... ㅋㅋㅋㅋ)

탄핵 선고는 대체 언제 하는 거냥??? (아직도 깜깜이네........)

근데 오늘 알라딘/북플 왜 이렇게 버벅대냥????? 버벅헌재 같아!!!!!!!
그래도 봄은 오겠지............-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