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만두님의 어제 페이퍼 댓글에 이매지님의 이름으로 써있는 가시장미님의 글을 옮겨왔습니다. 이매지님, 이런건 정식 페이퍼로 올리셔서 많은 분들이 보시게 해야지요. 나처럼 지나간 페이퍼 곱씹어보는 사람들 몇 명만 볼 뻔 했네요. 물론 여기에 이름이 거명된 분들은 여러모로 불편하시겠죠. 그렇지만 누가 잘못했고를 따지기 전에 일단 그동안 맹활약했던 한 서재인이 그 흔한 탈퇴의 변도 남기지 않고, 우리에게 궁금증만 남겨놓고 떠난 사유를 알고 싶었고, 그 사유를 이렇게 간접적으로나마 듣고 보니 그의 행방이 궁금했었을, 염려스러웠을 (저를 비롯한) 여러분께 알려드리고 싶다는 생각으로 누구에게 허락받은 것 없지만 그냥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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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없이 서재를 탈퇴한 것에 대해서 이웃분들에게 대단히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솔직히 이번 사건 때문에 제가 서재를 떠났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을 것 같아서 우려되어 몇자 적어봅니다.
어제 제가 서재에 하이드님께서 돌아오긴 전까지 서재를 비우겠다고 마지막으로 글을 올렸습니다. 그 글에 하이드님이 저의 댓글을 보고 상처를 받으셨다는 것에 대해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남겼고, 고의가 아니었다는 저의 입장을 밝혔습니다. 그 마음은 아직까지 진심이고 개인적으로 하이드님께 가지고 있는 감정은 절대 없습니다.
하이드님께서 복귀하신 것을 보고 내심 마음을 놓았습니다. 하지만 제가 매너님서재에 남긴 마지막글을 보고 그 사건과 연관지어 저의 탈퇴를 이해하실까봐 많이 우려스럽습니다. 사실 어제 매너님과 통화 후 서재를 탈퇴한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매너님과 악감정이 생겨서 충동적으로 한 행동은 절대 아닙니다.
솔직히 제가 어제 매너님 서재에 마지막으로 남김 댓글은 충동적으로 남긴 글이 맞습니다. 매너님과 통화하면서 저 때문에 하이드님이 떠나셨다는 생각이 들었고, 마음이 너무 불편하고 죄책감을 느껴야 했습니다. 그런 불편한 마음으로 서재에 남아있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리고 이번 사건으로 매너님과 감정의 골이 깊어진 것은 사실이나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매너님은 아니라고 하시지만 저는 예전부터 가지고 있었던 사적인 감정이 많이 투사된 것으로 이해됩니다. 하지만 외면적으로 제가 받은 상처만 언급되어있기에 제가 남긴 글 때문에 매너님이 저에게 대단한 실수를 한 것처럼 여겨질까봐 그것이 또 염려스럽습니다.
매너님에 대해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절대 저에게 실수를 하시거나 심하게 대하셨던적은 없습니다. 서로에게 충분히 좋은 감정이 있었고, 좋은 감정이 있었기에 사소한 일에 서로가 많이 실망하여 감정이 상한것이라고 이해해주십시오.
제가 서재를 탈퇴한 근본적인 이유는 더이상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고싶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워낙 단합이 잘 되는 마을이라 저의 행위가 바람직하지 않았다는 것에 대해 돌아올 화살이 두려워서 였는지도 모릅니다. 제가 아직 미숙하고 모자란 인간이라 성숙하지 못한 행동을 한 것으로 이해해주십시오.
하지만 다시 알라딘 마을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은 없습니다. 그 이유는 제가 처음에 알라딘에 서재를 만들었던 것은 휴식처를 찾고 싶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저 스스로 저의 마음을 털어놓고 달랠 공간이 필요했습니다. 처음에는 이곳에서도 이렇게 돈독하게 인간관계를 맺게 될줄 몰랐습니다. 솔직히 제가 의도했던 것이고 바랬던 것이지만 그것이 저에게 적지 않은 스트레스를 준다는 것을 알게되면서 더이상은 저에게 휴식처가 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호형호제를 하면서 서로의 글을 읽고 댓글을 주고 받았던 이웃 분들에게 대 단히 죄송스럽게 생각합니다. 한마디 말도 없이 서재를 떠난 것이 이웃분들을 무시하는 행동으로 여겨질까봐 가장 염려스럽습니다. 개인적으로 연락드리겠습니다. 서재가 아니라도 메일과 전화가 있지 않습니까? ^-^;;
짧은 시간 서재에서 많은 이웃분들과 나눈 정을 쉽게 잊지 못할 것이며 저에게 주었던 힘과 위안은 말로 설명할 수 없을정도로 컸습니다. 많은 분들께 정말 감사했다는 말을 드리고 싶습니다. 예전처럼 안락하고 아름다운 알라딘마음이 되길 소망하며 그만 줄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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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가시장미님께 개인적인 한 마디!!
가시장미님이 알라딘을 탈퇴하시려는 근본적인 이유에 대해서는 저희가 이해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이미 알라딘과 연을 끊으려는 의지가 단호한 것 같아 돌아오라고 외치는 우리의 목소리가 처량해 보일 듯 하네요.
그러나 마지막으로 한 마디 하자면, 가시장미가 있기 전의 알라딘도 알라딘이고, 가시장미가 서재 만든 이후의 알라딘도 알라딘인데, 그것을 어찌 구분하려 하시나요? 가시나무도 이미 알라딘 그 자체였단 말이죠. 그리고 모두에게 친한 척하며 '형'이라 불러 나같은 노친네 맘을 설레게 하더니 그래 개인적으로 전화번호 알고 메일 주고받을 정도 되는 사람하고만 연락하면 된다 이거지요?
흥, 치사 뽕이다~~
이제 그동안 알라딘에 신경쓰느라 소원해진 부부관계 복원에 앞장서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