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강사 신분으로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칠 때,

학생들이 시간강사를 뭐라고 부르는가에 따라 초보 시간강사들의 생각은 달라지는데...

 

 "교수님~ " 특히 간드러진 목소리로 부를 때 나의 반응 :

음, 나는 한달에 50만원 남짓 받는 시간강산데 교수님은 무슨 교수님이야.  강사한테 교수님이라 부르다니  진짜 부담스럽군. 관용적으로 너무 굳어진 표현이라 그냥 쓰는 것이겠지? 그런데, 친구들도 날 부를 때 차박사, 차교수라고 부를 때도 얼마나 부담스러운지 아나? 물론 좋은 뜻에서 하는 말인건 알지만 꼬박 꼬박 아니라고 말대꾸하는 것도 지겹고 말이지. 나는 그냥 강사일 뿐이라고..

"강사님~" 이라고 부를 때(사실 부를 때보다 글에서 가끔 보이는 표현이다. 빈도는 낮다.) 나의 반응 :

이 놈이 세상을 너무 일찍 알아버린 것 아냐? 물론 내가 강사라고 소개는 했어도 그냥 남들 부르는 것처럼 부르지 꼬박 꼬박 강사님이라 부르는 이유는 또 뭐냐.. 내가 강사라서 무시하는거야? 진짜 교수한테는 꼬박 꼬박 교수님이라고 부르겠지?   그렇게 정확하게 쪽집게처럼 호칭을 하는 것이 그리 정겹게 들리지는 않는군.  그렇다고 교수도 조교수님, 부교수님이라고 부르는건 아니겠지?

 

아, 어쩌란 말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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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클 2005-10-19 16: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보통 선생님이라고 부르지 않나요? 전 그렇게 불렀는데...

BRINY 2005-10-19 16: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냥 선생님이라고 불리우는 건 어떠신가요?

엔리꼬 2005-10-19 16: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야클님.. 호칭도 학교별로 좀 다르게 부르나봅니다. 저희 학교에선 선생님이라고 아무도 부르지 않아요.. 대학원생들끼리는 서로 선생님이라 부르지만요..
BRINY님.. 제가 애들더러 날 선생님이라 부르라.. 고 이야기하는 것도 어색하지 않나요? 물론 저야 좋지만요... 그리고 지금 직장에선 선생님이라 불리고 있어요.. 물론 진짜 선생님들이 반발할지 몰라도..

mannerist 2005-10-19 16: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공돌이들 사이에서는 '선생님'이란 호칭은 급이 좀 낮게 취급되는지라... 일단 교단 위에 서신 분들은 어쨌거나 '교수님'으로 부르는 게 일반적입니다. 문과대 같은 경우에는 '선생님'이란 호칭을 선호하는 듯 하지만요.

엔리꼬 2005-10-19 16: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매너리스트님.. 아, 공대에선 또 선생님이 낮은 호칭인 모양이군요.. 첨 들었습니다. 그런데, 교사 출신 교수님 중에 일부는 '선생님'이라 부르면 되게 싫어한다죠? 교수님 소리 듣고 싶어 여기 왔더니 아직도 선생님이라 부른다면서..
반대로, 진짜 학식이 있으신 분들은 자신을 교수님이라 부르는 것을 별로 탐탁지 않아 하시더군요.. 그냥 선생으로 불러주시는 걸 좋아하더군요.. 참 아이러니하죠.

로렌초의시종 2005-10-19 17: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항상 교수님이라고 불러요. 뭐랄까. 실은 저도 생각했거든요. 아마 제가 강사님이라고 부르면 그분들이 대부분 서림님의 두번째 생각같이 받아들이시란 걸 말이죠. 선생님, 이라고 부를까 싶기도 했지만, 아무래도 꼭 중고등학교 같아서 그냥 줄창 교수님이라고 불렀답니다. 그런데 지난 학기에 강의 후에 어느 교수님하고 긴 대화를 하던 중에 그분께서 그러시더라구요. 되도록이면 선생님이라고 불러달라구요.

엔리꼬 2005-10-19 17: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렌초의 시종님.. 아, 그러셨군요... 제 페이퍼의 뜻은 이렇게 강사들의 태도가 이중적이란 것이예요.. 저도 선생님으로 불러달라고 해야 할까봐요. 물론 강사가 말하는 '선생'과 학생들이 말하는 '선생'의 뜻 차이가 미묘하게 날지는 모르겠지만요..

로렌초의시종 2005-10-19 17: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니까 말이에요. 실은 저도 처음에 학교 입학할 때, 제가 불리는 입장이 아니라 부르는 입장인데도 약간은 신경이 쓰였었거든요.

클리오 2005-10-19 17: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긴 대화나 지속적인 대화를 할 기회가 있으면 '선생님'이라 부르라고 말할 겁니다. 저는 지금도 과교수님들을 모두 선생님 이라고 부르고 그걸 선호하시거든요... '교수님'이라 부르면 선생도 '교사님'이렇게 부르냐고 말이죠... ^^; 근데 강의 한, 두번 가는 주제에 뭐라 불러라말아라 하긴 그래서, 그냥 뭐라 부르건 그냥 놔두는데... 제가 들어가는 곳에는 나이든 학생들이 많아, 저보다 열살은 많아보이는 사람들이 저보고 정중하게 '교수님'이라고 부를때면 민망하기 그지 없다는... --;

엔리꼬 2005-10-19 17: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크크 맞아요.. 무쟈게 민망하죠. 나이어린 사람들한테 그런 소리 들어도 민망한데, 나이 지긋하신 분들이 예의를 갖추면 민망 그 자체죠..

세실 2005-10-20 10: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교수님이라고 불러드렸습니다. 그래야 점수를 잘 주시잖아요~
제가 만약 대학에서 강의할때 강사님 그러면 기분 나쁠것 같아요~~~ 교수님이 아무래도...호호호

진주 2005-10-20 10: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그냥 선생님이라고 부르는데..
先生-이란 표현 좋지 않아요? 얼마나 겸손한 표현인가요. 자기를 선생이라고 불러달라는 교수님은 선생된 자질을 갖추었다고 생각해요. 내가 너를 가르칠 수 있는 것은 내가 먼저 난 것밖에 없다. 인격적으로 평등함을 갖추고 하시는 말씀 같아요.

학생의 입장에서 "선생"이라는 표현도 낮춘 표현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학문을 배운다는 말의 짝을 이루려면 敎수란 표현이 맞겠지만, '선생'이란 표현은 단순히 학문의 지식적인 면만 전달받는 대상이 아닌 '인생'의 후배로서 인생을 배운다는 폭넓은 뜻이 있으니까요. 그러니까, '선생'은 '교수'에 비해 좀 더 인격적인 표현이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저는 개인적으로 배우고 가르치는 일에 다른 악세사리들을 붙이는 건 싫어요. 유치원생을 가르치든 대학생을 가르치든, 가르치고 배우는 일은 근본적으로 똑같잖아요? 댓글 속에 "교수님 소리 듣고 싶어 여기 왔더니 아직도 선생님이라 부른다면서.. "라고 하신 분은 대학생을 가르치는 것이 더 대단하다고 생각하는 모양이죠?

오히려, 선생보다 교수라는 호칭이 더 낮춤의 표현일 수도 있어요. 고등학교까지는 전인교육과정에서 선생은 지식 뿐만 아니라 삶의 전반적인 것을 가르치는 분이라는 표현인데 반해, 성인이 된 대학생에게는 필요한 지식만 전문적으로 가르치는 분이라는 국한된 표현이니까요. (이상, 인문학도적인 견해였습니다^^)

엔리꼬 2005-10-20 13: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실님... 거의 대부분이 교수님이라는 표현을 사용해서 그 표현 쓴다고 점수 잘 주지도 않습니다. 다만, 음료수 사주는 학생은 좀 눈여겨보게 되더군요..
진주누님... 진주누님의 말씀에 100% 동의합니다.
다만, 제가 어려움을 겪는 것은 1) 제가 학생들에게 '날 선생님이라 부르라'고 말하는게 더 어색하고 이상하다는 것. 그리고 학교별로 차이가 있을지 모르는데, 이 학교에서는 선생님이라고는 안부른다는 점.
2) 저도 선생이란 말이 좋고, 선생이라고 불리우길 좋지만 학생들은 아직까지 '선생'은 고등학교 선생이고 교수님을 그렇게 부르는 것은 예의가 아니다고 생각하지 않을까 하는 점입니다. 즉, 우리가 생각하는 선생의 의미와 학생들이 생각하는 선생의 의미가 좀 다를 것 같다는 추측이죠.
저도 선생님으로 불리는 것이 좋습니다. 그러나, 아직까지 그런 학식과 덕망을 갖추지 못했으므로, 진정한 선생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참고로 저희 지도교수님은 선생이라 부르길 원하시고, 진짜 진정한 학자이시지 인생의 선생이십니다.)

2005-10-20 21: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클리오 2005-10-20 21: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희 지도교수님 만큼이나 존경스러워보이는 서림 님의 지도교수님은 누구실까요?? 궁금궁금... ^^

sweetmagic 2005-11-04 10: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아직도 저희 교수님, 선생님이라고 부르는데요 ?
따질 수는 없지만 굳이 급을 따지자면 선생님이 교수님 윗 자리 아닌가요 ?

엔리꼬 2005-11-04 17: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선생님이 교수님 윗자리라고요? 호호호 저도 저희 교수님을 선생님이라 부릅니다. 그런데, 학생들이 절 교수님이라 부르니 제가 민망해서 그러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