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빈슨 크루소의 초상


  그는 약간 긴 듯한 머리를 뒤로 쓸어넘기고 어깨를

흔들며 휘파람이나 슥슥 불고 다녔다. 남들 다 일으키

는 그 흔한 연애사건 하나 없는 그는 아무도 눈여겨보

지 않는 가난뱅이 중의 하나였다. 어느 날인가 그는 강

의도 잊어버리고 나무 그늘에 누워 하염없이 하늘을

붙잡고 있었다. 그의 눈이 얼마나 맑은지 햇빛이 빠져

들고 있었다.

  얼마 뒤 그는 잠적했다. 알래스카에서 남지나해까지

회유하는 고래를 따라갔다고도 하고, 땅속에서 석탄을

캔다고도 했다. 어깨를 벗어붙이고 목수나 그밖의 날

품을 팔고 있는지도 모른다고 했다. 어느 쪽이든 그는

실패했다고 했다.

 어느 날 그는 돌아왔다. 검게 그은 팔뚝과 양미간의

깊은 주름이 그간의 사정을 말해주었다. 막다른 곳에

서 삶에 매몰된 적 있는 사람이 어둠의 밑바닥을 조금

알게 되는 것처럼, 그는 스스로의 그늘이 아픈 듯 서

있었다. 나는 그를 로빈슨 크루소라 불렀다.



로빈슨 크루소의 귀향


돌아오지 말았어야 했다

마음속에는 언제나 바다

일렁대는 파도와 갈매기를 풀어놓은 바다가 있었지

갈증으로 번들거리는 저 눈

이따금 술기운을 빌려 울기도 하지


추억할 만한 것 없이 늙어가는 것

그것도 나쁘지는 않지만

외로움을 핑계로 떠돌았지

마음속에는 언제나 바다

돌아오지 말았어야 했다

섬을 집으로 삼는 건 외로운 일이 아니지



로빈슨 크루소를 생각하며


크루소 아저씨 편지하세요

커다란 하늘색 봉투에다 그리운 섬에게라고 적어

물결에 띄우세요

지난 겨울 당신이 다녀간 걸 알죠

잘려나간 현사시나무 그루터기에서

당신의 발자국을 보았죠

그 어두운 무늬를 알아보았지만

곧 모른 체했죠

당신은 더 이상 바다 쪽을 바라보지 않죠

나는 난바다 한가운데의 섬일 뿐이구요

다가올 폭풍우와 파도만 보죠

당신이 내 옆을 지나더라도

늙어버린 당신을 기억하지 못할지도 모르죠

모든 섬은 한결같이 짙푸른 초록이지만

흐르는 물처럼 섬도 흐르지요

흘러가버린 당신의 청춘, 당신의 섬이



로빈슨 크루소의 섬


섬은 더 멀리 있는지도 모른다


툭툭 끊어지는 수평선

바다를 건너는 새들에게는 쉴 곳이 없는가

긴 여행 끝에

제 무게를 허공에 던지는 순간

추락하는 빛 속에서 섬을 보게 되는지도 모른다


로빈슨 크루소는 다시 섬으로 갔다

한때 그를 가두었던 무인도

새들보다 더 먼곳으로 가기 위해

다시 한번 가슴속의 새들을 풀어놓기 위해


수평선 너머의 수많은 섬들 중

그리워할수록 얼룩지는 것들

(늙은 로빈슨 크루소는 섬을 찾을 수 있을까)



로빈슨 크루소를 꿈꾸며


로빈슨 크루소가 구석에 쭈그려 앉아

가끔 울기도 하던, 이제는 그 술집조차

기억나지 않는다

럼주 통과 푸른 사과가 가득 차 있던

도시 한가운데 지하의 난파선 셸링


아무도 그가 누구인지 자신있게 말할 수는 없지만

우리들 중의 하나가 그에 대해서 이야기하면

모두들 자신들도 한번쯤

이곳을 버리고 은밀히 로빈슨을 꿈꾼다


정처없는 뜬구름과 푸른 산호의 섬

우리들이 보물섬에 대해 말하듯

그의 섬에 관하여 조심스럽게 이야기할 때에도

그런 섬은 없다고, 누구도 단정짓지는 않는다

설령 우리들 중의 하나가 로빈슨을 꿈꾼다 하더라도

아무도 그를 비웃지는 않는다

갑자기 심각해진 사람들은 말을 잃을 뿐이다



로빈슨 크루소를 생각하며, 술을


취해도 쉽게 제 마음을 드러내지 못하는 우리는

오랜만이라며 서로 눈빛을 던지지만

어느새 슬그머니 비어버린 자리들을 세며

서로들 식어가는 것이 보인다


가슴 밑바닥에서 부서지는 파도

저마다 물결 속으로 떠내려가는 것을 느낀다

오갈 데 없는 사람들 사이의 한 섬,

그 속에 갇힌 한 사람을 생각한다


외로움보다 더 가파른 절벽은 없지

살다 보면 엉망으로 취해 아무 어깨나 기대

소리 내서 울고 싶은 그런 저녁이 있다


어디든 흘러가고 싶은 마음이 발치에서

물거품으로 부서져가는 것을 본다

점점 어두워오는 바다로 가는 물결

무슨 그리움이 저 허공 뒤에 숨어 있을까



- 출처 <로빈슨 크루소를 생각하며, 술을> / 창작과비평사 1996

- 시인 김수영

  1967년 경남 마산 출생

  1992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시 <남행시초> 당선

        ‘시힘’동인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흔들리며 피는 꽃  

 

 

- 도종환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아름다운 꽃들도

다 흔들리면서 줄기를 곧게 세웠나니

흔들리면서 줄기를 곧게 세웠나니

흔들리지 않고 가는 사랑이 어디 있으랴


젖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빛나는 꽃들도

다 젖으며 젖으며 피었나니

바람과 비에 젖으며 꽃잎 따뜻하게 피었나니

젖지 않고 가는 삶이 어디 있으랴


댓글(3)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2007-02-22 09: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뽀송이 2007-02-22 10: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_*
여고 때... 처음 '접시꽃 당신'으로 만난 도종환 시인...
아내가 죽은 후... 끝가지 혼자 살 것 같았는데...
지금은 행복하게 살고 있겠죠?
그래도 그의 시는 아직도 내 가슴 한 켠을 흔듭니다.
'...흔들리지 않고 가는 사랑이 어디 있으랴...
...젖지 않고 가는 삶이 어디 있으랴.' (__)

프레이야 2007-02-22 14: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삭님/ 그러셨군요. ㅎㅎ
뽀송이님/ 한결같이 편안하게 다가오는 시인인 것 같아요.
 

할아버지가 전부터 작은딸에게 약속하신 게 있다.

3학년 되면 핸폰 사주겠다고 하신 거다.

이번 설에 그러마고 하시니까, 자기는 언니 것 물려받고 언니를 새 것으로 사 주란다.

희령인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하는 건지, 어떨 땐 아이같지 않은 마음씀씀이에 놀란다.

희원인 전부터 봐둔, 울트라 에디션(애니콜)으로 바꾸고 희령인 언니 걸 받고는

좋아라 어쩔 줄 모르고 있다. 문자판도 금세 익혀 내게 오늘 몇 통이나 날리고...^^

애들이 흙보다 기계와 친해 걱정이 앞서지만 뾰족한 수도 없이 그렇게 묻혀가는 것 같다.

방금 온 문자의 내용은,

전에 섭섭한 일로 잘 놀던 친구와 절교한 일이 있었는데, 그 아이가 사과를 해 와서

이번 토요일에 놀기로 했다고, 기분 좋아 헤헤거리는 것이다.

그럼그럼, 핸폰보다 친구가 좋은 거지.

그렇게 좋으냐? 핸폰도 친구도...


댓글(8)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뽀송이 2007-02-21 18: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__*
어머나^^ 작은 딸인 희령이의 마음이 참!! 대견스럽고 이쁘네요^^
님의 마음도 참!! 흐뭇하시겠어요.^^
핸폰은 요즘 아이들에겐 또 다른 하나의 '소통의 길'이 되고 있는 것 같아요.^^*
이런 점은 참!! 긍정적인 모습 이지요.^^;;

치유 2007-02-21 18: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쩜 그렇게 이쁜 생각을 하는지..친구가 화해해 와서 더 기쁜 희령이..너무 이뻐요..^^&

프레이야 2007-02-21 19: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뽀송이님, 정말 그런 것 같아요. 그게 하나의 소통의 길이 된다는 쪽으로 좋게
생각하렵니다.
배꽃님, 친구를 무지하게 좋아해요. 놀면 하루종일 시간 가는 줄 모르죠.
그동안 무척 속상해 하며 안 그런 척 하더니, 사과 하더라며 그렇게 좋아할 수가..
그러며 자라나봐요^^

춤추는인생. 2007-02-21 19: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희령이가 생각하는게 저보다 언니네요 님.^^
혹시 저번에 까페다녀와서 님께 고백했다던 그 친구일까요? 여튼 다시 만나게 된다니 저역시도 기뻐요 ^^ 휴대폰 가지게 된것과. 친구를 다시 만나게된것. 축하한다고 전해주셔요..!!

기인 2007-02-21 21: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옷 그렇게 이쁜 아이라니 :)

마노아 2007-02-21 21: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들 생각의 크기가 너무 예뻐요. ^^

프레이야 2007-02-21 22: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춤추는인생님/ 그 아이 맞아요. 피아노학원에서 마주쳐도 서로 못 본 체 한다더니 슬그머니 그 아이가 먼저 다가와주었네요. 아이들 참, 예쁘기도 하고 깜찍하기도 하고... 둘다 축하한다고 전할게요.^^
기인님, 감사합니다. 기인님의 미래 아이는 더 그럴거에요.
마노아님, 아이가 저보다 마음이 넓어보여요.^^

실비 2007-02-21 22: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무 좋은거 가봐요.. 친구가 화해했을때 정말 기분이 좋지요.^^
 
나 뚱보 아니야 - 파란마음 001
마리 끌로드 베로 지음, 양진희 옮김 / 함께자람(교학사) / 2004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식욕은 어떻게 생기는 것일까. 단지 생명을 잇기 위한 수단으로만 먹는다면 과식을 하는 이유가 설명되지 않는다. 식욕은 가장 기본적인 욕구이지만 이 욕구가 지나칠 때에는 심리적인 요인을 생각해 봐야 한다고 이 책은 말하고 있다. 우리집 작은 딸과 나이나 체중이나 아주 비슷한 주인공 여자 아이, 마리는 그냥 마리가 아니라 ‘달덩이 마리’라고 불린다. 이 아이는 평범하고 다정한 가족들과 별 문제 없이 사는 10살 아이다. 오빠는 집에선 뚱땡이라고 놀리지만 남들 앞에선 자기를 비호해 준다. 언니는 아주 예쁘고 날씬한 외모를 가져 마리가 닮고 싶은 대상이며 마리의 눈이 예쁘다고 칭찬해주는 상냥한 언니다. 하지만 바깥에서의 언니 태도는 돌변하여 마리를 창피해 하고 곁에서 사라져주었으면 하고 면박을 준다. 언니의 이중적인 태도에도 불구하고 마리는 언니를 좋아하고 오빠는 든든하게 생각하는 마음 넓은 아이다.


여러 가지 면에서 마리는 우리집 작은 딸을 닮았다. 이 책을 권해 주었긴 하지만 다 읽고 났을 때 보이는 반응을 보고 마음이 안쓰러웠다. 평소 다른 아이들보다 많이 나가는 체중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아이라 마음이 더욱 쓰였다. “엄마, 마리네 가족들처럼 우리 가족도 내가 살을 빼는 데 협조를 좀 해 주세요. 먹는 것들은 눈에 안 보이는 데 두고.” 이렇게 시작한 아이의 반응이 조심스러웠다. 간혹 짓궂은 남학생이 놀리는 말을 할 때면 우울한 표정으로 언니는 날씬한데 자기만 왜 통통하냐고 글썽이는 목소리를 낸다. 나는 이 책을 읽고 우리집 아이의 식욕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었다. 아이는 어릴 때부터도 아픈 적이 별로 없고 먹은 건 모두 소화 잘 시키고 또래보다 키나 체중이 많이 나간다. 고도비만은 아니지만 배 부분이 통통한 편인데 먹고 싶어하는 걸 내가 잘 막아내지 못하는 이유도 있는 것 같다. 요즘은 조금씩 줄여가자고 약속은 했지만 밖에서 나 몰래 과자를 사먹고 다니는 것까지는 어쩔 수가 없어 고민이다.


이 책은 마리의 비밀일기 같은 이야기다. 마리가 동생을 얻게 되기까지의 이야기인데 그 과정에서 마리가 느낀 고민과 그것이 자연스럽게 해결되는 부분이 의미 있다. 마리는 생각이 많은 아이다. 자신만의 꿈도 야무지게 갖고 있고 남자친구에 대한 생각도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현명한 아이다. 선생님의 마음도 헤아릴 줄 알고 친구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되지도 않을 거짓말을 늘어놓는 일이 얼마나 한심한 지도 스스로 깨닫는다. 때로는 진실을 이야기 하는 일이 거짓을 꾸미는 일보다 힘들다는 사실도 아는 슬기로운 아이다. 문제는 식욕을 자제하지 못하는 것인데, 이런 욕구는 관심과 사랑을 받고 싶은 욕구이기보다 자신이 사랑과 관심을 줄 대상을 찾지 못했기 때문에 과도하게 생성되었던 것이다. 역시 어느 싯구처럼 사랑 받는 것보다 사랑하였으므로  행복했다고, 자신을 사랑하게 된 마리가 훗날 이야기할 수 있으면 좋겠다.


사랑을 주는 마음도 먼저 사랑을 받은 사람이 나눌 수 있는 것이다. 마리는 학교에서 울고 싶은 심정이었던 일이나 의사선생님에게서 듣게 되는 듣기 싫은 용어들, 일일이 다 말 못할 사연들을 모두 들어줄 친구를 꿈꾸었다. 어느 날, 그 대상이 나타났는데, 아주 의외의 동물이다. 다락 높은 곳에서 두 눈을 빛내고 마리를 쳐다보는 그에게 마리는 ‘뽀송이’라는 다감한 이름을 지어준다. 마리에게 행운을 가져다 준 이 친구는 의외로 사납지 않고 목깃의 털이 유난히 부드럽다. 모든 걸 조건 없이 다 받아주는 이 친구에게서 마리는 위로를 얻고 다락으로 그를 만나기 위해 기어올라가면서 살도 좀 빠지기 시작한다.

 

좋은 일도 나쁜 일처럼 한꺼번에 일어난다고, 어느 날 동생이 태어날 것이라는 소식에 자기도 동생에게 뽀송이 같은 대상이 되어주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 마리는 자기가 받은 상처를 다른 사람에게 그대로 푸는 아이가 아니라 그 반대로 오히려 삼가는 아이다. 타인에게 분노를 풀지 못하는 이 아이는 천상 선한 아이다. 타인에게는 관심과 배려만을 베풀려는 아이는 속으로 쌓이는 화를 식욕으로 풀었던 것이다. 마리는 동생에게 자랑스러운 언니가 되려고 마음먹고부터 오히려 자신의 몸을 사랑하게 된다. 동생을 돌볼 준비물들을 미리 챙기고 점점 체중이 불어나는 엄마와 함께 병원을 같이 가서 체중계 위에 올라가는데, 엄마와는 반대로 점차 몸무게가 줄어드는 게 마리는 신기하다. 정말 무언가 몰두하는 일이 있고 마음의 허전함이 없이 사랑을 쏟아 부을 대상이 있다는 게 중요했던 것이다. 식욕은 사랑 받고자 하는 욕구이기 이전에 사랑하고자 하는 욕구임에 틀림없다.


사랑이 많은 작은 딸을 다시 생각한다. 아이가 품고 다 말하지 못하는 게 있을지 생각해본다. 아이가 다 풀지 못하는 분노가 있을지 생각해 본다. 아이가 아직도 인형을 좋아하고 잘 때면 꼭 인형을 안고 자는 것도 어쩌면 사랑을 주고 싶고 관심을 쏟아 붓고 싶은 대상을 안고 자는 행동인지 모르겠다. 매일 운동도 한 시간 정도 하고 있지만 배가 쉽게 들어가지는 않는다. 운동 선생님이 신경 좀 쓰셔야한다고 늘 말하니까 옆에서 보기에 마음 쓰이지만 사실 난 그다지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그래도 신경이 쓰이는 건, 아이가 왜 자꾸 배가 고프다고 느낄까, 하는 점이다. 헛헛한 기분, 그런 기분이 들 때면 나도 먹어대는 습관이 있는데...  아이에게서 내가 채워줄 수 있는 것들을 좀 생각해야겠다.


<나 뚱보 아니야>는 아이의 식욕과 관련하여 아이의 마음을 이해하는 통로를 제공한다. 어른이 읽어도 열쇠를 얻을 수 있지만 동화이니 물론 대상은 아이들이다. 아이들이 이 책을 읽고 자신의 어떤 신체적, 성격적 특성이든 사랑할 수 있는 마음이 생기면 좋겠다. 마리가 자신의 이야기를 고백하는 것이라 아이의 마음을 섬세하게 읽어낼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동생의 탄생과 함께 더 이상 뽀송이에게서 위로를 얻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한 마리는 점점 뽀송이를 잊어간다. 여자동생이라 더 마음에 들어한다. 뽀송이보다 더 뽀송뽀송한 동생이 생겼다. 아기의 솜털을 떠올려보면 이 이름이 정말 잘 어울린다.

 

다락에서 만난 비밀친구 뽀송이. 날개의 색깔도 그 부드러운 털의 촉감도 기억에서 희미해져가고, 어쩌면 환상이었을지도 모르는 기억 속의 벗이다. 하지만 마리의 여동생이 마리만큼 자라서 비슷한 고민으로 울적해하고 먹는 것만 신경 쓴다면, 그때 얼마나 적절하고 따뜻한 충고를 귀띔해 줄 수 있을지, 흐뭇한 상상이 가능하다. 어린 시절 경험했던, 다락이 불러오는 기막힌 판타지를 떠올려본다. 뭔가 마술 같은 기쁨이 스멀스멀 기어나오는 키낮은 방. 그곳은 하늘에 좀더 가까이 닿아있었던 유년의 로망이지 않던가. 구름이라도 손에 잡을 듯 다락으로 올라가는 좁은 계단을 딛으면 아이든 어른이든 행복해진다. 요즘 아이들이 다락을 모를 줄 알았는데 3월에 3학년이 될 아이들과 이 책을 읽고 이야기를 나누다가, 할머니집에만 가면 다락에 올라가 노느라 시간 가는 줄 모른다고 말한 아이가 있어 무척 반가웠다. 다른 아이들도 눈을 반짝이며 다락이야기를 더 하고 싶어했다. 


마리 끌로드 베로는 자신의 체험을 소재로 초등어린이를 위한 동화를 주로 쓴다고 한다. 아마 이 책 속의 마리는 작가 자신의 어린 시절 모습이 아닌가 싶다. 자기의 외모에 대해 민감해 지고 거울 속 자신의 모습을 들여다보는 일이 많아지기 시작하는 즈음의 아이들에게 자신의 모습을 그대로 좋아하라고 가르치는 일은 또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아이들의 마음은 생각보다 깊고 넓다는 생각을 하게 하는 동화다. 마리의 헤어스타일이 아주 독특하고 귀엽다. 삐삐 롱스타킹과 비슷하면서 조금 다르다.

- 초등 2,3학년 권장


댓글(9) 먼댓글(0) 좋아요(17)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뽀송이 2007-02-16 21: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__*
크큭~^^
아니!! 뽀송이^^ 라면 전데요.~^^;;;
전... 사람이예요.^^;;;
'뽀송이'가 '마리'의 마음을 위로해 주고,
그 위로가 자신의 뚱뚱한 몸을 사랑하게 되고,
태어 날 동생을 위하는 마음으로 발전 한다는 것과,
드디어!! 비만에서도 벗어난다는 결말이...
참!! 인상적이네요.^^*
저도 한 번 읽어볼께요.^.~

프레이야 2007-02-17 02: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뽀송이님, 그 뽀송이가 구체적으로 어떤 동물인지 알아맞히셨어요? ^^
뭘까요? 행운을 가져다주는 야행성동물이라는데요, 마리에게.

뽀송이 2007-02-17 07: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잉~~^^;;
"의외로 사납지 않고 목깃의 털이 유난히 부드럽다."
도대체 뭐예요???
저... 시댁 가요...^^*

진주 2007-02-17 19: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 어린이들도 살빼기가 심각한 고민이더라구요.
제가 만나는 애는 발레를 하고 있는데, 발레, 요것이 사람 잡아요~
이제 중학교 올라가는데 한창 먹고싶은 나이에 음식조절하느라 얼마나 스트레스를 받는지 정말 안쓰럽더군요.
희령이 정도면 우리가 볼 때 귀엽고 이쁘기만 한데, 애들도 세상풍조를 따라 몸매에 관심을 많이 두겠네요...뱃살 빼는데는 줄넘기와 훌라후프가 괜찮던데^^

프레이야 2007-02-18 23: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주님, 맛난 것 많이 드셨어요? 전 지금 거동이 불편할 정도랍니다. ㅎㅎ
훌라후프와 줄넘기가 뱃살을?? 아이에게 권해야겠어요. 줄넘기는 간혹 하긴
하는데 먹는 걸 워낙 더 좋아하다보니 잘 안 빠지는 것 같아요 ^^
희령이도 얼마전 피겨 2급 승급에 성공하여 이제 공중 2회전 정도 하려면
체중을 좀 빼야하는데 아이에게 자꾸 말하기도 스트레스 될 것 같고 ㅜㅜ

뽀송이 2007-02-20 13: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__*
어머!! 님^^ 따님이 피겨 하나봐요? ^^;;
제가 참 좋아하는 종목이거든요.^^*
와~ 멋져요!!!

2007-02-21 12: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오우아 2007-02-21 12: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살빼기는 아이나 어른이나 공통된 문제이지요. 요즘 저는 아침에 운동해서 그런지 이번 명절에 고생을 하지 않았습니다. 대신에 서울까지 올라오는데 시간이 초과한 것 빼놓고는 말입니다^^

프레이야 2007-02-21 13: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뽀송이님, 김연아선수 참 예쁘죠? 저도 그 종목 좋아해요. 특히 남자선수들이
더 멋지던걸요.^^

속삭인 ㅎ님 /그리 달덩이로 보이지 않던데요 뭘.. 사실 복스럽고 좋지요^^

오우아님/ 아침마다 운동하시는 것 쉽지 않지요. 뭐든 꾸준히 하는 게 중요한 데
참 잘 안 되는 것 같아요. 그래도 건강한 삶을 위한 운동, 필요한 일입니다.
명절에 먼 거리 차로 다니시느라 고생하셨지요? ^^
 
 전출처 : 물만두 > '그라피티'는 '길거리그림'으로 다듬어 쓰세요

국립국어원(원장 이상규)은 ‘모두가 함께하는 우리말 다듬기(www.malteo.net)’ 사이트를 개설, 일반 국민을 참여시켜 함부로 쓰이고 있는 외래어, 외국어를 대신할 우리말을 매주 하나씩 공모하여 결정하고 있습니다. 이번 주에는 일반적인 벽화와 달리, 벽이나 화면에 낙서처럼 긁어서 그리거나 페인트를 분무기로 내뿜어서 그리는 그림을 가리켜 이르는 외래어 ‘그라피티(graffiti)’의 다듬은 말로 ‘길거리그림’을 최종 선정하였습니다.

 

  ‘그라피티’가 길거리 여기저기에 그린 그림을 가리키므로 ‘길거리그림’으로 바꿔 써도 큰 문제는 없을 듯합니다. 회원님께서도 ‘길거리그림’이 ‘그라피티’를 대신하는 우리말로 완전히 정착될 수 있도록 널리 써 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지난 2월 7일부터 2월 12일까지 주로 ‘아이템’과 결합하여 필수로 가져야 할 물건이나 제품을 가리켜 이르는 말로 쓰이는 외래어 ‘머스트 해브(must have)’를 대신할 우리말을 공모했는데 그 결과 총 560건의 제안이 들어왔습니다. 국립국어원은 이 가운데 ‘머스트 해브’가 반드시 갖추거나 간직하고 있어야 하는 것을 가리켜 이른다는 점과 주로 물건이나 제품을 가리켜 이른다는 점을 중시하여 다음 다섯을 투표 후보로 선정하였습니다. 회원님께서는 ‘머스트 해브’의 다듬은 말로 다음 다섯 가운데 어느 것이 좋으십니까?


  1. 갖출거리(미리 준비해서 가지고 있어야 할 것을 가리키므로)

  2. 챙길거리(미리 갖추어 놓아야 할 것을 가리키므로)

  3. 당연품(당연히 가지고 있어야 할 물건을 가리키므로)

  4. 필수품(반드시 필요한 물건을 가리키므로)

  5. 필수구비품(반드시 가지고 있어야 할 물건을 가리키므로)


 

  또한 이번 주 2월 14일(수)부터 다다음 주 2월 26일(월)까지는 ‘한결같이 꾸준히 팔리는 물건’을 가리켜 이르는 외래어  ‘스테디셀러(steady seller)’를 대신할 우리말을 공모합니다.

 

  부디 회원님께서도 이번 주 중 저희 사이트를 찾아 주셔서 ‘머스트 해브(must have)’와 ‘스테디셀러(steady seller)’의 다듬은 말을 결정하는 데에 직접 참여해 주시기 바랍니다.

 

 

  우리말 다듬기 사이트’를 방문하실 분은 여기를 눌러 주세요.


댓글(2)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뽀송이 2007-02-15 18: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__*
좋은 일이네요.^^ 우리말로 순화해서 쓰는 것!!

2007-02-15 18:29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