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맥베스 부인 베스트셀러 미니북 20
니콜라이 레스코프 지음, 이상훈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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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레이디 멕베스>의 원작.
후반부는 특히 원작과 완전히 다르다.
연극으로도 이미 나왔는데
영화는 훨씬 강하고 힘센 캐릭터로 여주인공을 만들어
상상력의 극한으로 몰고 간다.
영화를 먼저 보고 니콜라이 레스코프의 원작을 읽었는데,
톨스토이가 극찬한 레스코프는 흥미로운 이야기꾼이다.

첫문장 - 우리 지방에선 오랜 시간이 흘렀는데도 생각할 때마다 영혼의 전율을 느끼게 하는 그런 인물들이 간혹 나온다.

[깨어나면 또다시 러시아의 권태, 상인집의 권태가 찾아온다. 그걸 견디느니 차리리 목을 매고 죽는 게 낫다고 말할 정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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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9-20 22:4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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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17-09-20 22:50   좋아요 1 | URL
네. 이미 연극이 여러번요. 영화 좋았어요. 여주인공이 아주 당차게 연기를 잘 합니다. 화면이 압권이에요. 님도 편안한 밤 되세요 ^^
 
캐롤 에디션 D(desire) 9
퍼트리샤 하이스미스 지음, 김미정 옮김 / 그책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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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과 난 바람을 칼로 가르듯 질주했지만 하나도 무섭지 않았어요. 그순간 말과 땅과 나와의 완벽한 합일을 느꼈죠. 우리가 나무 한그루가 되어 바람에 나뭇가지만 흔들려도 전체가 흔들리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어요. 그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으리라는 확신이 들었어요. 다른 때라면 결국 두려움에 떨었겠지만요. 그러고 나니 행복해지더군요. 두려운 마음에 물건을 쌓아두고 몸까지 사리는 이 세상 사람들이 죄다 떠올랐습니다. 내가 언덕을 오를 때 느낀 그 기분을 세상 사람들도 깨닫는다면 제대로 아끼고 사는 법을 터득하지 않을까요? 물건을 쓰고 쓰다 끝까지 쓰는 법이요. -191

두려워하면서 사랑하는 게 가능할까? 테레즈는 생각했다. 두려움과 사랑, 이 두가지는 양립할 수 없다. 두 사람의 사랑이 날이 갈수록 커지는게 어찌 두려울 수 있을까. .... 둘이서 함께 기적을 품었다. - 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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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나무 2017-09-04 14: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랜만입니다.
무더위 건강하게 잘 견디셨나요?
오랜만에 프레이야님 글을 보니 반갑네요^^

프레이야 2017-09-04 15:08   좋아요 1 | URL
그동안 잘 지내셨나요 ^^ 바람결이 달라졌어요. 광안리 그날이 떠오릅니다

책읽는나무 2017-09-04 20:03   좋아요 1 | URL
그죠???
저도 이따금씩 따뜻하게 반짝였던 겨울 광안리 바닷가도 떠오르고,맛난 음식과 맛난 커피향이 떠오르곤 합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함께 한 공기의 무게가 꽤 묵직했었나 봅니다!!
닉넴만 보아도 그 시간이 퍽 가깝게........바로 몇 주 전의 일처럼 떠오르네요.
몇 주 전은 엄청나게 더웠었는데 말이죠^^
나중에 기회가 되면 또 봬어요^^

2017-09-04 17: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9-04 18: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9-04 18: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나와같다면 2017-09-04 19: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영화로 봤어요.. 잔상이 오래 남더라구요

그 사람에게 끌리거나 끌리지 않는 이유는 알 방법이 없어

우리가 아는 건 그 사람에게 끌리느냐 아니냐 뿐이야

프레이야 2017-09-04 23:17   좋아요 0 | URL
저도 영화 좋았어요. 기억에 남는 장면들이 오래 가네요. 저 대사는 책에선 없었던 것 같아요.

2017-09-05 15: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9-05 22: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핑거스미스 세라 워터스 빅토리아 시대 3부작
세라 워터스 지음, 최용준 옮김 / 열린책들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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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아가씨,의 원작 아니 박찬욱 감독에게 영감을 준 소설.
새라 워터스가 쓴 영국 빅토리아 시대 배경 소설 셋 중 하나인데 다른 책들도 읽어보고 싶게 만든다. 영화와 비교해 보면 후반으로 가면서 흥미로운 차이를 알 수 있다. 박 감독의 관점도 꽤 좋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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秀映 2017-12-13 08: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박찬욱 감독의 아가씨때문에 알게 됐어요
두꺼운 책이지만 몰입도 좋아서 금방 읽어지더라구요
영화와 비교하며 읽는 재미 누렸어요
반전의 반전이라고나 해야할까요

프레이야 2017-12-13 16:53   좋아요 0 | URL
그죠. 아주 흥미로운 소설이었어요. 아가씨도 못지 않게 좋았지요
 

박찬욱이 사진찍기에 임하는 태도와 시선이
좋다. 웅크리고 있는 배우를 빛나는
존재로 살려내는 그의 철학이 고스란히
엿보인다. 모두 라이카 카메라로 찍었다고 명기했다.

🍀인물과 풍경을 막론하고, 눈에 띈 귀엽거나
요염하거나 거룩하거나 기이하거나 쓸쓸하거나
징그럽거나 우스운 것들을 찍었다. 사실 난 내
사진을 이런 기준으로 분류해두고 있다.
귀여운 유형, 쓸쓸한 유형, 우스운 유형
이런 식으로‥ 그다음 세부 단계로 가면
요염한데도 불구하고 거룩한 유형, 너무 우스운
나머지 쓸쓸해져버리고 마는 유형, 일견
징그럽지만 자세히 보면 귀여운 유형, 등등으로
나뉜다.‥
무릇 풍겅이란 좋은 빛을 만나야 비로소 빛이
난다.
존 업다이크의 소설 속 주인공인 토끼의 말마따나 모든 것 뒤의 어딘가에 내가 찾아내주기를 바라는 뭔가가 있다고 나는 믿어왔다. 그가 그말을 했을 때처럼 신학적인 느낌까지는 아니지만 내 믿음에도 약간은
엄숙한 무언가가 들어 있다고 자부한다.

- 서문,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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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6-16 10: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6-16 20: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6-16 20: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황제펭귄과 함께한 300일 - 두 발로 걷는 그들이 말없이 가르쳐준 생의 고귀한 메시지들
송인혁.은유 지음 / 미래의창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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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7화) 사랑도 황제급 - 황제펭귄과 함께한 300일 > 배혜경과 함께 읽기 | 갈맷길700리
http://gobusan.kr/bbs/board.php?bo_table=withbooks&wr_id=34

 

 

 

순수함에 갈증이 날 때면 동물원에 가보길 권합니다. 동물원에 가보기가 여의치 않으면 동물 사진이나 동물을 주제로 한 사진에세이집을 보곤 합니다. 삶이 시시하게 느껴지거나 번다한 일로 지친 마음이 저절로 웃음 짓게 됩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방식에 정답은 없습니다. 그러나 보편적으로 고개가 끄덕여지는 삶의 진리가 있지요. 이 책의 저자 송인혁과 은유는 황제펭귄의 삶에서 깨달은 소중한 진리를 전해줍니다.

누군가에게 겨울은 피하고 싶은 계절이지만 어느 누군가에게​는 필요한 계절이 될 수 있습니다. 황제펭귄에게 남극의 혹독한 추위는 바로 그런 것입니다. 새끼를 낳아 기르기 위해 1백 킬로미터를, 오로지 두발로 걸어서, 남극의 끝으로 찾아오는 황제펭귄은 그 이름부터 근사하지요. 역시 이름은 중요합니다. 펭귄 중에서 가장 덩치가 큰데, 최고 120에서 150센티미터 키에 22-50킬로미터의 몸무게가 되는 것도 있다 합니다. 실제로 눈앞에서 마주한다면 얼마나 신기하고 경이로울까요.

저자 송인혁은 실제로 영하 80도까지 내려가는 극한의 남극에서 경험한 일을 잊지 못합니다. 커다란 황제펭귄이 다가와 자기 앞에 턱하니 섰던 그 때를요. 표지의 황제펭귄은 회색 솜털로 덮여 있는 새끼입니다. 작은아이 방에 있는 펭귄인형과 흡사합니다. 귀엽고 사랑스럽기 그지 없습니다. 어른 황제펭귄은 정말이지 멋이 있습니다. 남극의 신사답게 검은 제복을 입고 있어요. 배는 하얗고 목덜미에는 눈부시게 빛나는 황금색을 두르고 있습니다. 턱시도 같기도 하지만 그보다 정장을 입은 것 같다고 송인혁은 말합니다.

 

이 책은 훌륭한 다큐멘터리 <남극의 눈물>​을 제작한 팀원 중, 송인혁, 김진만 PD가 다시 남극을 찾아가 동상을 견디며 담은 기록입니다. 황제펭귄의 감동스러운 모습을 담은 사진을 느낌과 함께 오래 담아두고자 합니다. 자칭 문필하청업자라고 하는 은유가 송인혁을 여러 차례 인터뷰하여 황제펭귄 생의 한 주기인 300일을 함께하며 "두 발로 걷는 그들이 말없이 가르쳐준 생의 고귀한 메시지들"을 맛깔난 글에 담아냅니다. 사진 못지않게 은유의 글이 잔잔한 감동을 줍니다.

동물사진이 담겨 있는 사진에세이를 보면 왜 입가에 미소가 피어날까요? 자연스럽기 때문입니다. 사람은 흉내낼 수 없는 지극한 자연스러움과 순수함이 그대로 묻어나기 때문이지요. 자연스러움은 아름다움입니다. 그들이 사랑을 하는 방식과 새끼를 낳고 기르고 독립시키는 과정은 모두 자연스럽습니다. 암컷의 수가 더 많은 이들은 서로 목소리의 파장과 숨소리의 리듬을 외워 몸에 저장합니다. 한 쌍의 암수가 부단한 연습과 소통으로 사랑을 이루어냅니다. 이렇게 상대의 특별한 소리를 기억해 두었다가 훗날 상봉합니다. 

그들이 삶을 살아내는 방식도 마찬가지입니다.  황제펭귄 1만여 마리는 1년을 같이 나기 위한 생활공동체, '루커리'를 이룹니다. 특히 매서운 추위를 이기고 공생하는 방법으로 '허들링huddling'이 유명합니다. 자연을 해치거나 서로 경쟁하는 방식이 아니라, 서로 곁을 내어주고 어깨를 겯고 배려와 양보를 실천하는 일입니다. 이들이 "둥글게 둥글게" "안으로 안으로" 큰 원을 그리는 장면은 숭고하기까지 합니다. 혼자서는 가혹한 추위를 이겨낼 수 없습니다. 

황제펭귄은 하늘을 나는 새가 아니라 "바다를 나는 새"입니다. 수컷은 새끼를 먹여 키우기 위해 바다를 날며 물고기를 잔뜩 먹어둡니다. 수컷은 암컷에게서 알을 받아 배란낭에 넣고 품습니다. 쉽지 않은 과정입니다. 암컷에게서 알을 전달 받을 때 바닥에 떨어지기라도 하면 극한의 추위에 바로 얼음덩어리가 됩니다. 수컷은 알이 깨어나면 서너 달 동안 아무것도 먹지 못하고 망부석처럼 서서 새끼를 먹입니다. 새끼를 독립시키기까지 지극한 정성입니다. 추위와 허기를 견디지 못하고 서서히 죽는 수컷도 있습니다. 엄마펭귄이 돌아오면 아빠는 새끼를 옮겨주고 바다로 먹이사냥을 나갑니다. 이렇게 부화 후 50일 가량 번갈아 새끼를 돌본 후 독립시킵니다. 헌신적으로 돌보았지만 집착하지 않습니다. 아빠의 발등에서 떨어져나간 새끼는 바로 얼어 죽습니다. 바다로 나아가는 새끼는 20%에 불과합니다. 새끼들도 그렇게 습득한 방식으로 그들의 삶을 이어나갑니다. 삶은 반복됩니다.

생의 추위를 이겨내는 그들만의 방식으로 모든 걸 함께​하기, 묵묵하고 무심한 듯하지만 예리한 관찰과 섬세한 감정의 주파수를 맞추어 사랑하며 험난한 삶을 긍정적으로 살아내기 그리고 집착하지 않기. 눈부신 빙벽에 새하얀 햇살이 내리쬐는 남극을 배경으로 우뚝 선 황제펭귄의 위엄을 송인혁은 이렇게 말합니다.

황제펭귄은 모든 바다새를 통틀어 가장 독특하게 진화한 동물이다. 비행능력을 상실했지만 새와 사람과 물고기의 속성을 다 가졌다. 어느 것도 아니지만 전부이기도 하다. 21세기 하이브리드형 인재 캐릭터다. (216쪽)

​ 그리고 몸으로 직접 경험하는 것이 아니면 사실이 아닌 것 같다고 느끼는 송인혁 PD의 말이 와닿습니다. 세상의 모든 일이 그렇겠지요. 남극의 추위가 아무리 혹독하다고 해도 직접 체험해 보지 않고서야 그저 관념일 뿐입니다.

확실히, 갈맷길을 함께 걷는 여러분들의 모습에도 황제펭귄과 닮은 점이 보입니다. 추위가 황제펭귄에겐 삶을 이어가는 수단이자 목적이 되듯, 벚꽃천지로 눈부시게 화사한 봄날이 우리에게 그런 날이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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